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베르 " 나 사랑해요? " 그는 고개를 저었다. 어색해진 사이만큼이나, 나는 일찍 발을 떼었다. " 잘자. " " 택운씨도. " ** 「 어제 낮부터 잠잠하던 장마가 오늘 오전 수도권을 중심으로 완전히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은 세계날씨입니다 … 」 비가 그쳤다. 나는 창문을 활짝 열었고, 창 밖에는 거센 빗줄기 대신 따사로운 햇살이 나를 반겼다. 오랜만에 택운씨네 가게나 찍어볼까 하고 카메라까지 들어 밖으로 나섰다. 레인부츠대신 신은 슬리퍼가 그저 편하기만 하다. [ 영업 쉽니다. ] 또 어디 아프기라도 한걸까. 아니지, 이젠 내가 걱정할 사람이 아닌걸까. 차오르는 걱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결국 나는 또 다시 그의 집 초인종을 눌렀다. 열리지 않았다. 아무도 없었다. 집에 들어와 한참을 쇼파 위에 앉아있었다. 이렇게 금방 가버릴줄 알았다면 같이 영화라도 한 편 볼 걸 그랬나. 이웃끼리 영화보는건 좀 이상한가. 어디로 갔을까. 혹시 다치지는 않을까. 왜 말도 없이 갔을까. 문득 그가 한 말이 떠올랐다. 비가 좋다던 그의 말. 그는 정말 그친 비를 따라서 떠나가버린걸까. 다시 비가 내리면, 그도 다시 올까. 항상 혼자 먹어오던 밥인데 혼자 먹기가 외로워 밥을 먹지 않았다. 항상 혼자 누워 자던 침대인데 혼자 잠들기가 무서워 잠도 들지 못했다. 가슴 한 켠이 먹먹하게 시려왔다. 너는 왜 그렇게 떠나야만 했나. 일주일이 더 지나도 변한 것은 하나 없었다. 이제는 자려고 노력 조차 하지않는다. 차가운 물에 얼음을 띄워 베란다로 나갔다. 하늘도 맑고 달도 밝고, 별도 밝다. 별을 보니 무작정 네 생각이 차오르는 것이, 너와 함께하던 추억들이, 시간들이. 저 밝은 별빛에 내 마음이 다 담길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걸 네가 볼 수만 있다면, 나는 무엇이 되었건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네가 미칠 듯이 그립고, 미칠 듯이 보고싶다. 나는 네 가게가 있던 곳에 작은 갤러리를 차렸다. 물론 디자인이며 소품 하나 건들지 않았다. 치운건 테이블과 주방밖에 없었다. 너와 내가 함께 한 시간은 사진이 되어 너의 공간 안에 전시되었다. 너는 조금 꺼려했던, 내가 가장 좋아하던 너의 딋모습이 찍힌 사진 또한 한가운데에 전시해놓고 나는 네가 그리운 날이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그 사진들을 보곤 했다. 2년의 시간. 2번의 장마와, 수차례의 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너는 돌아오지 않았다. 갤러리에는 한 장의 사진이 추가되었다. 밝게 빛나는 은하수 사진. 별이 없다고 하늘을 보지 않는 것은 별에게 미안한 일일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밝게 빛나지 않아도 어디선가 빛을 내고 있을 그를 생각하며. " 어서오세요. " " 기다렸네. 잊지 않고. " " ……. " " 오래 기다렸지? " " … 많이. " " 기다려줘서,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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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리셨죠! 택운이의 마지막 말이 꼭 제가 독자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같아요ㅎ.ㅎ 저도 계정이 폭파되어서 놀랐슴다ㅠㅠㅠㅠㅠ마지막화까지 이렇게 봐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방학이니까 번외가 빠질 수는 없겠져?!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봐주신 독자님들 모두 나라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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