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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Written By. 모모랑




3.



“ 기다려 줄꺼지?   

“ 알았다고. 세번째 얘기하는거야.”  

   


내일 지각하지말고, 이상 !” 이라는 말과 함께 오늘도 학교가 끝이났다. 언제나 그랬듯 역시나 텅빈 가방을 매고 녀석과 교실을 유유히 떠나려고 할 참에 너 오늘 당번이야.라는 반장의 말이 내 발길을 멈추게했다. 별수없이 가방을 다시 책상에 걸어 놓고는 한 손에 빗자루를 들었다. 팔짱을 끼고 날 쳐다만보고 있는 녀석이 얼마나 얄미운지...   


  

“ 세훈아, 허리 숙이고 쓸으려니까 코피가 다시 날것같애.    

“ 웃기지마.   

“ 진짜야. 콧속이 간질거리는데 곧 흐를것같아.   

“ ... ...이리내   


  

결려들었어! 가방을 책상에 툭 던지고는 손을 내게 뻗으며 성큼성큼 걸어온다. 원하는게 이거지? 라며 눈을 흘긴다. 응! 바로 이거였어! 라고 말하려다가 그냥 활짝 웃어넘겼다. 나와 함께 청소를 하는 당번 아이가 젖은 걸레 한장을 들고 교실로 들어왔다. 쓱쓱 힘 없이 바닥을 쓸고있는 녀석을 보며 기겁을 한다. 세훈이가 하고 싶데서..”내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지만, 믿지 않는 눈치다.   


  

“ 나 이거 시켜놓고 넌 노냐?   

“ 응? 아니..이거봐 나 칠판 닦잖아.   


  

허리를 숙일때 마다 슬쩍슬쩍 보이는 팬티 고무줄을 구경하고 있던 참에 홱 고개를 돌려 내게 버럭하는 녀석에게 내 시선이 얼마나 민망한 위치에 멈춰있었는지 들킬까봐 서둘려 칠판 닦이를 들며 닦는 시늉을 해보였다. 마지막 수업이 영어였던가. 못알아먹을 꼬부랑 글씨가 칠판 전체를 뒤덮고 있다. 에이, 냉큼 지워버려야지. 왜 저 높은데까지 써논거야. 짧은 키 덕에 아무리 까치발을 들고, 콩콩 뛰박질을 해도 닿지 않는다.   


  

어느 순간 뒤가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날 뒤에서 안고 내가 들고있던 칠판 지우개를 뺏어든다. 짧긴 진짜 짧네. 라면서. 도와줄거면 곱게 도와줄것이지. 잠깐이지만, 그래 아주 잠깐이지만 설레였다는건 비밀로 하고 싶다. 윽! 고맙다는 말이 좀 아프다? 팔꿈치로 녀석의 갈비뼈를 가격하니, 몸을 반쯤 구부리면서 고통을 호소한다. 세게 때리지도 않았는데 오버하기는.   


  

“ 저..다했으면 이제 집에..갈까?   


  

걸레로 바닥을 다 닦았는지, 검게 변한 걸레를 조심스럽게 쥔 당번 아이가 우리 눈치를 슬슬 보면서 말을 걸어온다. 녀석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빗자루를 청소함에 텅 던져두고, 자연스레 내 가방 까지 챙겨 나간다. 나가다가 한발짝 뒤로 걸어와서는


[EXO/세훈]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오세훈 03 | 인스티즈


“ 안가? ”   

“ 어?어...가! ”  



*  


  

우리집으로 향하는 길에는 언제나 같은 골목, 같은 자리에 매번 서있는 트럭 포장마차가 있다. 그 앞을 지나다닐때마다 얼마나 힘이들던지, 그 골목을 지나갈때면 녀석은 내 눈과 코를 막기 바빴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냉큼 달려들어 떡볶이를 몇일 못먹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먹어 댔을거다. 근데 오늘은 세훈이 나의 시각과 후각을 막는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허겁지겁 내 눈을 가리려던 녀석의 손을 탁 잡아 챘다. “ 세훈아, 안되겠어. 먹자! ” 내가 콩콩 발을 굴리며 말하자 한숨을 크게 내쉬는 녀석이다. “ 너 살찌면, 이제 못업어줘.”  그게 걱정이었구나. 몰랐네.   


  

“ 떡볶이 딱 1인분만 먹고 가자! 응? ”  

“ 나중에 후회하기 없다. 꼬장부리기만해. ”  

“ 응응! ”  


  

대답을 대충 하고 빨간 국물에 자글자글 끓고 있는 떡볶이를 휘젓고 계시는 아주머니께 달려가 “이거 1인분 주세요!” 가리키면 말을 하자 아주머니가 인자하게 웃으시며, 접시에 차곡차곡 넣어주신다. “ 학생, 많이 줬어” 이쑤시개를 두개 꽂아 세훈에게 넘겨준다. 접시가 바닥에 내려 오기도 전에 이쑤시개를 들어 떡 한개를 집어 입으로 곧장 밀어 넣었다.   


  

“ 앗. 뜨..거”  

“ 천천히 먹어. 안뺏어 먹어. ”  

“ 우하아..진짜 마씨쪄.. ”  

“ 너한테 맛없는게 뭐냐. ”  


  

얘가 얘가, 날 돼지 치급하네? 내가 아무리 안가리도 다 좋아한다지만 그런식으로 말하면 섭하지. 허겁지겁 오뎅과 떡을 한번에 입안에 넣고 첩첩 씹어먹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계속 내 심기를 건든다. “ 볼 터지겠다.” , “ 살쪄도 난 몰라.” , “ 뚱뚱해지면, 누가 널 데려가냐? ”  먹을땐 개도 안건드린다는데. 날 자꾸 건드리는 녀석의 정강이를 치려는 시늉을 하자 재빨리 저 다리를 뒤로 내뺀다. 미운녀석 떡하나 더준다고. 이쑤시개로 떡 한 조각 집어 녀석의 입에 쑤셔 넣으니 녀석의 입가에 소스가 덕지덕지 묻어버렸다.   


  

“ 풉, 너 얼굴에 소스 다 묻었다. ”  

“ 바보야, 넌 더 묻었어. ”   


  

아이, 창피해. 녀석이 엄지손으로 내 입술을 쓱 닦아 준다. 또 감동을 하네, 뭐하네 생각을 했겠지만, 지금 난 떡볶이 먹느라 정신이 없다. 정말 누가 쫒아오는것 마냥 열심히 집어 먹다가 흐악, 마지막 떡이 툭하고 바닥에 떨어져 버렸다. “ 흐아아..내 떠억.. ” 내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눈을 하고서 녀석을 올려다 봤다.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됐는지 나를 내려다 보다가   


  

[EXO/세훈]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오세훈 03 | 인스티즈


“ 야. 옷에 묻었잖아. ”  

“ 아니, 그게 아니고 떡이 떨어졌어. 세훈아. ”  

“ 옷보다 떡볶이가 먼저냐? ”  


  

응. 당연하지. “ 옷은 빨면 되지만, 떡은 못 주워 먹잖아. ” 라고 대답하자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든다. 내가 답답한 모양이다. “ 아주머니, 물티슈 있어요? ” 세훈이 아주머니께 묻자 아주머니가 뭉치로 된 물티슈를 턱하니 건네주신다. 쭈그려 앉아 교복 치마에 묻은 떡볶이 소스를 닦아주는 녀석. 근데 세훈아... “ 세훈아, 저 어묵이 나더러 먹어달래. 거부할 수 없어.”  보글보글 끓고있는 어묵을 가르키면서 말하자 소스를 닦던 녀석이 고개를 들며 “ 먹어라 먹어! ” 소리친다. 고마워.  


“ 순대까지 먹는다고 하면 화낼꺼지? ”  


  

*  

   


순대 못먹게 했다며, 집으로 향하는 내내 투덜투덜 거리는 내 짜증을 다 받아내 주던 녀석 더이상 못참겠던지 내 어깨를 감싸던 손에 힘이 빡들어간다. 아, 조용히 하란 소린가. 괜히 뻘쭘해져 입을 다물기로 했다. 화제를 돌려볼까 싶어 기억해 내고 싶지도 않을 만큼 민망했던 체육시간때 이야기를 꺼냈다.  



“ 세훈아, 아까 체육시간에 지수가 나한테 그랬다. ”  

그 여자애? 뭐라고 그랬는데? ”  

“ 너랑 사귀냐고. ”  

“ ...그래서? 뭐라고 했는데? ”  

“ 당연히!! 친구라고 그랬지! ”  

“ 그랬어? ”  

   


 녀석이 궁금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다가 당연히 친구라고 했다니까 내 시선을 피하고 앞을본다. 아주 미세했지만,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난 그냥 그런가 하고 말을 계속 이어갔다. “또 뭐라고 했냐면! 우리가 달달하데! 이 말은 처음 듣지? 그치!” 내가 신이나서 얘기하니깐 녀석도 입가에 웃음을 담는다. 난 저 미소가 좋더라.  

   


“ 이제 나 혼자 갈 수 있어! ”

“ 왜, 집 앞까지 데려다 줄게. ”

“ 여기서 집도 보이잖아. 간다? ”

“ 내일도 지각하기만해라. 안기다리고 먼저 가버릴테니깐. ”



녀석을 뒤로 하고 집쪽으로 뛰어가다가 현관문을 열기 직전 뒤를 돌아봤을때 녀석은 여전히 그 자리였다. 먼저가래도. 내가 손인사를 하자 녀석은 미소로 답했다.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교복을 벗어 던지고, 집에서 뒹굴기 최대한 좋은 옷차림을 갖춘 후 대충 손발을 씻고 나왔을때, 톡이 와있었다. [잠깐 나와.] 라는 녀석의 2분전 톡이었다. 뭐지, 삼선 슬리퍼를 질질 끌고 문을 열었을땐, 여전히 교복 차림인 세훈이 서있었다. 오른손엔 어울리지 않은 검은 봉지를 들고서 말이다.  

   


“ 뭐야? ”  

“ 살쪄도 나 책임 못져. ”  

“ ...응? ”  

“ 체하지 말고, 천천히 먹어라. ”  

   


내 손에 쥐어진 검은 봉투. 세훈은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저만치 뛰어간다. 녀석의 실루엣이 흐려질때 쯔음에 봉투를 열어보니, 여전히 따뜻한 순대가 곱게 포장 되어 있었다. 칫, 또 사람 감동시키네. 





*


새벽에 눈이 저절로 떠졌다. 속이 아프다. 그렇게 화장실을 몇번이나 들락날락했는지 모르겠다. 고통을 감수하면서 까지 속에 있던 모든것을 개워내도 답답함이 풀리지 않았다. 변기통 앞에 앉아 얼마나 울었는지, 손 하나 까딱할 힘 조차 남아있질 않았다. 집엔 아무도 없다. 부부 동반 제주도 여행을 가신다며, 신나게 공항으로 떠난 부모님이 오늘따라 밉게 느껴졌다. 화장실 부터 내 방까지 엉금엉금 기어가는데만 30분 정도 소요 됐던것 같다. 정확히 재본건 아니지만.   

  

   

 세..세훈아...     

“ 뭐야? 너 목소리 왜그래?      

“ 나..아픈것 같..애...흐앙     

   

  

내 몸을 당장 케어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끼기도 전에 핸드폰을 먼저 쥐어 들었다. 딱히 지금 당장 생각나는 사람도 오세훈 뿐이기도 하고, 세훈이 밖에 없기도 하고. 세훈에게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진즉에 접어뒀었다. 녀석이 사준 떡볶이며, 어묵 그리고 순대까지 먹다 체했다고 하면, 자신을 탓하며 힘들어 할게 분명하니깐. 그치만, 이러다 진짜 죽겠다는 생각에 1번을 길게 눌러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 나 체했나봐..      

“ 하아, 내가 너 그럴줄 알았다. 지금 당장 갈게. 눕지말고 앉아있어! 응?       

“ 응..빨리와. 세훈아..     

  


녀석의 말대로 침대를 등지고 최대한 등을 펴고 앉았다. 서러운 마음에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팅팅 부어서는 제대로 떠지질 않았다. 몇번이고 올라오려는 쓰디쓴 위액을 삼켜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속을 다 비웠는데도 덥수룩한 느낌이 왜 가시지 않는지 모르겠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띠리릭' 도어락이 풀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드디어 녀석이 왔나보다.    

  

   

녀석은 우리집 비밀번호를 알고있다. 내가 알려준건 결코 아니고, 우리 엄마가 알려준거다. 난 세훈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는걸 싫어했다. 녀석의 영역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생각됐는데 그것마져 허락되지 않다고 생각되서 였다. 그래서 세훈은 되도록이면 초인종을 누르고 내가 열어주기 만을 기다렸다. 내가 늦잠을 자더라도 말이다. 이번엔 어지간히도 급했던지 스스로 비밀번호를 누르고 녀석이 달려들어왔다. 내 이름을 부르면서.   

   

 

[EXO/세훈]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오세훈 03 | 인스티즈

“ 괜찮아? 병원가자, 택시 불러뒀어. 

“ 나..못 일어나..흐엉..나 아퍼.. 

 울지마, 나왔으니까 이제 괜찮아. 업힐 수 있겠어?    

  

   

내 눈물을 훔쳐내는 녀석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니 미세하다고 치기엔 조금 심하게 떨리고 있다. 애써 침착 해보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은듯하다. 평소보다 목소리가 한층 더 다운된 목소리로 내게 “ 미안해.. 라고 날 들쳐 업으면서 말했다. “ 내가 더 미안해..  녀석에게 업히며 내가 말했다. 울음섞인 내 목소리가 녀석에게 잘 닿았을지 모르겠다. 잔 전달되었으면 좋겠건만.

  

   

 응급실로 가주세요. 

 아이구야. 아가씨 많이 아픈가보네. 땀 좀 보소. ”

 아저씨, 빨리.. 천천히 좀 가주세요! 

  


그게 무슨말이야. 빨리 천천히가 어떻게 가는건데. 자신의 품을로 감싸안자 난 그대로 녀석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혼자 있을때는 그렇게 아프더니 누가 옆에 있으니 보다 마음이 편안 해지는게 속도 괜찮아 지는것 같았...“ 우웩 ”  이런, 아니었나봐. 순발력하난 뛰어난 녀석이 재빨리 손으로 받아낸다. 그러더니 자기가 입고 있던 남방을 벗어 내 입을 닦더니 받쳐주며, “ 괜찮아...괜찮아.. ” 라며 내 등을 토닥토닥 거려준다. 그게 왜이렇게 나를 안심시키던지. 

  


   


  

  

   

그렇게 난 정신을 잃었던것같다. 택시에서 내리기 전 까지만해도 얕은 정신줄을 희미하게나마 잡고 있었는데. 눈을 떴을땐 난 입원실에 누워 있었고, 옷은 병원복으로 이미 갈아입혀져 있었다. 손등엔 보기만해도 아찔한 바늘이 꽂혀져 있었고 “ 세훈아... ” 내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녀석을 흔적을 찾아보지만 찾을 수가 없다. 날 두고 갈 애가 아닌데. 몸도 괜찮겠다 싶어 직접 찾아나설 마음에 침대에서 일어나려는데   

  


“ 왜 어디가게?    

 어디 갔다와. 찾았잖아.     

 입원 수속 밟고왔지. 몸은?    

 말짱해! 흐흐    

“ 웃음이 나와? 사람 반 미치게해놓고? ”   

  

  

한두번 듣는 오글거리는 말도 아닌데 왜 얼굴에 화기가 돋는지 모르겠다. 왼쪽 가슴 언저리가 뜨끈 거리는것같기도하고. 몸이 안좋아서 그러는걸꺼야 “ 나..나 누울래!  허겁지겁 이불을 찾아 끌어다 턱까지 덮고 누웠다. 내 행동이 조금 수상했는지 내게로 뚜벅 걸어와 이마에 손을 짚는다. “ 말짱하다며? ” 이불을 살짝 걷어내며 묻자 녀석의 얼굴이 꽤 가까이 있다. 미친게 분명하지. “ 그..그냥 조금 피곤해.” 라며 이불을 쓱 끌어올려 이번엔 얼굴을 덮었다. 분명 얼굴이 새빨게져있을테니깐.



' 말짱은 한데 다른 곳이 이상한것 같아. 왜 그러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이 증상을 너에게 말할 수 없어. 내가 이런 이유를 나보다 너가 먼저 알아차려버릴까봐서. '

  


물통에 물을 떠온 녀석이 컵에 물을 잔뜩 담아서 내게 내민다. “ 물 많이 마셔야 좋대. ” 라면서. 내가 안자고 있던걸 알아챈거다. 하긴 이불 안에서 그렇게 꼼지락 거렸는데 모르는게 이상하겠지만. 내가 물컵을 받아 들어 한입 마시곤 “ 으- 난 차가운물이 좋은데. ” 라고 투정 부리자 “ 속도 아픈애가 무슨 찬물이야. 잔말말고 마셔 ” 이럴때보면 우리 아빠보다 단호하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는?     

 연락드렸는데, 지금 당장 오신다는거 말렸어. 하루 퇴원하면 된다는데 나 있잖아. 궂이 오실 필요 없을것 같애서. 

 잘했어. 근데 있지...택시에서 내가...    

 너 이제부터 순대고 뭐고 없을줄알아. 내가 체하니까 천천히 먹으랬어 안그랬어? ”

  

   

“그랬지..” 내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자 녀석이 으그- 하며 이마에 땅콩을 한대 놓는다. 장난치고는 너무 쎄다 싶었다. 난 택시에 있었던 일에 대해 사과 하려했다. 의도했던 실수도 아니었고, 나한테 있어서 말하기는 참 창피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미안하다고 하고 싶었다. 그러나 녀석은 날 배려하는듯이 어색하게 화제를 돌렸다. 난 녀석의 무심한듯 섬세한게 좋다.    

  

   

“ 학교엔 얘기해뒀어. 너 입원했다고. 

 응. 넌 학교 가야지.    

“ 됐어. 널 두고 어디가. 이모한테 너 돌본다고 말씀도 드렸고. 

 그래도... ”   

“ 학교 가봤자 너 없어서 심심해. 됐고 피곤하다면서 빨리 자. ” 

  


넌 학교에 가야한다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했다. 그 말을 내뱉고도 정말 어울리지 않는 소리를 했구나 후회를 하려던 차에 날 검지로 이마를 지그시 누르며 눕힌다. 왜 오늘따라 행동 하나하나가 날 설레이는지 모르겠다. 아파서 그런거겠겠지. 아님 간호사 언니가 이상한 약을 투여한걸꺼다. 이불을 덮어주는 녀석의 얼굴을 뚫어져라봤다. 정확히 녀석의 짙은 속눈썹을 봤다. 이렇게 길었었나. 내 배 언저리를 톡톡 치던 녀석이 문쪽으로 방향을 튼다.

  

 

“ 어디가. ” 

“ 화장실. ” 

“ 병원 코코아가 그렇게 맛있더라 난. ”  

“ 웃기지마. 물이나 마셔. ”

“ 사올거면서 그런다. ”  

“ 너 하는거 봐서. ” 

“ 이렇게 하면되? ”  

  

   

내가 빵빵하게 불어넣은 볼을 검지로 찔러 보이자 녀석이 어이가 없다는듯 피식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나간다. 잠이 오는건 아닌데. 핸드폰으로 무료함이나 달랬까 하다가 집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고 멀뚱멀뚱 천장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가 잠에 들었다. 분명 이상한 약을 맞은게 분명하다.

  


   

  

  

[EXO/세훈]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오세훈 03 | 인스티즈  

내가 눈을 떴을 땐 이미 밖은 어둑해져있고, 링거대 앞에 탁자위에는 초코가루가 가라앉은 차가운 코코아잔이 올려져 있다. 세훈은 아주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침대 끄트머리에 고개를 숙이고 잠에 빠져 있었다. 이전부터 만져보고 싶었던 녀석의 속눈썹을 만져봤다. 눈가를 찡긋거리는 탓에 맘껏 만져보지는 못했지만. 심심했다. “ 세..세훈아.. ”  녀석의 팔을 흔들어 깨웠다.    



“ 어..어? ”

“ 세훈아..나 또 토할것같아. ”

“ 장난치지마라. ”   

“ 티 났어? ”

“ 연기도 못하는게. ”  

“ 공부 못해. 운동 못해. 연기도 못해. 대체 난 뭘 잘할까? ” 

“ 사람 속 태우는거. ” 



내가 언제 속을 태웠다고..태웠네. 반발하려다가 그냥 입을 콱 다물었다. 하긴 오늘만해도 벌써 두번째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나는. “ 이제 안그럴게. 미안 ” 풀이 죽은 '척'을 하며, 말하자 자기 뒤통수를 쓰담거리는것을 보니 녀석이 당황해하고 있다. 



“ 세훈아. 나 지금 속이 허 하면 이상한거지.” 

“ 이상한건 아닌데. 안돼. ”

“ 내가 뭐라고 할줄 알고 안된데? ”

“ 치킨이나 피자 얘기하려 했겠지. ”

“ ..귀신이다. ”    

“ 보이지? 금.식 ”

“ 뭐야! 나 금식이었어? ”  



아, 피자가 너무 땡기는데. 세훈의 손끝에 닿은 글자가 안타깝게도 금식이라니. 날 놀리듯 강조하는데 얄밉다가도 끼니를 거르진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 



“ 너 밥은. ” 

“ 안먹었지. ”

“ 나 때문에? ”

“ 아니 나때문에. 피자가 너무 먹고 싶은데 문 닫았데. 내일 먹으려고 ”   

“ 칫, 피자 싫어하면서 ”

“ 오늘부터 좋아졌어. 특별히 너도 내일 껴줄게. ”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다. 오세훈

  






오랜만에 찾아온 모모랑입니다. 

너무 늦게 찾아왔죠. 죄송해요ㅠㅠ 

제가 쓰기 차단인 상태여서 오고싶어도 올 수 없었던...

여러분이 너무너무 보고싶었는데 흑..제게 너무 긴 시간이었어요.

 

그래도 긴 분량으로 가져왔죠? 여러분들을 기다리면서 열심히 고치고 쓰고 했던것 같아요!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도 글잡방은 자주자주 와서 봤어요!

1편이 초록글까지 올라가는 것도 봤고요! 아주 잠깐이었지만요^^그게 어디에용ㅎ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암호닉은 계속 받습니다. [모모랑] 이런식으로 해주시면 제가 더 잘 보이겠죠?※



★ [ 소듕한 내 암호닉인데 ] ★


빙수  잭프로스트  사과머리  행쇼  샴푸요정  슈웹스  썬또  례뽀  식빵  쎄쎄쎄훈  피글렛  썬데이  코로나  스누피  시계 허거덕  이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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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아 .. 너는 ..love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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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37.116
굳이 입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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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히히예요 여전히 세훈이는 옆에서 너무 잘 챙겨주네요ㅠㅠ 약간 아빠같은 느낌? 옆에서 사라지면 울것같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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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사과머리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세후니정말설레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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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ㅠㅠㅠㅠㅠㅠ세후니진쨔설렌다ㅠㅠㅠㅠㅜㅠ대박이다ㅠㅠㅠㅜㅠㅜㅠㅜㅜ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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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슈웹스에요!우엌ㅋㅋㅋㅋ세훈아ㅠㅜㅜㅜㅜㅜㅜㅜㅜ설래자누ㅜㅠㅠㅠㅠㅠㅠㅜㅠㅜㅠㅠㅠㅠㅜ은근히챙갸주는거봐ㅜ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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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쎄쎄쎄훈입니다~! 세훈이의 츤츤거림은 저를 설레게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짱좋아요 ㅠㅠㅠㅠㅠ!!잘보고가요작가님 ~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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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피글렛입니다~제가 너무 늦게왔네요ㅜㅜㅜㅜㅜ
그래도오늘인티들어오자마자 작가님글확인하고 보러왔어요!ㅋㅋㅋㅋㅋ오늘도세훈이는 제마음에 불을..
이야심한새벽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격)
세훈이걱정하는여주도이쁘고 세훈이는더더이쁘고ㅠㅠ
잘보고가여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짱짱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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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흐헝 ㅠㅠㅠㅠㅠㅠㅠ너무세훈나ㅠㅠㅠㅠㅠ진짜이런남자어딧나용 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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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와 오세훈 너무 설렌다ㅠㅠㅠㅜㅠㅜㅜ 나도 저런 남사친좀 하늘에서 떨어뜨려 주세요ㅠㅜㅠㅜㅜㅜㅜㅠㅠㅠㅜ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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