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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329


오지 말았어야 했다.

뭐하자고 가까운 동네 병원 놔두고 이 큰 대학 병원까지 온건지.

아이의 열은 충분히 동네병원에서도 내리게 할 수 있었는데

왜 이 큰 병원까지 왔을까?


그리고 왜 내 앞에는 5년만에 다시 나타난 아이의 아빠가 있는걸까...?






눈이 마주치자,

그대로 아이를 안아들고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상하게 다시 만났음에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다시 보면 눈물이 터질 것 같았는데.


설마, 그 찰나의 순간 나인줄 알았을까.

하지만 그는 5년동안 못 봤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제대로 알아봤다.



"도경수...도경수 맞지..?"



못들은 척 걸음을 빨리했다.

아이가 품에 안긴채로 쫑알거렸다.



"엄마!! 저 아찌가 엄마이름 불러여!!"

"수연아 조용히 해."



얄밉게도 애타는 나의 목소리는 안들리는지

"아찌 안녕~"

하며 뒤에서 쫓아오는 아이 아빠에게 손을 흔든다.

결국, 그가 내 앞에 섰다.




"도경수. 불렀는데 왜 무시해?"



여전히 잘생겼다.

여전히 목소리도 좋다.

음, 키는 좀 더 큰 것같기도.



"왜 대답 안해."


"김종인 너 잘 살더라. 티비에서 많이 봤어."


"근데?"


"그럼 넌 그대로 잘 살아. 나같은거에 관심갖지말고."



흔들리는 마음때문에 결국 5년만에 보는 종인이에게 냉담을 피부었다.

이런 차가운 말을 내뱉는 내가 낯선지 품에 안긴 아이가 울먹거린다.



"엄마....엄마 무셔어...."


"어이구 공주님, 울지 말고 아저씨랑 맛있는거 먹으러 갈까?"



그런 아이를 달랜건 김종인이었다.

김종인은 품에 안긴 아이를 자신이 안아들고는 긴 다리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황당할 뿐이었다.


---------------------------------------------------------------------------------------------------------------------------------------------------------------------


"말해 봐, 내가 얘 아빠지?"


입 주변에 잔뜩 스파게티 소스를 묻히며 먹는 아이를 보더니 종인이가 말했다.

순간 아니라고 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아이의 짙게 쌍커풀 진 눈은 누가봐도 '나 김종인 딸이요' 라고 광고하고 있었다.

뭐, 그 눈 덕분인지 지난 5년을 그 없이 버텼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체념하듯 말했다.



"그럼 누구 딸이겠어."

"우리 마지막날에 만든거냐?"



".........어..."



그렇다.

그가 부모님의 강요로 여자와 결혼하기 전, 우린 사랑하는 사이였다.

그는 나와 도망치자고 했지만, 나는 그의 행복을 빌어주고싶었다.

서로의 행복을 빌며 마지막 밤을 보냈고, 그 결과 오메가였던 나는 알파였던 김종인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지울까도 생각해봤지만 그와 나의 연결고리같던 아이를 차마 지울 수는 없었다.

그렇게 아이를 낳았고,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내 아이는 나처럼 불행하지 않게, 물 흐르듯 자유롭게 살아가라는 뜻에서 이름을 수연이라고 지었다.



"이름이 수연이라고? 수연아 맛있어?"

"네!!"


"이야~ 나 닮아서 이쁘게도 생겼네. 안그러냐 도경수?"


"응. 너 닮아서 기분나빠."


"야 왜그래?"




피식. 웃음이 나왔다.

다시 그가 내 세상에 들어왔다.

이러면 안되는데. 이미 김종인은 아내가 있는데.

내 표정을 읽었는지 김종인이 웃으며 말했다.



"아내랑 이혼한지 꽤 됐다. 언론에 안 알려져서 그렇지."

"정말?"

"너때문에 이혼한거 아니거든? 착각하지 마라."



말은 그래도 그의 눈에선 나를 향한 애틋함이 묻어나왔다.

5년전처럼.

아니, 그를 처음만났던 7년전처럼.

그는 그렇게 또 다시 나의 세계로, 나의 세상으로 천천히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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