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침대를 들어냈다.침대 밑에는 언제 잃어버렸는지도 모를 물건들이 하나둘씩 나왔다.동전, 펜, 열쇠고리, 립밤 그리고 핸드폰.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고는 못 찾아서 바꾸려고 그랬는데 잘 됐다며 스마트폰으로 바꿔버린 기억이 난다.이제서야 찾은 폴더폰을 전용 충전기에 꽂고 전원을 켰다.고장도 안 났네.고등학교를 함께 보냈던 핸드폰인만큼 사진첩을 열자 익숙하지만 반가운 얼굴들이 담겨져있다.한 장씩 넘겨보며 추억을 떠올렸다.그러다 눈에 띄는 건 초점이 제대로 잡히진 않았지만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그 아이의 뒷모습이었다.
따뜻해진 봄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나는 고3이 되었다.물론 겨울부터 학교에서 고3 취급을 받긴 했지만.고3이라는 부담감에 3월에는 우리 학년 전체가 쥐 죽은 듯 조용히 공부만 하더니 5월, 체육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기간부터는 너나 할거없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오늘 체육 뭐 한대?"
"체육 대회 연습 할 걸?"
쉬고싶다며 투덜대는 친구와 쉬는 시간부터 운동장으로 나와 벤치에 앉았다.운동장에는 우리 반과 체육 시간이 겹치는 남자아이들이 나와 축구를 하고 있었다.
"공 좀 차줘!"
내 앞으로 굴러온 축구공.이름 모를 남자아이가 손을 흔들며 소리친다.그 소리에 있는 힘껏 공을 찼지만 공은 영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마침 지나가던 남자선생님의 등을 맞춰 버렸다.내가 당황스러움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 그 남자아이는 곧장 달려가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제가 그랬다며 연신 고개를 숙인다.선생님이 인상을 찌푸리며 조심 좀 하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나는 그 남자아이에게 쭈뼛쭈뼛 다가갔다.
"미안...나 때문에."
"아니다, 괜찮다.많이 놀랐지?"
경상도 억양이 살짝 묻어나는 그 아이는 괜찮다는 말을 반복하며 곧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공을 들고 달려갔다.수업 시간을 알리는 종이 친다.
"오늘은 자유 시간이다.각자 하고 싶은 운동 해."
다행히 체육 대회 연습이 아니라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나는 땀 흘리기 싫어서 나무 그늘 밑에 가 자리를 잡았고 다른 여자아이들도 마찬가지 인 듯 옹기종기 그늘로 모여들었다.그리고는 수다를 떤다.고3이 되어도 이성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지 대부분이 남자 얘기다.남자아이들은 여전히 축구를 하고 있고 내 눈에는 아까 그 남자아이가 눈에 띈다.
"은지야, 너 혹시 지금 공 들고있는 애 이름 알아?"
"어디?아, 박진영?"
왠만한 3학년 애들은 다 알고 있는 은지에게 묻자 대답과 함께 왜 묻냐며 좋아하냐고 내게 물어댄다.그런 거 아니라며 손을 절레절레 내젓고 이름을 곱씹었다.그러는 동안에도 내 눈은 계속 박진영을 쫓고 있었다.
클릭클릭 |
안녕하세요!반가워요♡ 갓세븐글이별로없길래써봐요 망글이될수도있을것같아요ㅋㅋㅋㅋ 반응이없으면조용히사라질게요(침울) 지금은되게짧지만길어질예정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