무슨 정신으로 끌려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던 클럽. 성별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 아무런 위화감없이 남남이든, 여여든, 남녀든, 전부 섞여서 춤을 추거나 술을 마시고 입을 맞추고 배를 맞추던 그 공간. 쿵쿵거리는 음악소리도, 알싸하게 나는 알코올 냄새도, 지하공간의 텁텁한 먼지도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날 데려온 친구놈은 무책임하게 날 버리고 여자를 꼬시는 중이었고, 나는 멍하니 댄스 플로어 구석에 서서 춤을 추는 사람들과, 번쩍거리는 조명을 구경하고 있었다. 집에 가야하나, 고민을 하며 손목시계를 내려다보던 중이었다. 내려다보던 손목 아래로 보인, 내 허리를 감은 낯선 손과 팔뚝. 꽤 남자다운 선의 팔뚝은 새하얀 셔츠를 접어 반쯤 드러나 있었고, 허리를 감은 손에는 핏줄이 도드라져 있었다. 숨을 헉, 들이쉬자 뒤에서 낮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혼자 왔어요?" 저음, 그것도 섹시한 저음. 홀린 듯 그를 돌아봤을 때 보인 건 도톰한 입술, 시원하게 뻗은 콧대, 쳐진 눈에 진하게 그려진 아이라인. 그리고 파란머리. 새파란 색의 머리. 파워에이드같은, 시원한 느낌. 느리게 다가오는 입술이 짧게 입을 맞추고 떨어졌을 때부터 나는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목덜미를 끌어안고 매달렸고, 키스를 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호텔방이었다, 뭐 이런 전개인데. 사실 그렇게 끝났어야 할 이야기는 내가 처음이라서! 남자고 여자고 그 파워에이드가 다 처음이라서! 끝내지를 못 하겠더라. 그래서 나는 지금 그 파워에이드의 지갑에서 몰래 꺼낸 명함을 들고, 그 인간 회사 앞에 섰다. 하늘색 후드에 백팩, 사탕을 물고 카운터로 쫄래쫄래 걸어가니 여직원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손님, 여긴 직원 외에는 출입하실 수 없... 하는 여직원의 단조로운 말을 끊고 명함을 내민 나는 씩, 웃었다. "이홍빈입니다, 김원식 팀장님 뵈러 왔는데요." 막무가내 콩이와 무뚝뚝한 식이의 알콩달콩! 천천히 연재될 예정입니다:)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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