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
![[EXO/경수백현(오백)] - 불치병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3/8/c/38cc777d7ba0775f02c2c4c6dbff98ca.jpg)
나 변백현, 인생 22년만에 불치병에 걸리다.
고칠래야 고칠 수 없는...
sibject 불치병
w.인스티즈 글잡담 꽃징어
".....늘 말씀드리지만 멀쩡합니다."
"아닌데...그럴리가 없는데..."
"......"
"아뇨, 진짜 막 밤에 열도 나고..소화도 안되고 그랬거든요?.."
....는 무슨. 열은 커녕 멀쩡하고 소화는 너무 잘 돼서 문제인데. 아, 정말 나는 왜 배탈도 한번 안나는 거지. 이런저런 꾀 다 부려서 각종 증세를 다 말하고 있는데, 이 재미없는 의사선생은 늘 이렇게 무심하기 짝이없는 얼굴로 날 바라본단 말이지.
"지금 체온도 정상이시고, 소화 기관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데요."
"....아, 그런가요? 아하하..어제는 분명히 아팠는데...."
"약 안드셔도 될 것 같습니다."
"...네...."
"그럼 안녕히 가세요. 꽃간호사, 다음환자 들여보내."
아 재미없어...재미없어!! 이 병원에 온지 어언 한 달째. 정말로 체해서 죽을뻔했던 나를 데리고 이 병원에 온 박찬열 덕분에 이 의사 선생을 보게 됐었다. 보는 그 순간, 체해서 죽는게 아니라 심장 멈춰 죽는줄 알았다. 요즘은 얼굴 보고 의사 자격증을 주는건가 싶었을 정도였다. 아, 정말 뭐 믿고 저렇게 생겨서 날 이꼴로 만드냔 말이지. 아무 이상 없다는데 계속 앉아서 얼굴감상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터덜터덜 나오는데, 정말 죽을상이 다 돼서 들어가는 한 여자.
들어가더니 의자에 털썩 앉아서는 각종 우는 소리를 낸다.
선생니임~ 여기두 아프구요 여기도 아프구요.. 아 씨발. 여자의 옷 안으로 덤덤한 얼굴을 한 채 손을 넣고 청진기를 대는 의사선생.. 나도 좀 해주지...
아, 나는 왜이렇게 건강하지. 그 흔한 감기한번 안 걸리냐.....암튼 오늘도 실패.
오백 이비인후과...
oh! 백현이 남자의 이비인후과...아 방금 얼굴보고 나왔는데 또 보고 싶단 말이지. 미치겠네, 정말. 미치겠네...어떻게 해야 아플 수 있지. 나는 왜 귀도 멀쩡하고 코도 멀쩡하고 목구녕도 짱짱한 거냐....
아, 정말 돌겠다. 보고싶다...그 커다랗고 땡그란 눈에 빠져서 그냥 막 허우적 대고 싶다....어후 그 잘생긴 콧날에... 무심한듯 시크한 목소리를 내는 귀여운 입술에...부드러운 턱선까지...아, 정말 죽겠네.
"변태냐, 뭘 혼자 쪼개."
"...어 뭐야, 너 아직도 거기 있었냐"
"미친놈, 사람 불러놓고 상념에 잠겨있는건 뭔데."
"박찬열아....네가 사랑을 아냐?"
"개소리 하네, 또. 그래, 오늘도 병원 출근 했다 퇴짜맞고 오는 길?"
"...제발 좀 아픈데 아무렇지도 않게 찌르지 말아줄래?"
간호사로 취직하고 싶다..나는 왜 이과를 안나왔을까 나는 왜 행정학과를 다니고 있는거지? 아, 정말 돌겠네. 의사선생에 대해서는 아는게 아무것도 없다. 이름이 도경수 라는것 외에는. 아, 이름도 세상에 그렇게 도경수스러울 수 있을까..이름대로 논다니까..아니 생긴대로 노는 건가.
"야 그렇다고 아픈데도 없고, 너같이 멀쩡한 놈이 맨날 거기 가서 아프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씨부리면..그 선생도 너 또라이로 보는 거 아냐? 내가 의사면 졸라 신고할텐데. 매일 스토커 온다고."
".....개새끼. 니가 그러고도 친구냐."
"애초에 방법이 잘못됐다 이거지."
"그럼 뭐!! 의사한테 접근할 방법이 이거 밖에 더 있냐?!!!!"
"아예 이렇게 된거 그냥 확 질러버리는게 낫지 않냐?"
"...뭐,뭘질러, 새끼야!!"
"고백을 하라니까?"
"미친놈아! 너 같으면 고백이 먹혀들어 가겠냐?"
"........그래도 또라이 취급 당하는거 보다는 낫지 않냐."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인것 같...긴 뭐가 그래!!! 아, 씨발. 이건 정말 도움의 도자도 되지 않는 놈이다. 아, 미치겠다....근데 생각해보니 박찬열 말이 맞는 말 인것 같기도 하고...매일 이러고 있으니 정말 날 또라이로 보는게 아닐까. 아픈데도 없는게 매일 와서는 귀에 이명이 자꾸 오네, 목이 퉁퉁부어서 목소리가 잘 안나오네 등등 금방 들통날 거짓말들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아니, 변백현. 여기서 무너질순 없지. 너도 달릴거 달린 사내아니냐. 그냥 확 고백을 질러버리란 말이다. 질러, 질러. 아니야 난 못해!!질러!!못해!!질러!!!!.....그래, 죽기아니면 살기다. 아니,고백아니면 까무러 치기다.
.....그리하여 난 지금 다시 오백이비인후과 앞이다.
내가 미쳤지. 정신 나갔어 변백현. 뒤에서 박찬열놈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너 같으면 이 기분에 힘이 나겠냐. 확 그냥 너랑 fighting해 버릴까. 휴우...한숨만 터져 나온다. 하루에 한번도 모자라서 두번을 가고...또 앞에 멍하니 앉아서 얼굴만 보다가 나올텐데...도대테 그러면 그 의사는 무슨 말을 할까. 욕을 하려나? 청진기로 내 머리를 후려치는 건 아니겠지. 미쳤다면서 엄청 큰 주사를 놓을지도 모른다. 제발 주사라도 놔줘요. 기왕이면 엉덩이에, 간호사 시키지 말고 직접.
"야, 그냥 확 지르고 나와!!"
"미친놈아 조용히해!!!!"
"지금 점심시간 끝나고라 환자 얼마 없을걸? 얼른 들어가!!!"
등을 확 미는 박찬열에 의해 못이기는....척을 하며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왜 하필 5층이냐. 그냥 한 80층 정도 돼서는 걸어 올라가다 지쳐 나가 떨어지게 만들지...아, 벌써 다 왔잖아.
딸랑이는 문에 매달린 종소리와 동시에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던 간호사와 눈이 마주치고...아, 씨발 웃지 말라고!
"어머, 또 오셨네요? 또 어디 불편하세요?"
"...네, 심히요."
"거기 앉아서 조금만 기다리세요."
"...네."
두근두근.
이 씨발!!! 두근대지 말라고 쪽팔리니까!!! 사내로 태어나서 사내에게 고백하러 와서는 심장까지 두근대면...
엄마한테 졸라 미안하잖아! 아, 정말 돌겠다. 아, 정말...두근대지 말랬더니 쿵쾅대는건 무슨 심보냐. 확 잠깐 뜯어내 버릴라!!!
"들어오세요, 변백현씨."
"..히익, 아..네.."
문을 여니 하얀가운을 입고 앉아있는 그가 보인다. 점심시간 후에 보는건 처음인데...그래도 잘생겼네..아, 눈 마주쳤다. 저 땡글한 눈이 날 알아본다. 또 너냐하는 듯한 눈빛. 작은 한숨을 쉬는 것 같기도 하고.
"앉으세요"
"넵"
"어디가 불편하세요?"
"아 그게요..."
"말씀 하세요"
아...왜 그렇게 무심하게 말하는데...내가 할 말이 쏙 들어가 버리잖아. 그냥 나가버릴까..그러면 두 번 다시 쪽팔려서 못 올거 같은데..지금 고백해도 마찬가지 이겠지만..그래도 후자가 훨씬 나을거 같다. 이왕 쪽팔릴거 알릴건 알리고 쪽팔리자. 후..변백현. 싸나이 변백현 넌 할 수 있어. 할 수 있....기는...아 돌겠다.
"....심장이요"
"흐음, 심장은 제 분야가 아닌데요."
"아뇨, 그게 아니라요..."
"그건 큰 병원에 가보셔야죠."
"아니 그게 아니라.. 선생님 보면 막 쿵쾅대고..간지럽기도 하고.."
"......."
"매일 보고싶고..아프다고 거짓말이나 하게 만들고...으음, 그게..."
"큰 병이네요"
".....아무래도 그렇죠?"
"큰 병원에 가보세요. 제 소견으로는 그래야 할 것 같네요."
"..............."
"가서도 안되면 다시 한 번 와 보시던가요."
"..............."
"가보세요."
...........차였다.그것도 아주 갤럭시까지 뻥뻥.
씨발, 박찬열...내가 안한다고 했잖아 개새끼야!!!!!!!아, 정말 의자에서 일어나 병원을 나오기까지 얼마나 다리가 후들거렸는지 모르겠다. 원잘실을 닫고 나올 때 뒤에서 뭐라 말 하는거 같디고 했는데..내 귀에 들어온거는 딱 거기까지. '큰 병원에 가보세요.'그 뒤에는 뭔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 쪽팔려. 죽고싶다. 변백현 22년 인생만에 이렇게 거친 파도를 만나 뒤집어지다니. 이게 다 박찬열때문이야. 내가 고백 안한다고 몇번을 말했냐고. 이제 정말 끝이다. 얼굴 보기는 커녕 오백이비인후과 근처에 다시는 얼씬도 못하겠다. 이씨..지가 의사면 다냐...좀 잘생기면 다냐고!!!싸가지만 없어가지구 말도 끝까지 안듣고..그 정도로 말했으면 부드럽게 한마디 해주지...나쁜 놈.
"야야, 그만 마셔."
"닥쳐!!!죄인은 입을 다물라!!이게 누구 때문인데!!"
"차인게 내 잘못이냐?"
"씨발놈아!!아픈데 찌르지 말라했지!!"
"야, 왜울어.. 청승을 떨어라, 아주."
"눈물아니고 소주가 역류하는 거거든??"
아,서럽다 서러워.
차인것도 서럽고 내일부터 얼굴도 못 보는게 서럽고..엉엉 울지도 못하고 이새끼랑 마주앉아 소주나 마시고 있다는것도 서럽고..그래도 가장 서러운거는..무심한 눈동자로 날 바라보던 도경수란 의사새끼다.
그래...이제 내가 너 안좋아하면 그만이지...
....는 무슨. 이러다 진짜 병나겠다. 상사병.
꼬박 일주일간 난 정신을 놓고 살았다. 그야말로 헤롱헤롱. 술만 퍼마셔서 간에 구멍이 뻥- 뚫릴지경. 으..이참에 진짜 아파서 병원에 가볼까. 구멍이나 뚫려라. 아 그러면 진짜 큰병원으로 가야하니까 안되는 구나. 암튼 보고싶다...의사새끼....여전히 잘생겼겠지...하얀 가운을 입고...그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칼을 쓸어 넘기면서... 말 할 때마다 아담스 애플은 출렁출렁 춤을 추겠지...간호사들은 얼마나 황홀해 할까... 지긋지긋한 것들. 부러운 것들. 눈들만 쳐 있어가지고 진짜 짜증나게. 그러기에 누가 그렇게 잘나래, 의사새끼..미치겠다. 보고싶어서.
"와 너 진짜 못생겼다. 다크서클로 줄넘기 잼?"
"....불면증이다, 새끼야. 건들지마"
"이야~ 상사병으로 인한 불면증. 대단하다 진짜."
"닥치라고!!!"
"그러지 말고 몰래 가서 봐 병신아."
"뭘 몰래가서 보는데!!"
"그 선생은 뭐 병원에서 산대냐? 출퇴근은 할 거 아냐."
...헐?
네 머리도 가끔 쓸모가 있구나. 그렇다고 내가 순순히 갈 줄 아냐. 나도 자존심은 있다 이거야. 변백현 하면 자존심, 자존심 하면 이 변백현이지. 그건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아는 진리와도 같은 거라고. 내가 그 잘난 얼굴한번 보려고 거기 몰래 숨어서 볼거같아? 흥이다!
......결국 왔다.
변백현, 너 자존심 세다며. 근데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건데. 씨발, 내가 오백 이비인후과 건물 옆에 숨어서 의사새끼 기다리는데 반대인 생각들 다 닥쳐!!!! 그깟 자존심이 문제야 지금?!?!?!! 다 필요없다. 얼굴을 볼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겠어....
그러니까 난 지금 꼭두새벽부터 지금까지 여기서 의사새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래 자존심이 밥먹여주냐. 안보면 내가 죽을 것 같은데. 어어....온다 까만 에쿠스. 어쩜 차도 주인 닮아서 저리 잘 빠졌는지...광택이 흐르는 구나♥ 세상에...능력있지, 잘생겼지, 돈 많지...거기다가 성격도 시크해...이름도 잘난 당신이시여... 헉. 못본 사이 더 잘생겨졌다. 살이 좀 빠졌나? 저 잘빠진 턱선좀 보라지. 아 이제 좀 살아나는 기분이다..박찬열 고맙다. 넌 역시 내 친구야. 나이스, 매일 와서 훔쳐보면 되겠다.
오늘로써 의사선생을 몰래 지켜본지 정확히 한달째 되는 날이다.
그래, 나 스토커다. 할 말 없다고...그래도 뭐 어때. 내가 이렇게 좋아 죽겠는걸. 덕분에 그동안 하얀가운안에 숨겨져있던 사복들을 마음껏 볼 수 있단 말이지. 어제는 까만 라운드 티를....오늘은 까만 브이넥을....가끔 까만 선글라스까지 끼고 오는 날에는 당장 달려가서 껴안고 싶은 충동이 마구마구 든다. 아 변백현 이 변태....면 어때...아, 들어가버렸다. 에휴 나도 이제 그만 집에 가야지. 읏차.
오늘은 까만 브이넥입었다고 박찬열 한테 자랑해야겠....헉.
"말을 끝까지 들은거에요, 만거에요."
자, 잠깐만..? 그러니까 방금 분명 저 안으로 들어간 사람이 어떻게 내 앞에...서있을수가 있는거지???이게 어떻게 된...아 의사쌤한테 좋은냄새난다..전에는 하루에 한번씩 늘 맡던 그 향. 오랜만에 맡으니 막 눈물을 자극하네. 새삼스레 심장도 쿵쿵대는것 같고...
"무,무...무슨...말을.."
"큰 병원은 가봤어요?"
"...네? 아,아뇨..그게.."
"가서도 안되면 다시 한 번 오라고 그랬잖아요, 내가."
네??????
언제요...?그럼 그때 차인후에 귀에 들어오지 않았던 말들이 그 말이였나. 나는 전혀 들은 기억이 없는데.
"한 달 전부터 약 다 지어놨는데."
"...야,약이요..?"
"안와서 나도 걸렸잖아요."
"..뭐,뭐가요? 지,지금 무슨 마,말씀을..."
"원래 의사는 자기가 아프면 잘 몰라요."
"네?"
"그래서 나도 몰랐다구요."
아니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아, 정신없어. 눈 앞에 서있는 이 잘난 생명체를 감상하기에도 바빠 죽겠는데 이 향을 맡아서 기억하는것도 바쁘고, 달싹달싹 움직이는 입술을 보고 섹시함을 느끼기도 바쁘고..들려오는 목소리에 집중하는것도 바쁘고....지금 무슨 말을 하는건지 이해하는 것도 바쁘고.
"심장 아프다 그랬죠. 나 보면 쿵쿵대고 간지럽다고."
"......"
"아니에요?"
"네?!! 아니에요!! 맞아요!!"
"내가 그래서 심장전문의인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말이죠."
"...."
"아, 환자분때문이 아니라 저 때문에요."
"......"
"저도 그 말 듣고나서 그런 증상이 나타나더라구요."
"......"
"그랬더니 그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
"그냥 확."
"......"
"덮치라고."
"...네에에에에???"
입술이 맞닿기 전까지 정확히 2초. 내 입술이 열리기 까지는 0.1초. 혀가 엉키기 까지는 1초. 그리고 지금까지의 말들을 내 뇌가 이해하기까지 1분.
짜식...귀엽기는...뱅뱅 돌려 말하는게 어딨어. 그냥 나도 너 좋아 이거 아냐. 아, 근데 무슨 의사가 키스를 이렇게 잘해...다리에 힘풀려...키스 하나로 날 이렇게 흐물흐물하게 만들다니. 너란남자...love...
"...하.. 약 꼬박꼬박 챙겨먹어요."
"헤헤...네.."
"그리고."
"...?"
"변백현 환자분은 특별관리가 필요하니까 매일매일 와요."
"......"
"싫어요?"
"아니요!!!!!매일매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갈게요!! 비가오나 눈이오나!!"
"변백현 환자는...제 소견으로는 불치병이에요, 그거."
-完-
ㅎ...죄송해여...새벽에 느닷없이 똥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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