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776256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세준]좋았던 건, 아팠던 건


w.봉봉 쇼콜라



-



2013년 11월 21일 목요일

내가 학교를 자퇴한지 거의 반 년이 지났고, 세훈이를 만나지 못한지도 거의 반 년이 지났다. 그 때 사고 이후로 내 다리는 여전히 불구이다.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그래서 차마 세훈이를 만날 엄두를 못내겠다. 나를 이상하게 볼까봐. 세훈이가 너무 보고 싶다.



2013년 12월 31일 화요일

벌써 계절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날씨가 추워지고 겨울이 되니까 세훈이가 더 보고싶다. 세훈이는 겨울을 참 좋아했다. 하얀 눈이 너무 좋다고 그랬었다. 작년 오늘에는 세훈이와 같이 시내를 뽈뽈거리며 돌아다녔는데... 언제 또 그런 날이 올까? 어쩌면 다시는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2014년 3월 4일 월요일

이제 세훈이는 대학생이 됐을 것이다. 나와 같은 대학교에 다니겠다는 것을 '넌 공부 못하잖아'라며 괜히 싫은 척 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세훈이를 좋아하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나는 늘 그렇게 세훈이에게 틱틱댔다. 친구의 감정이 아니라서 그랬다. 세훈이는 항상 내가 좋다며 재잘거렸지만, 분명 좋은 친구로서의 의미였을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세훈이에게 더 연락을 할 수 없는 것일 수도 있겠다.



2014년 4월 12일 토요일

오늘은 세훈이의 생일이다. 매년 세훈이의 생일마다 생일 축하 카드와 소원 들어주는 것을 선물로 주곤 했었다. 참 초딩 같은 선물이었지만 세훈이는 좋아해줬다. 오늘도 카드를 만들기는 했지만, 세훈이에게는 줄 수 없을 것이다. 오늘따라 세훈이가 더 보고 싶다. 세훈아, 생일 축하해.



2014년 5월 22일 목요일

어제는 내가 사고를 당한지 딱 1년 되는 날이었고, 오늘은 내 생일이다. 계절이 한 바퀴를 돌아 벌써 봄의 막바지다. 벌써부터 가까워지는 여름이 실감난다. 그런데 아직도 세훈이가 보고싶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내 다리는 영영 쓰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다. 오늘은 내가 세훈이에게 축하 받지 못한 두 번째 생일이다. 이제는 더 이상 축하 받을 일 따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은 극단적일지도 모르는 선택을 했다.



-



버스가 어느 후미진 정류장에서 멈추었다. 내리는 사람은 검은 양복을 갖춰 입은 세훈이 다였다. 손에는 하얀 국화 한 송이와 낡은 수첩이 들려져 있었다. 세훈은 외관과는 달리 깔끔한 납골당 내부로 들어섰다. 세훈이 준면이 안치된 곳을 찾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준면의 사진 앞에 가져온 국화를 두고, 아직 보지 않은, 차마 보지 못한 수첩의 마지막 장을 펼쳤다.


세훈이에게

세훈아, 안녕. 나 준면이야. 미안해. 1년 동안 완전히 연락을 끊어버려서. 그렇지만 너를 볼 자신이 없었어. 그래놓고 고작 이런 편지로 인사해서 미안해. 이게 아마 너한테 하는 마지막 말들이 될 거야. 나는 이제 죽을거거든.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는 중이야. 손목을 그으려고. 사실 목을 메는 게 더 확실할 것 같았는데, 내가 다리를 못 써서 일어날 수가 없거든. 그래도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네 초승달 눈웃음을 보고 싶었는데, 많이 아쉬워. 넌 오래오래 살다 와. 좋아하는 사람도 사귀고, 많이 웃어. 저 멀리 가서도 너 웃나, 안 웃나 다 지켜볼 거니깐. 세훈아, 나는 널 많이 좋아했어. 너한테 툴툴거리던 것도 다 그거 숨기려고 그런 거야. 세훈아, 고마워. 그래도 네가 내 삶의 유일한 낙이었어. 세훈아, 사랑해. 안녕. 잘 지내.

준면이가


"…준면아, 안녕. 나, 왔어."


세훈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액자 속에서 웃고 있는 준면을 바라보았다. 언젠가 세훈이 빙구 같다고 놀렸던, 아주 해맑은 미소.


"나도 니 미소 한 번 더 보고 싶었는데."


웃고 있는 세훈의 눈에는 조금씩 눈물이 고이다가, 결국엔 참지 못하고 와르르 쏟아져버렸다.


"하으, 준면아, 왜, 왜… 흐으, 왜 그랬어… 나는 니 다리가, 어떻든, 그게 아니라, 너를, 너를 좋아한 건데…나는 그냥 니가 내 옆에 있어줬으면 됐단 말이야… 큰 걸 바라는 게 아니었다고…"


-더 이상은 너의 그 환한 웃음을, 나는 볼 수 없다. 준면아, 너는 내게 잘 지내라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일에 누군가가 내게 잘 지내요? 라고 묻게 되었을 때, 내가 긍정의 대답을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지난 1년 간 그래왔듯, 네가 없는 나는 죽은 것과 다름 없을 터이니.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은 다행이라는 이기적인 생각은 나를 기쁘게 만들었다. 참으로 다행이었다. 너 또한, 나를 사랑해서.


울음을 그친 세훈이 주머니에서 은빛의 목걸이를 꺼냈다. 작년 준면의 생일날 선물로 주며 고백하려 했던 목걸이. 오래된 것이라 그런가, 어쩐지 살짝 녹이 슬어 있는 것도 같았다. 목걸이는 결국 제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여지껏 세훈에게 있었다.


"이걸… 이런 식으로 주게 될 줄도 몰랐고, 그러기도 싫은데…."


어쩌겠어. 일단 니 껀데.

목걸이는 국화꽃 옆에 가지런히 놓여졌다. SJ. 둘의 이름의 한 글자 씩을 딴 이니셜이 깔끔하게 수놓여 있었다. 세훈의 목에 걸린 목걸이에도 똑같이.


-준면아, 네 말대로 좋아하는 사람도 사귈 것이다, 나는.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게 된다면 말이다. 내가 혹 여자를 만나게 되어 아이를 낳는다면, 이름은 세준이로 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영영 없을 것 같다, 준면아.


"준면아."


부름에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세훈에게만은 그 대답이 들려왔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사랑해."


세훈이 눈을 감았다가 뜨며 미소 지었다. 준면이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초승달 눈웃음이었다.










-






세종글 다쓰고 쓰려던 세준 단편글..

노래 모티브로 해서 세준 여러개 써놨는데.. 쉬어가는 차원에서 한 번 끄적여 봤어요..ㅎㅁㅎ..

이번 단편 주제는 종대와 우리 쑤정이 크리스탈이 함께 부른 슴더발 좋았던 건, 아팠던 건!

..예, 뭐 그렇다구요..ㅎㅎㅎㅎㅎㅎㅎ..

대표 사진
독자1
이렇게 소ㄹ리내서 울어본 픽은 ㅊ처음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마지막 장면에서 폭풍오열해ㅐㅆ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봉봉 쇼콜라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제픽을보고 그렇게오열해ㅜㅈ시면 정말 감사할 따름..ㅠㅠㅠㅠㅠㅠㅠ정말 감사해요!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자까니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째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봉봉 쇼콜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렇게오열을해주시며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ㅜㅜㅜㅜ슬퍼요ㅜㅜㅜㅜ세훈이한테 말도안하고왜혼자서그런생각을했ㄹ니준면아ㅜㅜㅜㅜㅜㅜㅜ ㅜㅜㅜ새드는슬퍼요ㅜㅜㅜ ㅜ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혼자남아있을 세훈이도 그렇고 소리없는 준면이도 슬프네요... 잘 보고 갑니다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아ㅜㅜㅜㅜㅜㅜ 준면아ㅜㅜㅜㅜ 왜그랬어ㅜㅜㅜㅜㅜ 진짜 안타까워요ㅜㅜㅜㅜㅜ 아ㅜㅜㅜ 아아...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준면아ㅠㅠㅜㅠㅠㅠㅠㅠㅠ왜그랬어ㅠㅠㅠㅠㅜㅠㅠㅠ세훈이 기다려줘야지ㅠㅜㅜㅠㅠㅜㅜㅜㅜ왜먼저갔어ㅜㅜㅜㅜㅠㅠㅠ아슬퍼ㅠㅜㅜㅜㅜㅜㅜㅜㅜㅠ둘이행쇼해야되는데ㅠㅠㅠㅜㅜㅠㅠㅠㅜ왜ㅜㅜㅜㅜㅜㅜㅜ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세준아ㅠㅠ준면아ㅠㅠㅠㅠㅠ너 그렇게 가면 안 되지ㅠㅠㅠㅠㅠㅠ세훈이 납두고 죽으면 안 되는 거야 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 죽어ㅠㅠㅠㅠㅠㅠ왜 죽니!!!!!!!!!!!!왜 죽어 준면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가지 말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가지 마 진짜 준면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노래는 진짜 달달한데 내용은 왜 이렇게 슬픈지..
11년 전
대표 사진
봉봉 쇼콜라
ㄷ, 댓글이 지금 달려서 놀랐네요.. 울지 마셔요 독자님ㅠㅠㅠㅠㅠㅠ봐주셔서 감사드려요ㅜㅜㅜ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5
08.28 23:10 l ㅋㅋㅋㅋ
[국대/개그/망상] 칠남매_07 (부제:야 기성용)98
08.28 23:03 l 국행대쇼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6
08.28 23:00 l 피코진리
[블락비/피오지코/피코] 우지호 사냥법은 간단하다 0215
08.28 22:56 l 발바리
[국대망상-기성용] 연상연하 747
08.28 22:53 l 기식빵식빵
[EXO/카디] 천국에서 안녕 214
08.28 22:48 l 키마
[소설] 2놈 : 제 2장
08.28 22:47 l 까만여우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6
08.28 22:42 l 성용아사귀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
08.28 22:34 l 변녀
[EXO/다각]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들55
08.28 22:33 l 비얀코
[종인X경수] 동물원의 호모들12
08.28 22:18 l 생수
[EXO/종대총수] Strike while the iron is hot 18
08.28 22:17 l 김미원만세
[인피니트/현성] 여름안에서 0713
08.28 21:51 l CHI
[소설] 2놈 : 제 1장1
08.28 21:51 l pm5:55
[기성용대] 나는 너에게29
08.28 21:37 l
[국대망상/기성용] 질렀다0313
08.28 21:32 l 우어어어어
[기성용대] 꿈 830
08.28 21:31 l 성용아사귀자
[백현/경수/단편] 너라는 순간에 살고 있어6
08.28 21:25 l 르쁘띠슈
[쑨환/태양] 你好 (니하오) 0 550
08.28 20:44 l 팊.
[구자철망상글] 태풍 그리고 내 남자친구33
08.28 20:40 l 베베
[볼라벤/학생] 누가 이길까?
08.28 20:38 l 방구탄
[국대;이대훈] Feel So Bad - 번외16
08.28 20:35 l 효광
[볼라벤x덴빈] 만남의 끝12
08.28 20:31 l 감자갉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8.28 20:13 l 망캐
[인피니트/공커] 바람 0166
08.28 20:13 l 여자친구
[뇽토리/여신] Obsession 上3
08.28 20:02 l 로망스
[기성용대] 모델ki 757
08.28 19:49 l 사구ㅏ자철


처음이전10610710810921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