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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비 도경수랑 연애하는 썰 01

                           W. 레전드빠순










일주일 전에 이사를 했다. 
부모님 간섭이나 잔소리로 부터 벗어나기 위한 이사가 아니라, 단지 학교가 멀었기 때문이었다. 
이사를 한 후로부터 대학생 다운 대학 생활을 이어가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아 이게 청춘이구나 하고.
버스 끊길까 걱정되 맘편히 놀아본적이 없고, 술이 떡이 되서도 무리해 버스 탔다가 집을 지나쳐 걸어걸어 갔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사를 온 후로부터 그럴 일도 걱정도 확 줄었다. 





방학이 선포되었다. 
시험을 잘봤건 못봤건 에이쁠이던 디쁠이던 성적 걱정 없이 모두들 마음이 편해지는 그 순간. 
“ 술마시러가자!!!! ” 강의실을 우리는 찬열의 외침에 모두들 동조했다. 
오늘 따라 술이 땡기지 않아 몰래 뒷문으로 슬그머니 빠지려던 순간 수정이로부터 내 목 뒷덜미를 내주었다. 





“ 여주 도망치려고 했어!! 타킷은 정해졌다!!!!!!!!!! 
“ 워훠!!!!!!!!!!!! 





저 망할년. 속으로만 생각했다. 
더러운 저 성격을 돋궈봤자 내게 이득이 되는건 없으니. 
학교 후문 술집까지 가는데 무슨 경찰에게 연행되는 느낌이 들었다. 좌 수정 우 찬열이 팔짱을 강하게 껴 잡으니 도망은 엄두도 못낸채 술집에 도착했다. 
테이블 2개를 붙혀 마련한 자리의 센터는 다름 아닌 나. 작정했구나. 




“ 이모, 소주 5명이랑 맥주 7병 가볍게 주세요. 
“ 안주는 항상 먹던걸로~ 




가볍다는 의미를 모르는건 아니겠지. 나도 모르게 찬열의 뒷통수를 내리칠뻔했다. 
양손을 굳게 쥐어잡았다. 정신차려 김여주. 너가 녀석의 뒷통수를 갈기는 순간 두발로 집에 못들어갈테니까. 
술잔이 머릿수에 맞춰 나오고, 안주 나오려면 당당 멀었고 , 박찬열은 소주 뚜껑을 땄고. 
시작이다. 



“ 딸기가 좋아- 딸기가 좋아 
“ 딸기 
“ 딸기 딸기 ”
“ ...딸.. ”
“ 병신 김여주 또 걸림!!!!!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




내가 찬열의 뒷통수를 내리쳤든, 꾹 참았던 간에 결과는 변하지 않았을것 같다. 
내가 못하는 게임만 주구장창 해댔다. 내가 술게임 선이도 어떻게 됐는 마시는 사람은 나였다. 
공부는 지지리도 못하는게 꼭 술게임 할때는 머리가 잘 돌아갔다. 정수정도 마찬가지다. 




“ 야!! 나 이제 못마셔!! ”
“ 김여주 말 똑바로 잘하네. 그러니까 마셔 ”
“ 아..니!!  ”
“ 동구밭 과수원샷!!!! 아카시아 꽃이 활짝 투샷!! ”




정수정 저년이 최고로 문제였다. 아까부터 내내 지켜봤는데 맥주 3잔도 채 마시지 않았다.  
마른 안주만 탁탁 씹어대며, 날 먹일 궁리만 하고 있다. 저 얌채같은 눈초리가 굳이 말로 안해도 알것 같다. 
분위기 깨는건 죽어도 싫어서 죽을맛으로 소주잔을 들어 마셨다. 그 순간 나는 봤다. 
박찬열과 정수정 둘 사이에 오고가는 눈빛을. 그 웃음을





*






솔직히 난 술이 쌔다.
술고래인 아빠를 닮아 체질적으로 알콜과 잘 맞았다. 
방금전 술자리에서 더이상 멀쩡한 모습을 보였다면 정말 찬열 수정 콜라보에 놀아났을것이다. 
취한척 찬열 녀석의 뺨도 두어대 때렸고, 수정이의 복잡한 남자 관계에 대해서도 다 풀어해치는 치졸함도 보였다.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된듯 내게서 순잔을 멀리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술자리는 그렇게 끝이 났다. 





“ 으아아- 싫어!! 혼자 갈꺼야!! ”
“ 택시 태워준다고!! ”
“ 걸어갈꺼야!! 술깨야되..”
“ 아 몰라. 너알아서 해라. 나 간다. ”
“ 응. 빠빠 ”





내 유일한 술주정은 ' 잠 ' 이었다. 술을 마시면 밀려오는 졸음에 정신을 못차려 했다. 
억지로 택시 안으로 구겨 넣는 찬열의 손을 뿌리치고 집에 걸어가겠다고 하는데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택시를 타면 포근함에 잠에 들것이고, 절대 깨어나지 못할것이고, 기사님이 가장 혐오하는 술꼬장 민폐 손님이 될테니깐. 
차라리 걸어가는 쪽이 덜 위험했다. 





몸이 휘청 거렸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도 걸어서 집에 가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살랑이는 시원한 밤 바람에 휘파람까지 불어가며 걸으면서도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고 애썼다. 실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여자로 쳐다봤기때문에. 
얼마나 걸었을까. 오피스텔 단지 안으로 들어와 우리집 동을 찾아 들어가려던 참에 술 이나 좀 깨고갈까 하고 동 앞 놀이터에 왔다. 
큰 내 엉덩이가 들어차고도 넉넉하게 남는 그네에 앉아 눈 감고,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 으- 술냄새! ”




아무도 없는줄 알았던 놀이터에서 목소리가 들려오자 놀라 눈을 탁 뜨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얼마되지 않아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EXO/도경수] 홀아비 도경수랑 연애하는 썰 01 | 인스티즈 


“ 꼬마야! ”
“ 아줌마, 술 냄새나요. 술 마셨으면 집에 가서 곱게 코 하는거에요. ”
“ ..허..아줌마라니..그건 그렇고 꼬마야 너 이 시간에 놀이터에 혼자...있니? ”
“ 네. ”
“ 부모님은? ”
“ 아빠는 회사에 있어요. 지금 아빠 기다리는거에요. ”
“ 집에서 기다리지. 밖에 위험한데.. ”





똘망똘망하게 귀엽게 생긴 남자아이였다. 아이한테 이렇게 말하긴 좀 그렇지만 말투를 보아하니 네가지가...
23살 처녀에게 아...줌마라니..
아무튼 지금 시간이 몇신데 아이 혼자 밖에 나와있게 하다니. 그 부모는 도대체 생각이 있는걸까 하고 생각이 들었다. 
오피스텔 호 수도 많은게 아니라 꽤 한적한 편인데. 납치라도 당하면 어쩌려고..너무 깊이 갔나. 





“ 금방 온다고했어요. 이 책 2번만 읽고 있으면 짠하고 나타난데요. ”
“ ...집 어디니? 누나가 데려다줄게. 집에서 기다리자 응? ”
“ 아줌마를 어떻게 믿고 우리집을 알려줘요? ”
“ 뭐? ”
“ 아빠가 처음 본 사람한테 다 얘기해주는거 아니래요.”
“ ...그래 그럼. 모르는 아저씨가 너 데려가도 난 모른다. 나 간다. 안녕 ”




애가 참 똘똘하네. 납치 당할 걱정은 안해도되겠어. 요즘 애들이란. 교육을 잘받았다고 해야하는걸까. 
쿨하게 우리집 동으로 들어갈 생각으로 꼬마애를 지나치긴 했는데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는거. 다시 뒤돌아서서 애를 설득해보려던 찰라에 
뒤 꽁무니가 무거워진다. 뒤 돌아보니 꼬마애가 내 남방 끝자락을 잡고 늘어졌다. 




“ 아줌마. ”
“ ....왜! 혼자있으려니까 무섭지? ”
“ 아니요. 그게 아니라 저 이 책 읽어줘요. 이 책 2번 읽어야하는데 나 글자 못읽어요. ”
“ 읽어주면 나한테 뭘해주는데? ”
“ ...이거 줄게요. ”
“ ... ... ... ”




고사리 같은 손에 꽉 쥐고 있는 자두맛 사탕 한개였다. 얼마나 꼭 쥐고 있었는지 사탕이 녹아서 껍질이 다 눌러 붙어있다. 
난 그 자두맛 사탕을 건내 받았고, 내게 내미는 책도 받아들었다. 
' 이번에는 원숭이가 술래야 ' 라는  제목이었는데 딱봐도 동물 친구들이 술래잡기를 하는 내용같아 보였다. 





“ 좋아. 저기가서 읽어줄게. ”





어두워서 도저히 글씨가 안보여 오피스텔 입구에 켜진 불로 비춰 읽어줄 심산으로 꼬마애를 데리고 계단에 앉았다. 
책을 읽어주는 와중에 술냄새가 날까 걱정되 자두맛 사탕을 입에 물었다. 
“ 맛있어요? ” 큰 눈으로 날 쳐다보는데 그제서야 딱 느껴졌다. 아껴둔거구나. 



“ 누나집에가면 사탕 이따만큼 있다? 그거 엄청 맛있는거야. 다음에 만나면 그거 줄게. 먹으면 깜짝 놀랄껄? ”
“ 진짜죠? 약속했어요! ”
“ 응! 이거 읽어줄게. 집중해서 봐야대”




사탕을 대충 아그작 씹어 삼기고 목을 흠흠 가다듬었다. 

“ 제목 이번에는 원숭이가 술래야- 숲속 마을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어요. 사자, 원숭이, 토끼, 사슴, 다람쥐, 기린 친구까지...누가 먼저 술래를 할까? 숲속 친구들이 가위 바위 보로 술래를 결정하기로 해요.... ”





두번만 읽으면 될줄알았다. 그렇게 두꺼운 책도 아니었고 짧고 간략해서 읽기도 쉬울줄 알았고. 
“ 좀 더 흉내 좀 내봐요- ” 꼬마애의 요청에 한 목에서 5명의 동물 목소리를 내려 하니 죽을맛이었고, 더욱이 지금 4번째 읽고 있는데 
꼬마애 아빠는 얼굴을 내비칠 생각을 안한다. 핸드폰을 보니 시간도 밤 12시가 가까워져 가는데.


더 문제였던건. 술을 취하고 책을 읽는다는건 역시 내게 무리였던거다. 


졸리다. 잠이 밀려온다. 쓰러진다..쓰러졌다. 

난 그렇게 앞으로 꼬구라져버렸다. 






*

[EXO/도경수] 홀아비 도경수랑 연애하는 썰 01 | 인스티즈 


“ 도민준! 지금까지 밖에 나와있었던거야? 아빠가 밖에...서.. ” 
“ 아빠..이 아줌마 쓰러졌어.”
“ 뭐? 그럼 119에 전화를... ”
“ 그럴 필요 없어. 이 아줌마 술마셔서 자는거야! ”



다급하게 핸드폰을 꺼내든 경수가 민준의 말에 119 통화버튼을 누르려다가 손을 거둔다. 
쓰러져 있는 여주에게 다다서자 확 풍겨오는 술 냄새에 머리가 아찔해질지경이었다. 
이 상태로 제 아이와 있었다니 화가 나기도 하고, 옆에 있어주니 고맙기도 하는 마음이 공존했다. 



“ 어떻게 아빠? ”
“ ... ... .... ”
“ 두고가면 죽을지도 몰라... ”
“ 하아...귀찮게 됐네..”









★작가말★

레전드빠순 입니다! 
찾아뵙고 싶었던 썰이있었는데..ㅠㅠ 이제서야 찾아왔네요.
재밌게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댓글 많이많이 써주세요~ 

※ 댓글 써주면 시험 대박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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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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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싸 애기 이름이 도민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자까님 너무 귀여우시네여 경수랑 여주랑 빨리 행쇼 하길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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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걍수 나랑 행쇼 ~~ 민준이는 내 품으로 어여와~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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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엄마 대박ㅠㅜㅠㅜㅜㅠ작가님 취향저격이에요!! 민쥬니 귀염사ㅠㅜㅜㅜㅜ씹덕사ㅠㅜㅜㅡ신알신하고갑니당~♡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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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어휴 민준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이 기대되요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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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ㅜㅠㅠ진짜 재밌어요ㅠㅜ민준이 너무 귀엽네요ㅠㅠㅜ신알신 하고 가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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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너무 귀여워ㅜㅜㅜㅜㅜ민준이래ㅜㅠㅠㅠㅠㅠㅠ아휴ㅠㅠ누나가 아껴요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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