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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카디] 서울시티 - 1 | 인스티즈

[EXO/카디] 서울시티 - 1 | 인스티즈   

    

   

   

   

   

   

    

기차에서 내린 순간부터 사람들이 복작복작거렸다. 서울에 갓 상경한 경수의 두 눈이 데굴데굴 굴러갔다. 손에 꼭 쥔 쪽지에는 낯선 주소가 적혀있었다. 서울..서울...뭐시기... 모든 사람들이 다 바보같이 멍하니 서있는 자신을 쳐다보는 것만 같았다. 촌놈인게 티가 났나?하고 괜한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서울은 서울인지 낯선 냄새가 났다. 분냄새인지 뭔지, 향긋한 꽃내음 비스무리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했다. 혹시 그런 서울의 냄새에 대조되는 냄새가 풍기지 않을까하고 괜시리 겉옷의 냄새를 킁킁 맡았다.    

    

한숨이 나왔다. 모든 것이 낯설었다. 사람들이 바삐 걸음을 옮겼고, 기차역을 나와 보이는 서울의 풍경은 크고 높은 건물들이 숲을 이룬 모습이였다. 곧 크리스마스라고 걸어둔 LED 장식들과 반짝이는 전광판들은 낯섦을 더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잘다녀오라며 손을 흔들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 아들, 내 아들이니께 그서도 뭐든 잘할것이여. 하며 거친 손으로 자신의 살오른 손을 감싸던 느낌이 생각나 왼손으로 자신의 오른손을 감쌌다. 그래, 나는 우리 엄니 아들이니께, 씩씩하게 잘할것이여. 내는 우리 엄니 자랑이여.    

풀이 죽었던 눈빛이 다시 번떡! 하고 힘이 올랐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서울의 거리를 걸었다.    

서울은 멋졌다. 확실히 시골 촌바닥하고는 다른 구석이 있었다. 사람들은 위풍당당해보였다. 시골 사람들이 소심하고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냥 뭔가, 서울사람들은 시골사람들하고는 다른 어떤 아우라가 풍긴다는 것이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두리번 거리다 하마터면 차에 치일뻔 하기도 했다. 그리고 차 주인에게 욕을 한바가지 얻어먹기도 했다. 눈을 어따 팔고 다니는 거야! 창문을 내린 차주인은 양복차림에 안경을 쓴 모습이 지적이고 세련되어보였다. 기가 눌린 경수는 큰 소리를 칠 수 없었다. 그저 운전자를 빤히 쳐다볼 뿐이였다.    

    

그렇게 서울 구경을 하다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아 맞다, 하숙집. 분명 엄니가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택시타고 가라 하셨는데... 바보. 멍청이. 말미잘. 어찌해야되나 발을 동동 굴렀다. 쌩쌩달리는 차들사이에서 어떻게 택시를 잡는다는 말인가. 달리는 택시의 앞으로 가로 막아야 하나 싶었다. 옆에 여자도 경수처럼 멀리서 달리는 차들을 보았다.    

   

" 택시~ "    

   

여자가 도로변에 팔을 뻗어 차의 시야를 막았다. 그러자 주황색의 차가 섰다. 위에는 뿔같이 된 뭔가가 있었는데 거기에는 네모반듯한 글씨로 ' 택시 ' 라고 쓰여있었다. 저렇게 잡으면 되는 구만. 주머니에 손을 넣고 신발코를 땅에 툭툭차다가 뿔달린 주황색 차가 달려오자 팔을 뻗었다.    

   

" 택시~ "    

   

그러자 차가 경수의 앞에 섰다. 주머니를 뒤적여 쪽지를 꺼냈다.    

    

" 아자씨, 여기, 여기 가줄수 있어요? "    

" 네네 그럼요. 타세요. "    

    

기사에게 쪽지를 보여주며 서툰 서울 말씨로 물었다.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쉽게 여기를 아는 기사를 찾을 줄이야.    

    

" 학생, 서울 처음 와봐요? "    

" 예. 처음 와봅니더. 티납니꺼? "    

    

   

경수의 대답에 모자를 쓴 기사아저씨가 호탕하게 웃었다. 서울 사람들은 다 냉정한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친절한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택시는 한참을 달렸다. 택시 안을 둘러보니 앞 라디오 장치 위에 이상한 텔레비전같은 것이 있었다. 지도가 표시되는 걸 보니 뭔가 안내하는 기계같았다. 아, 그래서 쉽게 갈수 있다는거 였구나.    

   

[EXO/카디] 서울시티 - 1 | 인스티즈   

    

" 현재 시각 8시를 알립니다. "    

   

라디오에서 정갈한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벌써 8시구나. 창 밖을 보니 서울 시내가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내가 서울에 왔구나. 택시도 잡았구나. 택시 하나 잡았을 뿐인데 서울사람이 다 된 것 같았다. 아까 흉내낸 서울 말씨도 좀 괜찮았던것 같다. 여기 가줄수 있어요? 혼잣말로 아까 한 말을 되뇌었다.    

창 밖에 보이는 서울도 거기서 거기인 것 같았다. 아이고, 서울 별고 없구만요. 아까 서울을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두리번거리던 경수는 온데간데없이 차 시트에 편안히 누워 생각했다.    

   

    

    

" 서울 땅바닥이 큰가뵈요? 좀 오래 걸리는 것 같심더. "    

   

    

분명 차가 달린지 1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도착하지 않아 기사아저씨에게 물었다. 서울이 원래 크기도 한데, 지금 차가 막히는 시간이에요. 아저씨는 간단하게 질문에 답했다. 서울은 땅도 크고 사람도 많으니께 그런가보다. 서울사람이 다 됐다고 생각한 경수는 다시 촌놈으로 돌아온 기분이였다. 서울은 서울이여, 하이고. 왠지 모를 먹먹함이 경수의 마음에 내려앉았다.    

   

 

[EXO/카디] 서울시티 - 1 | 인스티즈   

   

   

   

   

" 학생 도착했어요. "    

   

   

잠깐 눈을 붙이고 있었는데, 금세 도착해 있었다. 얼맙니꺼? 잠에서 덜 깬 경수가 비몽사몽하여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16200원입니다. 세상에, 억소리가 절로 나왔다. 16200원이라니. 이럴줄 알았으면 다른 수단을 이용하는 거였는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지폐를 세곤 만원 두장을 건넸다. 서울 물가가 비싼가보네.    

거스름돈을 받곤 차에서 내렸다. 하숙집은 2층으로 된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전원주택이였다. 마당도 있는 것 같았다. 짙푸른 대문 앞에 짐을 내려놓고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자 잠깐 뜸하더니 누구세요? 하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즈 오늘 들어오기로 한 사람인데요. 경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그러자 삐- 하더니 큰 대문이 열렸다. 남자의 목소리가 끊겼다. 들어오라는 뜻인가? 내려놨던 짐을 들고 주택안으로 들어갔다. 주택은 밖에서 봤을때 가늠한 크기였다.    

양 두손으로 짐을 들고 마당을 가로질러가니 마중나온건지 억지로 나온건지 똥씹은 표정을 한 까무잡잡한 남자아이가 주택 문 앞에 서있었다. 반 쯤 감긴 눈에 머리에는 까치집이 틀어져있었다.    

   

" 어서오세요. "    

   

높낮이없는, 말 그대로 영혼이 없는 목소리였다. 경수는 큰 눈으로 자기보다 큰 남자아이를 보았다. 짐이라도 들어줄줄 알았는데 경수가 문 앞에 다다르자 문을 열고 자기 혼자 슝 들어가버렸다. 경수는 닫히려는 문의 빈틈에 발을 비집어 넣어 낑낑대며 열고 들어갔다. 버르장머리없는 놈. 속으로 호박씨를 깠다. 외관상으로는 경수와 같이 시골에서 나서 자란 아이같았다. 정들지 않을 것만 같던 이 곳에서 적응할수 있을거란 생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문을 열고 들어온 집의 내부는 밖에서 본 주택처럼 크면서도 정겨움이 있었다.    

   

    

" 아이고, 네가 그 경수냐? "    

   

    

부엌에서 나온 4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여자가 웃으며 경수를 반겼다. 아까 그 까만 놈과는 상반되게 말이다.    

   

    

" 반갑심더. 도경수라 캅니다. 지 방은 어딥니꺼? "    

" 아까 그 같이 들어온 애가 안내해줄거야, 종인아. "    

   

    

사투리 가득한 경수의 물음에 여자는 누군가를 불렀다. 그러자 계단에서 귀찮다는 듯한 발걸음을 하며 아까 그 까만놈이 내려왔다. 아까 그 싹퉁바가지의 이름이 종인이구나.    

   

    

" 너는 그새를 못참고 방에 올라가니? 애 방 좀 안내해 "    

 " 따라와요. "    

   

    

종인은 여자의 잔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터벅터벅 걸으며 경수를 안내했다.    

   

    

" 걸어왔어요? "    

 " 택시타고 왔는디. "    

   

    

경수가 힘을 주어 답했다. 나는 택시도 탈줄 아는 놈이여. 별 것도 아니면서 촌놈이라고 무시하는듯한 종인의 코를 눌러주고 싶다는 심산이였다.    

   

    

" 얼마나왔는데요. "    

 " 아, 16200원. "    

   

    

서울 물가가 비싼가벼? 택시값이 만만찮데. 하려던 뒷 말을 삼켰다. 시골에서 갓 올라온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종인이 멈추더니 다시 걸어나갔다.    

   

    

" 여기 서울역에서 가까운데. 기사 아저씨가 서울 구경시켜줬나보네. "    

   

    

종인이 킥킥대며 답했다. 저것은 나를 시방 무시하는 것이여, 뭐시여. 종인의 비웃는 듯한 코웃음에 괜히 언짢아졌다.    

계단을 올라가 바로 보이는 방의 옆 방이 경수의 방인듯 했다. 새로운 세입자를 환영하듯 방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 여기에요. 옆 방이 바로 제 방인데, 여기 방음 잘 안되니까, 뭐... 조심하세요. "    

   

    

종인은 더듬더듬 주의 반 협박 반의 말을 끝으로 쾅소리를 내며 방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아그그... 저런 화상이랑 같이 지내야 한다니... 그날밤, 경수는 근심가득한 생각들로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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