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이라는게 정말 있다면
우리가 살고있는 이세계는
그 전의 누군가들이 갈망하던 세계일것이다
만일 내가 쓰고있는 이 육신에 담겨있는 혼이
지금이 아닌 그전 어느시대의 것이라면
나는 그가 갈망했던 만큼의 삶을 살아야 할것이다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때 너에게 해주지 못했던것을 해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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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그곳에 계세요
written by 인봄
"저하. 기침하실 시간이십니다"
예의 그 재수없는 눈꼬리가 예쁘게 접히면서 웃고있는게 눈에 선하다.
김성규는 가뜩이나 작은데 퉁퉁부어 이젠 심술궂어 보이기까지 한 제눈을 벅벅 비비며 이불로 몸을 돌돌 감았다.
할수있는 선에서 가장 짖궂은 행동이었다.
"아아, 그렇게 잡아흔든다고 안일어나"
입안에서 작게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아마도 남우현에겐 잘 들릴것이다.
남우현이 동궁전 세자직속 호위무사로 뽑힌건 지금으로부터 세달 전의 일이었다.
작지않은 사건이 일어났었다. 폐비된 전 왕후 어씨의 본가에서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폐비어씨의 아버지인 어지선은 사간원의 대사간을 지낸 높은벼슬의 남인중 하나였으나, 딸을 왕후의 자리에 앉힌 이후엔 오로지 권력욕에 눈이 멀어 제대로된 준비조차 되지 않은 상태로 무리하게 반란을 주동했다. 그로 인해 적지않은 숫자의 궁인들이 사살되고
폐비어씨의 친자인 정인세자를 제외한 궁안의 모든 왕손이 제거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얼마안가 긴급히 파견된 왕의 친위군에 의해 모두 진압되었고, 애초에 사후계획따윈 세워두지 않았던 어지선과 폐비어씨, 그리고 정인세자마저 직접 왕의 손에 사형된다.
그러자 궁은 긴급태세를 갖추게 되었다. 애초에 폐비어씨는 왕이 자신 이외에 다른 여인들의 손한번 잡는것도 세세하게 간섭하여 승은을 입을 기미가 보이는 나인들은 제가 직접 나서서 숙청했다. 후궁들은 전부 누명을 씌워서 궁밖으로 쫓아내버리고, 본래 왕후였던 제은왕후를 말도안되는 죄로 폐비시킨것도 그녀였다.
궁안에는 왕의 뒤를 이을 후손이 단한명도 남아있질 않게 되었다.
누구라도 좋으니 왕의 피붙이만 찾으면 된다는 어명이 내려진 찰나에 도성밖 제은왕후가 지내던 어느 작은 마을에 생각을 해낸건 남우현이었다.
제은왕후는 왕이 세자였던 시절 세자빈으로 간택되어 왕후의 자리까지 오른 지고지순한 조강지처였고, 슬하에 1녀 3남을 두었다.
그중 꽃같이 예뻤던 성하공주는 태어난지 얼마안되어 열병으로 죽었고 , 다음에 태어난게 성설대군이었다. 그러나 성설대군 역시 누이의 뒤를 따라 태어난지 근 3년만에 죽음을 맞이한다. 몇년후 왕후는 또다시 아이를 낳았는데, 그가 본래 세자였던 성주세자였다. 그는 형제들과는 다르게 건강했고, 똑똑했으며, 예술에도 재능이 있어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런 성주세자가 열세살이 되던 해에 동생이 태어났고, 동시에 폐비어씨가 후궁으로 들어오게 된다.
매우 건강했던 성주세자는 동생인 성규대군이 태어나고 폐비어씨가 숙빈의 자리에 오름과 함께 갑자기 병들기 시작했다. 아무런 우환이 없었던 세자가 갑자기 영문도 모를 병에 신음하자 일각에선 동생인 성규대군의 탓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말도안되는 주장이었지만 금세 그 주장은 힘을 얻어 여론이 되었고, 갓난쟁이였던 성규대군은 한순간에 형의 기를 빨아먹는 나쁜 요물로 전락하기 시작한다.
세자의 상태가 나날이 악화되어 가자 결국 왕은 왕후에게 성규대군을 멀리 도성밖으로 보낼것을 지시한다. 어머니인 그녀는 할수없다고 버텼지만 결국 무력에 의해 진압되었고, 성규대군은 젖도떼지 못하고 도성밖의 어떤 시골마을로 내쳐지게 된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세자의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인정할수 없었던 제은왕후도 귀신이 곡할 이 상황에 결국 순응했고, 근 몇년간은 아무런 탈없이 지내는 듯 보였다.
그런데 세자가 세자빈 간택을 받기 바로 몇달전, 숙빈어씨가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얼마 안있어 제은왕후에게 말도안되는 죄가 지어지는데, 후에 그녀가 무고한것으로 밝혀지지만 그땐 이미 그녀가 죽은상태였다.
그녀가 왕을 독살하려 했다는 누명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왕의 기를 보충시켜주기 위해 직접 탕약을 지어 그의 앞에 올렸고, 그녀가 보는 앞에서 왕은 그것을 모두 마셨다. 왕의 몸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일이 생긴건 그로부터 일주일이나 지난 뒤였다.
왕이 갑자기 쓰러졌다. 마치 귀신이 들린것처럼 몇날몇일을 헛소리를 하더니 갑자기 쓰러져선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화살은 모두 제은왕후에게로 돌아갔다.
결국 제은왕후는 폐비되었고, 오래전 자신의 아들이 맡겨졌던 도성밖의 마을로 내쳐지게 되었다. 그녀가 폐비되자마자 왕은 말끔히 나았고, 마치누군가 뒤에서 조정이라도 하는양 성주대군이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성주대군은 무려 네달간을 열을 앓았는데, 가뜩이나 여리던 몸이 갑자기 시작된 이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연 사망한다. 사인과 병인은 전염병으로 기록되었으나 실은 누구도 사인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제은왕후와 왕의 피붙이들이 전부 궁밖으로 내쳐지자, 자연스럽게 왕의 옆은 어씨의 차지였다.
그리곤 어씨의 반란이 진압된것이다.
남우현은 의금부 소속의 엘리트 나장으로 좋지 못한 집안 출신에도 능력이 상당히 좋아서 여러곳에서 부름을 받았다. 그가 성규대군에 대한 얘기를 내놓자 처음엔 모두 입을모아 반대했다. 그러나 다른 방도가 없었다. 지금으로서 왕의 피붙이라곤 그하나였다. 왕도 이미 노쇠했기에 다른 자손을 만들어내는덴 무리가 있었고 뿌리도없는 자식을 앉힐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대군은 적합자였다.
그리고 남우현은 그 작은 시골마을 그 작은 방안에서,
김성규를 처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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