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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귀신은 아니라는 소리다. 3층인걸 보아하니 피아노과의 층이다. 아무래도 학생하나가 지금까지 연습을 하고 있나보다. 대회가 가까워져 강행군을 펼치거 있다거나, 단순히 피아노로 스트레스를 푼다거나 하는 학생일거다. 아니면 혹시 나처럼 깜빡 졸다가 학교에 갇힌 걸수도 있고.  

 

피아노과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싶었지만 지금 그런걸 따질 때가 아닌것 같아서 무작정 불이 켜진곳을 찾아 따라갔다. 어쨋든 누구든 만나면 나갈 궁리라도 해볼 수 있을거다.  

 

3층에 도착하니 아까같은 연주소리는 안들렸지만 유일하게 불이 켜져있는 트레이닝룸이 보인다. 그리고 그 곳을 향해 걸어갈 때 다시금 연주 소리가 들린다.  

 

 

 

사실 난 쇼팽이건 베토벤이건 리스트건 클래식같은건 개뿔도 모른다. 그런 곡을 내 목으로 부르진 않으니까.  

 

 

 

하지만 확실히 알고 있는 건 지금 내 귀로 들리는 소리가 피아노소리가 아니라 첼로 소리라는거다. 아깐 피아노소리가 나는것도 같았는데, 학교에 남은게 한명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들렸다.  

 

 

 

목소리가.  

 

 

 

 

 

내가 멍하니 서있는 동안 첼로 소리마저 뚝 끊겨버리더니 이젠 목소리가 들린다. 밤이라 그런지 살짝 쉰소리가 섞여 들어가는 소리가.  

 

 

 

 

 

 

 

 

 

영어로 써있는 피아노 연습실이라는 팻말을 확인하고는 문을 열어볼 생각도 못한채 조금 열려있는 문틈으로만 연습실안의 사람을 확인했다. 이기광이다. 첼로 도련님 이기광. 이상한 이기광. 피아노 치는 이기광. 지금은, 노래부르는 이기광.  

 

 

 

 

 

 

 

 

 

「I heard some news from a friend of mine  

 

Strugglin' with the woes of life  

 

Just broken down as the rain kept steady pourin'  

 

We questioned and we philsophized  

 

 

 

친구에게서 몇 소식을 들었어  

 

삶의 비애와 분투하고 있는것을 말이야  

 

마치 비처럼 부서져 내리고 계속 쏟아지는거야  

 

우리는 질문했고 사색했지」  

 

 

 

 

 

 

 

 

 

 

 

"...In the end."  

 

에릭 베넷이었나. 내가 많이도 좋아했던 가수인데. 이기광이 부르는 in the end라니. 색다르다.  

 

 

 

 

 

 

 

 

 

 

 

「We questioned and we philsophized  

 

But the only truth that we surmised  

 

Is rain will fall so the rose will keep on growing  

 

 

 

하지만 우리가 추측해 낸 유일한 진실은  

 

비는 계속 내릴 것이고 장미도 계속해서 자랄거라는 것이야.」  

 

 

 

 

 

평소 목소리가 좋다고는 생각했지만 직접 이렇게 들으니 생각했던 것 이상이라 그런지 손끝에 조금 전율이 일었다.  

 

 

 

 

 

 

 

Sometimes it's hard to understand  

 

How fate can deal with such a heavy hand  

 

 

 

이해하기 힘들수도 있겠지  

 

이런 가혹한 손으로 어떻게 운명과 싸울 수 있을까  

 

 

 

 

 

But in the end  

 

하지만 결국엔 말이야  

 

 

 

You're gonna find that strength that lies  

 

너는 그 속에있는 힘을 찾을 수 있을거야  

 

 

 

within And in the end  

 

그리고 결국엔 말이야  

 

 

 

All you need is the comfort of a friend  

 

니가 필요한건 친구의 편안함이야  

 

 

 

And in the end  

 

그리고 결국엔 말이야  

 

 

 

You won't break 'cause you're learning how to bend  

 

너는 결코 부서지지 않을거야. 구부러지는 법을 배울테니까.  

 

 

 

And the hand of God will guide you always  

 

In the end ...  

 

신의 손길이 널 인도해줄거야, 결국엔 말이야...  

 

 

 

 

 

 

 

 

 

 

 

 

 

 

 

 

 

너는 첼로를 덜렁 끼고 앉아 그저 자신만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이제까지 본 너의 모습 중 가장 슬펐고, 행복했고, 담담했다. 눈을 감은 채 기교없이 나직이 내지르는 목소리가 나를 책망했고, 위로했다.  

 

넓기도 넓은 연습실 한 가운데에서 다 꺼져가는 전구 빛만을 맞으며 앉아있는 니가, 그 전구 불빛이, 첼로가, 조용히 감긴 눈이, 너를 감싸는 공기마저도. 그 날은 왜 그렇게 눈이 부셨는지 모르겠다. 그 때 눈이 많이 부시지 않았다면 박수라도 짝짝 쳐줄것을 그랬다. 너는 으레 별것도 아닌 일에 소리가 안나는 물개박수를 쳐대고는 했으니까. 그 날 네가 눈부셨던 것은 아마 니가 입고있던 하얀 셔츠가 너무 하얘서 그렇지 않았을까? 그것도 아니면 그 날 너의 검은 머리카락이 유난히 더 어두워 보여서 그런걸수도.  

 

 

 

 

 

 

 

어쨋든 내 기억상으로 확실한 것은 그 날 내 심장이 참 빨리도 뛰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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