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백] 공존 :: 일반 세계와 오메가 버스 세계의 공존
알파 박찬열X일반인 변백현
알파 김종인X오메가 도경수
일반인 김종인X일반인 도경수
w.봉봉 쇼콜라
02
"좋겠다."
"네?"
"니가 사는 세계. 거기에는 오메가 버스가 없다며."
"아……."
더 이상 찬열도, 백현도 입을 열지 않았다. 알파, 베타, 오메가를 묵어 부르는 오메가 버스가 존재한다는 것만 빼고는 이 세계는 원래 백현이 살던 곳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았다. 지금도 평소 그래왔던 것처럼 식탁에 앉아 된장찌개에 밥을 먹고 있으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백현은 생각했다. 그러던 중 백현은 계속해서 저를 쳐다보는 찬열의 눈길이 느껴졌다.
"왜, 요…?"
"너무 닮았어. 닮은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똑같아."
"……."
"얼굴도, 이름도, 목소리도, 행동이나 습관마저도 똑같아."
"그렇게나 똑같아요?"
"백현이도 국물 우려낼 때 썼던 멸치 먼저 다 빼놓고 먹었는데."
"…울지, 마요."
백현이 떨리는 목소리로 찬열에게 말했다. 찬열의 눈시울은 이미 붉어져 있었다. 겉모습은 그리 여리여리해 보이지 않았는데, 상처가 많은가 보구나. 백현은 문득 자신과 똑같다는 그, 오메가 변백현이 왜 죽었는지, 무슨 이유로 살해 당했는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물어보는 것은 찬열에게 엄청난 폐가 되지 않을까 싶어 선뜻 물어볼 수도 없었다. 다 먹은 것인지, 그만 먹는 것인지, 이제는 수저와 그릇들이 부딪히는 달그락 소리가 나지 않았다.
"저기…."
어색한 분위기가 답답하고 싫어 말을 꺼내기는 했지만, 딱히 할 말은 없었던 백현이었다. 무슨 말을 할지 머리를 굴리며 손만 괜히 만지작 거리는데 찬열이 먼저 백현에게 말을 건넸다.
"있잖아. 저기 말고, 이름 불러주면 안될까."
"아… 네, 뭐… 그럼 찬열… 씨?"
"푸하-. 너 나랑 동갑 아니야?"
"스물 셋인데…."
"동갑 맞네. 그냥 찬열이라고 불러. 말도 놓고."
"아, 응…. 찬, 찬열아…."
"응. 왜 불렀는데?"
"아, 그게, 있지…"
열심히 머리를 굴리던 백현은 아무리 애써도 도저히 할 말이 없자 그저 생각나는 대로 말을 내뱉었다.
"그, 우리 세계가 좋아보이면, 가볼래?"
"…어떻게…?"
"어?어…음…."
찬열이 머뭇거리는 백현을 보며 살풋 웃고는 식탁 위에 놓여진 빈 그릇들을 챙겨 싱크대로 가져갔다.
"아! 내가 여기 왔으니까, 분명 돌아갈 방법도 있을 거야. 그 때, 같이 가보자."
"어… 그럴까? 재밌을 것 같네."
찬열이 백현에게 등을 지고 설거지를 하는 터라 백현이 찬열의 표정을 볼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확실히 첫 만남보다는 조금 들뜬, 들떳다고 하기에도 좀 뭣하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진 목소리였다.
"여기서 혼자 살았어?"
"아니, 백현이랑. 가끔 친구들 놀러오면 밤새 놀기도 하고, 그랬지."
"아…."
그리고 백현이 탄식을 뱉어냄과 동시에 딩동, 하는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찬열이 뒤를 돌아보고는 백현에게 현관이 있는 쪽을 향해 고갯짓을 했다.
"마침 왔나보다. 니가 가서 열어 줘. 너 보면 둘 다 놀라겠다."
개구지게 웃는 찬열을 보며 백현은 의자를 뒤로 끌며 일어나 현관문으로 다가갔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도어락 잠금 장치를 푸니 문이 열렸다. 밖에서는 박찬열-, 하고 말꼬리를 길게 늘여 찬열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문이 활짝 열리고, 백현은 두 사람과 마주했다. 세 사람은 말이 없었다. 밖의 두사람도 놀란 눈치였지만, 놀란 것은 비단 그들 뿐만은 아니었다. 백현도 눈을 동그랗게 뜬 것이 많이 놀란 듯 보였다. 때마침 설거지를 마친 찬열이 셋에게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
"많이 놀랐냐. 얘도 변백현인데, 다른 세계에서,"
"…경수랑, 종인, 이…?"
백현이 눈 앞에 있는 그들의 이름을 불렀다. 이제는 덩달아 찬열까지 놀란 상태였다.
"뭐야, 너. 얘네 어떻게 알아?"
"변백현인데 무슨 다른 세계에서 와? 아니, 그보다 백현이는…."
경수는 그 후로 말을 잇지 못했다. 목울대가 심하게 출렁이는 것이 보였다. 상황 파악이 아직 덜 된 찬열이(상황파악이 되지 않은 것은 모두 마찬가지였다.) 우선은 그들을 집안으로 들였다. 소파에 둘 씩 마주 앉은 넷은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 정확히 백현은 경수와, 종인, 둘을 응시하고 있었고, 경수와 종인, 그리고 찬열은 백현을 응시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종인이었다.
"후…. 박찬열, 상황 설명 해 봐. 백현이는 죽었는데, 왜…. 다른 세계라는 건 또 무슨 소리고."
"어, 그러니까. 얘도 변백현인데, 다른 세계… 오메가 버스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왔대."
"오메가 버스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런 개념 자체가 없는 것 같아. 말하자면 이 세상에는 두 개의 세계가 있는 셈이지."
"……."
"…그게 말이, 돼?"
찬열에게 상황 설명을 요구한 종인도,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경수도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오메가 버스가 없는 세계는 픽션이라던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던 상상 속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곳이 실재한다니. 둘이 혼란스러울 틈도 잠시, 찬열은 백현이 앞의 두 사람을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백현을 향해 물음을 내던졌다.
"너 쟤들 둘, 어떻게 알아?"
"…어?"
"김종인이랑 도경수. 어떻게 아냐고."
"…내 친구 중에도, 있어. 김종인이랑 도경수가, 있어."
"뭐…?"
"경수는 나랑 소꿉친구고, 종인이는 경수랑 친구여서 친해졌어."
말이 되지 않는다. 백현 말고 종인과 경수도 두 세계에 각각 한 명씩, 도합 두 명씩 존재한다. 더군다나 백현과 경수는 소꿉친구이고, 종인이 경수와 친구여서 친해졌다는 것은, 이쪽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가 필요했다. 두 세계들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무언가가. 두 세계의 공존과 무엇인지 모를 평행이론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 한다. 눈이 커 동공이 흔들리는 것이 또렷하게 보이던 경수가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느릿했지만, 그것은 찰나였고, 그가 입을 열었다.
"찾아보자. 이 일에 대해서."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 서핑을 했다. 백현의 세계처럼 N사이트와 갖은 정보가 많은 외국의 G사이트도 있었다. 두 세계는 정말 완전히 빼다 박은 듯이 똑같았다. 그렇지만 찾아봐도 나오는 것은 없었다.
"…아무것도 없어."
"……."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도움이 될 자료가 있다는 게 이상한 거야."
"저기, 혹시,"
백현이 말을 꺼내자 모두의 시선이 백현에게로 집중되었다. 백현은 침을 꼴깍 삼키고는 잠시 멈추었던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살던 곳에는, 있을지도 몰라."
"…니가 살던 곳?"
"응. 물론 두 세계가 똑같아서 저 쪽에도 없을 수도 있지만, 혹시 모르잖아."
"그럼, 그쪽으로 가는 방법은?"
"어, 그게…."
"몰라?"
"그러니까… 아!"
실수했다. 간단한 방법이었는데. 올 때에도 액자였으니, 갈 때에도 액자로 가면 될 것이었다. 나름 공부를 잘 하고, 머리를 잘 굴린다고 자부해 왔던 백현은 스스로를 책망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맞을 것이라 생각한 백현은 일어나 액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나머지 세 명이 그를 뒤따랐다. 백현은 떨리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려 노력하며 액자를 밀어보았다.
"…있다."
밀려난 액자의 뒤로 희뿌옇고, 새하얗게 불투명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번에도 그 골목일까, 감았던 눈을 떠보니, 이번에는 백현 자신의 집이었다. 아, 생각하는 곳으로 오는구나. 영문을 몰랐던 그 때는 예외지만. 백현은 단 두 번만에 그 사실을 용케도 알아차렸다.
"여긴…."
"우리 집이야."
짧게 대답한 백현이 침실을 나갔따. 컴퓨터는 짐들 속에 섞여있을테니, 백현은 식탁 위에 놓여진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잠금을 풀고, N사이트 어플리케이션을 눌렀다. 오, 메, 가, 버, 스…. 서둘러 한 자, 한 자 검색창에 입력을 했고, 검색이라고 쓰여진 글씨를 눌렀다.
"있다!"
있었다. 도서 정보 - '두 개의 세계'. 그것 말고도 블로그 같은 곳에는 팬픽에 관한 글들이 많았다. 우선은 도서 정보에 뜬 '두 개의 세계'라는 것을 눌렀다.
이 세상에는 두 개의 세계가 존재한다. 과학자들도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 현실 세계와 오메가 버스 세계의 공존, 그리고 평행이론. 두 세계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보았다. ……
"이거다. 구매 눌러."
"아니야. 지금 구매해도 배송 오려면 최소 하루는 걸려. 나가자. 도서관에 있을지도 모르니까."
"어, 그래."
신발장에는 네 켤레의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찬열과 백현은 서둘러 먼저 뛰쳐나갔고, 종인과 경수는 한 발 느리게 백현의 집을 나섰다.
"종인아."
"응."
"이거, 꿈 아니지?"
"어… 아마도."
둘은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저희들이 직접 보고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너무 비현실적인 현실이었다.
백현의 집 근처 도서관으로 향했다. 경수의 말에 의하면, 저쪽 세계에도 있는 곳으로 자신이 자주 가던 도서관이라 했다. 도서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백현은 사서에게 물었다.
"여기 두 개의 세계라는 책 있어요?"
"두 개의 세계요? 잠시만요…. 아, 있네요. 저기, 과학 800 코너 맨 안 쪽에 있어요."
감사하다고 말할 겨를 조차 없었다. 백현이 사서가 말한대로 과학 800 코너로 가는 동안 경수가 낮게 읖조렸다.
"사서도, 같은 사람이야."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표지는 제목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낡아있었다. 뒤덮인 먼지를 슥 털어내고 책의 첫 장을 펼쳤다. 두 개의 세계. 변백선. 흰 종이 위에는 검고 굵은 글씨로 그렇게 쓰여 있었다. …할아버지, 성함이야. 백현이 말했다. 이것은 단순히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고, 넷은 생각했다. 종이를 몇 장 더 넘기자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 세상에는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한다. 하나는 우리가 단 하나뿐인 현실 세계라 믿고 있는 이 세계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들이 단 하나뿐인 현실 세계라 믿고있는 '오메가 버스'가 존재하는 세계이다. 그들의 세계에는 신기한 것이 존재한다. 태생적으로 정해지는 사람의 부류. 알파, 베타, 오메가. 그것은 아마 유전의 차이이다. 순서대로 우월한 유전자를, 평범한 유전자를, 하등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알파, 베타, 오메가. 그런데 이들 사이에는 또 하나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히트사이클'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오메가에게만 존재하는 것이다. 오메가들은 이 히트사이클 기간 동안 성욕을 자제하지 못한다. 또한, 그들은 오메가 만의 향을 풍기고 다닌다. 그러한 이유로 그들은 히트사이클 기간 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이 약은 그들의 성욕과 향을 억누르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알파들은 오메가들 특유의 향을 맡을 수 있는데, 이들 또한 이 향을 맡게 되면 성욕을 자제할 수 없게 된다. 이것들은 모두, 그들의 본능이다.
여기까지는 모두 알고 있는 오메가 버스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이다. 백현은 잠시 책에서 손을 떼었다. 더 알아낸 것은 없는데, 괜스레 머리가 복잡해져 마른 세수를 연신 반복했다. 찬열은 그런 백현의 귀에 괜찮아, 하고 작게 속삭였다. 그 목소리에 백현은 퍼뜩 정신이 들어 머리칼을 한 번 쓸고는 다시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이 두 세계들 사이에는 신비한 평행이론이 존재한다. 그 중 첫 번째가 두 세계에는 동일인물이 있다는 것이다. 나를 예로 들자면, 이 세계에도 변백선이 살고, 오메가 버스 세계에도 변백선이 산다. 둘은 겉으로 나타나는 것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인간 관계나 유전자도 완벽히 일치한다. 필자의 실험 결과, 나의 유전자와 알파 변백선의 유전자는 완벽하게 일치했다. 그의 유전자에서 알파라는 것이 증명될 만한 어떠한 것은 나타나지 않았다. 두 세계의 두 사람은 같은 시간에 태어나 다른 시간에 죽는다. 동시간에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두 번째 평행이론으로는, 시간과 건축물이다. 이것은 간단하게, 두 세계의 시간과 모든 건축물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평행이론에 관한 설명들이 줄줄이 쓰여져 있었고, 그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또 한 단락이 끝났다. 이제 다음은 저희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일 확률이 높았다. 백현은 눈길을 아랫쪽으로 옮겼다.
두 개의 세계의 사람이 만나는 경우는 단 한 가지이다.-여기서 두 세계의 사람은 서로 다른 인물이다.- 두 세계의 동일인물들 중 어느 한 세계의 사람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을 경우, 대게 그 반대편 세계의 사람은 죽은 이와 가장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던 사람과 만나게 된다. 서로의 세계로 통하는 길은 딱 하나인데, 그것 또한 죽은 이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장소나 물건인 경우가 가장 많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나의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나는, 두 세계를 자유로이 오갔던 사람들 중 하나이다.
"…못 보겠어."
백현 뿐 아니라, 그의 할아버지인 백선 또한 두 세계를 오갔다. 그렇다면, 알파 백선도 억울한 죽음을 당했을 것이다. 마치 오메가 백현처럼. 이제는 물어봐야 할 떄인지도 모른다. 백현이, 오메가 백현이 왜 죽었는지. 찬열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으면 안됐다.
"찬열아."
"……."
"오메가 변백현은, 왜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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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8일만에연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죄송합니다..
컴금인데다가 몰컴을 할래도 그래픽카드가나가서 본체를 저기맡겨놓고와서 어제밤에야되찾아왓습니당ㅇ..ㅠㅠㅠㅠㅠㅠ
분량도 거지인것 같아서 중간에 다시 늘림..휴..
기다려주신 독자님이 잇다면 매우 감사드리며..다음번에는 좀더 빨리 찾아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점심시간에 컴퓨터실 가서 쓸 수는 잇는데 요새 아직도 못본 디비디를 보는 중이라..ㅎ허ㅓ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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