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의 남편, 최고의 사업 파트너, 김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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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와."
"응."
"사랑해."
"고마워."
오늘도 내 목 언저리에 제 입을 맞추고 얼굴을 파 묻으며 숨결로 나를 간질이는 그이다. 잘 다녀오라는 내 말에 응. 하는 시시콜콜한 대답을 하고, 사랑해. 하는 나의 고백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너의 행동은 그야 말로 언행불일치였다.
나의 배웅 탓에 구두를 꺾어 신은 너는 신발을 다시 바로 신고 커다란 현관을 나섰다.
달칵-
문이 닫히는 소리가 커다란 이 집안 안에 울려 퍼졌다.
주위를 둘러 보니 오직 나 홀로 뿐이다. 도우미 아주머니 두 세 명을 제외하고는 이 집안에 살아 숨 쉬는 생명체라곤 없다. 모래 먼지 흩날리는 사막 한 가운데 있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새삼 외로움이란 걸 절감하게 된다.
이 집도, 집을 벗어나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번화가들도. 전부 김준면의 아버지가 거느리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대기업 '태성 그룹'과 무관한 것이 하나도 없을 터이니, 태성은 모든 이에게 어마어마했다. 고층 빌딩 꼭대기 회장실 창문 밑으로 내려다 보이는 32개의 계열사들, 수 많은 화폐와 억 단위의 거래들. 준면과 가까이 하기만 하면 돈 냄새가 풍기는 착각을 일게 하는 것이 그럴듯 하기도.
태성을 뒤이을 정도의 그룹 회장의 딸로 자란 나는 아버지의 강요에 김준면과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게 바로 화근이었다. 내게 좆같은 결혼생활을 안겨준 장본인들.
사람들의 많은 사랑과 많은 관심과 애정만을 알게 하던 내게 처음으로 사람의 냉기와 의미 없는 사랑이란 걸 알게 한….
사랑했다, 사랑한다.
김준면을.
그래서 나도 결심 했다. 이 집안에서 김준면 사랑을 못 받을 바엔 몰락이란 말로를 보게 하겠다고.
스물 일곱, 봄 향기에 취해 정신이 팔려있던 나는 향기가 나지 않은 꽃이 피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 줄도 모르고 그 봄을 다 보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의 남편, 최고의 사업 파트너, 김준면.
"내일부터 다시 회사 나가려고."
"자기 회사? 아님 우리 회사?"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 당신 회사가 우리 회사고 우리 회사가 당신 회사지."
"나가지 말지."
"이렇게 넓은 집에 나 홀로 짱박혀 있으면 뭐 해, 김준면 아내라고 알아 주는 사람도 없는데."
"여보."
"응."
사랑하지 않으면서 여보자기 하는 김준면의 그 입이 소름 돋을만큼 역겹다. 젓가락 한 짝이 서로 마찰되는 소리만이 정적을 가득 채운다.
"준형이 조만간 설렁탕 한 그릇 비우고 올 것 같던데."
"…."
김준형. 김준면의 사촌 동생이었다. 그 잘나신 몸이 검찰 출두까지 하신다니 안 봐도 딱 뻔하지, 주가 조작 아니면 횡령. 여보, 내가 검찰청장인 삼촌 둬서 참 고맙지? 그러면 김준면은 대답한다. 응, 그래서 니가 좋아.
"당신 요즘 여자 생긴 거 같더라."
"그런 거 없어."
"임현주…, 였던가?"
"없대도, 그런 인간."
"나도 당신 친구들 좀 소개시켜줘,
결혼식날 보니까 다들 훤칠하던데."
"…."
"당신 외박하는 날이면 나도 재미 좀 보려구."
내 말에 무섭게 도끼눈을 뜨는 그이다. 그 눈빛에 숨이 막혀 죽을 것만같아 나는 묵언을 지속시켰다.
자주 외박 해, 나도 요즘 밖에서 다른 남자랑 노니까.
끝내 뱉지 못한 말을 속으로 몇 번이고 곱씹으며 나는 나를 죽일 듯 노려보는 그 눈빛에 맞섰다.
"왜, 국 좀 더 줘?"
"아니, 그냥 하고 싶은 얘기가 생겨서."
"하세요, 그 얘기."
"다른 남자랑 정말로 정분나는 날에는 다리몽둥이 분질러 버릴 거니까 그렇게 알라고."
피식피식 자꾸만 새어나오는 웃음에 숟가락을 가만히 잡고만 있을 뿐이었다. 주둥이로 당하는 집착은 이런 느낌이구나. 반도 못 비운 밥그릇을 뒤로한채 그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식탁을 등지고 서재로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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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면이로 리메이크해서 쓸 거구요, 6화까진 내용이 똑같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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