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ck 'em up
: 그것들을 다 빨아들여 :
w.카딜
성적인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죠.
여기에선 두 가지 의미에요.
뱀파이어니까 그것='피' 를 빨아들인다는 뜻도 있고 성적인 표현도 있고.
01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얼마 살지도 못하는 짧은 생 원하는대로 자기 자신을 위해 맘껏 즐기다나 죽지 왜 그 시간을 아깝게 다른사람들에게 소비하는 걸까.
인간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라는 사랑이라는 감정.
워낙 오래되어 뚜렷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직도 그 사랑이라는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루한을 보면 이 또한 쓸 데 없는 소모품일 뿐이다.
누군가에게 신경을 쓰는 것도 마음을 준다는 것도 굉장히 소모적인 일이다. 어차피 죽으면 모두 끝이다.
인간은 나약하다.
얼마 살지 못하는 생. 그것 마저도 혼자 살 지 못해 누군가에게 의지하려 한다.
인간들은 피곤하다.
내가 인간이었다면 이 짧은 생 동안 어떻게든 내가 하고싶은 대로 내가 원하는 것만 하고 살았을 거다. 물론 이건 지금 내가 인간이 아니기에 이리 말할 수 있는거겠지. 무엇을 위해 그 짧은 생을 즐기지 못하고 일만 하며 사는걸까. 뭐 그게 인간들이 생각하는 즐거운 삶이라면 할 말 없지만 전혀 그래보이지가 않으니까. 시시하다. 인간들의 속성은 몇 천년이 지나도 변할 줄을 모른다. 재미없게.
"카이, 오늘은 또 어딜 다녀오는거야. 오늘처럼 햇빛이 쨍한 날에는 나가지 않는 게 좋다구."
"그냥 산책. 날이 좋네. 오늘은 지나가는 동물들이랑 얘기도 했어."
"이제 흡혈은 하지 않는거야?! 카이- 잘했어! 동물들이 얼마나 귀여운데! 이참에 우리도 동물을 키워볼까? 애교 많고 귀여운 강아지? 아니야 시끄러우면 카이가 물어버릴지도 몰라. 그럼 조용한 고양이를 키워볼까?"
이제 내가 동물을 흡혈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신이 난 루한은 끊임없이 입을 열었다. 이제 질렸어 동물은. 새로운 게 필요해. 400년 가까이 동물만 흡혈하며 살아왔다. 물론 흡혈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죽는 건 아니었다. 우린 죽지 않으니까. 그러나 본능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세상이 까무룩 어두워지고 달이 하얗게 차오르는 날이면 나는 항상 이성을 잃고 날뛰었다.
현재 남아있는 몇 안되는 뱀파이어들은 흡혈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오래 지속됨에 따라 종족의 특성인 흡혈본능이 대부분 퇴행되었다. 흡혈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뱀파이어들은 인간 행세를 하며 본인이 가진 특수한 능력을 이용해 인간들에게 동경의 시선을 받는 직업들을 하나식 꿰찼다.(크리스도 그런 뱀파이어들 중 하나이다. 크리스의 병원에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피가 뚝뚝 흐르는 장갑을 벗으며 수술실 밖으로 나오는 크리스를 보고 우리 모두 박수를 쳤었다. 아무리 흡혈본능이 퇴행 되었어도 뱀파이어가 매일 인간의 피를 보고 살다니.)
그러나 나는 유독 흡혈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특히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루한과 찬열은 날이 밝을 때까지 내 팔 다리를 양쪽에서 꼭 붙들고 잠에 들었다. 타오는 도끼를 안고 내 방문에 기대어 잠을 잤고 크리스는 말 없이 개, 돼지 등 동물 몇 마리를 방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 얼마전부터는 병원에서 훔쳐온 맛 없는 혈액팩들을 던져주었다. 그러나 나는 이것들로 만족할 수가 없었다. 인간의 목을 물었을 때의 그 생경한 느낌을 몇 백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잊을 수가 없었다. 동물들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나를 마주했을 때의 표정, 내가 목을 물었을 때 그 육체의 떨림, 피를 빨리는 순간 하얗게 질려가는 얼굴. 그것들을 구경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은 없다. 물론 죽을 때 까지 물지는 않는다. 피를 마시는 것 보다는 인간의 목을 물고 피를 빨아낸다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거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인간들의 반응들까지. 악 취미라면 악 취미라 할 수 있는 그런 취미를 난 400년 가까이 즐기지 못했다는 거다.
오늘은 짙게 안개가 깔려 달이 보이지 않는 날이다. 루한도 찬열도 오늘은 내 방에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타오도 도끼를 품에 안고 나를 찾아오는 일은 없을거고 크리스는 오늘 당직이라고 했다. 나는 오랜만에 인간들이 말하는 그 취미생활이란 것을 해보려 한다. 물론 누구도 공감하지 못하는 나만의 취미.
*
"크리스 또 뉴스 봐? 재미없어."
"습관이야. 200년이 넘게 이 시간에는 뉴스를 봤더니 이젠 안 보면 허전하네."
"뉴스는 맨날 똑같지 뭐. 좀 있으면 드라마 시작하는데 채널 돌리.."
- 속보입니다. 어제 밤 실종되었던 여대생 윤모양이 오늘 오전 11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에서는 타인에 의한 살해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하고 또한 최근 이와 동일한 범행 수법은 없었던 것 으로 판단 연쇄살인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발표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윤모양의 목과 어깨 사이에 날카로운 송곳으로 찔린 듯한 타박상이 발견되었는데 그 구멍이 반항의 흔적없이 깔끔한 것으로 보아 면식범의 소행으로 추측,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습니다.
"....카이.... 카이 어딨어. 카이 짓이야. 카이가 분명해."
"아, 아니야.. 카이는 아니야. 카이는 이제 동물도 흡혈하지 않는다 했는데..."
"동물도 흡혈하지 않는게 아니라 이제 동물의 피는 지겨워진거겠지. 다시 인간들을 흡혈하기 시작한거야."
"내가 텔레파시를..."
"받아들이지 않을게 분명해. 찬열이에게 전화해. 보름달이 뜨기전에 카이를 찾아야 해."
으악 그 새 못 참고 연재글 하나 들고왔어요ㅠㅠ
이전 조각글에서 사이드커플로 투표했는데 세루와 찬백이 지지율이 높더라구요
그래서 사이드로 세루와 찬백 같이 쓰려고 해요.
일단 저지르긴 했는데 길어질 것 같아서 걱정되네요ㅜㅜㅜ
★스포 조심★ |
스토리 미리 알고 가는 거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아직 나오지 않은 멤버들에 대한 스포는 여기에 조금 풀어요!
세훈이랑 백현이는 경찰로 나올 거에요~ |
조각글에서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하트하트 감사해요~
조각글과 연재글이 리얼물과 판타지를 넘나드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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