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그리고 사람인 ‘척’하는 사람
‘ 여보세요 ’
여보세요 라는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을 때, 수화기 너머의 낯선, 날이선 목소리. 한편으론 익숙한 음성이 귀를 자극했다.
‘ 오늘은 기분이 좋네? ’
성열이 눈에 힘을 주고는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 왜 놀라고 그래 너 답지 않게 ’
성열이 지레 겁먹으며 몸을 뒤틀었다.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 성열아 ’
‘ 죽고 싶어? ’
그리고 현실이 되어 내앞에 나타났다.
불안과 공포. 발음은 다르지만 서늘한 한기는 견줄 수 없을 만큼 흡사한 그 감정들은 성열의 낯을 창백하게 만들었다 붉게 물들였다 이내 체면을 띠게 만들었다.
휴대폰을 쥔 손은 떨어졌지만 목소리만큼은 생생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속삭였다.
‘ 보고 싶었어. ’
여전히 무섭도록 웃고 있는 명수의 입에서 나온 단어에 성열이 충격을 받은 듯 얼굴을 싸하게 굳혔다.
“너, 너…….”
“성열아. 왜 손을 떨어. 내가 무서워?”
“…….”
“나 많이 보고싶었지?”
명수가 나지막이 내뱉는 말에 성열은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명수가 성열의 손을 강하게 끌어 당겨 성열은 거칠게 품안에 가둬질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명수가 어느 새 상체를 조금 숙여 성열의 앞으로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성열이 저도 모르게 흠칫 놀라며 몸을 뒤로 뺐다.
성열아. 많이 힘들었지?
이제 편안하게 해줄게
몇일후 이성열은 죽었다.
“흑..흐..흐윽.. 성...열아..성열아...열아..열아...성열아...”
눈물이 흘렀다. 흐르지 않을려고 계속해서 닦고 또 닦고 참아보려 해봐도
너는 나에게 움켜쥘수 없는 모래와도 같아서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멈출수는 없었다.
단지 너의 편지를 굳게 움켜쥘 뿐.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릿해지는 눈을 감았다 떴을땐 마치 나를 조롱하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기분이 나빴다.
이성열이 죽어서? 이성열이 내 이름을 불러서? 아니면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죄책감 때문에?
아니야. 이성열은 안죽었어. 다만 내 곁에 없을뿐이지.
그리고 난 이름을 바꿨다. 김성열로.
그리고 이성종을 만났다. 아무일 없는 듯 학교를 다녔다.
절대 미친건 아니다. 이성열을 죽게 만든 사람을 내 손으로 죽이고 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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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데이트비용 부담스럽다는데 이해돼..?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