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소리가 적으니 크게 들어주셔요.
있잖아, 보스가 너 잡아오래.
01
"도움 하나 안 되는 놈들을 붙였네."
땅바닥에 버려져 있던 애꿎은 담배를 짓밟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마 전부터 남정네 두 명이 쫓아오는 걸 몰랐을 만큼 눈치가 없는 건 아니었다. 눈치가 있었기 때문에 여태껏 경찰한테 안 잡히고, 그 개새끼한테도 안 잡힌 것이었다. 머리에 쓰고 있던 벙거지 모자를 깊게 눌러썼다. 근데 시발, 하필 벙거지를 집어가지고 쪽팔리게. 사람들이 쳐다보는 느낌에 고개를 들지 않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방금 전, 그들을 피해 모자를 사러 가게에 들어가 대충 집어 계산해 나왔다. 나와서 보니 요즘 유행한다던 벙거지 모자. 참나, 이딴 게 왜 유행이야? 그녀의 신분에 맞지 않게 너무 튀는 모양새였다. 다시 환불하러 가기엔 시간이 아까워 쓰고 있건만…
'…형, 이 근처에 있지 않을까요?'
약속한 장소를 까먹어 주위를 서성이고 있던 사이, 아까 전에 들은 여린 남자 목소리가 가깝게 들려왔다. 재빨리 이 자리에서 달아나야 했다. 끈질긴 새끼들. 갈 곳도 없는데. 사람들을 피해 오래 걸었더니 왼쪽 발목이 아려왔다.
그날따라 느낌이 많이 구렸다. 항상 행운이 따르던 날들과는 다르게 되는 일 하나 없었다.
"결국은 못 잡았다고?"
"아니, 그게요. 보스! 저희가 못 잡으려고 한 게 아니라!"
변명 따위 집어치워. 어떻게 될진 너희도 알고 있지? 남자는 들고 있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러곤 창가 쪽으로 걸음을 옮겨 커튼이 쳐져 있는 창문을 힘껏 열어젖혔다. 여름치곤 쌀쌀한 밤바람에 반팔을 입고 있던 루한과 세훈은 저절로 몸을 움츠렸다. 그에 비해 따뜻한 복장을 입은 남자는 기지개를 쭉 편 후, 뒤를 돌아 둘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내가 무슨 말할 거같아? 질문을 받은 루한은 곰곰이 생각했다. 또 팬티 바람으로 서 있어야 하나? 아님 처음에 당했던 인간 다트? 팬티 바람보다 더 소름 끼친다. 루한이 생각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사이, 남자는 그들을 보며 창문을 가리켰다.
"뛰어내려."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루한과 세훈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시발 우린 이제 뒤졌다. 루한과 세훈은 서로를 껴안은 채 눈을 꽉 감았다. 이게 꿈이었음 한이 없겠다. 남자의 말을 들은 둘은 요지부동으로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얼른 안 가?! 창문 옆 침대에 걸터앉은 남자는 똑같은 상황이 지겨웠는지 소리를 빽 질렀다. 결국 눈을 꽉 감은 채로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거기가 어딘지는 알고 가는 건지. 세훈이 살짝 실눈을 떠 창문 앞으로 루한을 인도했다. 그리곤 생각했다. 형 다음 생엔 다시는 만나지 마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 덜덜 떨으며 창문에 다다른 둘은 밖을 내다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생각보다 훨씬 높은 위치였다. 이 높이면 즉사는 껌이겠구나.
"보스, 장난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
문 너머로 그 둘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준면은 살풋 웃었다. 저런 멍청한 애들이 우리 조직을 먹여 살린다니.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근처 책상에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그렇지만 얘네 반응이 웃기잖아. 너희 이제 가도 좋아. 남자는 신이 난 듯 준면에게 다가갔고, 남자의 말에 루한과 세훈은 쏜살같이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구해왔어?"
"네, 이번엔 좀 힘들었어요."
걔한테 안 들켰겠지? 들키면 일 커진단 말이야. 책상에 놓여진 종이를 꼼꼼히 훑어본 남자는 준면에게 엄지를 들어 보였다. 수고했어. 이제 쉬어도 좋아. 남자는 준면의 등을 세게 여러 번 쳤다. 아아- 아!
"보스 아파요!"
"아프면 얼른 꺼져. 혼자 있고 싶으니깐."
남자는 준면이 말하기도 전에 문 밖으로 밀어내고는 문을 쾅 닫아버렸다. 말이 많으면 피곤해져서 싫어. 조금 전, 훑어봤던 종이를 다시 집어 들어 침대로 다가갔다. 종이에 붙혀져 있던 여자의 사진을 몇 번이고 들여다봐도 그녀가 틀림없었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그 모습 그대로라니.
"○○○… …"
오랜만이네.
그녀가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보며 남자도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등장인물]
'EXO'
[엑소의 정보통이자 보스의 오른팔]
김준면(23)
- 조직 내에서 제일 뛰어난 손을 가지고 있음. 해커 실력이랄까.
- 우이판과 파트너
- 반듯하게 자랐지만 반듯하게 조직에 들어옴. 사연이 있는 듯 하다.
[조직내에 최고봉]
신원 미상
- 한 가지 아는 것은 그녀와 아는 사이.
-
| 암호닉을 깜박.. |
바닐라라떼 토토로 애정합니다.하트 |
| 오호랏 |
안녕하세요, 두목입니다. 오랜만이죠? 공부하려다가 글 내용이 빡하고 생각나서 주절주절 써서 올려요. 조금 이상하게 쓰긴 했는데 괜찮겠죠. 포인트는 쭉 5p로 갈 예정이구요. 글 내용이 적다 싶으면 포인트 없이 글 올릴게요. 그리고 등장인물은 엑소 12명 다 나옵니다. 12명이 다 나오긴 하지만 주요인물만 두루두루 쓸 거라 간간히만 나올 거 같아요. 그래도 보기 싫으시다면 안 보셔도 좋아요. 그대들 의견에 존중합니다. 정을 붙였는데 한 번에 떼어내기 어렵듯이 저 또한 그런 거 같네요. 제 아픈 손가락이 또 어디가서 아프겠어요. 주말 보내셨으니 월요일에는 밝고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애정해요, 그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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