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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 xx 월 xx 일 나는 죽었다.

너무 어이 없게, 꼬마 아이의 주체 못하지 못한 자전거 실력 때문에.

내리막을 주체 못하고 내려오는 꼬마 아이의 자전거를 잡아 주다가 반동에 튕겨서 옆에 달려오던 차에 치였다.

빨리 달리던 운전기사도 잘 못했지만 고작 작은 어린이용 자전거 잡아 주다 그 힘을 못 이긴 나도 참 한심하다. 운전자도 벙쩌서 내리고

아이의 부모도 순식간에 달려와 아이의 눈을 가리고 어쩔 줄 몰라한다.


처참히 죽은 내 모습을 가만히 감상하다가 의문점이 스물스물 피어났다

근데 나 귀신 된건가? 평생 이렇게 살아야해? 죽으면 이게 끝?


보통 죽으면 바로 천사가 데리러오지 않나. 죽기 전에는 그렇게 믿었다. 아니 눈에 보이는 것 조차

그렇다. 나 빼고 다 데리고 가니까.


처음에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나는 동반자(?)를 찾으러 이리저리 떠돌아 다녔다.

하지만 찾는 족족 천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데리고 사라진다. 말걸 틈도 없이

눈을 깜박하면 죄다 데리고 사라져 버린다.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숨죽이고 나 처럼 되려는 사람들 곁에 있어도 딱! 불이 꺼지면 사라진다. 나만 외롭게 내버려두고

죽어서나 살아서나. 외로운건 똑같네

씁쓸하게 웃으면서 사방 팔방을 자유롭게 (가령 궁금했던 여탕...도 가보려고 했지만 양심에 찔려서 그만 뒀다) 돌아다니다

문뜩 나의 장례식장이 궁금해졌다.


내가 내 장례식을 간다는건 좀 싸이코 같은 생각이긴 하지만 사실 못가는거지 안가는게 아닌 것 같으니

내 장례식장 가면 천사가 날 데려갈지 누가알아


근데 내 시체 어딨더라..? 하하

바보 같이 몇시간을 돌아다니느라 놓쳤던걸 깜빡하고 있었다. 에이씨

근데 아무래도 몇십년을 같이 있던 몸이라 그런지 끌리는 무엇인가가 있어서 그런지 끌리는 곳으로 둥둥 떠갔더니 정말

내 장례식장 앞이였다. 열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안에서 들려오는 친구들의 울음소리에 벽을 통과해 들어갔다. 누가 왔나 궁금해서


안에 들어가니 종대랑 준면이와 함께 몇몇 반 친구들이 눈물을 삼키거나 눈물을 흘리며 서 있었다

괜히 친구들 보는 것도 마지막 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울컥해서 흐느끼니까 갑자기 다들 흠찟 놀라더니 주변을 둘러보며

자기들 끼리 수근거린다. 아, 나 귀신이였지 참


"그렇게 죽으면 어떻게 못살아... 내가 그렇게 근력 좀 키우라고 말했는데"


맞아, 너의 그 잔소리 때문에 귀에 피딱지 생기는 줄 알았지 준면아


"형, 진짜... 바보 같아요"


죽은 사람한테 바보 같다니... 종대 너도 참...


농담 같은 원망이였지만 아이들의 표정이 하늘이 무너진듯한 표정이여서 좀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다들 진심이여서

근처에 둥둥 떠서 장례식에 오는 사람들과 애들이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오열하는걸 구경하다가보니 문뜩 

여전히 소식없는 천사에 이제는 짜증 폭팔이였다. 왜 안와?


하도 소식이 없는 천사를 다시 한번 찾으러 장례식장을 떠나려는데 장례식장이 시끌시끌하다

누가 저렇게 개념없이 시끄럽게 하는거지


소리의 근원지를 찾으려고 휙휙 둘러보는데 찾으려는 노력을 안해도 눈 앞에 보인다


" …… 누가 루한 좀 잡아!"


내 관을 열려고 발버둥 치는 너.

죽고 나면 아픈거 좋았던거 다 잊는 다는데 나는 왜 좋았던 것 부터 잊어가는걸까

니가 있었는데. 어쩌면 내가 여기 붙잡혀 있는 이유


내 관을 열려다가 붙잡혀 멀리 때 내어지고도 발버둥 치다며 울다 기절해 버린 루한의 옆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아파서 죽은건 난데 왜 니가 더 아파해. 정작 울어야 할 사람들은 오지도 않았는데


"민석아..."


눈을 감고 표정을 찌푸리며 내 이름을 부르는 녀석 때문에 천사를 애타게 찾고 있던 마음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이래서 내가 널 잊어버렸던 걸까. 미련 남아서 못가고 울고 불고 할까봐


근데 참 웃기다. 너를 보고 미련이 생기자 마자


"김민석씨, 허억- 진짜 여기 계셨네요"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서 있는 키만 멀대 같이 커서 바보 같이 생긴 천사가 왔네


날이 선 눈빛으로 루한 앞을 가리며 서자 눈을 크게 뜨더니 진정하라며 진땀을 뺀다.

더러워, 땀이 너무 많아. 뭐..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흥분하면 안 돼요, 죽은지 너무 오래되서 악귀되요 악귀"


"악귀?"


"악귀 되면 민석씨 뿐만 아니라 그 뒤에 분한테 피해가 더 가요"


이해가 안되는 소리만 줄줄이 늘어 놓는 앞의 남자를 보고 일단은 흥분을 가라 앉혔다.

 살아서도 피해 줬는데 죽어서도 주면 내가 너무 나쁘니까


"일단 얼른 가요."


".....싫어"


막상 루한을 보니까 따라가기 싫다. 남자는 누군가를 격하게 욕하더니 표정을 풀고 나를 향해 웃는다


"에이, 거기 가면 저 같이 잘 생기고 이쁜 사람 많아요"


"더 싫어"


1초도 생각 안하고 저 비글 거리는 남자를 닮은 사람이 많다는 소리에 기겁을 하고 거절하니까

상처 받은듯한 표정을 짓다가 머리를 싸맨다


"아, 가야해요. 빨리 안 데려가서 이 사단이 났지만 안가면 형 정신이 무너져요"


"누가 형이야, 너가 더 늙어보여"


"아..!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지금 안가면 형 평생 저 사람한테 붙어 살아야한다?"


루한한테..? 꽤 구미를 당기는 소리에 관심을 보이자 찬열이 기겁을 하더니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당황하며 소리친다


"저 형한테 평생 안 좋은 기운 주면서 저주 같은 비슷한 존재가 된다구요!"


뚝. 무언가 끊기는 소리가 나고는 정신을 차려보니 못 보던 남자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루한을 가리고 서있다


"박찬열 죽는다? 일 똑바로 못해서 사고 치더니 이젠 내 소유까지 건들여?"


"세훈이, 너..!! 형 이름을 왜 막부르고.. 아니 그게 아니라! 안간다고 버티잖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보니까 이리저리 까이는 존재구나. 그러고 보니 서로 아는 사이면 저 사람도 천사인가

천사인데 엄청 쎄게 생겼다. 천사가 다 착하게 생긴게 아니구나.. 뻘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를 쳐다 보기에 흠찟 놀랐다


"김민석씨. 지금 안가면 얘 죽어. 그것도 당신 때문에"


"예?"


"자세한건 몰라도 되고. 죽었으면 곱게 갑시다, 귀찮게 하지 말고. 보상은 위에서 할테니까"


나를 짓누르는 듯한 눈빛에 나도 모르게 끄덕 였더니 만족스럽게 웃는다.

그럼 이제 마지막이구나...


쳐량하게 루한을 바라 보고 있으니까 고개를 도리질 하더니 박찬열한테 눈짓한다

박찬열이 어깨에 손을 올리자 아득해 지는 정신에 겨우 입을 열고 살아있을 때도 못해줬던 말을 꺼냈다


"고마워, 미안해"


-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는 천국…. 이 아니라 여긴 어디야!!!

딱 봐도 천국도 지옥도 아니다. 누군가의 방 같은데에 버려져 있다. 그것도 아까 걔들이 입은 것 처럼 새하얀 옷을 입고

나 천사가 된건가..?


근데 난 누구지?


"김민석"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오버 액션을 떨었지만 누군가 있었나 보다. 진짜 천사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날 내려다 보고 있는 사람을 보고

괜히 경건해져서 무릎을 꿇으니까 깔깔 웃는다


"민석씨가 형이에요, 그냥 편히 있어요. 나도 똑같은 존재이니까"


"존함…. 아니 이름이..?"


"씽이에요. 그냥 레이라고 불러 주세요"


그때 갑자기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몰골이 말이 아닌 남자가 들어온다. 술마셨나


"저 사람이 형이 담당할 사람"


"엑, 술고래는 별로 인데"


내 말에 레이는 가볍게 미소 짓더니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수업 시간이라면 질색을 하고 자기 바빴기 때문에 설명이 길어지기 시작하자 멍을 때리기 시작하고 끝내는 잠을 잤다


" …… 이렇게 할일이 있는데, 잘 안들은 것 같네요. 형"


분명 미소 인데 너의 미소가 참으로 무섭구나 레이야. 혹시 형벌 담당이니..?


"저는 바빠서 가봐야 하니까 이 책 보고 잘 해요, 혹시 실수하면 진짜 찢.어.서. 죽.일.테.니 뭐, 형은 잘 하겠지만요"


그렇게 무서운 말 내 뱉고 사라지지마...

레이의 말에 눈물을 훔지며 건내 받은 책을 펼쳐 보니. 무슨 안내 지침서 같은 건가보다.


- 매일 따라 다녀라. 어짜피 너희는 인간들 앞에서 코를 파던, 춤을 추던 안보임

- 도 넘게 나서지 마라. 운명 바뀌면 사형. 죽은 사람이 사형 당하면 뭔지 알지?

- 소멸임. 영영 ㅃ2ㅃ2

.

.


참 누가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언어 선택 하고는...

재미 없지만 아까 레이의 협박 때문에 책을 휘리릭 넘기며 그래도 머리는 좋아서 다 외우고 있는데 끝에 가니까 담당 인간 이름이

세겨져 있다. 앞으로 좋던 싫던 내가 봐야할 사람. 그래도 좀 선했으면 좋겠다. 술고래 살인자 이런건 무서워...


너가 담당 할 인간 이름


[루한]


-

참ㅋㅋㅋㅋㅋㅋ 이 병맛도 아니고 진지물도 아닌 팬픽...★

병맛이라고 우기고 싶지만 웃기지 않을 것 같아서 (오열) 설명이 매우 부족한 것 같기도 하지만!

나중에 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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