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현아. "창문이 없어서 아침에도 어둑어둑한 방 문이 슬쩍 열렸다. 연습생 시절에서 데뷔를 하고 어느정도 뜬 후까지의 시간들을 통틀어서 아주 오랜만에 가져보는 독방, 은 사실 통풍도 안되고 문도 안잠기는 애물단지다. 자다 깨서 속눈썹 바로 아래까지 뭉쳐드는 졸리운 기운들을 눈을 슥슥 비벼서 몰아냈다. 자박자박 맨 발이 바닥에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침대 한 구석이 풀썩 내려앉았다.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쓰다듬는 손길이 있었다." 우현아. 잤어? "" 응. "" 내가 깨웠나. "" 응. "이불을 들추고 팔로 공간을 만들어 탁탁 두드리니 들고 온 베개를 꼭 붙들고 옆구리로 꾸물꾸물 파고들어온다. 컴백 준비 때문에 연습 오래해서 힘들텐데. 형이 축축 늘어지는 목소리를 냈다. 잠이 안와서. 피곤이 덕지덕지 붙은 눈 밑을 손가락으로 쓸어주고 따뜻한 몸을 꽉 끌어안았다. " 베개 이리줘. "" 왜... 뭐야. 왜 던져. "" 귀찮찮아. 어차피 내 이두박근 베고 누울거면서. "품에 안겨 꿈지럭대며 손장난을 치는 얼굴을 내려다보고 쭉 뻗은 콧잔등에 쪽 뽀뽀했다. 홱 치켜뜨는 눈 사이 미간에도 입 맞추고 말랑한 볼에도 꾹 도장을 찍어누르고 왼손으로 형의 얼굴을 잡아올려 빨간 입술을 삼켰다. 어두운 방 안에서도 빛을 내는듯이 잘 보였다. 쪽쪽 가볍게 부딪히던 키스가 조금씩 진해지자 성규가 내 허리춤의 티셔츠자락을 구겨잡았다." 피곤해. "" 그래. "" 피곤하다고. 그만 만져. "" 아잉. "허리를 주물럭대다 바지 속까지 슬그머니 들어가려는 손을 찰싹 쳐낸다. 대놓고 매서운 손길에 울상을 지어도 김성규형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코를 콱 깨물어 이빨자국을 남기고 떨어지자 성규가 눈썹을 찡그렸다. 개새끼야 진짜 개가됐나." 우리 각방쓰고 간만에 같이자는데 그냥 보내긴 심심해. "" 혼자 놀아. "" 성규, 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 아, 알았어. 안할게. 가지마... "몸을 반쯤 일으켰던 성규가 내 애원조의 목소리에 선심쓴다는 듯 다시 몸을 눕혔다. 나는 형이 또 달아날까 옆에 붙어서 팔과 다리로 문어처럼 김성규를 옭아맸다. 그러게 그냥 같이 쓰면 좋았잖아 왜 혼자 쓴답시고 이딴 거지같은 방을 고르냐. 이성종처럼 럭셔리한 룸도 아니고. 여긴 감옥같아. 내 품에 짓눌려 웅얼대는 뭉그러진 발음으로 성규가 투덜거렸다. 나는 그냥 안은 팔에 힘을 더 줬다. " 좋아서. "" 뭐가. "" 형이 나를 필요로한다는걸 느끼는게 좋아. "" ..... "" 이렇게, 찾아와주잖아. "내가 그렇게 표현을 안했었나.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팔을 뻗어 내 등을 마주 안는, 귀가 빨개진 김성규가 귀여워서 푸히히 웃어버렸다. 노래 불러줘. 잠이 오는지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편하게 자세를 고치고 이때다 싶어 형이 남우현이 부른것치곤 상당히 감미롭다고 칭찬해줬던 선인장을 흥얼거렸다. 햇볕이 잘 드는 그 어느곳이든 잘 놓아두고서 한 달에 한 번만 잊지말아줘 물은 모자란듯하게만주고. 어둠은 까맣다기보다 푸른빛이 돌았다. 형 사실은 이호원한테 내가 가위바위보 져서 2인용 방 빼앗기게 된거지만, 아까 한 말이 제일 큰 이유맞아. 결이 가는 머리카락에 턱을 부비고 조용히 웃었다. 김성규가 내 품에 있는 새벽은 내게 너무 벅차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인피니트/현성] 잠이안와서 12
12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