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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김남길 이준혁 강동원 엑소 성찬
별들의무리 전체글ll조회 1462l 3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 동양식 호그와트가 보고 싶어서 만든 세계관. 해리포터와 유사성이 있을 수도 있음.

* '세븐틴' = 최다인원 = 출연 빈도 수 多 → 카테고리 고정. 스토리 주요 인물이 '뉴이스트', '프리스틴'일 경우 변동.

* 노래 있습니다.

* 이번 편 움짤 많아요! 로딩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음양학당(陰陽學黨) ; 괴귀산 습격 사건 (2)





"교장 선생님!"



 산속으로 들어간 교사들은 얼마 가지 않아 규원을 발견했다. 규원은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나뭇잎이 잔뜩 쌓여있는 바닥에 손을 짚고 있었다. 교사들은 곧바로 규원에게로 달려갔다. 규원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감고 있던 눈을 뜨고 교사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서 웃어 보였지만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았다. 교사들도, 규원도 서로 마주 보고 선 잠시 동안은 아무런 말도 오고 가지 않았다. 조금의 정적이 지난 후, 규원이 입을 뗐다. 규원의 말에 교사들은 일제히 규원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현재 상황이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제가 부득이한 상황으로 사방신 학생들과 해태 학생들 그리고 민현 학생이 한참 전부터 저를 도와주고 있었거든요. 이제부터는...."



 규원의 말에 몇몇 교사들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화를 냈다. 아니, 저희를 놔두고 왜 학생들을....! 규원은 씩 웃었다. 이제부터가 여러분들이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깐요. 교사들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규원을 쳐다봤다. 아무도 규원의 말을 이해 못한 듯했다. 그러나 규원은 그걸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속으로만 말하지 못할 말을 하고 있었다.


  그건, 바꿀 수가 없어요. 저는 그저 그것에 따르며 더 적은 피해를 내는 것밖에 하지 못합니다. 규원은 자신의 생각이 별로 달갑지 않아보였다. 그러나 곧장 그런 얼굴을 지우고 교사들을 향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들은 어서, 황음 나무 하나를  찾아 주셔야 하겠습니다.”

“황음 나무요? 갑자기 황음 나무는 왜....?”

“그리고 이곳은 황음 나무 천지예요. 어떤 황음 나무를 찾으시라는 건지....”



 규원은 그 말을 듣고 이해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거리곤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기억을 더듬는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띄엄띄엄 말했다. 여러분들이 찾으실 황음 나무는....



“크기가 다른 황음 나무에 비해서 조금 더 .... 큽니다. 나무 기둥, 한가운데에 조그마한 구멍? 이 하나 있고... 그리고 나뭇가지가.... 누가 일부러 해놓은 것처럼 한 바퀴 꼬여있는 나뭇가지가 있네요”



 규원의 설명에 교사들은 막막했다. 당장 고개를 돌리면 주위에 있는 게 황음 나무였다. 이 많은 나무들 중, 그런 특징을 가진 나무를 어떻게 빠르게 찾을 수 있을까. 막막함에 발걸음도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어린 학생들이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어른들이 손을 놓을 수가 있겠냐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서 흩어지는 교사들이었다.



“아, 선생님들!”



  교사들이 흩어지지 얼마 되지 않아 규원의 목소리가 귀에 퍼졌다. 원감(遠感) 주술이었다. 근래에는 텔레파시 주술이라고 많이 불리는 주술이다. 규원의 목소리에 교사들은 다리를 멈추었다.



“그리고 하나의 특징이 더 있습니다. 그 나무에는 화살이 세 개 꽂혀 있어요. 아주 낡은 화살이죠”

“....”

“그 나무를 찾으시면 즉시 베어주세요”



 규원은 그렇게 말하고 어디론가 급히 날아갔다.









"비켜라"



 여주의 기운이 약하지만 그나마 점점 강하게 느껴지는 쪽으로 검은색이 섞인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달리던 순영은 다리를 멈추었다. 앞에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그 위에 검은 후드티 모자를 쓰고, 또 검은 마스크까지 쓴 사람 덕이었다. 사실은 사람인지, 요괴인지는 모르겠지만 형체로 봐서는 사람이고 또, 남성처럼 보였다. 저런 차림이 학교 사람이 일리가 없고, 괴귀산 귀신도 아니기에 정체가 궁금했지만 지금은 여주의 안위가 먼저이기도 했고, 상대하기 귀찮기도 했다. 그래서 무시하고 지나치려 했던 순영이었다.


 그러나 팔을 양쪽으로 쭉 뻗더니 더는 못 간다는 식의 제스처를 하는 의문의 남성이었다. 순영은 그 행동이 몹시 거슬려 미간을 확 찌푸리며 말하였다. 의문의 남성은  마스크와 모자로 인해 살갗이 아주 조금도 보이지 않는 얼굴, 그리고 몸에 입고 있는 검은 옷들과는 대변되는 새하얀 흰 장갑을 손에 끼고 있었다. 남자는 엄지로 볼을 긁적이더니 느릿하게 말하였다.



"으음. 그건 조금 곤란한데...."



 검은빛으로 꽁꽁 둘러싼 남자의 목소리는 남자라기보다는 소년에 더 가까웠다. 미성숙한 미성의 목소리와 함께 흘러나온 남자의 말에 약간 어이가 없어져 헛웃음을 조금 터트린 순영은 다시 정색하고 말하였다.



"비키라고 했다."

"곤란하다니까"



 어깨를 으쓱이며 반말까지 해대는 의문의 남자였다. 순영은 순식간에 그 남자 코앞으로 바짝 다가와 목을 잡아들어 올렸다. 거만한 태도에 순영은 욱했다. 그냥 옆으로 지나쳐 갈 수도 있겠지만 오늘따라 신경을 거스르게 하는 것들이 많았으니 봐줄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순영이 엄청난 완력으로 목을 휘어잡은 순간, 그 남자는 공중에 대롱거리던 발을 가볍게 들어 올려 순영의 가슴팍을 힘껏 차버렸다.



"윽!"



 그 한 방으로 순영은 저 멀리로 나가떨어졌고 의문의 남성은 공중에서 뒤로 한 바퀴 돌며 꽃잎이 흩날리는 것처럼 부드럽고 가볍게 바닥에 착지했다. 아이, 참. 곤란하다고 그래도.... 남자는 중얼거리며 이번엔 목 부근을 긁었다. 5월 달인데도 후드티 안에 목티를 입어 목도 살빛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검은색으로 무장한 남자였다. 순영의 얼굴은 당혹감으로 물들어 있었다. 자신의 힘을 이렇게 쉽게 떨칠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처음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이렇게 날아가다니. 순영은 적잖이 충격받은 건지 멍한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아, 우리도 할 일이 있단 말이야. 그쪽만 그렇게 바쁜 거 아니라고”

“....”

“성능 테스트도 해야 되고.... 난리도 피워야 되니....”

“뭐?”

“아아...! 미안! 못 들은 걸로 해줘! 실언이었어....”



 원래도 수상했던 남자가 그런 말을 하니 더 수상해 보였다. 순영은 한 시가 급하지만 왠지 저 남자를 가만히 놔둬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순영은 그 남자에게 다가갔다.


끄아아아아아악-


 순영이 한 발짝을 내민 순간, 들려오는 비명소리였다. 비명소리에 집중하자마자 느껴지는 여주의 기운에 순영은 남자 쪽을 한 번 바라보고 그쪽을 향해 힘차게 달렸다. 검붉은 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고공간 주술을 사용하고 싶지만 힘이 되지 않았다. 그 남자를 지나치며 순영은 남자를 힐끗 쳐다봤다. 남자가 서있던 곳엔 황색 나뭇잎만 자리에 있을 뿐이었다.


"어라, 우리 일신님도 이쪽 길이야?"


 순영은 들려오는 목소리에 자신의 옆을 쳐다보았다. 검은색으로 둘러싸인 남자가 순영의 옆에서 같이 달리고 있었다. 당황스러움을 넘어 당혹스러웠다. 힘이 제아무리 약해져 있다고 해도 자신과 같은 속도로.... 아니, 더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니. 순영은 머리가 멍해졌다. 순영과 가깝게 달리고 있던 남자는 드디어 아주 살짝 살빛이 보였다. 모자와 마스크의 사이의 긴 속눈썹과 요염하게 곡선을 그리며 올라가는 눈꼬리가 참 매력적인 눈과 마주쳤다. 그 눈이 웃으며 접혀졌고 휘어지는 눈꼬리는 꼭 사람을 홀릴 것 같았다.



"그럼 거기서 보자, 일신님"

“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



 남자는 순영의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달리는 걸 멈춰 선 순영의 눈에 들어오는 건 공중에 흩날리는 수많은 검은 깃털이었다. 순영의 어깨로 검은 깃털이 떨어졌다. 순영은 어깨 위에 있는 검은 깃털을 손에 꽉 쥐고 다시 달렸다. 무언가 불안한 기운이 스멀스멀 순영을 덮쳐오는 것 같았지만 애써 무시하며 순영은 내달렸다. 그리고 순영은 자리에서 털썩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순영의 머리카락은 흑빛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부승관 봤냐? 봤어? 여주님, 진심 대박이야...."

“아, 여주님....!"



 한편, 성연과 승관은 감동한 얼굴로 대기실의 티비를 보고 있었다. 성연과 승관뿐만 아니라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생중계되고 있는 여주와 지훈의 모습을 관람 중이었다. 분명 큰 사고이고 문제가 되는 상황인데 여주와 지훈이 대처하는 모습은 대기실에서 지켜보고 있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전광판으로 보는 관중들, 티비로 보고 있는 시청자들의 걱정을 포함한 흥미를 유발했다. 어쩌면 여태 해왔던 체육대회 방송보다 더 흥미로워 보였다. 예정에도 없던 주작 이지훈, 일신 김여주와 진짜 요괴의 만남. 음양인으로서 흥미가 안 갈 수가 없었다. 각각의 방송국들도 체육대회 생방송 방송국과 연결해 긴급 뉴스로 실황 중이었다. 전 국민이 이 생중계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방금, 김여주가 *기공(氣空) 날린 거 맞죠?”

“저도 그렇게 봤어요. 퇴마사 인생 중 봤던 기(氣) 중에 제일 깨끗한 기 였어요”

“이제 음양 세계 온 지 두 달째라던데 벌써 기공이요? 역시, 일신이 선택한 주인은 다르네요”

*기공(氣空) : 기를 모아 공격하는 주술. 영력, 신력, 마력이 강하면 강할 수록 공격의 데미지는 커진다.


“잘한다! 그렇게 확 퇴마 시켜버려!”

“그렇지! 빨리 가서 영혼까지 탈탈 털어서 퇴마해!”



 관객석에서 지켜보고 있던 프로 퇴마사들은 여주와 지훈의 행동 하나하나를 퇴마사의 관점으로 보고 있었고 대기실에 있는 학생들은 여주와 지훈을 응원하면서 맞서서 싸우는 둘의 모습에 뿌듯해하고 있었다. 그중 두 눈에 하트를 달고 보고 있는 소년이 있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42 - 괴귀산 습격 사건(2) | 인스티즈

"비켜라"



 여주의 기운이 약하지만 그나마 점점 강하게 느껴지는 쪽으로 검은색이 섞인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달리던 순영은 다리를 멈추었다. 앞에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그 위에 검은 후드티 모자를 쓰고, 또 검은 마스크까지 쓴 사람 덕이었다. 사실은 사람인지, 요괴인지는 모르겠지만 형체로 봐서는 사람이고 또, 남성처럼 보였다. 저런 차림이 학교 사람이 일리가 없고, 괴귀산 귀신도 아니기에 정체가 궁금했지만 지금은 여주의 안위가 먼저이기도 했고, 상대하기 귀찮기도 했다. 그래서 무시하고 지나치려 했던 순영이었다.


 그러나 팔을 양쪽으로 쭉 뻗더니 더는 못 간다는 식의 제스처를 하는 의문의 남성이었다. 순영은 그 행동이 몹시 거슬려 미간을 확 찌푸리며 말하였다. 의문의 남성은  마스크와 모자로 인해 살갗이 아주 조금도 보이지 않는 얼굴, 그리고 몸에 입고 있는 검은 옷들과는 대변되는 새하얀 흰 장갑을 손에 끼고 있었다. 남자는 엄지로 볼을 긁적이더니 느릿하게 말하였다.



"으음. 그건 조금 곤란한데...."



 검은빛으로 꽁꽁 둘러싼 남자의 목소리는 남자라기보다는 소년에 더 가까웠다. 미성숙한 미성의 목소리와 함께 흘러나온 남자의 말에 약간 어이가 없어져 헛웃음을 조금 터트린 순영은 다시 정색하고 말하였다.



"비키라고 했다."

"곤란하다니까"



 어깨를 으쓱이며 반말까지 해대는 의문의 남자였다. 순영은 순식간에 그 남자 코앞으로 바짝 다가와 목을 잡아들어 올렸다. 거만한 태도에 순영은 욱했다. 그냥 옆으로 지나쳐 갈 수도 있겠지만 오늘따라 신경을 거스르게 하는 것들이 많았으니 봐줄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순영이 엄청난 완력으로 목을 휘어잡은 순간, 그 남자는 공중에 대롱거리던 발을 가볍게 들어 올려 순영의 가슴팍을 힘껏 차버렸다.



"윽!"



 그 한 방으로 순영은 저 멀리로 나가떨어졌고 의문의 남성은 공중에서 뒤로 한 바퀴 돌며 꽃잎이 흩날리는 것처럼 부드럽고 가볍게 바닥에 착지했다. 아이, 참. 곤란하다고 그래도.... 남자는 중얼거리며 이번엔 목 부근을 긁었다. 5월 달인데도 후드티 안에 목티를 입어 목도 살빛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검은색으로 무장한 남자였다. 순영의 얼굴은 당혹감으로 물들어 있었다. 자신의 힘을 이렇게 쉽게 떨칠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처음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이렇게 날아가다니. 순영은 적잖이 충격받은 건지 멍한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아, 우리도 할 일이 있단 말이야. 그쪽만 그렇게 바쁜 거 아니라고”

“....”

“성능 테스트도 해야 되고.... 난리도 피워야 되니....”

“뭐?”

“아아...! 미안! 못 들은 걸로 해줘! 실언이었어....”



 원래도 수상했던 남자가 그런 말을 하니 더 수상해 보였다. 순영은 한 시가 급하지만 왠지 저 남자를 가만히 놔둬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순영은 그 남자에게 다가갔다.


끄아아아아아악-


 순영이 한 발짝을 내민 순간, 들려오는 비명소리였다. 비명소리에 집중하자마자 느껴지는 여주의 기운에 순영은 남자 쪽을 한 번 바라보고 그쪽을 향해 힘차게 달렸다. 검붉은 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고공간 주술을 사용하고 싶지만 힘이 되지 않았다. 그 남자를 지나치며 순영은 남자를 힐끗 쳐다봤다. 남자가 서있던 곳엔 황색 나뭇잎만 자리에 있을 뿐이었다.


"어라, 우리 일신님도 이쪽 길이야?"


 순영은 들려오는 목소리에 자신의 옆을 쳐다보았다. 검은색으로 둘러싸인 남자가 순영의 옆에서 같이 달리고 있었다. 당황스러움을 넘어 당혹스러웠다. 힘이 제아무리 약해져 있다고 해도 자신과 같은 속도로.... 아니, 더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니. 순영은 머리가 멍해졌다. 순영과 가깝게 달리고 있던 남자는 드디어 아주 살짝 살빛이 보였다. 모자와 마스크의 사이의 긴 속눈썹과 요염하게 곡선을 그리며 올라가는 눈꼬리가 참 매력적인 눈과 마주쳤다. 그 눈이 웃으며 접혀졌고 휘어지는 눈꼬리는 꼭 사람을 홀릴 것 같았다.



"그럼 거기서 보자, 일신님"

“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



 남자는 순영의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달리는 걸 멈춰 선 순영의 눈에 들어오는 건 공중에 흩날리는 수많은 검은 깃털이었다. 순영의 어깨로 검은 깃털이 떨어졌다. 순영은 어깨 위에 있는 검은 깃털을 손에 꽉 쥐고 다시 달렸다. 무언가 불안한 기운이 스멀스멀 순영을 덮쳐오는 것 같았지만 애써 무시하며 순영은 내달렸다. 그리고 순영은 자리에서 털썩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순영의 머리카락은 흑빛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부승관 봤냐? 봤어? 여주님, 진심 대박이야...."

“아, 여주님....!"



 한편, 성연과 승관은 감동한 얼굴로 대기실의 티비를 보고 있었다. 성연과 승관뿐만 아니라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생중계되고 있는 여주와 지훈의 모습을 관람 중이었다. 분명 큰 사고이고 문제가 되는 상황인데 여주와 지훈이 대처하는 모습은 대기실에서 지켜보고 있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전광판으로 보는 관중들, 티비로 보고 있는 시청자들의 걱정을 포함한 흥미를 유발했다. 어쩌면 여태 해왔던 체육대회 방송보다 더 흥미로워 보였다. 예정에도 없던 주작 이지훈, 일신 김여주와 진짜 요괴의 만남. 음양인으로서 흥미가 안 갈 수가 없었다. 각각의 방송국들도 체육대회 생방송 방송국과 연결해 긴급 뉴스로 실황 중이었다. 전 국민이 이 생중계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방금, 김여주가 *기공(氣空) 날린 거 맞죠?”

“저도 그렇게 봤어요. 퇴마사 인생 중 봤던 기(氣) 중에 제일 깨끗한 기 였어요”

“이제 음양 세계 온 지 두 달째라던데 벌써 기공이요? 역시, 일신이 선택한 주인은 다르네요”

*기공(氣空) : 기를 모아 공격하는 주술. 영력, 신력, 마력이 강하면 강할 수록 공격의 데미지는 커진다.


“잘한다! 그렇게 확 퇴마 시켜버려!”

“그렇지! 빨리 가서 영혼까지 탈탈 털어서 퇴마해!”



 관객석에서 지켜보고 있던 프로 퇴마사들은 여주와 지훈의 행동 하나하나를 퇴마사의 관점으로 보고 있었고 대기실에 있는 학생들은 여주와 지훈을 응원하면서 맞서서 싸우는 둘의 모습에 뿌듯해하고 있었다. 그중 두 눈에 하트를 달고 보고 있는 소년이 있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42 - 괴귀산 습격 사건(2) | 인스티즈

"비켜라"



 여주의 기운이 약하지만 그나마 점점 강하게 느껴지는 쪽으로 검은색이 섞인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달리던 순영은 다리를 멈추었다. 앞에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그 위에 검은 후드티 모자를 쓰고, 또 검은 마스크까지 쓴 사람 덕이었다. 사실은 사람인지, 요괴인지는 모르겠지만 형체로 봐서는 사람이고 또, 남성처럼 보였다. 저런 차림이 학교 사람이 일리가 없고, 괴귀산 귀신도 아니기에 정체가 궁금했지만 지금은 여주의 안위가 먼저이기도 했고, 상대하기 귀찮기도 했다. 그래서 무시하고 지나치려 했던 순영이었다.


 그러나 팔을 양쪽으로 쭉 뻗더니 더는 못 간다는 식의 제스처를 하는 의문의 남성이었다. 순영은 그 행동이 몹시 거슬려 미간을 확 찌푸리며 말하였다. 의문의 남성은  마스크와 모자로 인해 살갗이 아주 조금도 보이지 않는 얼굴, 그리고 몸에 입고 있는 검은 옷들과는 대변되는 새하얀 흰 장갑을 손에 끼고 있었다. 남자는 엄지로 볼을 긁적이더니 느릿하게 말하였다.



"으음. 그건 조금 곤란한데...."



 검은빛으로 꽁꽁 둘러싼 남자의 목소리는 남자라기보다는 소년에 더 가까웠다. 미성숙한 미성의 목소리와 함께 흘러나온 남자의 말에 약간 어이가 없어져 헛웃음을 조금 터트린 순영은 다시 정색하고 말하였다.



"비키라고 했다."

"곤란하다니까"



 어깨를 으쓱이며 반말까지 해대는 의문의 남자였다. 순영은 순식간에 그 남자 코앞으로 바짝 다가와 목을 잡아들어 올렸다. 거만한 태도에 순영은 욱했다. 그냥 옆으로 지나쳐 갈 수도 있겠지만 오늘따라 신경을 거스르게 하는 것들이 많았으니 봐줄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순영이 엄청난 완력으로 목을 휘어잡은 순간, 그 남자는 공중에 대롱거리던 발을 가볍게 들어 올려 순영의 가슴팍을 힘껏 차버렸다.



"윽!"



 그 한 방으로 순영은 저 멀리로 나가떨어졌고 의문의 남성은 공중에서 뒤로 한 바퀴 돌며 꽃잎이 흩날리는 것처럼 부드럽고 가볍게 바닥에 착지했다. 아이, 참. 곤란하다고 그래도.... 남자는 중얼거리며 이번엔 목 부근을 긁었다. 5월 달인데도 후드티 안에 목티를 입어 목도 살빛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검은색으로 무장한 남자였다. 순영의 얼굴은 당혹감으로 물들어 있었다. 자신의 힘을 이렇게 쉽게 떨칠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처음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이렇게 날아가다니. 순영은 적잖이 충격받은 건지 멍한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아, 우리도 할 일이 있단 말이야. 그쪽만 그렇게 바쁜 거 아니라고”

“....”

“성능 테스트도 해야 되고.... 난리도 피워야 되니....”

“뭐?”

“아아...! 미안! 못 들은 걸로 해줘! 실언이었어....”



 원래도 수상했던 남자가 그런 말을 하니 더 수상해 보였다. 순영은 한 시가 급하지만 왠지 저 남자를 가만히 놔둬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순영은 그 남자에게 다가갔다.


끄아아아아아악-


 순영이 한 발짝을 내민 순간, 들려오는 비명소리였다. 비명소리에 집중하자마자 느껴지는 여주의 기운에 순영은 남자 쪽을 한 번 바라보고 그쪽을 향해 힘차게 달렸다. 검붉은 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고공간 주술을 사용하고 싶지만 힘이 되지 않았다. 그 남자를 지나치며 순영은 남자를 힐끗 쳐다봤다. 남자가 서있던 곳엔 황색 나뭇잎만 자리에 있을 뿐이었다.


"어라, 우리 일신님도 이쪽 길이야?"


 순영은 들려오는 목소리에 자신의 옆을 쳐다보았다. 검은색으로 둘러싸인 남자가 순영의 옆에서 같이 달리고 있었다. 당황스러움을 넘어 당혹스러웠다. 힘이 제아무리 약해져 있다고 해도 자신과 같은 속도로.... 아니, 더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니. 순영은 머리가 멍해졌다. 순영과 가깝게 달리고 있던 남자는 드디어 아주 살짝 살빛이 보였다. 모자와 마스크의 사이의 긴 속눈썹과 요염하게 곡선을 그리며 올라가는 눈꼬리가 참 매력적인 눈과 마주쳤다. 그 눈이 웃으며 접혀졌고 휘어지는 눈꼬리는 꼭 사람을 홀릴 것 같았다.



"그럼 거기서 보자, 일신님"

“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



 남자는 순영의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달리는 걸 멈춰 선 순영의 눈에 들어오는 건 공중에 흩날리는 수많은 검은 깃털이었다. 순영의 어깨로 검은 깃털이 떨어졌다. 순영은 어깨 위에 있는 검은 깃털을 손에 꽉 쥐고 다시 달렸다. 무언가 불안한 기운이 스멀스멀 순영을 덮쳐오는 것 같았지만 애써 무시하며 순영은 내달렸다. 그리고 순영은 자리에서 털썩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순영의 머리카락은 흑빛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부승관 봤냐? 봤어? 여주님, 진심 대박이야...."

“아, 여주님....!"



 한편, 성연과 승관은 감동한 얼굴로 대기실의 티비를 보고 있었다. 성연과 승관뿐만 아니라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생중계되고 있는 여주와 지훈의 모습을 관람 중이었다. 분명 큰 사고이고 문제가 되는 상황인데 여주와 지훈이 대처하는 모습은 대기실에서 지켜보고 있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전광판으로 보는 관중들, 티비로 보고 있는 시청자들의 걱정을 포함한 흥미를 유발했다. 어쩌면 여태 해왔던 체육대회 방송보다 더 흥미로워 보였다. 예정에도 없던 주작 이지훈, 일신 김여주와 진짜 요괴의 만남. 음양인으로서 흥미가 안 갈 수가 없었다. 각각의 방송국들도 체육대회 생방송 방송국과 연결해 긴급 뉴스로 실황 중이었다. 전 국민이 이 생중계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방금, 김여주가 *기공(氣空) 날린 거 맞죠?”

“저도 그렇게 봤어요. 퇴마사 인생 중 봤던 기(氣) 중에 제일 깨끗한 기 였어요”

“이제 음양 세계 온 지 두 달째라던데 벌써 기공이요? 역시, 일신이 선택한 주인은 다르네요”

*기공(氣空) : 기를 모아 공격하는 주술. 영력, 신력, 마력이 강하면 강할 수록 공격의 데미지는 커진다.


“잘한다! 그렇게 확 퇴마 시켜버려!”

“그렇지! 빨리 가서 영혼까지 탈탈 털어서 퇴마해!”



 관객석에서 지켜보고 있던 프로 퇴마사들은 여주와 지훈의 행동 하나하나를 퇴마사의 관점으로 보고 있었고 대기실에 있는 학생들은 여주와 지훈을 응원하면서 맞서서 싸우는 둘의 모습에 뿌듯해하고 있었다. 그중 두 눈에 하트를 달고 보고 있는 소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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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도 진심, 네가 징그럽다....”

“닥쳐. 내 여주 사랑을 그런 식으로 매도하지 마”



 매도의 뜻은 알고 말하는 거야? 어휴. 그 남자는 민규였다. 민규는 사랑에 빠진 눈으로 여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옆에 있는 석민은 그런 민규의 얼굴에 혀를 내둘렀다. 민규는 티비 속에 나오는 여주의 모습을 한없이 사랑스럽게 바라보다 갑자기 인상을 확 찡그렸다.



“근데 뭔데 둘이 짜증 나게 서로 한 쪽씩 수갑 차고 있냐”



 민규의 눈에 거슬렸던 건 사이좋게 한쪽씩 사이좋게 지훈과 여주 손목에 매달려있는 수갑이었다. 다른 학생들도 저 수갑의 정체에 대해서 궁금해하긴 했지만 민규는 궁금해한다기보다는 화를 내고 있었다. 민규의 모습을 지켜보던 석민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둘이 눈이라도 맞았나 보지”



 오, 저 요괴 크긴 진짜 크다. 석민은 티비에 집중하다 얼굴의 옆쪽이 따가워 옆을 보았다. 민규가 충격 먹은 얼굴로 석민을 쳐다보고 있었다. 얘, 왜 이래? 약간은 당황스러워하다 말 안 해도 알 것 같은 석민은 눈 크기를 제 크기로 돌려놓았다. 민규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둘이 눈... 맞았다고?”



 석민은 얼굴을 찌푸리며 당연하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야, 그럼 사랑이 안 싹트겠냐? 저 상황에?”

“....”




“원래 저런 식으로 위기 상황에 처하면서부터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는 거야, 이 친구야아”

“....”



 석민은 눈을 희번덕 뜨고 말하였다. 그에 민규의 동공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석민은 그 반응에 더 열정적으로 열변을 토하였다. 백 퍼센트의 확률로 카메라 꺼졌던 그 시간대에 뭔 일 있었다니까? 내 촉은 그래. 그때, 사랑의 씨앗이 심어진 게 틀림없어. 수갑도 막, 둘이서 같이 살아나가자는 의지 표시일 수도 있어. 완고하게 말하는 석민에 이제는 목소리까지 떨려오는 민규였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42 - 괴귀산 습격 사건(2) | 인스티즈

“원래 저런 식으로 위기 상황에 처하면서부터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는 거야, 이 친구야아”

“....”



 석민은 눈을 희번덕 뜨고 말하였다. 그에 민규의 동공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석민은 그 반응에 더 열정적으로 열변을 토하였다. 백 퍼센트의 확률로 카메라 꺼졌던 그 시간대에 뭔 일 있었다니까? 내 촉은 그래. 그때, 사랑의 씨앗이 심어진 게 틀림없어. 수갑도 막, 둘이서 같이 살아나가자는 의지 표시일 수도 있어. 완고하게 말하는 석민에 이제는 목소리까지 떨려오는 민규였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42 - 괴귀산 습격 사건(2) | 인스티즈

“원래 저런 식으로 위기 상황에 처하면서부터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는 거야, 이 친구야아”

“....”



 석민은 눈을 희번덕 뜨고 말하였다. 그에 민규의 동공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석민은 그 반응에 더 열정적으로 열변을 토하였다. 백 퍼센트의 확률로 카메라 꺼졌던 그 시간대에 뭔 일 있었다니까? 내 촉은 그래. 그때, 사랑의 씨앗이 심어진 게 틀림없어. 수갑도 막, 둘이서 같이 살아나가자는 의지 표시일 수도 있어. 완고하게 말하는 석민에 이제는 목소리까지 떨려오는 민규였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42 - 괴귀산 습격 사건(2)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아는 그 김민규가 아닌 것 같은데?”

“뭔 개소리야, 으헝헝”



 아예 울어버리는 민규에 석민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옛날에 알던 그 민규가 이 민규가 맞는지 의심이 되었다. 중딩 때, '얼음왕자'가 김민규 호 아니었나? 얼음왕자 김민규가 어디갔지....? 석민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얼음왕자는 없었다. 그저 주인을 뺏겨 훌쩍대는 강아지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사실, 석민이 뱉은 말은 허무맹랑한 개소리였다.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이었단 소리다. 석민, 자신도 말하면서 이게 자신이 입으로 말을 하는 건지, 똥을 싸는 건지 가늠이 되질 않았었다. 그냥 개소리 한 번 짓껄이고 있었는데 민규의 반응이 너무 뜨거웠다. 석민은 웃음이 절로 나왔다. 사랑을 하면 다 이렇게 되는 건가? 이렇게 감성이 이성을 지배하게 되는 건가? 그렇다면 나는 사랑이 좀 늦게 찾아왔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석민은 덩치에 맞지 않는 작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리는 민규의 모습을 보고 기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아이들에게로 갔다.






“.... 죽은 거야?”

“바보냐? 누가 봐도 기절이지.”

“.... 예, 예. 그 ‘누가 봐도’에서 ‘누가’에 포함이 안 돼서 죄송합니다.”



 여주와 지훈의 대화였다. 요괴에게로 다가간 둘은 요괴가 정신을 잃은 걸 확인했다. 이제 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여주와 달리 지훈은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거리더니 작고 얇은 나뭇가지를 주워들었다. 그러고 그 나뭇가지로 흙 위에 무언가를 써 내려갔다. 여주가 지훈의 어깨너머로 슬쩍 보니 지훈은 음양진을 그리고 있었다. 뭐야, 이 새끼.... 부적용 종이가 아닌 것도 부적으로 쓸 수 있어? 아까는 바닥에 그릴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것같았다. 흙에 음양진을 그린 지훈은 그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예화검주(銳火劍做)”

*예화검주(銳火劍做) : 날카로운 화(火)검을 만드는 주술. 관련 주술로는 예수검주(銳水劍做), 예목검주(銳木劍做), 예금검주(銳金劍做)가 있다.

*예화검(銳火劍) : 화염으로 이루어진 검. 영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단단함의 강도가 오른다.



 지훈은 주술명을 내뱉고 천천히 손을 위로 올렸다. 손을 들어 올리자 무언가가 손에 딸려 올라왔고, 지훈이 팔이 바닥에서 최대로 멀어졌을 때, 무언가가 무엇인지 여주는 알게 되었다. 그건 검이었다. 불로 만들어진 검. 쇠나 철 같은 건 보이지 않고 오직 불로만 이루어져 있는 검이었다. 이 검을 ‘예화검(銳火劍)’이라고 한다. 모습이 불로만 이루어져 있어 외관상으로는 무척이나 뜨거워 보였고, 아무렇지 않게 손잡이를 잡는 지훈의 모습에 자연스레 인상이 찌푸려지는 여주였다. 지훈은 예화검을 잡고 다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음양진을 또 한 번 그렸다. 여러 개가 필요한가 싶어 지훈을 가만히 보고 있었더니 음양진을 다 그린 지훈은 무릎을 펴고 일어서서 여주를 바라보았다.



“....”

“....”

“....”

“.... 뭐. 뭐, 어쩌라고?”



 이건 시비를 거는 게 아니라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였다. 어벙한 여주의 대답에 지훈은 대놓고 혀를 한 번 크게 차더니 손을 대라고 한다. 갑자기? 여주가 물어보자 지훈은 손사래를 쳤다. 그만 닥치고 그냥 손이나 얹으라는 뜻이었다. 여주는 똥 씹은 표정으로 일단은 지훈의 말대로 음양진 위에 손을 올렸고 지훈이 나지막이 말했다.



“네 영력으로 이 검을 만든다고 생각해."



 지훈은 방금 만들었던 예화검을 여주 눈앞에 들이밀었다. 아이씨, 불을 사람한테 그따구로 들이밀지 말라고....! 지훈은 개의치 않고 말을 했다.



"다 된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천천히 손을 올려. 아까, 나처럼. 그리고 딱 내가 만든 길이 정도에서 영력을 끊어”



 그냥 들어서는 굉장히 추상적인 설명이었다. 하지만 여주는 아무런 대꾸 없이 지훈이 시키는 대로 했다. 느리게 여주의 손이 올라가고 활활 타오르는 검의 손잡이 부분이 보였다. 여주의 손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불이 타오르고 있는 검이 모습을 점점 더 자세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훈이 만들었던 검의 길이라고 생각이 들자 여주는 손으로 집중하던 영력을 바로 끊어냈다. 그러자 바로 날카로운 검의 끝이 만들어졌다. 정말 타고난 센스였다. 처음 배운 주술을 한 번에 해내는 것도 놀랍고, 영력을 소름 끼치게 조절하는 것도 놀라웠다. 지훈은 그 모습을 보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이거 왜 만들라고 하는 건데”

“난 위에서부터 찌를 거니까 넌 나한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쪽, 아래부터 찔러”



 여주는 지훈의 말에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뭐, 뭘 찌른다는 거야? 혹시 여기 드러누워 있는 이 요괴를? .... 이 칼로? 여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훈을 바라보니 지훈은 머리 쪽으로 가려다 끼익하고 멈춰서 귀찮다는 얼굴로 말했다. 이놈은 요기가 약해서 안 보이는 수준이니까 심장의 위치를 몰라. 그러니까 일일이 다 찔러서 심장을 찾아야 돼.



“한 군데도 빼놓지 말고 찔러”



 지훈은 그 말을 끝으로 쓰러져 있는 요괴 몸 위를 밟고 올라가 머리부터 여기저기 찌르기 시작했다. 지훈의 예화검이 훑고 간 자리는 탄 자국과 함께 구멍이 숭 뚫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속이 안 좋아지기 시작하는 여주였다. 심장을 찾지 않는 이상, 요괴는 죽지 않지만 검으로 찌른다는 행위는 거부감이 들었다. 음양 세계는 어떨지 몰라도 무영 세계에는 살아 있는 걸 검으로 찌른다는 건 죽인다는 거였다. 아직 무영 세계 약 18년 차, 음양 세계 2개월 차인 여주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여주가 찌르지 않고 가만히 있으니까 지훈은 요괴를 찔렀다, 빼고 찔렀다, 빼면서 여주에게 말하였다.



“왜. 하기 싫냐?”

“....”

“왜 하기 싫은데?”

“....”

“생명체를 죽이는 것 같아서 막, 죄책감 같은 게 들고 그래?”



 처음으로 듣는 지훈의 부드러운 음성이었다. 고개를 움직여 지훈을 바라보니 지훈은 계속해서 요괴를 찌르고 있는 중이었다. 하필 타이밍도 찌르는 순간 봐서 피가 위로 솟아오르는 걸 적나라하게 보게 되었다. 아, 씨.... 여주는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충고해줄게. 여기서 떠나”



 가만히 지훈의 말을 듣고 있던 여주는 웃음이 살짝 흘러나왔다. 웃으라고 한 이야기가 아닌데 웃는 여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 지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여주는 고개를 들었다. 아, 찾았다. 네가 나를 처음부터 싫어했던 이유. 여주는 지훈과 시선을 천천히 마주했다.



“.... 야, 이지훈. 피해....”

“뭐?”

“피하, 악!”

“아악!”



 고개를 돌려 마주한 지훈의 얼굴 뒤에는 어느 순간 고개를 들어 올리고 있는 요괴와 눈이 마주쳤다. 실은, 눈이라고 할 것도 없는게 지훈이 검으로 찔러놔서 눈알의 잔여만 있었다. 여주는 급히 몸뚱어리에서 내려오려 달렸지만 요괴가 일어나는 게 먼저였다. 요괴는 지훈에게 찔려 구멍이 숭숭 나고 피 칠갑한 얼굴로 자신의 목 근처에 있던 지훈을 먹으려고 입을 벌렸다. 그리고 요괴의 입은 지훈의 팔을 물고 있었다.



“아아아악!”



  팔이 물린 지훈은 엄청난 고통에 신음했고 요괴는 입에 문 채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훈이 만들었던 예화검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입 근처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된 지훈은 아래로 당기는 중력에, 고통이 더욱이 느껴졌다. 지훈은 절규하듯 소리를 질렀다. 빨리 찾았어야 했는데.... 너무 밍기적 거렸어. 지훈은 후회했다. 수갑으로 인해서 같이 매달리게 된 여주는 지금 이 상황이 패닉, 그 자체였다. 어떻게 해야 하지. 여주는 무서워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를 억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애를 썼다. 지훈의 아우성은 점점 커졌다. 정말, 자칫 잘못했다가는 지훈의 팔이 뜯어져 나갈 것 같았다. 요괴는 그 날카롭고 두꺼운 이빨로 지훈의 팔을 질겅질겅거렸다.



“아아아아악!!”



 지훈의 고통 섞인 비명은 듣기 괴로웠다. 팔이 잘리는 고통이라니, 얼마나 아플지 가늠도 가지 않았다. 빨리 지훈을 구해야 했다. 여주는 목이 타들어갔다. 요괴는 턱을 계속 움직였고 지훈은 아픔에 계속 소리를 질렀다. 다급한 상황이 여주에게 압박으로 다가왔고 머릿속은 점점 하얘져갔다.


 나는 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가. 여주는 그날을 떠올렸다. 자신의 옆구리에 칼이 들어왔던 그날, 엄마의 죽음을 조롱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그때 왜 한마디도 못 던졌나 분했었다. 그 후에 남는 건 후회였다. 한복에 결계도 있었는데 뭐가 그리 무서워서 그랬나 싶기도 했다.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면 겁내지 말자고 다짐까지 했었다. 그러나 막상 죽음의 공포 앞에 서니 다짐은 생각보다 쉽게 무너졌다. 자신의 나약함이 적나라하게 느껴진 여주는 허탈했다. 나는 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가.


 그때 지훈과 수갑으로 연결된 손이 아닌 다른 손에서 무언가 느껴졌다. 아까, 지훈 덕분에 가질 수 있었던 예화검이었다. 예화검을 본 여주는 뚫어져라 검만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지훈의 비명에 정신 차린 여주는 지훈을 크게 불렀다.



“야, 이지훈....! 혹시, 조금 더 버틸 수 있어?”



나는 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가.



“정신이 좀 있으면 나 무게 증감 주술로 요괴 입 쪽으로 던져줘!”



나는 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가.



'셋' 하면 던져!”



나는 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가.



“하나!”



나는 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가.



“둘!”



나는



“셋!”



할 수 있다.


 지훈은 수갑으로 이어진 여주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지훈은 여주의 말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조금 있으면 괴귀산의 귀신이 되게 생겼는데 생각은 무슨 생각. 지훈은 여주 말대로 무게 증감 주술 중 감소 주술을 사용해 여주의 몸무게를 최대한 적게 만든 후, 요괴의 입가 쪽으로 힘껏 던졌다. 거의 발악이었다. 그리고 찢어진 근육이 더 벌어져 요괴의 이빨이 깊게 박혔다. 지훈이 던진 여주의 몸은 공중에 붕 떠올랐다. 깊게 파고든 요괴의 이빨은 뼈 근처까지 도달했다. 요괴의 입술에는 지훈의 새빨간 피가 쭉 나왔다.


 여주가 공중에서 균형을 잡고 요괴의 입 근처에 다다르자 지훈은 곧바로 증가 주술을 사용해 여주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여주는 한 손에 들린 예화검을 몸이 떨어지는 동시에, 그대로 요괴의 이빨에 꽂아 넣었다. 세게 박힌 예화검에 요괴의 이빨들이 큼지막하게 부서져 나갔다. 부서진 요괴 이빨의 파편들이 여기저기 튀었다. 요괴는 괴로운 듯, 소리를 지르며 입을 열었고, 그와 동시에 지훈의 너덜 해진 팔이 빠져나왔다. 지훈을 구했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여주는 안심했고, 예화검은 여주의 손에서 화르르 불에 타 사라졌다.


아....? 안심할 때가 아니지....? 여주와 지훈은 그대로 공중에서 떨어졌다.



“꺄악!”



 여주는 눈을 질끈 감았고 어디 한 곳은 부러지겠구나, 하고 각오했다. 그러나 아픔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몸 주위에 온기가 가득 느껴졌다. 상황 파악을 위해 눈을 뜨니 보이는 건, 붉은 깃털들이었다. 여주는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 주작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주작이 떨어지던 여주와 지훈을 감싸주었던 것이었다. 몸이 성하지 않은 지훈인데 주작이 어떻게 소환되었는지 여주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디 하나 부러진 곳은 없어 안도했다. 주작은 둘을 조심스럽게 땅에 내려다 놓았다. 그리고 주작은 곧장 지훈과 여주에게로 달려들던 요괴에게 힘찬 날갯짓을 하며 날아갔다.


 주작이 요괴를 막으러 간 사이, 여주는 누워있는 지훈의 팔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상태는 심각해 보였다. 근육이 찢어져도 깊게 찢어졌으니 지훈은 눈도 뜨지 못하고 고통에 허덕였다.두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의 상처라 여주는 결국 눈을 돌려 지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주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받은 지훈은 여주에게 한마디 했다.



“.... 그딴 식으로 쳐다보지 마. 기분 더러우니까”



 걱정해줘도 지랄.... 여주는 그렇게 말하려다 다친 환자이니 정신 상태를 염려하여 말하지 않았다. 지훈은 누운 채로 떨리는 손으로 음양진을 바닥에 그렸다. 그리고 신음 섞인 목소리를 내며 주술을 작게 외쳤다. '무통(無痛).' 그리고 거짓말처럼 지훈의 헐떡거림과 앓는 소리는 없어졌다. 무통....? 통증이 없다는 말....? 여주는 주술명만 듣고 어떤 주술일지 알아맞추었다. 고통을 없애는 주술을 할 줄 알면 치료하는 주술도 좀 해 봐. 여주의 말에 지훈은 비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번 특별 수업 때 기억 안 나냐. 나 재생 주술 했다가 다 태워 먹은 거. 나는 내 팔 다 태워 먹고 싶지 않거든. 지훈이 지었던 비소는 여주를 향했던 게 아니라, 자신에게 향했던 거였다.


 여주는 쳐다보지도 못하는 상처를 힐끔힐끔 바라보다 '아!'하고선 메고 있던 가방에서 붕대를 하나 꺼내들었다. 혹시나 싶어서 챙긴 건데, 이렇게 쓰일 줄이야. 수갑이 있는 손목이 불편한 느낌에 지훈이 여주에게 뭐 하냐고 물었다. 여주는 ‘치료는 못 해도, 지혈은 해줘야 할 거 아니야. 이거 그대로 두다가 과다출혈로 너 뒤져’라고 말하며 붕대를 지훈의 상처 위로 어떻게 감을 지 각을 잡고 있었다. 야, 너 지금 고통 안 느껴지니까 앉아 봐, 좀. 


 여주의 말에 지훈은 순순히 허리를 일으켜 앉았다. 대답하려는 힘도 없어보였다. 지훈이 자리에서 앉으니 여주는 나름 편하게 피가 나오지 않도록 붕대를 감고 있었다. 지훈은 눈을 감고 조용히 지혈을 받고 있었다. 여주가 피를 멎게 하려고 세게 매고 있었음에도 무통 주술 덕에 수갑 찬 손목만 불편할 뿐, 다친 팔쪽은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지훈은 슬며시 눈을 떴다. 꽤나 가깝게 와 있는 여주에 순간적으로 흠칫하였다. 그러나, 지훈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얘 아니었으면 난 그대로 팔이 뜯겼겠지. 지훈은 요괴가 자신의 팔을 물기 전에 여주에게 퇴마사의 길을 포기하라고 했던 게 생각이 났다. 조금 민망했다. 여주의 대처는 학교에 다닌 지, 두 달 밖에 안 된 거 치고는 훌륭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자신은 그덕에 살았고. 여주에게는 항상 악의가 가득 차있던 지훈이라 항상 독기 품은 눈으로 여주를 쳐다보곤 했었는데 그 악의가 잠시나마 없어진 지훈은 처음으로 선한 눈매로 여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작게나마 미소까지 지었다. 이유가 실눈을 뜨고 붕대를 감고 있는 여주의 얼굴이 웃긴 거였긴 했지만. 지훈은 못생긴 표정을 짓고 있는 여주를 계속 보다 끝내 실소가 터졌다.하지만 즉시 정색했다. 여주는 처음 듣는 비웃음 섞이지 않은 순수한 웃음소리에 지훈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여주와 지훈은 서로의 눈을 마주했다. 그것도 제법 가까운 거리에서.



“....”




“.... 붕대나 감아”



 서로 3초가량 쳐다보다 여주의 얼굴을 보고 비웃음 없이 처음으로 순수하게 웃던 지훈도, 그런 지훈의 웃음이 이상해 째려보던 여주도, 다른 곳으로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지훈은 시선을 돌리며 평소처럼 말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전혀 평소 같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뭔가 민망했다. 잠시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던 그 짧은 시간이 참 미묘했다. 갑자기 어색해진 분위기가 둘에게는 좀 힘들었다. 그후 금방 붕대를 다 감았고, 지훈은 붕대를 감은 팔을 움직여보았지만 고통만 없고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다.



“너네가 우리 애를 이렇게 만들었니?”



  앞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연배의 목소리가 들려와 지훈과 여주는 주작과 요괴가 싸우고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니 보이는 건 힘없이 쓰러져 있는 주작과 보기 힘들 정도로 구멍이 뚫려있는 얼굴, 그리고 여기저기 탄 자국이 있는 요괴의 어깨 위에 올라타서 검은빛으로 무장한 남자였다. 남자는 요괴가 쓰러져있을 때, 순영과 마주쳤던 그 남자였다. 요괴의 목에는 언제 걸었는지 사슬이 칭칭 감겨 있었다. 요괴를 이렇게 망가트렸냐는 남자의 말에 지훈과 여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너무 하네, 우리가 얘를 어떻게 만들었는데.... 얼굴에 구멍을 이렇게 숭숭 내놓다니....”



 남자의 말을 들어보아하니 이 사건의 원흉은 저 눈앞에 있는 남자였다. 남자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그러나 어투와는 대조되게 목을 칭칭 감아도 남는 긴 사슬줄을 마구잡이로 잡아당기면서 요괴를 격하게 다루고 있었다. 지훈은 요괴의 앞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갔다. 수갑 때문에 당연히 여주도 딸려갔다. 요괴 앞으로 다가간 지훈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주작 바로 옆까지 가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지훈은 차갑게 요괴 어깨 위에 서있는 남자를 노려봤다.



“네가 내 신수 이렇게 만들어놨냐?”



 지훈은 목소리를 곤두세우고  남자가 처음에 했던 말과 비슷하게 물었다. 주작의 날개가 꿈틀꿈틀 움직였다. 지훈이 심각한 부상을 입은 탓에 주작의 신력이 상당히 약해져, 쉽게 당한 것이었다. 남자는 사슬을 거칠게 다시 잡아당기며 순수한 목소리로 말했다.



“응. 내가 했어. 저 새 새끼가 계속 우리 애를 쪼길래 혼 좀 내줬지”



 지훈은 그 말을 듣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조용히 신수 소환을 해제하여 신수가 들어오게 했다. 산속은 무서운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그 긴장감 속에서 지훈은 입을 열었다.



“너, 체육대회 시작하기 전에 대기실 복도에 있었지?”

“....”



 지훈의 질문에 남자는 말없이 지훈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대답없이 다시 움직이려는 요괴를 사슬을 한 번 잡아댕김으로써 완벽하게 저지했다. 지훈은 말을 이었다.



“너 나 그때 마주쳤었지?”

“....”

“너 나한테 무슨 짓 했지?”



 지훈의 계속되는 물음에 남자는 대답이 없다가 곧, 남자는 피식하고 웃었다. 도통 알 수 없는 말들에 여주는 지훈과 남자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지훈은 아까보다 훨씬 더 사납게 노려보며 남자에게 물었다.



“나한테 뭔 짓 했어”



  지훈은 말끝을 내리고 물었다. 남자는 지훈의 말에 아예 크게 웃어댔다. ‘으하하하하하’하고 말이다. 지훈은 역시 불쾌해했고, 호탕한 웃음소리였지만 미묘하게 광기 섞인 웃음이라 알 수 없는 대화에도 여주 또한 그 웃음이 거슬려 얼굴 근육을 찡그렸다. 여주가 지훈의 말을 들었을 땐, 지훈과 저 남자는 체육대회 전, 마주친 적이 있었고 그때, 지훈에게 무슨 짓을 했었다는 말이 된다.


 .... 아, 그래서 그때 그렇게 땀을 흘린 건가. 입장 퍼포먼스를 할 당시, 지훈이 한 바가지 흘리고 있던 땀이 떠오른 여주였다. 그리고 리허설과 다르게 갑작스레 사라진 주작까지. 앞뒤 맞춰지는 말에 여주는 남자에 대한 경계를 더욱더 강화했다. 호탕스럽게 웃던 남자는 이내 웃음을 멈추고 말하였다.



“아아, 별거 안 했어. 그렇게 너무 무섭게 물어보지 마”

“말 돌리지 말고 똑바로 말해.”

“그냥....”

“빨리 말하라고!”



 뜸 들이는 남자에 지훈은 크게 소리쳤다. 여주는 지훈의 고함에 깜짝 놀라 몸을 움찔했지만 남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순간 적막이 흘렀다. 조용한 적막 속, 남자는 자신의 검은 마스크를 벗었다. 마스크를 벗기니 선홍빛 입술이 지훈과 여주를 마주했다. 여주는 눈을 찌푸려 남자를 자세히 관찰했다. .... 사람? 마스크를 벗은 남자의 하관은 인간의 것이었다. 남자의 입꼬리는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그냥, 약간 건든 것뿐이야”

“....”

“네가 달고 있는 그것이”

“....”

“몸에 좀 더 퍼질 수 있도록 한 것뿐이라고?”



 남자가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지훈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남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여주는 잘 알지 못하겠지만 순영에게 업혀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있을 때, 순영이 지훈에게 했던 말과 관련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수갑에서 전해져 오는 떨림에 여주는 지훈과 자신의 손목을 연결하고 있는 수갑을 바라보았다. 여주가 지훈의 눈치를 살펴보니 이미 지훈은 핀트가 나간 듯 보였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여주를 덮쳐왔다.



“여기 있는 귀신들이 너를 잡아먹을 수 있게 말이야”

"...."

"아, 근데.... 지금 자세히 보니깐...."



 남자는 고개를 쭈욱 내밀었다. 지훈을 자세히 훑어보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 있는 귀신보다는 그거한테 잡아먹히게 생겼네"

"...."

"쯧쯧. 불쌍하기도 하지. 자기 엄마한테 잡혀...."

“*소도주해(燒道做害)!”



 지훈은 여주가 손쓸 새도 없이 수갑을 찬 손을 뻗어 남자에게 주술을 날렸다.


 불길이 지훈의 손에서 날아갔고, 날아간 불길은 요괴의 온몸에 붙었다. 불길은 빠르게 요괴의 몸을 타고 올라갔고 그 불길의 최종 목적지는 그 남자였다. 남자는 요괴에게서 떨어져 불길을 피했지만 그 불길은 남자가 피하는 곳마다 끈질기게 따라갔다. 여주는 깜짝 놀랐다. 한참 전, 요괴를 퇴마할 때까지만 해도 부적이 없어 독문퇴마를 해야 했던 지훈이 갑작스럽게 그저 주술을 외치는 것만으로도 실행을 하는 게 놀라웠다.


 그런데 놀란 건 둘째치고, 정신 차린 여주는 지훈에게 타박하려 했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사방이 나무인 곳에 저렇게 화(火) 계열 주술을 사용하자면 어쩌잔 거야? 다 같이 타 죽고 싶냐? 여주는 할 말이 많아 보이는 표정을 짓고 지훈을 쳐다보았다. 지훈은 무릎을 잡고 숨을 거칠게 내쉬고 있었다. 다친 상태에서 화가 나, 부적 없이 날린 주술 때문인지 체력 소모가 극심한 듯 보였다.

*소도주해(燒道做害) : 상대방을 불길에 휩싸이게 하며, 불길로부터 상대방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공격 주술.



“야.... 미쳤어?”

“허억, 헉, 뭐. 왜”

“산에 불나면 어쩌자고 저런 주술을 날린 건데!”

“산에 불나기 전에 네가 해결하면 되잖아?”



 지훈은 태연하게 말했다. 그게 말이야, 방구야. 여주는 그런 얼굴로 지훈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는 불길을 이리저리 피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오히려 불길을 농락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훈은 그 모습이 아니 꼬왔고, 다른 주술을 보내기 위해 손을 남자를 향해 앞으로 쭉 뻗었다. 여주는 지훈의 행동에 아연실색하며 올라간 지훈의 팔을 꾹 잡아 내렸다. 아니, 미쳤냐고! 진짜! 산 다 태울 작정이야?!


 여주는 있는 힘껏 말려보았지만 지훈의 눈은 초점이 나간 지 꽤 되어 보였다. 자신의 팔에 매달려 있는 여주가 걸리적거렸던 지훈은 ‘아, 이거 좀 놔 봐!’라고 소리치며 여주를 뿌리쳤다. 지훈의 거센 저항에 여주는 바닥에 내팽겨졌고, 수갑이 있는 덕에 지훈도 같이 넘어졌다. 그 꼴이 덤앤더머가 따로 없었다. 지훈은 그런 자신의 모습에 성질이 나 거칠게 여주를 쳐다보았다. 여주는 떳떳한 얼굴로 지훈에게 턱을 치켜들고 소리쳤다. 뭐! 그렇게 째려봐서 어쩔 건데? 한 대 칠 거냐? 어? 지훈은 짜증 난다는 얼굴을 하며 고개를 휙 돌렸다.


 고개를 휙 돌린 지훈이 본 장면은 여전히 입꼬리를 올린 채, 불길을 피하고 있는 남자였다. 남자는 여주와 지훈의 대화를 모두 들었는지 요괴의 머리 위에 올라타며 지훈과 여주에게 다 들리게끔 혼잣말을 했다.



“오, 그거 좋은 생각인데?”



 남자의 말에 여주는 다시 한 번 불안감이 쓰나미 밀려오듯 밀려왔다. 요괴를 타고 올라온 불길이 남자의 발끝에 닿자마자, 남자는 가볍게 요괴의 머리 위에서 뛰어 순영과 만났을 때처럼 공중에서 뒤로 한 바퀴 크게 돌더니 근처에 있던 나무의 가지 위에 사뿐히 안착했다. 그 나무엔 지훈과 여주에게 딜을 걸었던 귀신이 있었다. 귀신은 남자와 눈을 마주치고 ‘히익!’하고 뒤꽁무니가 빠지도록 도망쳤다. 귀신 인생, 살면서 살기로 온몸을 뒤덮은 건 처음이었다.


 남자가 나무 위에 올라타니 불길은 나무 기둥을 따라 올라탔고, 쭉 올라갔다. 여주는 그 모습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주는 지훈의 팔을 세게 때렸다. 야! 너 때문에 불나잖아! 여주에게 한 대 맞은 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여주에게 짜증을 냈다. 네가 해결하면 된다고 했잖아! 지훈의 말에 여주는 다시 한 번 어처구니가 없어 보이는 표정을 지어야 했다. 지훈은 그 얼굴에 한숨을 푹 쉬고 진저리 난다는 투로 말하였다.



“네가 경도에 들어온 이유가 뭔데. 그걸 까먹냐?”

“....”

“너 토 속성이니까 목 계열 주술 좀 쓰라고 한 거잖아, 병신아”



.... 아, 그렇지. 기분은 나빴지만 맞는 말을 하는 지훈에 여주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파라노마처럼 2주 동안 연습했던 게 지나갔다. 승철의 목소리와 함께.



“여주는 토 속성이니까 화 빼고 모든 주술로 우리를 서포트 해 줘. 이왕이면 목 계열로.”

“....”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42 - 괴귀산 습격 사건(2) | 인스티즈

“.... 붕대나 감아”



 서로 3초가량 쳐다보다 여주의 얼굴을 보고 비웃음 없이 처음으로 순수하게 웃던 지훈도, 그런 지훈의 웃음이 이상해 째려보던 여주도, 다른 곳으로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지훈은 시선을 돌리며 평소처럼 말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전혀 평소 같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뭔가 민망했다. 잠시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던 그 짧은 시간이 참 미묘했다. 갑자기 어색해진 분위기가 둘에게는 좀 힘들었다. 그후 금방 붕대를 다 감았고, 지훈은 붕대를 감은 팔을 움직여보았지만 고통만 없고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다.



“너네가 우리 애를 이렇게 만들었니?”



  앞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연배의 목소리가 들려와 지훈과 여주는 주작과 요괴가 싸우고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니 보이는 건 힘없이 쓰러져 있는 주작과 보기 힘들 정도로 구멍이 뚫려있는 얼굴, 그리고 여기저기 탄 자국이 있는 요괴의 어깨 위에 올라타서 검은빛으로 무장한 남자였다. 남자는 요괴가 쓰러져있을 때, 순영과 마주쳤던 그 남자였다. 요괴의 목에는 언제 걸었는지 사슬이 칭칭 감겨 있었다. 요괴를 이렇게 망가트렸냐는 남자의 말에 지훈과 여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너무 하네, 우리가 얘를 어떻게 만들었는데.... 얼굴에 구멍을 이렇게 숭숭 내놓다니....”



 남자의 말을 들어보아하니 이 사건의 원흉은 저 눈앞에 있는 남자였다. 남자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그러나 어투와는 대조되게 목을 칭칭 감아도 남는 긴 사슬줄을 마구잡이로 잡아당기면서 요괴를 격하게 다루고 있었다. 지훈은 요괴의 앞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갔다. 수갑 때문에 당연히 여주도 딸려갔다. 요괴 앞으로 다가간 지훈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주작 바로 옆까지 가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지훈은 차갑게 요괴 어깨 위에 서있는 남자를 노려봤다.



“네가 내 신수 이렇게 만들어놨냐?”



 지훈은 목소리를 곤두세우고  남자가 처음에 했던 말과 비슷하게 물었다. 주작의 날개가 꿈틀꿈틀 움직였다. 지훈이 심각한 부상을 입은 탓에 주작의 신력이 상당히 약해져, 쉽게 당한 것이었다. 남자는 사슬을 거칠게 다시 잡아당기며 순수한 목소리로 말했다.



“응. 내가 했어. 저 새 새끼가 계속 우리 애를 쪼길래 혼 좀 내줬지”



 지훈은 그 말을 듣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조용히 신수 소환을 해제하여 신수가 들어오게 했다. 산속은 무서운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그 긴장감 속에서 지훈은 입을 열었다.



“너, 체육대회 시작하기 전에 대기실 복도에 있었지?”

“....”



 지훈의 질문에 남자는 말없이 지훈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대답없이 다시 움직이려는 요괴를 사슬을 한 번 잡아댕김으로써 완벽하게 저지했다. 지훈은 말을 이었다.



“너 나 그때 마주쳤었지?”

“....”

“너 나한테 무슨 짓 했지?”



 지훈의 계속되는 물음에 남자는 대답이 없다가 곧, 남자는 피식하고 웃었다. 도통 알 수 없는 말들에 여주는 지훈과 남자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지훈은 아까보다 훨씬 더 사납게 노려보며 남자에게 물었다.



“나한테 뭔 짓 했어”



  지훈은 말끝을 내리고 물었다. 남자는 지훈의 말에 아예 크게 웃어댔다. ‘으하하하하하’하고 말이다. 지훈은 역시 불쾌해했고, 호탕한 웃음소리였지만 미묘하게 광기 섞인 웃음이라 알 수 없는 대화에도 여주 또한 그 웃음이 거슬려 얼굴 근육을 찡그렸다. 여주가 지훈의 말을 들었을 땐, 지훈과 저 남자는 체육대회 전, 마주친 적이 있었고 그때, 지훈에게 무슨 짓을 했었다는 말이 된다.


 .... 아, 그래서 그때 그렇게 땀을 흘린 건가. 입장 퍼포먼스를 할 당시, 지훈이 한 바가지 흘리고 있던 땀이 떠오른 여주였다. 그리고 리허설과 다르게 갑작스레 사라진 주작까지. 앞뒤 맞춰지는 말에 여주는 남자에 대한 경계를 더욱더 강화했다. 호탕스럽게 웃던 남자는 이내 웃음을 멈추고 말하였다.



“아아, 별거 안 했어. 그렇게 너무 무섭게 물어보지 마”

“말 돌리지 말고 똑바로 말해.”

“그냥....”

“빨리 말하라고!”



 뜸 들이는 남자에 지훈은 크게 소리쳤다. 여주는 지훈의 고함에 깜짝 놀라 몸을 움찔했지만 남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순간 적막이 흘렀다. 조용한 적막 속, 남자는 자신의 검은 마스크를 벗었다. 마스크를 벗기니 선홍빛 입술이 지훈과 여주를 마주했다. 여주는 눈을 찌푸려 남자를 자세히 관찰했다. .... 사람? 마스크를 벗은 남자의 하관은 인간의 것이었다. 남자의 입꼬리는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그냥, 약간 건든 것뿐이야”

“....”

“네가 달고 있는 그것이”

“....”

“몸에 좀 더 퍼질 수 있도록 한 것뿐이라고?”



 남자가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지훈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남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여주는 잘 알지 못하겠지만 순영에게 업혀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있을 때, 순영이 지훈에게 했던 말과 관련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수갑에서 전해져 오는 떨림에 여주는 지훈과 자신의 손목을 연결하고 있는 수갑을 바라보았다. 여주가 지훈의 눈치를 살펴보니 이미 지훈은 핀트가 나간 듯 보였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여주를 덮쳐왔다.



“여기 있는 귀신들이 너를 잡아먹을 수 있게 말이야”

"...."

"아, 근데.... 지금 자세히 보니깐...."



 남자는 고개를 쭈욱 내밀었다. 지훈을 자세히 훑어보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 있는 귀신보다는 그거한테 잡아먹히게 생겼네"

"...."

"쯧쯧. 불쌍하기도 하지. 자기 엄마한테 잡혀...."

“*소도주해(燒道做害)!”



 지훈은 여주가 손쓸 새도 없이 수갑을 찬 손을 뻗어 남자에게 주술을 날렸다.


 불길이 지훈의 손에서 날아갔고, 날아간 불길은 요괴의 온몸에 붙었다. 불길은 빠르게 요괴의 몸을 타고 올라갔고 그 불길의 최종 목적지는 그 남자였다. 남자는 요괴에게서 떨어져 불길을 피했지만 그 불길은 남자가 피하는 곳마다 끈질기게 따라갔다. 여주는 깜짝 놀랐다. 한참 전, 요괴를 퇴마할 때까지만 해도 부적이 없어 독문퇴마를 해야 했던 지훈이 갑작스럽게 그저 주술을 외치는 것만으로도 실행을 하는 게 놀라웠다.


 그런데 놀란 건 둘째치고, 정신 차린 여주는 지훈에게 타박하려 했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사방이 나무인 곳에 저렇게 화(火) 계열 주술을 사용하자면 어쩌잔 거야? 다 같이 타 죽고 싶냐? 여주는 할 말이 많아 보이는 표정을 짓고 지훈을 쳐다보았다. 지훈은 무릎을 잡고 숨을 거칠게 내쉬고 있었다. 다친 상태에서 화가 나, 부적 없이 날린 주술 때문인지 체력 소모가 극심한 듯 보였다.

*소도주해(燒道做害) : 상대방을 불길에 휩싸이게 하며, 불길로부터 상대방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공격 주술.



“야.... 미쳤어?”

“허억, 헉, 뭐. 왜”

“산에 불나면 어쩌자고 저런 주술을 날린 건데!”

“산에 불나기 전에 네가 해결하면 되잖아?”



 지훈은 태연하게 말했다. 그게 말이야, 방구야. 여주는 그런 얼굴로 지훈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는 불길을 이리저리 피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오히려 불길을 농락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훈은 그 모습이 아니 꼬왔고, 다른 주술을 보내기 위해 손을 남자를 향해 앞으로 쭉 뻗었다. 여주는 지훈의 행동에 아연실색하며 올라간 지훈의 팔을 꾹 잡아 내렸다. 아니, 미쳤냐고! 진짜! 산 다 태울 작정이야?!


 여주는 있는 힘껏 말려보았지만 지훈의 눈은 초점이 나간 지 꽤 되어 보였다. 자신의 팔에 매달려 있는 여주가 걸리적거렸던 지훈은 ‘아, 이거 좀 놔 봐!’라고 소리치며 여주를 뿌리쳤다. 지훈의 거센 저항에 여주는 바닥에 내팽겨졌고, 수갑이 있는 덕에 지훈도 같이 넘어졌다. 그 꼴이 덤앤더머가 따로 없었다. 지훈은 그런 자신의 모습에 성질이 나 거칠게 여주를 쳐다보았다. 여주는 떳떳한 얼굴로 지훈에게 턱을 치켜들고 소리쳤다. 뭐! 그렇게 째려봐서 어쩔 건데? 한 대 칠 거냐? 어? 지훈은 짜증 난다는 얼굴을 하며 고개를 휙 돌렸다.


 고개를 휙 돌린 지훈이 본 장면은 여전히 입꼬리를 올린 채, 불길을 피하고 있는 남자였다. 남자는 여주와 지훈의 대화를 모두 들었는지 요괴의 머리 위에 올라타며 지훈과 여주에게 다 들리게끔 혼잣말을 했다.



“오, 그거 좋은 생각인데?”



 남자의 말에 여주는 다시 한 번 불안감이 쓰나미 밀려오듯 밀려왔다. 요괴를 타고 올라온 불길이 남자의 발끝에 닿자마자, 남자는 가볍게 요괴의 머리 위에서 뛰어 순영과 만났을 때처럼 공중에서 뒤로 한 바퀴 크게 돌더니 근처에 있던 나무의 가지 위에 사뿐히 안착했다. 그 나무엔 지훈과 여주에게 딜을 걸었던 귀신이 있었다. 귀신은 남자와 눈을 마주치고 ‘히익!’하고 뒤꽁무니가 빠지도록 도망쳤다. 귀신 인생, 살면서 살기로 온몸을 뒤덮은 건 처음이었다.


 남자가 나무 위에 올라타니 불길은 나무 기둥을 따라 올라탔고, 쭉 올라갔다. 여주는 그 모습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주는 지훈의 팔을 세게 때렸다. 야! 너 때문에 불나잖아! 여주에게 한 대 맞은 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여주에게 짜증을 냈다. 네가 해결하면 된다고 했잖아! 지훈의 말에 여주는 다시 한 번 어처구니가 없어 보이는 표정을 지어야 했다. 지훈은 그 얼굴에 한숨을 푹 쉬고 진저리 난다는 투로 말하였다.



“네가 경도에 들어온 이유가 뭔데. 그걸 까먹냐?”

“....”

“너 토 속성이니까 목 계열 주술 좀 쓰라고 한 거잖아, 병신아”



.... 아, 그렇지. 기분은 나빴지만 맞는 말을 하는 지훈에 여주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파라노마처럼 2주 동안 연습했던 게 지나갔다. 승철의 목소리와 함께.



“여주는 토 속성이니까 화 빼고 모든 주술로 우리를 서포트 해 줘. 이왕이면 목 계열로.”

“....”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42 - 괴귀산 습격 사건(2) | 인스티즈

“.... 붕대나 감아”



 서로 3초가량 쳐다보다 여주의 얼굴을 보고 비웃음 없이 처음으로 순수하게 웃던 지훈도, 그런 지훈의 웃음이 이상해 째려보던 여주도, 다른 곳으로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지훈은 시선을 돌리며 평소처럼 말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전혀 평소 같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뭔가 민망했다. 잠시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던 그 짧은 시간이 참 미묘했다. 갑자기 어색해진 분위기가 둘에게는 좀 힘들었다. 그후 금방 붕대를 다 감았고, 지훈은 붕대를 감은 팔을 움직여보았지만 고통만 없고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다.



“너네가 우리 애를 이렇게 만들었니?”



  앞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연배의 목소리가 들려와 지훈과 여주는 주작과 요괴가 싸우고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니 보이는 건 힘없이 쓰러져 있는 주작과 보기 힘들 정도로 구멍이 뚫려있는 얼굴, 그리고 여기저기 탄 자국이 있는 요괴의 어깨 위에 올라타서 검은빛으로 무장한 남자였다. 남자는 요괴가 쓰러져있을 때, 순영과 마주쳤던 그 남자였다. 요괴의 목에는 언제 걸었는지 사슬이 칭칭 감겨 있었다. 요괴를 이렇게 망가트렸냐는 남자의 말에 지훈과 여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너무 하네, 우리가 얘를 어떻게 만들었는데.... 얼굴에 구멍을 이렇게 숭숭 내놓다니....”



 남자의 말을 들어보아하니 이 사건의 원흉은 저 눈앞에 있는 남자였다. 남자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그러나 어투와는 대조되게 목을 칭칭 감아도 남는 긴 사슬줄을 마구잡이로 잡아당기면서 요괴를 격하게 다루고 있었다. 지훈은 요괴의 앞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갔다. 수갑 때문에 당연히 여주도 딸려갔다. 요괴 앞으로 다가간 지훈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주작 바로 옆까지 가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지훈은 차갑게 요괴 어깨 위에 서있는 남자를 노려봤다.



“네가 내 신수 이렇게 만들어놨냐?”



 지훈은 목소리를 곤두세우고  남자가 처음에 했던 말과 비슷하게 물었다. 주작의 날개가 꿈틀꿈틀 움직였다. 지훈이 심각한 부상을 입은 탓에 주작의 신력이 상당히 약해져, 쉽게 당한 것이었다. 남자는 사슬을 거칠게 다시 잡아당기며 순수한 목소리로 말했다.



“응. 내가 했어. 저 새 새끼가 계속 우리 애를 쪼길래 혼 좀 내줬지”



 지훈은 그 말을 듣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조용히 신수 소환을 해제하여 신수가 들어오게 했다. 산속은 무서운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그 긴장감 속에서 지훈은 입을 열었다.



“너, 체육대회 시작하기 전에 대기실 복도에 있었지?”

“....”



 지훈의 질문에 남자는 말없이 지훈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대답없이 다시 움직이려는 요괴를 사슬을 한 번 잡아댕김으로써 완벽하게 저지했다. 지훈은 말을 이었다.



“너 나 그때 마주쳤었지?”

“....”

“너 나한테 무슨 짓 했지?”



 지훈의 계속되는 물음에 남자는 대답이 없다가 곧, 남자는 피식하고 웃었다. 도통 알 수 없는 말들에 여주는 지훈과 남자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지훈은 아까보다 훨씬 더 사납게 노려보며 남자에게 물었다.



“나한테 뭔 짓 했어”



  지훈은 말끝을 내리고 물었다. 남자는 지훈의 말에 아예 크게 웃어댔다. ‘으하하하하하’하고 말이다. 지훈은 역시 불쾌해했고, 호탕한 웃음소리였지만 미묘하게 광기 섞인 웃음이라 알 수 없는 대화에도 여주 또한 그 웃음이 거슬려 얼굴 근육을 찡그렸다. 여주가 지훈의 말을 들었을 땐, 지훈과 저 남자는 체육대회 전, 마주친 적이 있었고 그때, 지훈에게 무슨 짓을 했었다는 말이 된다.


 .... 아, 그래서 그때 그렇게 땀을 흘린 건가. 입장 퍼포먼스를 할 당시, 지훈이 한 바가지 흘리고 있던 땀이 떠오른 여주였다. 그리고 리허설과 다르게 갑작스레 사라진 주작까지. 앞뒤 맞춰지는 말에 여주는 남자에 대한 경계를 더욱더 강화했다. 호탕스럽게 웃던 남자는 이내 웃음을 멈추고 말하였다.



“아아, 별거 안 했어. 그렇게 너무 무섭게 물어보지 마”

“말 돌리지 말고 똑바로 말해.”

“그냥....”

“빨리 말하라고!”



 뜸 들이는 남자에 지훈은 크게 소리쳤다. 여주는 지훈의 고함에 깜짝 놀라 몸을 움찔했지만 남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순간 적막이 흘렀다. 조용한 적막 속, 남자는 자신의 검은 마스크를 벗었다. 마스크를 벗기니 선홍빛 입술이 지훈과 여주를 마주했다. 여주는 눈을 찌푸려 남자를 자세히 관찰했다. .... 사람? 마스크를 벗은 남자의 하관은 인간의 것이었다. 남자의 입꼬리는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그냥, 약간 건든 것뿐이야”

“....”

“네가 달고 있는 그것이”

“....”

“몸에 좀 더 퍼질 수 있도록 한 것뿐이라고?”



 남자가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지훈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남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여주는 잘 알지 못하겠지만 순영에게 업혀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있을 때, 순영이 지훈에게 했던 말과 관련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수갑에서 전해져 오는 떨림에 여주는 지훈과 자신의 손목을 연결하고 있는 수갑을 바라보았다. 여주가 지훈의 눈치를 살펴보니 이미 지훈은 핀트가 나간 듯 보였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여주를 덮쳐왔다.



“여기 있는 귀신들이 너를 잡아먹을 수 있게 말이야”

"...."

"아, 근데.... 지금 자세히 보니깐...."



 남자는 고개를 쭈욱 내밀었다. 지훈을 자세히 훑어보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 있는 귀신보다는 그거한테 잡아먹히게 생겼네"

"...."

"쯧쯧. 불쌍하기도 하지. 자기 엄마한테 잡혀...."

“*소도주해(燒道做害)!”



 지훈은 여주가 손쓸 새도 없이 수갑을 찬 손을 뻗어 남자에게 주술을 날렸다.


 불길이 지훈의 손에서 날아갔고, 날아간 불길은 요괴의 온몸에 붙었다. 불길은 빠르게 요괴의 몸을 타고 올라갔고 그 불길의 최종 목적지는 그 남자였다. 남자는 요괴에게서 떨어져 불길을 피했지만 그 불길은 남자가 피하는 곳마다 끈질기게 따라갔다. 여주는 깜짝 놀랐다. 한참 전, 요괴를 퇴마할 때까지만 해도 부적이 없어 독문퇴마를 해야 했던 지훈이 갑작스럽게 그저 주술을 외치는 것만으로도 실행을 하는 게 놀라웠다.


 그런데 놀란 건 둘째치고, 정신 차린 여주는 지훈에게 타박하려 했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사방이 나무인 곳에 저렇게 화(火) 계열 주술을 사용하자면 어쩌잔 거야? 다 같이 타 죽고 싶냐? 여주는 할 말이 많아 보이는 표정을 짓고 지훈을 쳐다보았다. 지훈은 무릎을 잡고 숨을 거칠게 내쉬고 있었다. 다친 상태에서 화가 나, 부적 없이 날린 주술 때문인지 체력 소모가 극심한 듯 보였다.

*소도주해(燒道做害) : 상대방을 불길에 휩싸이게 하며, 불길로부터 상대방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공격 주술.



“야.... 미쳤어?”

“허억, 헉, 뭐. 왜”

“산에 불나면 어쩌자고 저런 주술을 날린 건데!”

“산에 불나기 전에 네가 해결하면 되잖아?”



 지훈은 태연하게 말했다. 그게 말이야, 방구야. 여주는 그런 얼굴로 지훈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는 불길을 이리저리 피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오히려 불길을 농락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훈은 그 모습이 아니 꼬왔고, 다른 주술을 보내기 위해 손을 남자를 향해 앞으로 쭉 뻗었다. 여주는 지훈의 행동에 아연실색하며 올라간 지훈의 팔을 꾹 잡아 내렸다. 아니, 미쳤냐고! 진짜! 산 다 태울 작정이야?!


 여주는 있는 힘껏 말려보았지만 지훈의 눈은 초점이 나간 지 꽤 되어 보였다. 자신의 팔에 매달려 있는 여주가 걸리적거렸던 지훈은 ‘아, 이거 좀 놔 봐!’라고 소리치며 여주를 뿌리쳤다. 지훈의 거센 저항에 여주는 바닥에 내팽겨졌고, 수갑이 있는 덕에 지훈도 같이 넘어졌다. 그 꼴이 덤앤더머가 따로 없었다. 지훈은 그런 자신의 모습에 성질이 나 거칠게 여주를 쳐다보았다. 여주는 떳떳한 얼굴로 지훈에게 턱을 치켜들고 소리쳤다. 뭐! 그렇게 째려봐서 어쩔 건데? 한 대 칠 거냐? 어? 지훈은 짜증 난다는 얼굴을 하며 고개를 휙 돌렸다.


 고개를 휙 돌린 지훈이 본 장면은 여전히 입꼬리를 올린 채, 불길을 피하고 있는 남자였다. 남자는 여주와 지훈의 대화를 모두 들었는지 요괴의 머리 위에 올라타며 지훈과 여주에게 다 들리게끔 혼잣말을 했다.



“오, 그거 좋은 생각인데?”



 남자의 말에 여주는 다시 한 번 불안감이 쓰나미 밀려오듯 밀려왔다. 요괴를 타고 올라온 불길이 남자의 발끝에 닿자마자, 남자는 가볍게 요괴의 머리 위에서 뛰어 순영과 만났을 때처럼 공중에서 뒤로 한 바퀴 크게 돌더니 근처에 있던 나무의 가지 위에 사뿐히 안착했다. 그 나무엔 지훈과 여주에게 딜을 걸었던 귀신이 있었다. 귀신은 남자와 눈을 마주치고 ‘히익!’하고 뒤꽁무니가 빠지도록 도망쳤다. 귀신 인생, 살면서 살기로 온몸을 뒤덮은 건 처음이었다.


 남자가 나무 위에 올라타니 불길은 나무 기둥을 따라 올라탔고, 쭉 올라갔다. 여주는 그 모습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주는 지훈의 팔을 세게 때렸다. 야! 너 때문에 불나잖아! 여주에게 한 대 맞은 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여주에게 짜증을 냈다. 네가 해결하면 된다고 했잖아! 지훈의 말에 여주는 다시 한 번 어처구니가 없어 보이는 표정을 지어야 했다. 지훈은 그 얼굴에 한숨을 푹 쉬고 진저리 난다는 투로 말하였다.



“네가 경도에 들어온 이유가 뭔데. 그걸 까먹냐?”

“....”

“너 토 속성이니까 목 계열 주술 좀 쓰라고 한 거잖아, 병신아”



.... 아, 그렇지. 기분은 나빴지만 맞는 말을 하는 지훈에 여주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파라노마처럼 2주 동안 연습했던 게 지나갔다. 승철의 목소리와 함께.



“여주는 토 속성이니까 화 빼고 모든 주술로 우리를 서포트 해 줘. 이왕이면 목 계열로.”

“....”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42 - 괴귀산 습격 사건(2)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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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얼마전에 정주행을 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재미있고 몰입감이 대박인 글은 처음이에요!! 이런글을 써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2
요플레입니다! 와 제가 오늘 이거 보려고 잠을 안잤나봐요ㅠㅠㅠㅠㅠ 이번 에피소드는 괴귀산 에피중에서 제일 많이 웃으면서 본 것 같아요ㅎㅎ 걱정되는 상황도 여럿 있었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걱정 잠시 잊게 귀여운 모습들도 있어서 오랜만에 한시름 놓고 봤습니다ㅠㅠ 울 애기들 이제 곧 탈출이라니까 다들 무사히 산을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ㅠㅠㅠㅠ
5년 전
독자3
롕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 아침에 일어나서 알림을 봤는데 진짜 너무 좋았어요ㅠㅠㅠㅠㅠ 지훈이랑 여주 원수에서 친구(보다는 좀 먼) 사이가 되는 걸까요ㅠㅜㅜㅜ그리거 울 민규 진짜 댕댕이....너무귀여운데요...어떡해요ㅠㅠㅠㅠㅠ 민규는 제가 데려갈래요.....ㅜㅜㅜㅜㅜ 여주가 아직 약한(재능>실력) 이라서 순영이가 당하는걸까요 흑흑 울 순영이 세계1등 인데 ㅠㅠㅠㅠㅠㅠ 기다리는동안 열심히 정즈행 하면서 기다렸어용💗
5년 전
독자4
동쪽달입니다ㅜㅜㅡㅜㅜㅜㅜ이제 슬슬 괴기산 에피소드의 끝이 다가오는군요!!! 지훈이도 슬슬 여주에게 맘을 열어가는것 같네요!!! 언능 행복하기만하자ㅠㅠ 글구 우리 일신님 왜 당하구 있어ㅠㅠㅠㅠㅠㅠ 앞으로 풀어갈 얘기들 너무 기대 됩니다!!
5년 전
독자5
0846이에요 어우 저 놈 그때 축제였나? 그때 만난 놈인가요? 꼴도보기싫어..... 저희 일신님 살려주세요... 그리거 마지막 쨍그랑은 수갑 떨어지는 소리인가요? 다음편 기대됩니다!
5년 전
별들의무리
안녕하세요, 0846님!♡ 제가 답한다는 걸 그만 까먹고 지금 댓을 달아드리게 되네요,,,, 저를 매우 치십쇼,,,,(굽신) 마지막 문장에 대한 질문을 해주셨는데 그 '쨍그랑' 소리는 수갑이 움직였을 때 나는 쇠의 찰랑거리는 소리를 뜻하는 겁니다! 지훈이와 여주가 협력관계에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나 할까요ㅎㅎ 질문에 대한 답이 늦어져서 정말 죄송하고....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5년 전
독자6
젠부에여ㅠㅠㅠㅠㅠ 작가님 너무 재밋서요ㅠㅠㅠㅠㅠㅠㅠㅠ흑흑 사랑합미다ㅠㅠㅠ
5년 전
독자7
아미쳤다 죽고싶게재밌다,,,,,,,,,,,, 아악!!!!!!!!!!!!! 둘이 협력해서 해치워나가는거 넘 조아요 흑흑,,,,,, 울 순영이는 왜저렇게된거냐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괜찮은거맞죠ㅠㅠㅠㅠㅠㅠㅠ 저까만색기 누군진모르겠지만 가만안둔다진짜
5년 전
독자8
딩동입니다...진짜 저 사람... 말하는 것도 아주 콩 때리고 싶고 ㅜㅜㅜㅜㅜ 지훈이랑 여주가 힘을 합쳐서 어서 콩 쥐어박아주었으면 좋겠어요 ㅜㅜㅜ
5년 전
독자9
예밍입니다 아니아니 지훈이랑 여주한테 혼 좀 나봐야 아~ 내가 잘못 걸렸구나 할듯해요 그나저나 울쑤녀이는 왜ㅠㅠㅠㅠㅠ어케 된건가요ㅠㅠㅠㅠ
5년 전
독자10
래번클로입니당! 정말이지 지훈이랑 케미 너무 좋아서 눈물나요 엉엉 순영이는 어떻게 된건지 궁금해요 검은 마스크는 또 누굴런지..! 지훈이 과거가 어떻길래 저러는지 증말!!
5년 전
독자11
와악 낭디입니다!! 지훈이랑 여주 티격태격 하는거 너무 좋아요 ㅠㅠㅠ 빨리 일신이랑 여주랑 만나게 해 주세요 ;-; 일신이 아픈거 두고 못 봐...
5년 전
독자12
저 의문의 남자가 찬이인가요? 찬이랑 카일라 둘 만 아직 등장을 안 한걸보면 찬이같은데.. 그나저나 둘이 이번기회에 서로를 전보다는 다르게 보게되겠네요 사이 좀 좋아져라
5년 전
독자13
저 암호닉은 전주이씨이찬으로 신청할게요
5년 전
독자14
쑤냥냥이에요 ㅎㅎ 너무 재밌어요ㅠㅜ진짜 글잡 들어와서 새 글 있을때 만세해여 ㅋㅋㅋ 쑤녕이는 괴귀산에 들어와서 정말정말 약해졌군요 ㅠㅠ 저는 쑤녕이가 다 해치울줄 ,, 쑤녕 화이또 일신의 모습을 보여줘,,,!!! 다음화도 기대하겠습니당 자까님 돌아와주셔서 감사해요 ! ㅎㅎ
5년 전
비회원17.73
지지입니당 ㅠㅠ
오늘 들어왔다가 올라온거보고 호다닥 들어왔어요ㅠㅠㅠㅠ 아 진짜 지훈이 팔 와그작당한거 우짜요ㅠㅠㅠㅠ아프지마 지후나...
둘이 요즘 케미 좋아요ㅠ 엉엉
그 의문의 남자는 대체 누구일까용...

5년 전
독자15
늦게 본 몬 굽신거리며 입장... 드디어 올라온 최신화 자가님 ㅜㅜㅜㅜㅜㅜㅠ 요번화는 재미의 요소도 들어간 것 같아 너무 좋았어요. 다음 편도 기대하겠습니당
5년 전
독자16
작까님 진짜 너무 재밌어요!!!!!!!!! 이런 글 써주셔서 감사합ㄴ다!!!!!!
5년 전
비회원114.135
저 암호닉 신청이요ㅠㅠㅠ 암호닉 '열독'으로 신청합니다!!!
5년 전
독자17
사미예요! 너무 오랜만이죠 작가님ㅜㅜ 요 근래 글 읽기만 하고 댓글을 달 짬이 안 나서 댓글을 못 달았었는데 이제서야 흔적을 남기네요ㅠㅠ 여주와 지훈이와의 관계가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인 것 같고 또 순영이는 걱정되고 민규는 귀여웠네요. 여주와 지훈이 그리고 순영이를 위협하던 그 남자는 제 예감으로는 유일하게 나오지 않은 남자 인물인 찬이 같은데 그건 이야기가 진행이 되어가면서 밝혀지겠죠..? 오늘도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5년 전
독자18
와 드디어 끝까지 다 봤어요! 신알신 신청하고 갑니단
5년 전
비회원65.203
작가님 각이에요 저번에 순영이가 양기나눠주고 머리 검은뿌리 내려온거처럼 이번에는 여주가 다시 양기 돌려주고 머리색 돌려내시죠ㅠㅠㅠ 일신님... 붉은머리... 제바류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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