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김남준의 옆에서 그를 지키던 조직원 하나가 죽었다. 그로서 남준을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남준과 민윤기, 살아있는 사람은 이 둘이 다였다. 정말 죽일 듯이 김남준이 밉지만 차마 그를 향해 총을 쏠 수 없는 자신이 미웠다. 그깟 정이 뭐라고, 어려서부터 함께 커 온 정이 뭐라고 윤기는 김남준을 향해 허탈한 표정만 지을 수밖에 없었다. 김태형이 죽었다, 처참한 시신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대기업의 회장만 죽여주면 김태형을 살려준다고 남준이 말했었다. 그래서 치밀한 계획 아래 저 혼자 임무를 수행하고 남준에게로 달려왔다. 그리고 제 앞에 던져진 커다란 가방, 그 안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김태형이 있었다. 이를 악물고 눈물을 훔쳤다. 태형아, 태형아… 형 왔어, 응? 태형아 눈 좀 떠봐.
문드러진 태형의 손을 잡았다. 차가웠다. 무척이나 시리고 시려 마음까지 시려왔다. 춥지 태형아…. 시발…. 작게 욕을 읊조렸다. 태형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매만졌다. 바닷물과 모래가 담긴 모래시계 형태의 목걸이. 유독 바다를 외치던 네게 선물한 목걸이, 이럴 줄 알았으면 바다 좀 많이 데리고 갈 걸 그랬다 그지 태형아? 태형아, 이상하게 바다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부산, 바다는 처음이라고 환하게 웃으며 모래사장을 뛰노는 모습이 영락 여섯 살 난 어린아이였다.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저도 함께 같이 뛰놀던 때였다. 오랜만의 휴가에 윤기는 태형과 함께였다.
' 형, 나랑 약속하나만 해요 '
' 뭐, 또 '
' 욕 안 쓰기! 형 욕 쓰는 거 진짜 보기 싫어 '
' 아… 이거 습관인데, 내 하는 일도 다 안다이가 '
' 아아, 그럼 참는 모습 보일 때마다 뽀뽀! 그럼 됐지? '
욕을 내뱉던 입을 다물었다. 이 상황에서조차 너와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자연스레 나오는 욕을 스스로 멈춘 제 자신이 웃겼다. 태형아, 뽀뽀 안 해줄거야? 형아 욕도 안 쓰고 막, 막, 밥도 잘 챙겨 먹고…. 눈물이 흘렀다. 윤기의 모습을 보던 남준의 표정 또한 마냥 좋진 못 했다. 지민이 생각났기 때문인지, 남준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떴다. 박지민. 남준이 생각했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보고 싶다고.
" …남준아 네가 죽인 거 아니지? 그지? "
" 내가 죽였어요. "
" …그럼 왜 죽였는데 "
" …… "
" 왜 김태형을 죽였냐고! 왜! 왜! "
흐느껴 우는 윤기의 모습에 남준은 젊었던 20대 초반 저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민을 부둥켜안고 우는 모습, 처량했다. 무척이나 가여웠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기분을 누구보다 알던 남준이었다. 그리고 태형을 죽인 건 민윤기가 그 아픔을 느끼길 바라서였다.
어려서부터 같이 살아왔다, 윤기는 저보다 한참 형이었고, 조직 생활에서 많은 힘이 되어주었다. 가족을 잃은 남준에게 윤기는 가족 같은 존재였다. 하지 마, 남준아 그런거 하지 마, 응? 지민이 제 팔뚝을 잡으며 진지하게 말해왔다. 조직에 들어갔다고 말한 남준에게 지민이 애원했다. 남준은 괜찮다고 다독였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마냥 지민을 다독였다. 괜찮아, 생각보다 그렇게 험한 곳 아니야.
' 너도, 나도. 위험하지 않아, 괜찮아 지민아 '
그때 남준은 몰랐다, 지민이 어떤 위협을 받고 살고 있었는지. 윤기가 남준의 멱살을 잡았다. 도대체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누구보다 믿었던 동생 같은 남준이었기에 윤기는 더욱 마음이 시렸다. 왜, 왜.
" 박지민이라고, 기억나요? "
" …… "
" 5년 전에, 형이 죽였던 그 사람 "
탕, 하고 지민이 쓰러졌다. 윤기의 총에 쓰러진 지민을 보고 뒤돌아 전화를 걸었다. '임무, 완료'. 설마, 윤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대기업의 숨겨진 아들, 박지민. 그를 죽여달라는 기업 회장의 부탁이었고, 그 금액은 조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존나 아비란 놈이 자기 살겠다고… 참나. 회장에게는 그 숨겨진 아들이 꽤나 거슬렸는지 죽여달라는 부탁을 했고, 많은 액수를 제안했기에 조직에서는 거부할 수가 없었다. 죽이는 것쯤이야, 그게 우리가 먹고사는 일인데. 윤기의 얼굴이 몇 초 지나지 않아 절망감으로 가득 찼다.
" 김태형을 사랑해요? "
" ……남준아 "
" 나는요, 박지민을 사랑해요 "
저보다 한참 아래인 남준은 이 임무가 내려왔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조직 간부 몇 명과 킬러인 저만 알았으니까.
' 형, 오늘은 저녁 뭐 먹을래요? '
' 내 오늘 늦을낀데 '
' 에? 오늘 다른 거 없잖아요. '
' 비밀 임무랄까? ㅋㅋ 그런 게 있다 인마, 먼저 자고 있어라 '
그리고 그날 새벽, 큰 돈 가방을 들고 차에 올랐다. 남준아 보너스 받았다 보너스,라고 외치며 집으로 들어왔을 땐 남준이 없었다.
그때부터였다, 남준이 저를 조금씩 피했던 게.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저보다 높은 자리에 간 남준이 저를 아예 무시한 게.
사람이란 게 참 우스워요, 그렇지 않아요 형?
나 웃긴 게 뭐냐면요, 지민이를 죽이라 시킨 그 회장도, 직접 죽인 형에게도 아픔을 줬는데요.
그러면 적어도 한번은 진심으로 미소라도 지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요, 그게 아니야.
왜 더 슬픈지 모르겠어, 나, 웃을 수가 없어.
나 이제 진짜로 미쳤나 봐요.
형이 슬퍼하길 바랐는데… 이상하게 형을 보니까
내가 더 아파.
탕.
남준이 윤기가 쏜 총에 맞아 쓰러졌다.
탕.
그리고 태형의 손을 꼭 잡은 윤기 또한 쓰러졌다.
사랑이란 게, 참 우습다 그지 남준아?
그러게요, 그럼 이제 진짜 나 먼저 잘게요.
응, 나도 곧 잠들게.
어렵네요 조직물은....(먼산)
읽어주셔서 감사함니다. 쎼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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