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포포도
" 야, 김여주. 너 언제 정신 차릴 건데. "
" 그래도 넌 내 옆에 있을 거잖아. "
" 그래, 나 없음 누가 있겠냐. 미련한 년. "
불안한 내 시선과 행동이 마음에 안 드는 지은이의 투박한 걱정으로 내 하루는 시작된다. 그와 그렇게 헤어진 지 세 달이 넘어가는 중이었다. 그동안 어떻게 버텼는지, 아마 지은이가 없었으면 난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직은 미운 마음보단 보고 싶은 마음이 큰 나였다.
" 손님, 많네 오늘. "
" 그러게, 커피가 그렇게 좋을까. "
평소 커피를 마시지 않는 지은이였지만 혼자 하는 알바는 재미없다며 대뜸 우리 카페로 도전장을 내밀었고, 친절한 사장님은 이번 기회로 커피를 좋아하게 되면 좋겠다며 지은이를 알바로 써주셨다. 여전히 아메리카노는 못 먹지만, 바닐라라떼 정도는 마실 수 있게 되었다. 귀여워. 이렇게 사람이 많을 때면 잡생각이 나지 않아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이대로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 야, 나 오늘 가족 약속 있어서 먼저 퇴근. 또 혼자 풀 죽어 있고 그러지 마라, 이 언니 간다. "
" 가다가 넘어지지나 말고, 이지은. 조심히 가. "
아, 벌써 여섯 시네. 나도 모르게 정신을 놓고 있었던 건지 빠르게 흐른 시간 탓에, 아차 싶어 앞치마를 대충 벗어던지고는 홀 청소 준비를 시작했다. 혼자 있어 쓸쓸하다 느낀 저는 오랜만에 좋아하는 노랠 틀었고 그 덕분인지 마감을 꽤 빨리 끝낼 수 있었다.
" 아, 끝났다. "
청소를 대충 다 끝내고, 머그잔을 진열해 놓고 있을 때였다.
" 마감했나요? "
" 아, 네. 죄송합ㄴ... "
익숙한 향기에, 익숙한 체형, 익숙한 얼굴에 터져 나올 것 같은 감정을 억누르고 또 억눌렀다. 입술을 꽉 깨문 채, 입술이 이에 짓눌려 피가 새어 나오는 것도 무시한 채로, 감추고 또 감췄다. 하지만 그는 다 아는 듯했다. 아니, 그는 이런 내 상태를 모를 리가 없었다.
" ...여기도 진짜 오랜만이네. 그대로다, 너도 그렇고.
잘 지냈어? "
심장이 뛰었다, 이러다 곧 죽는 거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그의 물음에 답할 수 없었다. 그의 여전한 뻔뻔함에 치가 떨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기뻐하고 있었다, 그를 이렇게라도 볼 수 있음에. 지은이의 말이 맞았다. 미련한 년.
그와 헤어지고, 석 달 만의 재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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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난 도저히 그의 생각을 알 수가 없다로 돌아온 포포도 입니다. 저번 글을 쓰면서 제가 너무 부족하고 섬세하지 못하다는 걸 너무 크게 깨달아 글을 끝맺음 짓지도 못하고 도망치듯 본의 아니게 잠수를... (오열) 좋아해 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글로 다시 시작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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