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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w.봉봉 쇼콜라



00



어디서 나온 말이더라. 어디에서 나온 말인지 통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이유없이 밤잠을 설친 탓에 수업시간 내내 밀려오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반쯤 잠에 들었더랬다. 그 와중에 유일하게 재대로 들은 말이 그거였다. …는 'Time waits for no one'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몽롱한 내 머릿속을 맴돈다.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휴대폰으로 찾아보면 쉬이 답이 나올 것이건만, 나의 쓸데없는 오기로 인해 그 생각은 1초만에 접혀버렸다. 아, 모르겠다-.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이며 눈 앞에 있는 문제집을 마저 풀기로 마음먹고 샤프를 손에 쥐었다. 시간은 점점 흘러만 갔다.


째깍, 째깍, 문든 들려오는 시계 소리에 눈을 돌렸다. 문제를 꽤 많이 푼 것 같은데도 시간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손에 쥐고 있던 샤프를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압박감 때문일까, 감독 선생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한 치의 노닥거림 없이 야자 시간을 모두 공부에 투자하고 있는 중이었다. 톡을 괴고 텅 빈 녹색 칠판을 바라보았다. 잡념없이 집중하여 공부를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이따금씩 내가 이방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고는 했다. 시간 또한 매우 느리게 갔다.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이 어쩐지 모순처럼 느껴졌다.


정처없이 눈을 굴리는 도중에 내 눈이 어느 한 곳에서 멈추었다. 왠지 움직일 수 없었다. 아마도, 나와 마주친 그 눈 때문에. 나와 대략 5초 정도 눈을 마주하고 있었나, 그 아이는 나를 향해 눈이 초승달이 되도록 웃어보였다. 웃을 때 생기는 팔자주름은 밉지 않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은 나와 저 아이 뿐인 듯 했다. 수능이 백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이 시기에 농땡이라니. 싱글벙글 웃는 그 표정을 보고 있자니, 압박감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나와 눈을 마주한 채 말없이 웃으며 저 나름대로 노는 것일 저 아이는, 수업 시간에 밥 먹듯이 잠을 자고, 자습 시간 또한 공부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면서도 성적은 늘 최상위권에 머무는, 전교생들의 선망의 대상인 오세훈이다.



01



하루종일 공부에 찌들어 노곤해진 반 아이들은 서로 인사 한 마디 없이 가방만을 챙겨들고 교실을 나섰다. 버스 끊길 걱정은 안 해도 됐던 지라 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한 템포 느리게 가방을 싸고, 한 템포 느리게 가방을 멨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눈이 마주쳤다. 물론 그 상대는 또 오세훈이었다.


"막차 놓쳐도 괜찮아?"

"아…. 나 버스 안 타."

"그래? 나돈데."


예기치 못한 오세훈과의 대화에 잠시 멍해졌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그를 알고 있었음에도 처음 나눠보는 대화였기에 더욱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어… 그래."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 해 그냥 그래, 하고 짧게 대답했다. 얼떨결에 오세훈과 같이 교실을 나와 같이 길을 걷고 있었다. 걷는 도중 딱 한 번, 정말 딱 한 번 힐끔 그를 쳐다보았는데, 오세훈은 뭐가 그리도 좋은 것인지 아직까지도 웃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덕에 그를 쳐다보았던 아주 짧은 그 찰나에 오세훈과 눈이 마주쳐버렸다. 황급히 눈을 피한 것이 혹 그의 눈에 이상하게 비추어질까 그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왜?"

"뭐가?"


오세훈은 정말 모른다는 듯이 얼굴에 물음표가 그려진 표정까지 띠워가며 나를 쳐다보았다. 아니, 계속 쳐다보길래…. 아주 작은 내 목소리에 그제야 오세훈이 아아, 하고 탄식을 내뱉었다.


"신기해서."


신기해? 뭐가, 내가? 내 어디가? 그런 생각을 할 즈음, 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는데도 오세훈은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아챈 것인지 질문을 하기도 전에 너 말고, 라며 미리 대답을 해 주었다. 그것보다도, 내가 신기한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신기하다는 것인지, 나는 알 길이 없었다.


"내가 신기해서."

"……어?"

"널 보고 있는 내가 신기해서."


도무지 알 수 없는 말들 뿐이었다. 날 보는 오세훈 자신이 신기해서 나를 쳐다본다니. 오늘 처음 들어 본 약간은 가느다란 목소리로 내뱉은, 뜻을 좀 잡을 수 없는 그 요모한 말 한 마디는 내 뇌리 깊은 곳에 박혔다. 큐피드의 화살보다 더 독한 것이었다, 그것은. 오세훈을 향해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에 잠겨 있던 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큐피드의 화살은 맞으면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 아니었다? 속으로 나는 정정했다. 독약보다 더 독한 것, 이라고. 내가 그러고 있는 사이 내 눈앞에 불쑥 나타난 휴대폰에 놀란 나는 오세훈을 쳐다보았다. …번호 달라고. 나는 아차 싶어 황급히 오세훈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내어 왔다. 다 누른 11자리 숫자들 중 틀린 것은 없는지 눈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하고서는 오세훈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었다.


"근데 너 집에 안 가?"


휴대폰을 돌려받고 내 번호를 저장중인 듯한 오세훈이 휴대폰을 만지며 내게 물었다. 그 말에 무슨 소리인가 싶어 주위를 둘러 보았으나, 이곳은 내가 살고 있는 그 동네가 맞았다. 나는 오세훈에게 되물었다.


"이리로 쭉 가면 우리 집 맞는데. 그러는 너야말로 집에 안 가?"

"우리 집도 그쪽인데."


오세훈이 내가 가리킨 쪽을 보며 말했다. 동네 슈퍼나 골목길을 몇 번이고 오가면서 그와 마주친 기억은 없는데, 오세훈의 집과 우리 집이 이렇게 가까웠구나, 싶었다. 오세훈과 나의 발길은 다르긴 해도 몇 걸음 차이 나지 않는 거리에서 멈추었다. 단순히 같은 동네라고 생각했건만, 심지어 옆집이라니. 어……. 두 입에서 동시에 작은 탄식이 터져나왔다.


"옆집이구나. 몰랐네."

"혹시 이사… 왔어?"


내가 이곳에 살게 된 이래로 누군가 옆집에 이사를 온 기억은 없음에도 혹시나 하고 물었지만 역시나 대답은 노였다. 여기 산지 꽤 됐는데, 하는 오세훈의 대답이 들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근처에서 그를 본 적이 없다. 하다못해 등하굣길에라도 한 두 번 쯤 마주쳤을 법도 한데. 오세훈은 졸린 듯 하품을 하며 내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졸리다. 먼저 들어갈게, 내일 보자."


그러고는 씨익 웃는 그 모습에 나는 잠시, 아주 잠시 넋이 나갔었다. 집 안으로 들어간 그를 보고, 나도 곧바로 집에 들어왔다. 불빛 하나 없는 집 안은 캄캄했다.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엄마와 둘이 같이 살던 차에, 엄마마저도 갑자기 집을 나가버렸다. 그것이 벌써 3년이나 된 일인데, 집에 불이 켜져 있을리 만무했다. 그래도 엄마가 떠날 때 두고 간 통장으로 다달이 돈이 들어오는 덕에 생활비 걱정은 필요치 않았다. 2층짜리 집은 혼자 살기에는 너무나도 넓다는 것이 유일한 문제라면 문제였다. 넓다는 것보다는 외롭다는 것이 더 어울리기는 하겠지만. 1층 거실에 불을 켜고 2층에 자리잡은 내 방 문고리를 돌리자, 커튼이 쳐진 창 밖으로 환한 빛이 새어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커튼을 살짝 들추어 보니, 옷가지를 챙기는 오세훈이 보였다. 사생활을 엿볼 수 있을만큼 옆집이 가까웠던가. 조용히 다시 커튼을 내려놓으려는데, 오세훈과 눈이 마주친 나는 메두사와 눈이 마주친 것 마냥 온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나를 보며 환하게 웃는 오세훈에, 나도 살짝 웃어주고는 재빨리 커튼을 내 손에서 놓아버렸다. 내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알 수 있었다. 나의 웃음은 필시 얼굴에 경련이라도 일어난 듯한 어색한 웃음이었으리라. 나는 이유모를 걱정을 하며 잠에 들 준비를 했다.







-







1화 연재 완료!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도 많이 사랑해주세요ㅠㅠ!♥


[EXO/세종]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01 | 인스티즈

[EXO/세종]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01 | 인스티즈


막간을 이용한 세종 떡밥 투척

아 김종인 진심 귀엽다.. 이런 케미덩어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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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기!방!기!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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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워후일등입니당ㅎㅎㅎㅎ우와새로오신다던세종은학원물이군요!!와학원물이라니...내사랑....역시쇼콜라님은내취향을너무잘알아..신알신한번더하고싶은데이미해놨네욤...괜찮아여.쇼콜라님제댓글기다리고있는거다알아요그니까빨리보고싶었다고댓글다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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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봉 쇼콜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고싶었어요ㅠㅠㅠㅠㅠ일빠로 댓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매일 신기방기님 취향저격을 하는 것은 의도한것입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헤헷데헷예헷! 이번 작품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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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아아 ㅠㅠㅠㅠㅠㅠㅠ 학원물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 뭔가 신비로운 분위기의 세훈이네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암호닉 신청 했었나요? 안 했으면 [석류]로 하겠습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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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봉 쇼콜라
암호닉 신청 감사합니다, 석류님! 세훈이 초반 설정이 좀 그런 몽환적인 느낌이지만 뭔가 갈수록 그냥 평범한 아이가 되어가는것같은기분이에요..ㅎㅎㅎ..아무튼 감사드립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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