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인물아님)
벌써 일 년이 지났어.
당신 많이 보고 싶었어.
언제나 어릴 것 같던 딸은 결혼하겠다고 남자를 데리고 왔어.
말끔한 차림새와 잘 어울리는 모양새.
두 사람 참 예쁜 연인이더군.
나와 결혼하겠다던 다섯 살 딸아이는
이제 없다는 걸 실감했어.
뭐라고 멋진 말. 해주고 싶었지만
나이 먹고, 헛소리할까 봐 꾹 참았어.
당신이 가르쳐준 된장국은
아무리 해도 당신 손맛이 안 나.
당신이 가르쳐준 빨래하는 법.
아무리 해도 얼룩이 잘 안 빠져.
자꾸만 식사를 거른다며
딸내미가 화를 내기 시작했어.
이제는 못 챙겨준다며
이제는 잘 못 온다며
그냥 모른 척 웃었지만
아직도 당신이 있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같이
밥 먹으려고 식탁에서 기다리오.
당신이 가르쳐준 걸레질도
아무리 해도 먼지가 쌓여.
당신이 가르쳐준 바느질도
아무리 해도 손만 찔리오.
당신 없는 방 어느 정도 익숙해졌어.
이제는 텅 빈 방에 당신 이름 부르지 않아.
걱정 말아. 걱정 마. 딸도 시집보냈으니.
이제는 당신 흉내 더 잘 내보겠소.
언제 또 놀러 오겠네.
내가 그리워도 참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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