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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703l 1

 

 

리얼물 조각

 

 

우현

 


난 불 꺼진 방구석에 앉아 문틈을 따라 그어진 하얀 빛줄기를 바라보며 결혼은 누구도 행복할 수 없도록 계획된 악당의 간사한 음모가 틀림없다는 내 나름의 추측을 곱씹곤 했다.

 


내가 아주 어렸을 적부터 우리집엔 분쟁이 끊이질 않았다. 내 나이 여섯살 때부터는 부모님의 분쟁에 기폭제가 될만한 작은 씨알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고 터질만한 타이밍을 본능적으로 눈치 채 애꿎은 언질을 예방하기 위해 조용히 방에 들어가 숨어있었다. 주로 애용하던 방은 거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비교적 방음이 잘 되던 쪽방이었는데 이따금 타협점을 찾지 못해 싸움이 장기전이 될 때에는 그 방에 틀어박혀 길고 지루한 시간을 나만의 명상 시간으로 활용하곤 했다. 또는 품고있던 고민을 꺼내들어 생각에 잠기기도 했는데 주로 하던 고민은 엄마아빠는 저렇게 서로를 싫어하면서 왜 떨어져 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물음의 해답은 생각보다 쉬웠다. 엄마아빠는 서로를 싫어하지만 나는 좋아했다. 많지 않던 휴전의 기간동안 보여주던 두 분의 애정어린 말투와 눈빛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부모님은 날 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집을 드나들던 것이었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난 이 문제가 떨어져 사는 걸로 해결을 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내 몸을 둘로 나눌 수는 없는 거니까. 맘 같아서는 이 한몸을 둘로 나눠서라도 두분에게 행복을 주고 싶었지만, 난 그저 해결 방안이 없음에 안타까워하며 고민을 깔끔히 접어 머릿속에서 지웠다. 하지만 이 고민에서 발전된 더 골치아픈 문제가 머릿속을 헤집어 날 곤란하게 만들었다.


두 분은 날 사랑하신다면서 왜 내 사정은 봐주지 않는 걸까?


솔직히 난 두 분이 싸우는 게 정말 싫었다. 소리지르고 우는 소리로 시끄러운 것도 싫었지만 사정을 모르는 내가 엄마의 슬픔을 위로해 줄 수 없다는 게 더 싫었다. 만약 부모님이 뭣 때문에 싸우는 건지 알 수 있다면 난 능력이 닿는 데까지 해결점을 찾기위해 뛰어다닐 의향이 충분하고도 차고 넘쳤다. 날 사랑하면서도 방치하는 부모님의 모순된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이번엔 꽤 오랜시간 고민을 해야 했다. 혼자서 생각하는 게 많이 힘들었지만 나름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내긴 했다. 두 분은 어쩔수 없이 싸워야만 하는 어떤 숙명으로 묶여 있는 게 틀림없었다. 분쟁이 종식된 다음날 항상 울면서 나에게 사과하는 부모님을 보면 내가 싫어 일부러 괴롭히는 건 아닐테니, 약간 애매하지만 어느정도 아귀가 들어맞는 설명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실제로 엄마의 히스테리는 학창시절 이지매로 인한 대인기피증에서 발현된 숙명적인 상처의 흔적이었다. 부모님의 내밀한 사정을 알게 된 후에 난 두 분을 향한 애증의 감정을 지우고 그 속을 사랑과 동정심 그리고 수용범위가 무한대인 이해심으로 채웠다. 난 나에게 상처주는 부모님의 그 어떤 행동에도 놀라울 만큼의 이해심을 발휘하기로 다짐한 것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이해만 해야하는 상황이 되자 사그라들지 않을 부부싸움의 가능성은 정당화 되고 말았다. 싸움이 종결되고 행복한 가정 속에서 살고 싶다는 희망을 접어야 했다.


문제가 외부적으로 해결될 기미가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부터 난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킬 준비를 시작했다. 분쟁이 수반하는 불온한 기류에 휩쓸리지 않게 내 자아를 확실히 설정해야 했다. 아무도 심려하지 않을 내 안위를 관리하게 위해 흐트러짐 없이, 독하게 변해야 했다. 난 마음 속에 고속도로를 그리고 그 끝에 이루고 싶은 꿈을 설정해 놓았다. 난 꿈을 이루기 위한 중간과정을 치밀하게 계획해놓고 성공적으로 수행하기위해 바쁘게 뛰어다녔다. 쉴틈없이 몸을 혹사시킨 노력은 생각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날 목표지점 근처에 데려다 주었다. 앞으로 육개월 후에 나를 포함한 네명의 멤버가 5인조 그룹으로 데뷔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멀지 않은 종착지를 향하는 나의 길 옆에는 우회로 표식이 걸음마다 따라붙어 날 괴롭혔다. 언제부터 나타난 건지도 출처도 이유도 몰랐다. 그저 내 시야를 방해하며 끈질기게 나를 유혹했다. 표식을 따라 뻗은 길이 실제 우회로인지 낭떠러지로 이어진 갓길인지 확실하지 않아 불안감을 가지면서도 제 풀에 지쳐 들어서길 망설인 적도 있지만 곧 나타날 이상을 그려가며 참아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난 이 장애물을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다시금 고민에 빠져야만 했다. 회사에서 내려온 느닷없는 통보를 하달받은 후였다.


"너희 그룹에 성열이도 멤버로 영입될 거야."


미루고 미뤄둔 이성열이라는 우회로 표식을 지체말고 해결하라는 통보 같았다. 서둘러야 했다. 그 얘길 듣고나자 우회로의 존재는 급작스레 부피를 더해가며 길을 넓혀가고 있었다. 고속도로는 내 앞에서 둘로 나눠진 갈림길이 되어가고 있었다.


우회로는 여전히 어둠에 가려져 방향이 보이지 않았다. 녀석은 갈수록 나에게 위험한 존재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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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으로 끝나서 맘이 아프네요 흐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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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조각으로끝나지마ㅠㅠㅠㅠㅠㅠㅠㅈㅎ각으로끝나지말란말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뭐예여ㅠㅠㅠㅠㅠㅠㅠ이런금손피릿같으니라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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