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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636

 

[ 정말로 종료하시겠습니까? (Y,N) ]

... 조금 더 할까, 'N'.
어차피 조금만 더 하면 레벨업인데, 레벨업만 딱 하고 끄고 자자.
'조금만 더 하면'
생각을 곱씹을수록 씁쓸한 맛이 마음을 긁는다.
젊음을 한낱 노는데 따라다니느라 탕진한 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나는 패기만 넘쳤고,
대기업을 이리저리 찔러보길 2년, 괜찮은 중소기업을 찔러보는데 2년을 소비했지만 늘 헛물을 켰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조금만 더 하면, 악착같이 4년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전공을 살릴 수 없었던 나는 대형마트 사원, 에어컨 수리 같이 몸을 주로 쓰면서
비교적 건강하면 구하기 쉬운 일자리를 구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고 미래도 보이지 않아 결국 그만뒀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래를 조금 바꿔보고자 했던 마음이 있었기에 사직서를 가벼운 마음으로 낼 수 있었지.
그리고 지금?
맞아. 게임하고 있지. 10시간째. 어제처럼 12시간 넘기긴 싫어서 끄려고 했는데,
마침 레벨업 근처에 와있는 걸 어떡해. 조금만 더 하자.
내 인생에 유일한 성취감이라곤 이 순간뿐이다.

[ 레벨 업! 스킬 포인트가 1 주어졌습니다. 스탯 포인트가 5 주어졌습니다. ]

끈다고 했지만, 조금만 더.. 이제보니 시간 제한 퀘스트를 받아놓은 걸 깜빡했다.
이 퀘스트는 한 번 놓치면 못 받는 일회성 퀘스트라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깨야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탈출해보고 싶었다.
나도 이런 삶까지 오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고시원 방구석에 들어앉은 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답시고, 아버지 중형차를 소형차로 바꿔버리고서야 받아낸 천오백만원.
방값, 밥값, 책값, 인강값, 이래저래 걸어놓고서 하는 건 게임 삼매경.
사람들의 연락이 처음엔 그립다가 나중엔 무서워졌다.
심지어 가족의 연락마저도 받기가 두려웠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낸다고 말하던 패기는 송두리째 꺾인지 오래였다.
공무원 책은 냄비 받침대로 잘 쓰고 있다.
공무원 인강은 아주 좋은 재테크 수단이다. 오전타임, 오후타임으로 나눠서 아이디를 공유하고
한 달에 얼마를 받아 담뱃값도 하고.. 소주에 닭발도 사먹고.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라고?
아니, 난 그냥 게임에 들어가기 위한 실행기에 불과해.
게임 속에서 난 주인공이고, 현실에선 머나먼 멋진 사람들의 인생을 위한 엑스트라에 불과해.
내 무대는 여기야, 이 번쩍거리는 화면 속.

[ 게임을 종료합니다. ]

 화면 아래 작은 글씨로 지나친 게임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매일 보는 글귀지만 담배를 문 채로 읽으려니 괜히 괘씸하다.
그정도는 나도 안다고. 애초에 19세 이용가 게임이면 다들 그정돈 알고 한다고.
후우, 담배 연기가 잠시 시야를 가렸다가 흩어지며 바탕화면이 드러난다.
야동이나 볼까.
겹쳐진 뱃살 때문에 허리를 숙이기가 버겁다.
의자에서 내려오기 싫은데, 별 수 없다. 끙끙거린다.
손이 닿았다. 기쁘다. 의자에서 안 내려가도 된다. 어엿차, 허리를 튕기며 외장디스크를 꺼낸다.
연결, 어디 보자.. 이건 봤고.. 봤고.. 이건.. 좋긴 좋은데 너무 자주 보니까 패스..
이건 못 생겼어. 왜 놔뒀지? 삭제. 패스.. 패스.. 아, 1테라 안에 볼 게 없네.
대체 지금껏 왜 놔뒀던건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야동 몇 개를 지우고 나니 용량이 많이 남았다.
아무리 명작 야동이라도 오늘 복습하고 대충 누워자기엔 왠지 오늘이 아깝잖아.
이 기세로 공부를 했으면 벌써 공무원 교육 받고 있겠다, 낄낄, 자학 드립 괜찮은데?

 결국 신선한 자극을 받기 위해 웹하드에 로그인했다.
카테고리에 내가 검색한 기록이 잔뜩, 뉴스라곤 안 보면서 신작 야동은 줄곧 업데이트를 확인해온 흔적들.
하지만 역시 1테라 하드디스크를 야동으로 꽉 채운 내 매니악한 수준에 따라오진 못 하는 웹하드였다.
거의 중복이잖아. 아니면 수준 이하. 아무리 제 값 안 내고 보는 인터넷이라지만 너무하네.

* 체인지

이건 뭐야, 체인지? 배우 이름도 없고 설명도 없고.. [클릭]
우와.. 뭐야, 진짜 이쁘잖아. 그냥 대놓고 정면샷인데, 이정도면 캡쳐 사기는 아닌데.
스크린샷 몇 장을 넘겨봐도 역시 아름답다. 얼굴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왜 이정도 급의 배우가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아니, 솔직히 야동 같은 걸 찍기엔 아깝다.
다운 받는데 무지막지한 포인트가 드는 걸 확인하니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기가 망설여진다.
하지만.. 한 번 이 자료에 눈독을 들인 순간 이 자료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더 컸다.
어차피 현자타임이 오면 통째로 지우기도 하는 야동이지만, 지금 이 자료.. 받을까. 말까.

[즉시 다운로드]

에라, 모르겠다. 다음 달에 소주 한 번 덜 마시지 뭐..
오늘 코 베인 셈 치고 속아준다. 스크린샷이랑 내용이랑 틀리지만 마라.
뭐야. 다운로드 완료? 벌써? 포인트랑 용량만 봐선 절대 지금 받아질리가 없는데?
오류인가. 다운로드 폴더에도 '체인지'라는 파일은 들어있지 않다.
탐색기를 켜서 '체인지'를 검색해봐도 결과는 역시 마찬가지.
아, 진짜 개빡치네.. 고객센터에 전화할까, 근데 사유가 너무 하잖아.
야동 다운로드 안 받아진다고 전화로 성내면 날 잉여로 생각하겠지?
아오.. 기분만 잡쳤네.
야동은 무슨 야동. 평생 결혼도 못 할텐데.
그냥 아까 잘 걸. 갑자기 졸리네.
.... 체인지? 평생 난 그대로일까.
아. 결국 컴퓨터 어제보다 더 오래했네.
졸리다..


 

" 아영아. "

아영이가 누구야. 여자 이름인데?
저 여자는 누구야, 꽤 이쁜데.

" 아영아. 너 날 왜 그런 눈으로 쳐다봐? 되게 응큼한데? "

" 네? "

억, , 목소리 왜 이래.
기생오래비 같네.

" 어흠! "

진짜 왜 이래.

" 으핫, 아영이 너 되게 아저씨처럼 헛기침한다. 빨리 가자. 너 처음 온 날인데 빨리 소개시켜주고 싶어. "

" 아, 아, 잠시만요.. 여기가 어디.. "

이쁜 여자가 내 손을 덥썩 잡고 걸어간다. 저 얇은 팔목에 내가 이렇게 휘둘릴 리가 없는데,
근데 내 팔목은 왜 이렇게 얇지? 뭐지? 팔에 털도 없고.
아하, 이건 꿈이구나. 그렇게 생각하자.

" 얘들아, 아영이 왔어~ "

문을 열고 어떤 방 안으로 들어오자 넓은 거실에 소파가 있고 젊은 남녀가 여럿 모여있다.
이쁜 여자가 나를 소개하자 모두가 박수를 친다.
도무지 적응이 안 되는 상황인데.

" 아.. "

이제 다시 들어보니 기생오래비가 아니라 그냥 여자 목소리잖아.
정신은 30대 방구석 게임 폐인 뚱돼지 그대로인데, 뭘 어쩌라는거야.
아영이가 누구야. 꿈이지만 쪽팔리네. .

" 저.. "

성은 뭐야, 성이라도 가르쳐줘. 이름이라도 좀 말하자.
사실 그대로 말해? 제 이름은 배찬석입니다, 원래는 살 좀 쪘구요, 남자입니다.
취업에 계속 실패하고 현재는 방구석 폐인으로 취업은 포기한 상태입니다.
부모님 등골을 빨아먹으면서도 모자라서 인강마저 돈 받고 넘긴 식충입니다.
하지만 죽을 생각은 없구요, 악착같이 게임 속 구국의 영웅이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현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게임 속에선 언제나 주인공으로 살 수 있습니다.
어때, 이정도면 내가 충분히 설명이 될라나?

" 아영이가 낯을 좀 가려서 그래. 소개는 좀 친해지면 다시 할까? "

" 그래요 그럼! "

내가 쭈뻣거리는 동안 모두가 으쌰으쌰 합심해서 결론을 내리곤,
나를 자기들 곁에 앉혔다.
옆에 앉은 여자들을 흘끔흘끔 쳐다보는 내가 변태처럼 보일까봐 고개를 다시 푹 숙이자,
보는 내가 다 민망할 정도로 짧은 핫팬츠가 눈에 들어왔다.
짧아도 너무 짧다. 보는 나야 감사하지만... 뭐야, 내 다리잖아!
그제서야 주위를 살짝 의식해보니, 남자 몇 명이 눈을 슬며시 피했다.
아.. 겁나 민망하네. 뭐 구경났나.
의식하기 시작하자 발가벗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핫팬츠를 슬쩍 슬쩍 아래로 당겼다.
소리 없이 슬쩍 쳐다보는 눈길들은 내 안절부절하는 손짓이 더욱 자극적이었던 모양이다.
이 자식들아, 나도 남자야. 너희들이 안 보는 척 보는 걸 다 안다고.
그나저나 이 꿈 왜 이렇게 생생하지? 이게 루시드 드림인가?
오호, 여기서 내가 다시 폐인 돼지로 변하면 다들 어떻게 반응할까?
폐인 돼지로 변신!
... 주.. 주문을 입으로 내뱉어야 되나?
꿈인데 쪽팔리네. 아오, 뭐 어때.

" 폐.. 폐인 돼지!! "

....?
한 가지 알겠다.
일단 꿈은 맞는 거 같은데, 내 맘대로는 아니네.
그리고 되게 생생하네. 증거? 지금 쪽팔리네.

" 아영이 캐릭터 파악했어! 좀 사차원이네. 푸하하- "

" 나 깜놀했잖아, 아하하.. 아영아 너 뭐라고 한거야 방금~ "

뭘 웃어넘기는거야. 들아. 차라리 욕해.
폐인 돼지!를 외치며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한 채 굳어버린 내 눈 앞에 보이는 전신 거울.
그리고 그 속의 '나'.
아...
예쁘다..
어디서 본 얼굴인데, 저런 미녀를, 아니. 나라고 해야 되나, 그냥 '꿈속의 나'라고 하자.
어디서 꿈속의 나를 봤더라. 맞아. 어제 웹하드.

'체인지..?'


 

" 으읏.. "

온 몸이 무거워, 어제 애들하고 너무 달렸어, 하여간 남자들 응큼한 건 알아줘야 해..
짧은 옷은 좀 삼가야지, 괜히 눈요기만 시켜준 것 같고 기분 이상해. 그래도 나쁜 애들은 아닌데.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기도 하고..

응? 왠 뱃살이 이렇게 잡히지.
아. 맞다.
이게 나네. 나 좀 인듯.

" 아. 아. "

내 목소리 맞네. 걸걸하네. 가래 꼈네. 담배 좀 줄일걸.
아오, 입냄새 쩌네. 양치할까.. 그냥 자일리톨 씹어야지.
쩝쩝, 상큼하네. 거울, 거울 어딨어. 혹시 아영이 모습 그대로 체인~지?
으! ! 완전 혐오네. 게임이나 해야지.
꿈치곤 재밌었어. 예쁜 여자들은 매일 매일 그렇게 살겠지?
뜬금없이 분위기 깨도 이쁘니까 사차원 캐릭터 잡아서 데리고 놀잖아.
난 아무리 '안 잡아먹어요, 전 친절한 시민입니다'라고 표정 지어도 다 피하니까.
아영이는 좋겠다. 대충 살아도 그렇게 행복해서.
난 모든게 모자라서, 그나마 가지고 있던 자신감도 어디 버려둔 채로 여기 이렇게 살아있어.
살아있는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
아영이 넌 살아있지도 않지만 모든 걸 다 가졌어.
꿈 속의 나로 잠시 와줘서 고마웠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어쩌면 잠시간의 그 꿈 속이었을지도 모르지.

[ 게임을 시작합니다. ]

" 폐인 돼지! "

낄낄낄, 지금 생각해도 멘트 같이 던졌네.
그래. 그게 나한테 어울려.
벼-엉신.


[ 게임을 종료합니다. ]

오늘은 퀘스트도 끝내고 레벨업도 또 했는데 왠지 재미가 덜 하네..
피곤하기만 하고.. 야동도 안 땡기고.. 배도 안 고프고..
... 꿈 꾸고 싶다. 체인지꿈.
졸리다.
이렇게 사는 것 지겨워.
현실도. 게임도.

 

 

[ 주민등록증이 재발급되었으니 찾아가세요 ]

문자 소리에 주머니를 뒤적이니 후줄근한 트레이닝 바지가 아닌 팽팽한 촉감이 느껴졌다.
플라워 프린팅 미니스커트? 폐인 돼지에겐 너무 망측한 옷인데?
그렇구나. 체인지꿈이구나.

" 아. 아. "

귀여운 목소리가 난다. 또 꾸는 거야? 이거 게임보다 더 신난다고!

" 근데 동사무소가 어디야.. "

기어들어가는 자신감 없는 목소리도 되게 귀엽다.
내가 나한테 반할 것 같다. 아오..
오, 맞아. 이런 걸 해보고 싶었어. 저기 안경 쓴 범생이.
낄낄, 딱 봐도 멀리서 안 그런 척 내 다리 보면서 지나가고 있구만.
모를 것 같냐.

" 저기여-.. "

" 네,네? "

" 길 좀 물어보려구요. 동사무소 가려는데 어디로 가면 되나요? "

" 그, 자, 잠시만요, 알았었는데, 아! 저기 대로로 나가셔서 신호등 건너서 오른쪽으로 쭉 가다보면
표지판 보이거든요. 그 표지판 따라가시면 돼요. "

. 엄청 당황하네. 내가 저승사자냐?
아- 꿈 속인데 왜 이렇게 꿀잼이지? 좀 더 놀려볼까?

" 제가 길치라서 그러는데.. 같이 가주시면 안 됄까요.. "

" 네, 네, 감사합니.. 아니 뭐래, 네, 그럴게요. "

" 바쁘실텐데 죄송해요. "

누가 봐도 조합이 안 맞다. 늙은이건 젊은이건 한번쯤 뒤돌아보게 만드는 미녀인 꿈 속의 나와,
평범하다고 해야할지, 수준 이하라고 해야할지 애매한 안경잡이.
굽 높은 신발을 신은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로 길을 걷고 있다.
조금 들떠보이는 녀석의 걸음걸이가 몹시 과장된 채 뒤뚱거린다.
후후후. 꿈만 같지? 이런 미녀와 걸어본 것 처음 아니냐?
고마워해라, 나도 꿈 속의 난 줄 아니까 이런 호의 베푸는거야.

" 여기에요. "

" 감사합니다. "

" 저.. "

" 그럼, 안녕히 계세요! "

딱 잘랐다. 낄낄. 잠시 주저하다가 포기하는 저 눈빛, 축 쳐지는 어깨,
그래. 맞아. 번호든 이름이든 물어봤자 안 가르쳐줄거야.
나 정도 되는 사람이, 너한테 어울리기나 하겠냐.
터덜터덜 돌아가는 발걸음, 집에 가던 중이었던 것 같은데 사실 바빴지?
덕분에 어딘지도 모를 동사무소는 잘 찾아왔네.

[ 배아영 ]

똑같이 배씨구나. 스물두살.
십년이나 젊어졌네.
아직도 궁금한 게 많은데.. 핸드폰에도 온통 모르는 사람 투성이고.
이 삶은 어디서부터 오는거지?


 

부르르르-

" 크헉 "

멧돼지 소리 비슷한 게 난 것 같은데, 이 방에 멧돼지 비슷한 건.. 딱 한 마리 있긴 하다만.

" 아 씨바 깼어 "

[ 이벤트 알람! 지금 접속해서 전장에 참여하라! ]

" 어디서 명령질이야, 게임 하나로 허세 쩌네. 괜히 게임 알람 신청했네. "

퉁퉁 부은 얼굴, 거울을 보기가 두렵다.
게임, 수면, 게임, 수면, 불규칙한 식사,
너무 많이 게임하고, 너무 많이 잔다. 단조로운 생활을 긴 시간에 걸쳐 불규칙하게 하고 있단 걸 안다.
충혈된 두 눈이 금방이라도 빨간 즙을 흘릴 것 같다. 입가엔 각질이 붙어있다.
냄새가 난다. 아주 축축하고 무거운 암내. 그 바람에 한 헛구역질,
목 깊숙이에서 음식 썩은 내가 올라온다. 위장병이 다시 온 모양이다.

" 배. 찬. 석. "

두껍고 지친 목소리. 배아영의 애간장을 녹이는 콧소리와는 비교를 할 수 없는, 차원 자체가 틀린 목소리다.
이게 현실의 나지.

" .... "

팬티라도 좀 갈아입자.
팬티를 벗어 빨래 바구니로 던지자, 이미 빨래가 수북히 쌓여있어 팬티가 굴러떨어졌다.
빨래 더미 속에 앉아있었는지 모를 날벌레 몇 마리가 부웅 날아서 벽 어딘가로 흩어진다.

현실의 나를 챙긴 것이 3일만이다.
그간 배아영의 이름을 알아내고, 핸드폰 속 인물들을 추리하고, 꿈 속 마을의 지리를 외우고,
어떻게 하면 배아영이라는 인물을 잘 소화해낼까 연구해온 시간이었다.
현실로 돌아오면 게임으로 들어가 게임 속 갑옷을 입은 전사로 살았다.
예전의 내가 게임 접속을 위한 몸뚱아리에 불과했다면,
이제 나는 배아영이 되기 위한 꿈 꾸는 기계로, 게임은 잠을 자기 위해 시간을 때우는 행위에 불과하다.
게임하기도 귀찮아 무작정 잠이 올 때까지 누워본 적도 있다.
배아영이 되고 싶다.
배찬석은 싫다.
체인지하고 싶다.

알람을 끈 핸드폰, 혹시 꿈 속 아영처럼 날 찾아주는 이가 있을까 괜한 기대에 잠금을 해제해본다.
부재중 전화 1통. 메시지 1통.

부재중 전화 엄마
수신 메시지 엄마 - 찬석아 돈 넣었다 딴 생각말고 공부 열심히.. 밥 잘 챙겨먹어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엄마 5일장 열릴 때 장보러가서 혹시 누가 체인지 판다고 하면.. 천만원 달래도 주고 사세요.
도움 안 되는 나이 서른둘 공시생 아들 말고, 이쁘고 애교 많은 스물둘 막내딸 하나 얻으실 거에요.
그 편이 더 행복하실 거에요. 하지만 전 억지로 억지로 살아갈 겁니다. 이 돈으로 또 버틸겁니다.
어떡하죠, 더 재밌는 게 생겨버려서.. 살아야 할 이유가 되어버려서.
차라리 죽어서 보험금이라도 갖다드려야 하는건데. 사는게 재밌어요. 끔찍하게 재밌어요.

 

 

" 아영아, 너 진짜 몸매 좋다~ 기집애 왜 이렇게 이기적이야? 세상 혼자 살어? "

" 무슨~ 그냥 마른 것 뿐이야. "

겸손 좀 떨었더니 시샘하는 말이 따라붙는다.

" 야, 들어갈 곳 들어가고, 나올 곳 나오고, 뭐가 아쉬워서 겸손떠니? 그냥 당당하게 티내도 아무도 못 말려. "

나머지 둘도 현실에선 모니터상으로만 쳐다본 수준의 미인, 이를테면 '훈녀'였지만
내 앞에선 자신들이 '흔녀'라도 된 양 질투하는 모습이 아주 고소했다.
이 꿈이 계속된지도 한 달이 넘었다.

이 둘과 이 온천에 와서 반신욕을 하고 있는 것도 벌써 세번째.
배아영의 삶에 꽤 적응했다고 생각한다.
상식을 몰라도 백치미,
게임을 못 하면 우등생,
지갑에 돈이 없어도 절약성,
뭘 해도 추켜세워주는 삶을 사는 기분은 끝내준다.
날 부른다. 날 어쩌지 못 해 안달이 나있다.
부러워서 질투하고, 가지고 싶어 훔쳐본다.

누구도 찾아와주지 않고, 누구도 동정해주지 않고,
지금 어디 고시원 달방 안 날파리 몇 마리를 배때지에 붙인 채로 드르렁 푸아, 드르렁 푸아,
콧방울을 터트려가며 가래를 끓이고 있을 어떤 돼지폐인은 상관마라.

걔?
걔는 그냥 이 삶을 위해서 연명해주는 거야.
NPC 같은거지.
유저들을 위해서 같은 장소에서 같은 말만 하는 NPC.

나?
너가 걔 아니냐고?
무슨 소리야, 난 배아영이야.
얼굴 예쁘고, 몸매 좋지.
하늘하늘한 원피스 아래 날씬한 다리를 내놓고 다니며 은근히 끼를 부리면
그 날 점심 약속 정도는 얼마든지 만들어내는 매력덩어리지.
현실의 나, 게임의 나, 꿈의 나..
한 계정에 여러 캐릭터로 로그인이 가능한 게임처럼,
꿈의 나야말로 진짜 나야. 이 안에서 가장 행복해.
다 필요없어.
그냥 배아영이면 충분해.
이게 현실이고, 이게 게임이었으면 좋겠어.
꿈이라면 깨기 싫고 깰 거라면 차라리 현실의 나 따윈 죽어버려.

" 아영아, 무슨 생각하는데 그렇게 무서운 눈을 뜨고 있어. "

" 아? 아니야. "

갑자기 말 걸지마, 개.
너 때문에 꿈에서 깨면 책임질거냐, 나보다 못 생긴 년이.


 

쯥쯔읍, 쯥!

매운 닭발이 쉬어서 비린내가 올라왔지만 반찬이라곤 김치와 닭발이 전부.
나도 보기 싫은 몰골을 누가 볼 새라 도둑놈처럼 얼굴을 가리며 사람을 피해 1층에서 가져온 밥과 김치에
먹다 남은 닭발, 소주 반 병.

꼴깍,
어제 데이트 할 때 남준이가 계속 권한 와인은 마셔도 마셔도 맛있었는데.
아. 소주 겁나 쓰네.

후- 후- 스읍, 헉헉.
밥 따뜻하네. 엄마가 지은 밥 같다. 그러고보니 아영이는 엄마 연락이 한 번도 안 오네.
휴대폰 목록에 없었던 거 같은데.. 꿈 꾸면 확인해봐야지.

쯥쯥! 아. 매워.
손을 파닥거리던 중에 깨달은 건, 손을 흔드는 제스츄어가 몹시 여성스럽게 변해있었다는 점.
너무 끼 부리는 거 아니냐고 그랬었지, 화영이 그 년 질투 쩔어. 진짜.
지가 뭔 상관이야. 남준이가 나 좋아하는 건 남준이 탓이지. 왜 날 시샘해?
하긴 내가 남준이 어장관리하는 건 맞긴 맞는데, 그럼 화영이 지가 잘 하던가.

끄르륵~!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깊은 트름 가스를 내뱉었다.
립스틱 색깔 바꿔볼까, 연분홍도 청순하긴 한데 좀 분위기에 걸맞게 화장해봐?

통! 통!
부른 배를 두들겼다. 북소리가 난다. 배렛나루 몇 가닥이 따끔하다.
원피스는 더 짧게는 못 입겠고, 쉽게 보일 수도 있으니깐.
가슴을 좀 파인 걸로 입을까? 누구한테 사달라고 하지? 경수랑 영화 볼 때 아울렛 지나가니깐
그때 좀 어필하면 되겠지?

털썩
침대에 드러누웠다. 꿉꿉한 매트리스, 진드기가 있는걸까. 등이 가렵다.
오늘 할 일이 많네, 경수랑 영화 보기 전에 남준이한테 고마웠다고 연락도 해야되고,
다음 약속 잡아야되고, 화영이 그 년한테 어떻게 말해야 티 안내고 열받게 할까?
립스틱까지 경수한테 사달라고 하면 좀 그렇지? 그냥 옷만 봐야겠다.
립스틱은..


 

마침내 냉장고에 먹을 게 남지 않았고, 1층까지 갈 기력도 남지 않았다.
바닥에 아이스크림 흘린 얼룩을 좀 핥았더니 단맛이 감돌고 살짝 기운이 났다.
겨우 짜낸 그 기력으로 다시 꿈을 꾼다.
아니, '내가 된다'..


 

짝짝짝짝,
남준이? 경수? 화영이? 세빈 언니, 은주 언니, 광섭 오빠, 준한이, 은비..
다들 왜 박수를 치는거야?

" 때가 왔네요. "

" 무슨 소리에요, 은주 언니. "

은주 언니는 내가 처음 아영이가 된 날 나를 모두에게 소개시켜주었던 언니인데,
갑작스레 존댓말을 하다니.. 이제 와서 다들 꿈 속 인물처럼 구는 이유는 뭐야.

" 배찬석 씨. "

뭐? 뭐라고?

" 놀라셨군요. 찬석 씨에 대해서 저희는 사실 이미 다 알고 있었습니다. "

광섭 오빠..?

" 은주 언니라고 부르실 필요 없어요. 찬석 씨. "

" 다들 왜 그래요.. 이거 꿈이잖아요. 꿈인데 뭐 어때요, 다시 친구처럼 지내요. 네? "

" 아뇨. 이제 마지막 선택이 남았습니다. "

무슨 소리야, 지끈지끈 몸이 아파왔다.
온 몸이 뒤틀리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팔다리를 쳐다보니,
더럽고, 털복숭이에, 튼살이 이리저리 번진 두꺼운 팔다리.
배찬석이잖아,

" 꺄아! "

아영일 때 버릇 그대로 여성스럽게 울자 여성을 어떻게든 흉내내려하는 남자의 굵은 목소리가
더욱 이질적으로 들려왔다. 저절로 입이 다물어졌다. 흉칙하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 자신이 너무도 혐오스러웠다.
벌거벗고 있었다. 모든 걸 보여지고 있었다.
일부러 드러내며 반응을 즐겼던 아영으로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살아있는 자체만으로도 죄책감이 드는 배찬석으로 변해있었다.

" 찬석 씨. 당신은 배찬석 씨가 맞아요. "

" 꿈이잖아, 이거 그냥 내 꿈이잖아! "

" 당신은 체인지의 고객입니다. 체험판이 끝났을 뿐이니 안심하세요. "

" 무슨 소리하는거야. 체험판이라니. 꿈? 게임? "

" 이미 당신이 꿈과 현실을 구분짓지 않을 때부터 당신과 체인지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 정식으로 체인지를 선보이려하죠. 조건은 하나입니다. 당신은 이제 이 쪽 세상을 살 순 없습니다. "

" 그럼 다시 돌아가라고? . 말이 되는 소리를 해. "

" 그러나 그 쪽도 이미 현실은 아니죠. 정식으로 체인지를 선보인다고 말씀드렸죠.
체인지, 하시겠습니까? "

" 무슨 소리야. 왜 아무런 설명도 없는거야. 왜 항상 그딴 식이냐고! "

" 짧게 설명드리죠. 저희는 배찬석 씨와 계약했습니다. 그렇죠?
배찬석 씨는 지금 그대로 이 쪽 세상에 남습니다. 그리고 배아영은 이제 돌아갑니다. "

" 잠깐만, 내가 어느 쪽이야. 내 인격은 배찬석이잖아.
내가 배아영이 된 채로 돌아가는 거야, 아니면 배찬석이 되서 이 세계에 남는단거야? "

" 당신이 언제부터 현실과 꿈을 구분지었다고 그런 걸 물어보십니까?
당신도 어느 쪽인지 구분하지 못하면서 우습네요. 딱 한 번 기회를 드리죠.
체인지 하시겠습니까? 당신이 배찬석일지, 배아영일지는 모르죠.
그러나 선택하지 않는다면 계약은 취소되겠죠. 당신은 철저히 현실 속에서 배찬석으로
썩어갈 거에요. 배아영은 완벽히 꿈 속의 인물인거고, 당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폐인돼지, 그냥 그대로 살다 죽는거에요. "

그 말과 함께 눈 앞에 문구 하나가 나타났다.

체인지하시겠습니까? (Y,N)

- Y


 

" 배찬석 씨, 문 열어요. 없어요? 잠시 들어갑니다. 사람이 아무리 공부를 한다해도 그렇지,
어떻게 고시원 내 cctv에도 안 보여? 사람 그렇게 살면 정신도 병들어. "

찬석이 묵고 있던 고시원 주인은 옆방에 사는 사람이 죽은 것 같다는 한 고시원 손님의 신고에
급히 마스터키를 챙겨들고 찬석의 방문을 두드렸다. 가뜩이나 분위기 가라앉은 고시원 사람들 사이에
사람이 고독사했다는 뉴스가 돌면 고시원 장사는 그대로 접어야 할 판이기에 더욱 안절부절했다.

" 배찬석 씨! 있긴 있는거야? "

결국 기다리다 못 해 문을 따고 들어섰다.
목 매단 시체라도 덜렁 내려올까봐 눈을 질끈 감았다가 게슴츠레 떠보니 다행히 사람은 없는 모양이었다.
침대에도 바닥에도 없다. 그냥 오래 고시원을 비운 거였구나. 방금 전까지 떨리던 심장이 진정되었다.
청소 좀 하고 살지.. 아무리 고시원에 남자 혼자 지낸다지만.. 퀴퀴한 냄새, 곰팡이 낀 벽지,
전체적으로 색이 바랜 방에 유일하게 깨끗한 건 노트북 뿐이었다.
노트북 전원이 켜져있었다.

" 불이라도 나면 어떡하려고 이걸 켜고 오래 비운거야. 이 인간이.. "

마우스를 움직여보니 바탕화면에 '체인지'라는 제목의 아이콘이 보였다.
더블 클릭,

- 체인지 -

게임의 오프닝인듯 독백 대사가 한 줄씩 떠올랐다.
엔터 키를 누를 때마다 대사는 한 줄씩 저절로 올라왔다.

[생각을 곱씹을수록 씁쓸한 맛이 마음을 긁는다.]
 
[젊음을 한낱 노는데 따라다니느라 탕진한 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나는 패기만 넘쳤고,]
 
[대기업을 이리저리 찔러보길 2년, 괜찮은 중소기업을 찔러보는데 2년을 소비했지만 늘 헛물을 켰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조금만 더 하면, 악착같이 4년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전공을 살릴 수 없었던 나는 대형마트 사원, 에어컨 수리 같이 몸을 주로 쓰면서]

[비교적 건강하면 구하기 쉬운 일자리를 구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고 미래도 보이지 않아 결국 그만뒀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래를 조금 바꿔보고자 했던 마음이 있었기에 사직서를 가벼운 마음으로 낼 수 있었지.]

[그리고 지금?]

[맞아. 게임하고 있지. 10시간째. 어제처럼 12시간 넘기긴 싫어서 끄려고 했는데,]

[마침 레벨업 근처에 와있는 걸 어떡해. 조금만 더 하자.]
 
[내 인생에 유일한 성취감이라곤 이 순간뿐이다.]


그리곤 화면이 넘어가며, 뚱뚱하고 못 생긴데다가 자세마저 구부정한 어떤 남자가 게임 캐릭터가 되어
화면 상에 제딴에는 멋진 포즈를 잡고 몸을 들썩거렸다.

" 뭐야.. "

[ 배찬석의 삶과 체인지하시겠습니까? ]

" 뭐야, 이거? 게임 캐릭터 이름을 지 이름으로 짓는 사람도 있나? 초등학생도 아니고.
꼭 캐릭터도 지 같이 만들어놨네. 난 모르는 일이야, 맛 좀 봐라. 어디 사람 골탕을 먹여. "

고시원 주인은 게임을 강제종료한 뒤, 제어판에 들어가 '체인지'를 완전히 삭제시켰다.

" 돌아오면 아마 머리 좀 아플거다. "

고시원 주인은 통쾌해하며 준석의 방을 나와 다시 1층으로 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 .... ? "

순간 이 낙후된 고시원에선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저절로 눈이 가는 늘씬한 다리, 그 뒤에 자연스레 올려다 본 얼굴은..

' 으와.. 진짜 예쁘네. 왜 이 고시원에 있는거지? 저정도 되는 여자가 여기 방 잡으러 온 건 아닐텐데? '

여자의 큰 눈동자가 굴러 주인을 쳐다봤다.
주인은 흐리멍텅하게 입을 벌린 채 다리를 정신없이 쳐다보던 눈을 재빨리 돌리며 입을 닫았다.

' 남자친구는 있겠고.. 이거 참.. 좋은 구경 했네.. '

모른 척 하다가 계단 내려갈 때쯤 뒤에서 한 번만 더 쳐다봐야지,
주인이 그런 의도로 다시 준석의 방을 괜히 기웃거리던 순간

그 미녀는 계단을 내려가며 점점 어둠 속으로 묻혀갔다.
보일듯 말듯한 미소를 지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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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오오오오오 그리웠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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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와 역시 이번글도 너무 좋아요ㅠㅠ 항상 재미있게보고있습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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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역시 재밌네요!ㅎㅎ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서 찬석 이름이 준석으로 나오는데 실수하신 것 같아서요ㅠㅠ 그리고 동사무소 길 물어볼 때도 '같이 가주시면 안됄까요' 이것도 '안될까요'인데 오타난것 같아요 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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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감사해요 보일 때마다 말씀해주세요ㅎㅎ 저도 사람인지라 늘 실수가 있답니다. 곧 수정하겠습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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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사람들이 재미있다고는 했는데 이렇게까지 재미있을 줄은 몰랐네요! 진짜 재미있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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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그래서 배찬석이 아영이가 된건가여? 흠 ㅜㅜ 햇갈린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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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열린결말이라고 생각해주세요 ㅋㅋ 저 아영이가 웃는 의미는 뭘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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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헉 네 그런데 정말재미있네요 좋은글 지주부탁드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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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ㅇ...우와.....ㅇ...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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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헉 8ㅅ8 찬석이 아영으로 된 거라 생각하고 싶네요 .. 흥미진진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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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헐 진짜 재밌다ㅠㅠㅠㅠㅠ김뙇님 굴 다 좋아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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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진짜잘쓰신다bbb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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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와...글 써보신 적 있으세요? 제가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내공이 느껴지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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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초집중해서 봤네요 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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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우와 정말 잘보았습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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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난 왜 저 게임이 악마가 만든것같지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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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아주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찬석이라는 인간의 자아와 영혼을 차지한 악마의 사악한 술수..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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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8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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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9
늘 재밌게 봅니다 ~^^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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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0
나 시험공부해야하는데 너무재밌어서 후.............끊을수없다 항상 재미있게 보고있습니당!!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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