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전쟁
w.프롬뷔
"혹시 죽고싶어요?"
"무례한 것도 성격이에요."
"담배도 꼭 죽어라 피길래."
"오지랖 넓은 거, 되게 나쁜 버릇이고."
"죽지 말고 살아요."
"숨 쉬는 것보다 더 자주 불행하면 숨도 쉬기 싫어지는 날이 오겠죠."
"사는게 좆같다고 다 죽으란 법은 없으니까. 죽고싶지 않아도 죽게되는 날이 올겁니다, 머지않아."
01
"그만해."
"뭐?"
"야, 소림아 여주님이 그만 좀 하시라는데? 너한테 한 짓 반성은 하고 있는거 맞냐 얘?"
"얘들아, 나 진짜 괜찮아. 사실 따지고 보면 전부 여주 탓은 아니잖아. 나 괜찮아 그러지마."
"그래, 그만하자 재미없다 이제."
보통 이렇게 끝나던가. 착한 주인공을 괴롭힌 죄로 공개 처형 당하는 나쁜 년, 의리 있고 멋있는 친구들이 날리는 사이다 장면, 그 속의 예쁘고 뽀얀 공주님 그리고 그런 그녀의 옆을 지키는 완벽한 남자친구. 아쉽게도 주인공은 공주님이 아니라 그 나쁜 년이라, 전지적 1인칭 시점으로 돌아가 다시 설명되어지겠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불쌍한 여주인공, 그를 괴롭히는 악의 무리들, 그 속에서 착한 척 무서운 웃음을 띠고 있는 나쁜 년, 이 일을 만든 장본인인 주제에 뻔뻔하게 웃고있는 씹새끼. 다시 쓰는 이 소설의 남주인공은 무려 7명이 등장하는데, 아니다 그 일곱명이 나타나면서 소설이 다시 쓰여졌다고 해야하나.
… 설명하기 너무 길다. 다음 장면으로 넘겨버리자.
"놔."
"생각보다 도도하네. 쟤네 앞에서도 그렇게 좀 하지."
"김태형."
"오우, 기억력도 좋으시고."
"재밌냐?"
"뭐 어떤거? 너 왕따 당하는거, 아님 백마 탄 왕자님 행세하는거?"
"… 가라. 병도 보다시피 잘 받았고 약도 받아줬으니까 엮이지 말자 앞으로."
그래, 그만하자 재미없다 이제. 유소림 옆에서 가만히 구경만 하다가 제멋대로 맥을 끊고는 내 손을 덥썩 잡고 끌고와 옷을 털어주는 김태형에 짜증이 날대로 났지만 화낼 힘도 의지도 딱히 없어 눈커풀을 힘겹게 들어 그를 한 번 보고는 돌아섰다. 지겹다, 이 학교에 있는 모든것들. 태형은 그저 돌아선 저가 뭘 잘못했냐는 듯 어깨를 으쓱여 보이고는 제 교실로 들어갈 뿐이었다.
"누나, 기다렸잖아요. 어디 갔다왔어요. 옷은 왜 그래요, 걔네가 또 그랬어요?"
"미안해."
"네? 뭐가요?"
"그냥. 내가 다 미안하니까 조용히 좀 있어달라고."
옆에서 칭얼대는 정국에 말 없이 창 밖을 바라보면 점심 시간이 채 끝나지 않은 시간이라 운동장에 사람이 많다. 왜 섞이지 못했을까. 나도 한때는 저 속의 사람들 중 하나였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 복학, 전학, 김태형, 교내 스캔들 … 대체 뭐가 어디부터 잘못된거야. 후두둑, 눈물이 떨어지자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 하는 정국의 모습이 흐리게 보였다가 선명해졌다가 한다. 캔디처럼 다부진 여주인공은 또 못돼서 생각의 끝에는 눈물부터 쏟아졌다. 아직 혼자가 서러운 어리고 여린 여자 아이였다.
"아씨, 왜 울어요. 이소림이 많이 괴롭혀요? 아님 김태형?"
"모르는 척 좀 해 멍청아."
"어떻게 그래요. 누나가 울면 내 마음이 아픈데."
"그딴 오글거리는 대사 아무렇지 않게 치지 말고."
정국이 책상 밑으로 주먹을 세게 말아쥔다. 애초에 저가 찜해둔 것에 태형이 와서 모든 걸 망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를 위해 정국의 승부욕을 건들여본거라고 생각했다. 이 쯤 되면 것도 아니었다. 뭔가 속셈이 있는거지. 태형이 이런 식으로 돌발 행동을 할 때면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고, 열 길 사람 속은 알아도 한 길 태형 속은 알 수가 없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어디에도 없으며 동시에 어디에나 있구나. 태형이 혀로 사탕을 굴리며 가사를 읊조린다. 여주를 떠올리는 태형의 입가에는 흥미로운 미소가 가득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먹잇감 선택을 너무 잘했잖아. 나름 귀엽고, 재밌어. 너무 착하지 않아서 오히려 편하면서 또 돌아서면 앙칼지게 구는걸 받아주는게 요즘 최고의 즐거움 아니겠냐고.
샐리의 법칙. 태형의 주위에는 항상 행운이 줄줄이 따랐다. 단숨에 호감을 사는 수려한 외모, 대충 걸쳐도 태가 나는 몸, 제게 환심을 사려 노력하는 사람들. 태형이 가진 것 중에는 굳이 애써서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안겨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떠올려보자면 노래방을 가도 태형이 들어가는 방에는 시간이 가득 남아있었고 길가다가 배고파 들어간 집은 곧 유명 연예인이 먹고 가 세시간씩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는 맛집이 되었으며, 친구 따라 간 강가에서 졸고 있다가 급하게 올린 낚싯줄에도 꽤나 값나가는 물고기가 따라올라왔다. 물론 이건 아주아주 사소한 에피소드고, 로또 스포츠복권 했다하면 꽝이란 글씨를 본 적이 없을 뿐더러 친구가 하는 토토에 왼쪽 오른쪽만 골라줬을 뿐인데 빕스를 사줬다 하는 카더라 통신까지 합치면 오늘 밤을 꼴딱 새버릴 것이다. 그것을 모두 재치고 요즘 태형이 가장 고맙게 생각하는 행운이 바로 김여주라 이 말을 하려고 서론이 길었다.
문자왔숑. 문자가 도착함과 동시에 걸려오는 전화에 노래가 끊겨버리자 아쉬운듯 쩝, 하고는 사탕을 볼 안쪽으로 밀어넣고 휴대폰을 꺼낸다. 김남준. 하나, 둘, 셋. 마음 속으로 셋까지 세고는 장난스러운 투로 전화를 받는다.
"자기세요?"
[김태형, 집에 언제와.]
"학교를 마쳐야 가지요. 자기, 나 보고싶어?"
[어. 오늘 자리났다고 해서 이사했으니까 마치고 이리로 와.]
"이리가 어딘데?"
[걔 옆 집.]
"아, 왜. 내가 먼저 작업 쳤잖아. 이러기야?"
[넌 단독 행동 금지야 임마. 아무튼 알아서 잘 찾아와라. 바빠 끊어.]
뚜뚜뚜- 끊겨버린 전화에 태형이 헛웃음을 치고는 휴대폰을 책상위로 던지듯 놓는다. 뭐야 존나 지멋대로야 대빵이.
"뭐래?"
"뭐라긴 뭘 뭐래. 마음에 안들어도 별 수 있겠냐 이미 이사했다는데."
지민이 맞는 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형, 장 보러 언제가? 콜라만 가득채워진 냉장고에 지민이 인상을 찌푸리며 남준을 쳐다보자 남준이 머리를 긁적인다. 미안, 배달 시켜먹자. 일단 모여봐.
남준의 호출에 그제야 각자 방에서 스멀스멀 기어나와 학교 간 태형과 정국을 제외한 다섯 남자가 식탁에 모여앉는다. 머리를 맞대고 집중하고 있는 사진 속에는 너무 당연해서 미안하게도 여주가 종이 가득 차 있었다. 사진 한장에 시장통 마냥 정신없어진 그들의 말을 정리해보면 윤기만큼이나 하얀 피부에 새까만 단발 머리를 한 미모의 여자가 백설 공주라기에는 생긴 것이 좀 차갑고 마녀라기엔 공주보다 더 눈에 띌 것 같이 매력적이었다.
"예쁘다."
"얘가 김태형이 말한 걔야?"
"와, 김태형 양심 없네."
"어? 뭐야. 태형이라고? 정국이가 아니고?"
"뭔 소리야. 갑자기 분위기 전정국?"
"다른 사람인가. 맞는데, 정국이랑 톡하던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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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소개만 올려놓고 늦게 왔네
내용 짧아서 미안해요, 오랫동안 생각한만큼 짧게 짧게 천천히 가고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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