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루민] 궁연홍화 (宮緣紅花) 00
"루한, 일어나보거라. 루한."
정희당 안으로 아른거리는 달빛이 쏟아졌다. 곱게 벌려진 창살 사이사이로 쏟아내려오는 달빛이 민석의 얼굴을 비추었다. 자시(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새도 개미들도 모두 한창 잠자리에 있을 시간에 어째선지 민석만이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동그란 두 눈을 초롱히 빛내고 있었다. 민석이 자신의 몸을 짓누르고 있는 두꺼운 솜 이불을 걷어내고 침상에서 벌떡 일어났다. 까치발을 들었다. 민석의 두 눈동자에는 감출 수 없는 흥분감이, 까치발을 초롬히 든 두 발끝에는 수박서리를 하는 아이를 보는듯한 조마조마 함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루한, 루한. 어서 일어나보거라."
새초롬한 달빛이 바닥에 누워 죽은듯 눈을 감고 있는 루한의 얼굴께로 쏟아졌다. 민석은 까치발을 들고 있던 두 발을 조심스레 내려놓고 루한의 어깨를 흔들어댔다. 루한의 어깨를 붙잡고 흔드는 민석의 자그마한 두 손에서 다급함이 묻어 나왔다. 이윽고 루한의 얇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민석의 다급한 손길에 못 이겨서일까.
"저하..."
"루한, 무엇 하고 있는 것이더냐."
민석의 동그란 얼굴이 바로 코앞에 있었다. 루한의 눈동자에 민석의 얼굴이 가득 찼다. 루한은 눈 뜨자마자 마주한 민석의 얼굴에 저도 모르게 놀라 뒤로 슬쩍 물러났다. 민석은 그런 루한의 얼굴을 보고서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민석이 벙져있는 루한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루한, 가야지?"
새벽녘에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이 따스하게 맡잡고 있는 민석과 루한의 손을 가볍게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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宮緣紅花.
궁 안의 인연, 그 붉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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