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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너는 나의 봄이다 prologue | 인스티즈

세훈아 너는 나의 봄이고, 치유고, 미소고, 내 마음이었다.
아니, 봄이고, 치유고, 미소고, 마음이다.

왜 내 인생은 비극일까, 왜 내 행복은 없는 걸까. 세훈이를 잃고 난 후 나는 없다.
특히 오늘 같은 날엔 더욱 세훈이가 보고 싶다. 세훈이는 겨울을 싫어했다. 그래, 너는 겨울을 싫어했지.
겨울은 너무 춥다며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고, 벚꽃을 보러 가자며 환하게 웃던 너는 액자에서만 환하게 웃고 있다.
괜찮다가도 자꾸 생각이 난다. 세훈이가 내 이름을 부른지 2년이나 되었는데 나는 자꾸 세훈이가 생각난다.
세훈이가 생각날 때면 내 마음은 저 발끝까지 뚝.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다. 와하하, 크게 웃다가도 세훈이가 생각나면 금방 입꼬리와 함께 어깨가 축 늘어진다.

나는 오늘도 전공 책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싱그럽게 자란 무성한 나뭇잎이 잔뜩 있는 대학교 안에서 미소를 띠며 걷고 있다.
세훈아, 날씨 좋지? 나도 좋다. 놀러 가고 싶다. 따뜻해지면 너는 좋아하지만 나는 싫어하는 놀이공원에 가주기로 약속 했잖아.


-

"여보세요?"
"여보세요?"
"따라 하지 마, 오세훈"
"따라 하지 마, 오세훈"
"너 자꾸 그러면 놀이 공원-"
"알았어 알았어. 안 하면 되잖아, 까칠해 우리 자기."
"뭘 까칠해, 왜 전화했어?"
"꼭 용건 있어야 전화하는 그런 사이인가. 보고ㅅ"
"아닌 거 다 알아. 아딸."
"오- 사실 나도 아딸 먹고 싶었는데"
"근데 왜 아딸 먹겠다고 안 했어"
"네가 먹고 싶은 게 더 맛있으니까"
"참나, 2시에 만나"
"응 자기. 자기가 먼저 끊어"
"싫어. 네가 먼저 끊어"
"그래 그럼. 하나 둘 셋 하면 끊는 거다?"
"하나"
"둘"
"셋"
"아 왜 안 끊어!"
"너야말로"
"그럼 이번엔 내가 먼저 끊을 테니까 다음엔 네가 먼저 끊어야 돼!"
"알았다니까"


우리의 전화 패턴은 항상 이런 식이다. 먼저 끊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는 그걸 오세훈한테 말했더니, 자기도 이제 제가 먼저 끊는 단다. 우리는 한 몸이라나 뭐라나.
그러나 그 말은 지켜진 적이 몇 번 없다. 그래서 우리의 전화는 항상 오세훈의 저 말로 끝이 난다. 아침에 전화했을 때도 다음엔 내가 먼저 끊어야 된다고 했었는데.
세훈이는 나한테 항상 져줬다. 아무리 내가 잘못한 게 있어도 세훈이는 나 때문에 마음이 타들어가면, 고개를 숙여 미소를 띤 깊은 한숨을 한번 푹, 내쉬고 혀로 입술을 축인 뒤
고개를 들 때는 항상 환한 웃음으로 나와 마주해 부스스 웃고는 내 양 볼을 제 큰 손으로 잡으며 그러면 안 돼.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러니 내 버릇이 나빠져 너한테 항상 툴툴대고 틱틱 대고, 나쁜 말도 많이 하지. 미련하게.
세훈이의 말버릇은 아, 행복하다.였다. 제 말로는 진심으로 행복해서 하는 말이라는데 내 귀에는 그저 귀 딱지가 앉을 만큼 수 백 번도 더 들은 너의 아, 행복하다.였다.
나와 손을 잡아도 행복하다. 나를 꼭 안을 때도 행복하다. 밥을 먹을 때도 행복하다. 나와 뜨거운 밤을 보낼 때도, 아, 행복하다.

내가 좋아하는 푸른색 셔츠를 입고 온 날, 색깔도 연하게 푸른색이라 예쁜데, 단추가 짙은 갈색이라 더 예쁘다. 세훈이랑 너무 잘 어울려.

"오늘 내가 좋아하는 옷 입고 왔네?"
"오늘 예쁘네-."
"맨날 그 말이야."
"맨날 예쁜데 어떡해."
"아 좀 놔, 어떻게 맨날 만나도 맨날 껴안아,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욕하잖아"
"네가 하는 욕도 듣는데 남이 하는 욕은 못 듣겠어? 오늘 파스타 먹으러 갈래?"
"응. 크림 파스타 먹고 싶다."
"가자, 네가 좋아하는 새우 크림 파스타."

매일 똑같은 얼굴에 똑같은 화장에 옷만 바뀌는데도 세훈이는 항상 날 보고 놀라며 얘기를 했다.
오늘 예쁘네-.
특유의 사랑스럽다는, 뿌듯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날 꼭 안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고 욕하겠어, 하며 살짝 힘을 주어 빼 내려고 해도
나도 남자야.라는 듯이 날 더 꽉 안는다. 싫진 않았다. 그 추운 날씨에 따뜻했던 우리 둘, 봄 같던 우리 둘.

 

그렇게 나는 항상 과제를 하려고 간 카페에서 오늘도 턱을 괴어 눈에 초점도 없애고 남이 보기엔 어디 좀 모자라나, 할 정도로 심취해서 회상한다.
나름 설렜던 일이 있으면 작게 킥킥대면서, 부끄러운 일이 있으면 나 혼자 볼을 붉히고 고개를 숙이면서, 잘생겼던 얼굴을 다시 눈, 코, 입 하나하나 떼어 생각해보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기분 좋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똑똑.'

내 테이블을 치는 소리에 급하게 들어온 눈에 초점이 들어옴과 동시에 조심스러운 표정의 귀여운 남자와 벌써 어둑해진 밖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 미쳤어. 과제도 안 했는데.

"어, 어! 죄송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괜찮아요."

남자가 기분 좋게 생긋 웃고 마저 청소를 하러 간다. 생글생글하게 생겨서 웃음도 그에 맞게 순둥하니 예쁘다. 열심히 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우리 세훈이도 웃을 땐 진짜 예뻤는데, 차가운 인상이었지만.

그렇게 또 세훈이 생각을 하며 가방을 들고 나왔다. 낮엔 무지하게 덥지만 해가 지니까 선선하네, 음.
공기가 그렇게 좋지 않은 서울 한복판이지만 기분 좋은 바람에 숨을 크게 들이쉬었는데 바로 옆에서 클락션이 울린다.
혹시 나한테 그런 건가, 옆을 돌아보니 아까 그 알바생이 왜..

"여기, 손님 지갑 놓고 가셔서요."
"아, 고맙습니다.."
"혹시 집이 어디세요?"
"어.. 저 ㅇㅇ아파트요."
"저 그 바로 옆인데! 태워드릴게요 타세요."

다른 남자였으면 처음 보는 남자가.. 하고 의심부터 했겠지만 이 남자는 뭔가 의심이 가지 않았다. 그래도 미안한 마음에 아니에요!하고 손사래를 쳤다.

"아아~ 타세요. 아, 저 나쁜 그런 사람 아닙니다."

조용해 보였던 사람이 아아~하며 애원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오랜만인 설렘에 차 문을 살짝 열어 탔다.

아마, 그때가 내 두 번째 사랑의 첫 만남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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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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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ㅠㅠㅠㅠ작가님 분위기 짱 ㅠㅠㅠㅠ!! 다음편 완전 기대되요 ~! ㅠㅠㅠㅠ 잘보고가요 작가님 ~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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