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쫌 보지? 준면은 속으로만 몇 백번을 소리치고 있다. MT다 과제다 이것저것 걸리는 일들에 며칠만에 보는 얼굴인지. 그동안 연락도 잘 안돼 얼굴보기도 힘들어. 불안하면서도 또 세훈의 문자 한 통이면 그새 배실배실 웃었더라지 아마. 하지만 그건 준면만 그런거였는지 세훈은 카페로 들어오자마자 폰을 잡고는 고개를 들지 않고 있다. 사귄지 6개월 서로 얼굴을 맞대고 본 날을 계산하면 겨우 3개월정도나 될까. 연애경험도 별로 없고 먼저 고백하는 타입도 아닌 준면에게 먼저 다가온것은 세훈이였다. 그전부터 세훈과 눈이 마주치면 화들짝 놀라고 말을 더듬어가며 티를 낸 김준면도 한 몫했지만. 그렇게 시작한 연애는 준면이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쉽게 잠수를 탐과 동시에 저와의 연락도 잘 안되고 학교에서도 보기 힘들던 세훈은, 클럽에서 봤다는 목격담으로 그의 잠적을 확인할수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준면은 좋았다. 아까도 말했듯이 준면은 연애경험이 별로 없었다. 고등학교때 2명. 그걸로 끝이다. 마음에 드는 사람은 많았지만 먼저 다가가지 않고 그저 속으로만 끙끙거리다 놓친사람이 수도없이 많았다. 이런 준면에게 저와는 반대되는 성격과 잘생긴 외모로 한 눈에 빠진 오세훈이 먼저 다가와준건 절대 놓칠수없는 기회였다. 준면은 앞에 놓인 반도 다 먹지 못한 빙수가 녹아가는걸 보고있었다. 오자마자 폰을 잡고 고개를 들지 않는 세훈에 힘들게 얻어낸 '빙수 먹고싶어요' -귀찮음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라는 말에 얼른 자리에 일어나서 계산을 하러 갔었다. 먹고 싶다는 빙수를 들고 왔지만 정작 세훈은 입에 대지도 않고 준면 혼자 깰짝쨀짝 먹었다. 처음 빙수를 받아왔을때는 크고 둥그런 그릇에 봉긋이 솟아올라있는 아이스크림에 이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않아 점점 흐물흐물 녹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하얀 크림이 떠다니는 더러운 물이 그릇에 반쯤 찼다. 여전히 준면은 속으로는 '나 쫌 봐줘'를 외치고 있었다. 그런다고 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저의 속 마음에서 소리치는걸 듣지도 못한다는걸 알면서도 계속 소리치는 저가 웃겨 준면은 푸흐 웃었다. 왠지 모르게 저 자신이 불쌍해보였다. ♪ 그 사랑 참 어이없다 두 사람 지금 어디 있나? 시작한지 한두 달, 벌써 연애의 끝판 우리는 어디에 있나. 카페에 들려오는 노래에 준면은 생각해본다. 그나저나 우리가 이런걸 묻기에 깊은 사이였던가. 그때였다. 여태까지 저를 한번도 보지않던 세훈이 고개를 들며 저와 눈을 마주쳐 온다. 힘들게 보는 얼굴인 만큼 준면은 세훈을 보며 활짝 웃는다. "형, 우리 화장실가요." 활짝 웃던 준면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 지금 너의 그녀는 딱 보니까 쑥맥 마음은 널 향하는데 쑥쓰러워 숨네? 착한 애 같은데 상처 줄 생각 하지마 틈만 보이면 키스하려고 덤벼 들지마 빨리 그녀가 알고 싶어져? 쉽게 질릴 거 뻔하잖나? 넌 미쳤어 틈떨쳐버려 그놈의 애정결핍 저의 팔을 잡고 카페 화장실로 들어가는 세훈에 끌려가는 그 순간에도 준면의 귓속으로 노래 가사는 들어왔다. - 노래가 틀릴지는 모르겠지만 쌈디의 Where U At? 정말로 좋아하는 노래 안 들리신다면 꼭 찾아서 들어보세요.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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