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남준] 김남준은 나를, 02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12/03/1/5659fa20bb89748a6f3b84c6f1095df1.gif)
(짤과 내용은 무방합니다)
말을 건다.
귀도, 얼굴도, 심지어 목도. 온통 빨개진 김남준이 내 눈을 마주하지 못하고 시선을 배회하는 김남준이, 그런 자신이 웃긴지 아니면 쑥스러움을 타는 건지 안절부절 못하는 김남준이 말을 건다.
" 안녕, 탄소야. "
이렇게 다정했던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다정한 목소리로, 다정하게 성을 뗀 이름으로, 나를 부른다. 안녕을 물었다.
"아, 응. 안녕? "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수줍게 인사하는 사이였던 거지.
***
그 날. 술집에서 김남준이 내게 한소리하고 가게를 나섰던 날, 그 뒤로 나와 김남준의 사이는 멀어졌다. 동기들도 우리를 수근 거리곤 했다.
나와 친한 동기들은 내 앞에서 김남준 얘기를 잘 꺼내지 않았다. 사실 그 자리에 남아있던 동기들이 집에 가버린 내게 전화로 김남준 왜 저러냐며 나를 달랬던 적이 있었다.
‘탄소야, 괜찮아?’
‘뭐가?’
‘아까 남준이, 아까는 정말 남준이가 좀 심했다고 생각해.’
‘아냐, 남준이 말도 맞는 걸. 솔직히 내가 나대서 석진 선배 곤란하게 한 적도 있고.’
‘탄소야...’
‘그만 얘기하자, 이제.’
뒷담은 싫어한다. 그래서 자칫 뒷담으로 이어질 것 같은 대화를 대충 끊었다. 솔직히, 김남준이 하는 말이 다 맞았으니까. 너무도 사실이라 비수가 콕콕 박히는 말들이었으니까. 그 날은 석진 오빠보다 김남준 생각을 더 했던 날이었다.
그 후로 나와 김남준은 서먹해졌다. 어쩌다 인사하게 될 상황이 오면 인사하기는 하는데, 겹칠 일이 없으면 하루에 나눈 대화 한 번도 없이 끝나곤 했다. 그런 우리 사이에 동기들이 먼저 눈치를 보더니 나에게 김남준이란 단어가, 김남준에게 나라는 단어가 금기어가 된 것 마냥 굴었다. 그렇게 서먹해진 사이에서 어떻게 김남준이 날, 좋아하게 되었을까.
어제, 떨어진 핸드폰을 급히 주운 뒤로 자리를 박차고 달아났다. 뒤에서 탄소야! 하고 부르는 김남준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숨이 목 끝까지 찰 정도로 멀리 왔을 때 뒤엔 아무도 없었다. 그제서야 깨진 핸드폰과 갖고 오지 못한 이어폰이 눈에 들어왔다. 금이 간 핸드폰 액정 화면을 조심조심 만져서 켜보니 액정 화면이 깜깜하다.
“하아...”
주저앉아 한숨을 쉬었다. 괜히 과방에 갔어. 어제 이 후회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몰랐다.
***
오늘 김남준이 말을 걸을 거란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니다. 어제 핸드폰을 떨어트린 탓에 액정이 나가버려서 핸드폰은 꺼진 체 가방에 있었다. 핸드폰은 오늘 바꾸기로 했다. 어차피 약정도 끝났고, 얼마 전에 핸드폰 바꿀 때 되지 않았냐고 부모님이 물어보셔서 바꾸는 데엔 무리가 없었다. 그래서 어제 밤에 깨진 핸드폰 걱정보다 김남준 생각을 더 많이 했다. 술자리에서 김남준에게 석진 오빠 얘기 듣고 서러웠었던 밤과 다르게 자려고 눈을 감으면 자꾸만 날 좋아한다던 고개 숙인 김남준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대체 왜?
걔는, 김남준은 왜 날 좋아하는 걸까. 우리 사이엔 접점이라고 동기이자 같은 과라는 것 밖에 없는데. 그걸 상쇄할 만큼 김남준은 날 피했고, 날 안 좋아하는 듯이 굴어서 일부러 피해 다니기도 했는데. 대체 언제부터 날 좋아했던 걸까.
오늘은 김남준 마주치지 않기가 목표였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교양도 몇 개가 겹치고 시간표도 어느 정도 비슷한지 평소에 자주 마주치는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동선이 비슷할 줄이야. 조금 넉넉하게 강의실을 가던 중에, 학교 안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고 나오는 김남준을 보자마자 근처 나무 뒤로 숨어버렸다.
헉, 쟤가 왜 저기에? 하고 생각해보니 오늘 들을 2교시 전공을 김남준도 당연히 들었다. 그치, 나 쟤랑 같은 과였지...
결국 김남준이 강의실이 있는 건물까지 들어가는 것을 보고나서야 나도 뒤따라 들어갔다. 혹시라도, 김남준이 나를 발견하고 말을 걸까 봐 강의 시작 시간에 거의 딱 맞추듯이 멀리서 교수님이 오는 걸 보고는 쏙 들어갔다. 혹시라도 김남준이 말 걸까 봐.
가장 늦게 들어온 나를 동기가 발견하고 손짓을 해서 문 근처 뒷자리에 같이 앉았다. 나보다 몇 줄 앞, 창가 쪽에 자리한 김남준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자리가 멀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김남준은 교양 책을 펴고 있었다. 그 옆에는 정호석이 있었다. 둘이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라고 했던가? 시선을 고정한 체로 생각에 잠기다 정호석이 고개를 뒤쪽으로 돌려 강의실을 휘 둘러보다 나를 발견하고 눈을 마주쳐왔다. 그러곤 손을 흔든다. 얼결에 손을 흔들어주니 재밌다는 듯 웃곤 김남준을 쿡쿡 찔러 부르더니 뭐라 뭐라 대화를 나누었다. ... 쟤네 내 얘기하는 것 같은데.
게슴츠레 눈을 뜨고 주시하니 김남준의 몸이 휙-, 돌아서 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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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 정도의 시간 동안 눈이 마주치더니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리더니 정호석과 대화를 나누었다. 근데, 너. 나보고 그렇게 귀랑 뒷 목이 터질 것처럼 빨개지면 나더러 어떡하라고. 덩달아 열이 오른다. 오늘따라 강의실이 왜 이리 덥냐.
***
강의가 끝나면 튀려고 했다. 그런데 옆에 앉은 동기가 숨소리만큼 작은 소리로 물었다.
" 탄소야, 남준이랑 무슨 일 있어?"
" 아니? 없는데..."
" 남준이가 너랑 연락이 안 된다고 이따 얘기하자는 말 좀 너한테 전해달래. "
동기는 김남준과 나눈 카톡을 슬쩍 보여주었다.
-ㅇㅇ아, 탄소랑 할 말이 있는데 핸드폰을 꺼놓은 것 같아서. 미안한데 얘기 좀 하자는 말 좀 전해줄 수 있을까?
카톡을 보다 김남준을 쳐다보니 이쪽을 보고 있던듯 고개를 빠르게 숙였다. 조금 보이는 옆얼굴의 광대가 올라가 있다.
저거 보고도 도망가면 안 되는 거겠지. 얘기를 전해준 동기의 수고도 있으니까.
" 아, 고마워. 핸드폰이 고장 나서 그랬나 봐. 알겠다고 전해줄래?"
튀려던 내 계획이 무산됐다.
***
![[방탄소년단/김남준] 김남준은 나를, 02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9/17/19/c0cf2a8718d1e501b7fd52e54d3315e1_mp4.gif)
강의가 끝나고 강의실에 있는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 할 때쯤, 동기는 남준이랑 얘기 잘 하라며 먼저 일어났고 나도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고 일어났다.
김남준을 바라보니 저기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예전엔 몰랐는데...기럭지가 장난이 아니네. 강의실이 아니라 런웨이인줄.
내 앞에 선 김남준은 별 말이 없었다. 나를 바라보다가, 눈을 피하다가 다시 나를 바라보다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너무... 어제와 겹쳐서 뭘 말하고 싶은지, 어떤 감정을 담고있는지 모를 수 없어서 시선을 마주하는 나까지 덩달아 눈을 못 마주칠 것 같았다.
그러더니 뱉은 말이,
“탄소야, 안녕?”
엉? 갑자기?
김남준은 황당해하는 내 얼굴을 보더니 손을 들어 흔들었다.
저도 황당한지, 아니면 이 상황이 부끄러운지 인사를 건넨 김남준의 귀와 얼굴과 목이 점점 빨개졌다.
“어어, 그래. 안녕...”
웃긴 건 나도 덩달아 같이 인사를 했다는 거다. 여전히 손을 든 김남준을 따라 손까지 슬쩍 들어 흔들면서. 마주 인사하는 내 꼴을 보니 글렀다. 마주치지 않기는커녕, 얼결에 손까지 흔들며 인사하고 있지 않은가.
김남준은 내가 웃긴지 볼에 보조개까지 만들며 웃고 있었다.
쟤는 왜 저렇게 다정하게 웃는 거야, 보조개는 왜 또 패이는 건데. 눈에서 꿀 떨어지겠다. 언제부터 나를 그렇게 보았다고. 정말 적응이 안 된다. 맨날 날 보면 얼굴을 굳히던 김남준이 저렇게 눈을 휘며 나를 보는 것도,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것도.
약 1년간 고3내내 꽤 오래 짝사랑하느라 까먹었다. 날 사랑한다는 사람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사랑을 주는 입장으로만 있어봐서 내가 좋다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어정쩡하게 김남준을 바라보았다.
“어제, 잘 들어갔어?”
“어? 어어.”
“어제 내가 호석이랑 하던 대화...들었어?”
네. 완전.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렇게 말하면 안되겠지. 붉어진 얼굴, 멋쩍은 듯 뒷머리를 긁는 손. 누가 봐도 고백을 하려는 타이밍 같았다. 그렇다고 안 들었다고 하기엔 내가 어제 도망 간 것에 대한 핑계가 안된다. 게다가 빼도박도 못하게 핸드폰도 떨궜으니까.
“어, 그게...”
적절한 말이 없어서 눈을 피하며 할 말을 고르니 김남준이 눈치를 챈 듯 말했다.
“탄소 너 아직도 석진이 형 좋아하지.”
“...응.”
내 대답에 김남준의 표정이 다시 굳어졌다. 이제야 내게 조금 익숙한 김남준의 표정이 되었다. 이렇게 가까이 있으니까 조금 무섭긴 하지만. 방금 내 대답은 거절의 뜻으로 들렸겠지. 김남준 인기 많던데 내가 뭐라고 얘를 차게 된 걸까, 생각이 든다.
“나는, 너 좋아해.”
그렇다고 이렇게 돌직구를 던질 줄은 몰랐는데요. 당황한 얼굴로 어? 하고 얼이 빠지니 김남준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보조개 없이 입꼬리만 끌어올린 미소였다.
“ 그냥, 이제는 안 숨기려고. 알고 있어. ”
엄마야.., 그러니까 김남준은 나를, 좋아한다는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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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컄컄... 짤 찾기 힘들어서 그냥 줄 글로 가렵니다...
그래서 제가 올리는 짤은 무방해요! 그나마 대충 비슷한 느낌의 짤을 올릴려고 하는 것..
저는... 여주에게 귀여움 받는 남준이 좋아해요...
약간... 럽메의 남준이..머리 쓰고 사랑한 적 없어서 미래에 호구가 되기도 해줄 남준이....ㅋㅋㅋ
괜찮아...어차피 어남준이니까요.
제목에도 똭 남준이 이름만 박아놓았잖아요.
그나저나 반응 너무 좋아서 놀랐어요 8ㅅ8 엉엉..
흑흑 사랑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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