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1억
'쟤네는 남자 여자애들끼리 놀러가나봐. 학생때 저래보지 언제 그래보겠어 그치?'
'그러게.. 딱 봐도 친구들 같은데.'
'부럽다.'
'근데 길열린'
'응?'
'너는 왜 남사친은 안만드냐?'
'그냥..'
'…….'
'굳이 너랑 만나는데 남사친이 필요한가? 남자는 친구로도 사귀면 안 돼. 어차피 감정이 생기게 되어있거든.
너뿐이면 돼.'
나뿐이라고 했던 너는 이제 없다.
제4회_
어차피 잊혀지는 것
…석진은 카페에 들어가기 전 카페 안 상황을 보았다. 손님이 어제보다는 없어서 한가한지 청소를 하다말고 벽에 기대어 서서 멍 때리는 열린을 보았다.
괜히 그 모습이 귀여운지 작게 웃으며 문을 천천히 열자, 열린이 급히 고갤 돌려 석진을 바라본다.
석진이 인사도 않고 가만히 열린을 내려다보자, 열린이 손을 어색하게 흔들며 말한다.
"오늘도 오셨네요?"
"……."
"음?"
"……."
"혹시.. 제 얼굴이 뭐라도.."
"먼저 인사 해주셔야죠. 기다리는중인데."
"아, 난 또..!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한가한가봐요?"
"조금? 커피 뭐드릴까요!?"
"아메리카노 ㅅ.."
"샷추가요?"
"네."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맞춘 열린이 급히 카운터로 향하자, 석진이 티나게 웃으며 열린이의 모습을 보았고.
안에서 설거지를 다 한 정국이 손을 탈탈 털며 뒤 돌아 열린을 한 번 보고선 그 다음으론 석진을 본다.
"……."
또 얼마나 예의가 바른지, 눈이 마주치면 인사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 목례를 하자
전정국도 대충 목례를 하고선 열린을 본다.
"아메리카노 샷추가해서 한잔."
"네가 만들어."
"네가 한다며 오늘은."
"나 청소 하는 거 안보여?"
"방금 전까지는 지가 만든다고 했으면서.."
"……."
"그래라 그럼."
열린이 한숨을 작게 내쉬며 '잠시만요'말을 하고선 커피를 만들자, 석진은 팔짱을 낀채로 커피가 나오길 기다리며
손목 시계를 한 번 본다. 손님들은 이게 웬 떡이냐며 잘생긴 남자 두명을 구경하기 바빴고
테이크아웃으로 커피를 석진에게 건내준 열린이 웃으며 말한다.
"오늘이 더 춥다던데.. 슈트 입고 안추워요?"
"춥죠! 핫팩 있어서 그나마 참을만해요. 어제도 엄청 추웠는데.. 퇴근할 때 안추우셨어요?"
"추웠는데! 친구가 데리러와줘서 십년감수했어요..! 맘같아선 택시라도 타고싶은데.. 집도 가까운데 택시 타면 사치잖아요.."
"하긴.. 택시타도 기본요금 아니에요?"
"기본요금에서 조금 더..?"
"몇시에 끝나요?"
"오늘은 9시요!"
"완전 추울때 퇴근하시네요. 옷 더 따듯하게 입고 다녀요! 요즘 독감 걸리면 큰일이라던데. 너무 얇게 입고 다니시는 것 같아."
"그래야죠.. 완벽무장 해야되겠어요. 이러다 추워서 죽겠어!"
"무슨 약속이라도 있는 거면.. 집 들러서 따듯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가요."
"약속이요? 에에.. 그런 거 없어요.. 그냥 집가서 맥주나 한캔 딱! 하고 자려구요."
둘이 계속 얘기를 끊임없이 하자, 정국이 정리를 하다가도 힐끔 둘을 보았다.
일하는 도중에 잡담하고 잘하는 짓이다. 만날 때는 다른 남자랑 얘기 조차도 안하더니.. 지금은 헤어졌다고 많이도 하네.
만나는 것 같지는 않고..
"손님 오셨다..! 저는 그럼 이만 가볼게요!"
"판매왕! 많이 파세요!"
"네에~"
석진이 나가는 모습을 뚫어져라 보던 열린이 배고픈지 쿠키를 하나 먹는 정국을 보았다.
먹으란 소리도 어떻게 한마디도 안 해? 짜증나지만 티내지않고 따라 쿠키를 입에 넣은 열린이 할짓없이 허공을 본다.
둘은 쿠키를 먹으며 서로 다른 곳만 볼뿐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
원래는 이렇게 서로 아무말도 안하고 있어도 어색한 게 하나도 없었는데. 뭐가 이리도 어색한 걸까.
멍하니 서있던 둘은 손님이 오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선 손님을 바라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열린이 주문을 받고, 정국은 커피를 만들 준비를 한다.
"니들 점심 안먹었다길래 이 형이! 이 오빠가 도시락 좀 사왔다!! 고마우면 솔직히 눈물 한방울 보여라."
"웃기시네."
"꼴값은."
지민은 정국과 열린이에게 도시락을 건내주고선 카페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이야.. 딱 봐도 이 인형이랑 피규어, 액자는 길열린 작품이구나? 그 말에 열린이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손님들을 본 지민은 여자들은 정국을, 남자들은 열린을 보고있자 왜 카페가 인기가 꽤 있는지 깨달은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외모지상주의~ 갑자기 난데없는 얘기에 정국과 열린이 똑같은 표정으로 지민을 보았고, 지민은 소름돋는다며 팔을 매만지며 말했다.
"난 니네 똑같은 표정으로 나 한심하게 바라볼때가 제일 소름돋아."
그 말에 정국과 열린이 서로 힐끔 보고선 다른 곳을 보았다.
지민은 이 상황이 재밌는지 키득키득 웃으며 카페 안을 돌아다닌다.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오오- 하며 구경하는 지민에 열린이 고개를 저으며 밥을 먹었고, 힐끔 정국의 도시락을 본다.
또 남겼네.. 당근은 죽어도 안먹는 전정국은 헤어져도 똑같다. 물론 헤어진지 한달이 넘은 것도 아닌데..
그냥 신기해서 그런다, 아 신기하다기 보다는 편식하는 네가 조금은 어리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커피를 마시던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 쭈뼛쭈뼛 카운터쪽으로 걸어왔다.
'저기요!' 정국을 보며 소리치는 학생 두명에 정국이 밥을 먹다말고 양볼에 음식을 채운채로 일어나 학생들을 본다.
그런 정국이 또 귀여운지 자기들끼리 설레하던 학생중 한명이 정국에게 말한다.
"저희.. 메이플 넛 브레드! 하나만 주세요오.."
"아, 네. 빵 굽는데 10분 정도 걸리는데 괜찮으세요?"
"네! 당연하죠..!"
카드를 건내받은 정국이 계산을 해주자, 학생들에 눈에선 꿀이 뚝뚝 떨어지려고 한다.
열린이는 그렇게도 쟤가 좋을까 싶어 젓가락을 입에 문채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오빠! 여자친구 있으세요!?"
옆에 수줍게 서있던 친구가 갑자기 급히 당당히 말한 학생의 팔을 아프게도 치는 걸 보니
아마도 수줍은 학생이 전정국에게 마음이 있는 게 분명했다. 안 돼.. 거의 10살은 연상일 텐데?
정국이 어떻게 대답을 할까 싶어서 열린이 젓가락을 문 상태로 정국을 올려다보자, 정국이 카드기에 카드를 꽂으며 말했다.
"없어요."
"없어요? 거봐 없다잖아..!"
"……."
"그럼 혹시!! 나이가 어떻게 돼요!? 아, 왜 때려.."
"저 나이 많은데~"
"스물셋!!??"
"고등학생 아니에여~? 저 완전 아저씬데.."
"에이!!!"
"스물일곱."
"헐!!"
미친 대박.. 하며 서로 때리기 바쁜 학생들을 보니 웃음이 다 나왔다.
나도 중학생때 좋아하는 오빠 있었는데.. 저때도 똑같았다. 똑같이 좋아하고, 설레하고..
할 일을 다 하고나서 의자에 앉아 밥을 다시금 먹는 정국을 한참 보던 열린이 말했다.
"무슨 팬카페야 여기가?"
"너 찾아오는 남자들도 많던데 네가 나한테 할 소리 아닌 것 같은데."
"나 놀리냐?"
"아저씨라고 팬에 포함 안시켜주는 거냐?"
"그건 아닌데.. 당근 좀 먹어라, 좀.."
"넌 그만 좀 먹어라 좀."
"그러게.. 또 먹고있네 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라며, 내일부터 해. 또."
"야씨.."
"야 박지민 그건 만지지 마라, 네가 만지는 건 다 박살나서 안 된다!"
다 먹고나서 쓰레기를 챙겨나가면서, 열린이의 것도 챙겨나가는 정국을 보며 괜히 열린이 혼잣말을 한다.
"지 것만 들고 나갈줄 알았더니.. 내것도 버려주네."
"야! 길열린!"
"뭐."
"오늘 밤 맥주!? 전정국이랑 셋이서!"
"됐거든.."
"왜애! 친구 아니냐! 설마 헤어졌다고 바로 남이냐!"
"그런 거 아니고!"
"그럼?"
"추워서 집 갈 거야. 나중에 날 풀리면 불러."
"너희는 아예 친구로 남기로 한 거야?"
"뭐.. 그런가."
"정국이 좋아하는 누나가 정국이한테 완전 들이대! 잘될 것 같기도 하던데..."
"그걸 왜 나한테 말해?"
"그냥 알아두라고."
"너 퇴근 안하고 뭐하냐?"
"퇴근 하라고 말 안하니까."
"앞으로 9시 되면 바로 퇴근해."
"그래, 그럼. 너는?"
"정리 좀 하고 나는 열시쯤에."
"그래."
"너."
"뭐."
뭔 할말이 있는지 뒤도는 나를 부르기에 뒤를 돌아보면, 전정국은 입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어디서 지내냐?"
"빨리도 물어보네."
"보나마나 본가 갔을 것 같아서."
"아니거든."
"그럼?"
"알아서 뭐하게?"
"…내가 알아서 뭐 하겠냐? 그냥 궁금하니까 물어보는 거지."
"너네 집보다 더 따듯하고, 편한 곳에서 지내니까 걱정 말지?"
"……."
"그리고.. 만나는 여자도 있는 것 같던데. 아, 별 다른 뜻으로 말한 건 아니고.."
"……."
"급하게 헤어지면서 우리 아무 대화도 못한 것 같아서.. 친구로 지내자고. 아주 좋은 친구로."
"……."
"솔직히 우리 만나면서 처음엔 모르겠지만.. 나중에 갈 수록 친구처럼 지내왔잖아. 늘 그랬듯이.. 똑같이 그냥.. 그렇게 지내면 되지.
좋은 사람 만나길 기도해주고, 좋은 사람이랑 결혼하길 기도해주고."
"…친구."
"친구."
"그래."
"……."
"안그래도 그게 좀 걸렸어. 헤어지고나서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오고간 적 없었던 것 같아서."
"……."
"내일 봐. 택배 가져 가."
"아, 맞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 너와 나는 친구 사이로 남기로 한다. 조금은 가슴이 아플 것 같은 대화 주제는..
의외로 내 가슴을 더 조용하게 만들어주었다. 오히려 이렇게 대화를 하고나니 네가 더 편해졌고, 너의 대한 안좋은 생각들이 사그라든다.
택배를 들고선 카페에서 나오자마자 갑자기 누군가 내 귀에 대고 열린씨! 하게 놀래서 고갤 틀어보면..
"석진씨... 놀랬잖아요. 왜 여기계세요?"
"그냥요."
"네?"
"농담이고..! 열린씨 9시에 끝난다길래 아까부터 기다렸는데."
"저를요? 왜요?"
"집 방향 같으니까, 같이 집에 가려고?"
"안바쁘세요..?"
"바쁜데요?"
"근데 왜 저를.."
"바쁜 건 집에서 해결하면 되고.. 방금 말했잖아요. 집 방향 같으니까.. 혹시 싫으신 거면, 그냥 혼자 갈까요?"
"아니요! 저는 정말 좋죠!"
"그쵸?"
"언제부터 기다리신 거예요..?"
빨개진 귀를 보며 안쓰러운듯 묻자, 그는 '별로 안기다렸어요.. 20분?'하며 장난스레 웃어보였다.
그냥 안에서 기다리지.. 내 말에 그는 손사레를 친다. 진짜.. 이렇게 착한 사람이 또 어디있어..
"웬 상자예요? 저 주세요!"
"아, 아니에요!"
"주세요."
강제로 상자를 앗아가는 그를 올려다보니, 그는 추운데도 좋다고 웃는다. 참.. 진짜 사람 기분좋게도 웃네.
"산삼? 산삼인가.."
"네! 엄마가 보내주셨거든요.. 백숙 해먹으라구.."
"어머님이 지극정성이시네.. 하긴 예쁜 딸이라 많이 챙겨주고 싶겠다."
"에이.."
"진짠데요?"
그의 차에 도착해 뒷자리에 상자를 놓고선 조수석에 올라탔다. 오.. 확실히 비싼차는 좀 다른가봐.
신기해서 차를 꼼꼼히 구경하는데 그가 웃으며 말한다.
"이렇게 추운데 버스타고 집 가려고 했어요?"
"그러려고 했죠?"
"그러다 진짜 큰~일 나요. 앞으로 저랑 시간 맞으면 같이 집 들어가요."
"에이.. 그래도 좀.."
"항상 9시에 끝나는 거죠?"
"네.."
"저도 그 전에는 자주 끝나니까.. 같이 퇴근하면 딱인데요."
"진짜 그래도 돼요..?"
"집가는 건데 뭘요."
"진짜 천사.."
"천사요?"
"진짜 천사예요! 버스 정류장에 계속 서있는 것도 괴로웠는데.. 진짜 덕분에.."
그는 참 착했다. 그리고 웃는 것도 참 예쁘다.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는지 솔직히 조금은 날 좋아한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나같은 걸 왜 좋아하겠나 싶어 그만 생각을 멈추고 만다.
말도 없이 같이 차를 타고 집 앞에 도착할 때 쯤..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중에 백화점 놀러와요. 할인 더 해드릴게."
"역시 판매왕.. 친구 데려가도 가능해요?"
"열린씨 친구라면 가능하죠."
"그럼 가야겠다.. 아무래도 친구네집에 신세를 지고 있는지라! 하나 뭐 사줘야겠어요."
"여자 둘이서 사는 거예요?"
"네에.."
"위험한데.. 근데 또 마침 제가 옆옆집에 사니까. 뭔 일 생기면 불러요."
"에이이이.. 여자 둘이라고 위험할 거 까지야.. 어? 불러요? 그쪽까지 달려가서 부르면 돼요?"
"힘들게 굳이 그러시게요?"
"그럼요?"
"전화하면 되죠."
아, 이 사람 연애 고수인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번호를 따간단 말인가.. 괜히 웃음이 나와서 그를 올려다본채로 웃음이 터져버리자
그는 조금은 능글맞은 얼굴을 한채를 주차를 하며 내게 말한다.
"왜요? 너무 훅 들어왔나요?"
"아니요.. 자연스러워서 조금 웃음이 나왔어요.."
"그럼 오케이?"
"오케이!"
"오케이.."
주차를 하고선 핸드폰을 건내주기에, 핸드폰을 받아들어 번호를 찍어주었다.
바로 내게 전활르 거는 그에 또 웃음이 나왔다. 아, 왜 이렇게 웃음이 나오는 걸까.
전정국이랑 있을 땐 이렇게 웃을 일도 없었는데.
"열린씨 웃음이 되게 많으신 것 같아요."
"제가요?"
"네. 항상 볼 때마다 웃으시잖아요."
'너는 왜 맨날 인상만 쓰고 있냐. 진짜 사람 진빠지게 하는데 뭐 있다 너도..'
전정국을 떠올리려다가도 바로 고개를 저으며 그를 바라보니, 그는 내게 '뭐하는 거예요?'하며 또 장난스레 웃어주었다.
저 원래 잘 안웃는데.. 내 말에 '농담?'하며 또 웃는 그가 예뻐보였다.
"그나저나.. 열린씨 나이가.."
"아, 저 스물일곱..!"
"아아, 그래요? 친구네요!"
"친구요!? 스물일곱!?"
"서른."
"아, 뭐예요."
"왜 정색해요?"
"친구 아니네!"
"세살까진 위아래로 다 친구랬는데."
"누가요."
"저희 어머니가요."
"…아."
"그럼 스물일곱 길열린씨 앞으로 잘지내봐요."
그가 나에게 손을 뻗었다. 악수를 하자는 뜻이었다. 나는 냉큼 그 손을 잡으며 말했다.
"네에, 서른살 판매왕 김석진씨 잘지내봐요!"
"그놈에 판매왕."
차에서 내려 '안녕히가세요..' 인사를 하려고 하면, 그는 내쪽으로 다가와 내 옆에 서서는 말한다.
"집 앞까지 데렫줄게요."
"네? 코 앞인데요?"
"세상이 흉흉하니까요."
"진짜.."
"그 사람 너한테 첫눈에 반한 거 아니냐?? 바로 옆집인데도 데려다준다고 그러는 거 보면 진짜 빼박인데??"
"…그래도."
"자존감 좀 높이자! 어!? 길열린!!! 전정국이랑 김석진인가 뭔가하는 그 사람은 전혀 다른 사람이야!
20몇년을 다르게 살아 온 두 사람을 비교하지 마!"
"……."
"같이 퇴근하자면서 카페 앞에서 기다린 거면 진짜 말 다했다.. 번호도 따갔다며."
타이밍 좋게 카톡 소리에 핸드폰을 보자, 가영이가 급히 내 옆에 달라붙어 내 핸드폰 화면을 본다.
[산삼 두고 내리셨네! ㅎㅎ]
"산삼?"
"아, 맞다!"
[잘 들어간 거 맞죠?]
"야 바로 옆집인데 잘들어갔냐고는 왜 물어보냐 진짜! 빼박이라고!"
[추우니까 따듯한 물 한잔 꼭 마셔요.. 감기 걸리면 큰일나요. 감기 조심]
"이 사람 너 좋아해."
[네! 석진씨도 감기 조심..(이모티콘)]
"이모티콘 뭐야.."
열린이에게서 온 카톡 하나에 석진은 뭐가 그리 좋은지 피식 웃으며 그제서야 씻으러 욕실로 들어선다.
자기랑 똑같이 생긴 이모티콘 쓰네..
"야 박지민."
먼저 정국의 집에 와있던 지민이 소파에 앉아서 정국을 올려다보았다. 오자마자 왜 그리 무섭게 불러대??
"엉야."
"너 길열린이한테 나 만나는 사람 있다고 말했어?"
"내가?"
"어."
"내가????"
"말 할 사람이 너밖에 없는데. 아직 만나보지도 않는 사람이랑 내가 뭘 잘 되냐?"
"그런 분위기라고 했지.. 말한 적은 없는데? 아니라고 할까?? 야 미안해.. 내가 괜히 말한 건가... 나는 너희 친구로 지내는줄.."
"됐어."
"어?"
"됐다고. 그냥 두라고."
"엥? 야! 얼른 씻고 와! 맥주 마시자!"
정국이 아무 대답도 없이 방으로 들어가자, 지민은 소파에 앉아서는 뻘쭘한듯 표정을 지으며 정국에게 다가가 말한다.
"뭐야.. 화낼 것 처럼 말하더니.. 또 됐대?"
"걔도 만나는 사람 있더라."
"뭐라구!!??!!?"
"……."
"야아! 뭔 소린데! 걔도 만나는 사람 있어? 진짜? 누군데?"
정국이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선 욕실로 들어가자 지민이 야이씨! 하며 문을 쾅! 발로 아프지 않게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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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드르아
해지마아아아아~ 그런 분위기 해지마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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