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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칸 전체글ll조회 916l 2

찬백/세백

 

 


 어쩌면 이 무미건조한 생활에 활기를불어넣을 무엇인가를 찾고있었는지도 모른다. 빙글빙글 같은 자리만 맴도는 시계처럼 같은일을 했고, 같은사람을만나고. 틀에박힌 가식들. 진심이 느껴지지않았다. 원하는것이아니었기때문에 모든것이 불편하고 괴로웠다. 새로운것이 필요해. 더이상의 삶은 지겨워. 연락한통오지않는 휴대폰을 손에들고, 침대에 눕혀져있던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휴대폰의 니은자 패턴을풀고 다시 홀드를걸어놓는것도, 탁상에놓여있는 투명한 컵의 투명한 물까지도. 모든것이. 나는 그모든것이 힘들고 괴로워. 꽁꽁 잠겨져있던 창문을 열었다. 답답했던마음이 새어들어오는 찬 바람에 조금 씻겨져갔다. 바람을 맞이하듯 창밖으로 손을 내밀었다. 저어 멀리 반짝이는 별들을 손으로 꽉 쥐었다. 천천히 손을폈다. 남아있지않는 별 조각들에 실망을 표현하듯 별에닿았던 손을 스르륵 내렸다. 잡히지않아. 하지만,조금더. 조금더 가까이간다면, 잡히지않을까. 앞꿈치만 바닥에 닿게한채 몸을 살짝 들어올렸다. 손을 힘껏뻗었다. 바닥에서 완전히 몸을 들어냈다. 곧게뻗은팔이 부르르떨려왔다. 몸을지탱하고있던 반대쪽팔에도 점점 무리가 갔다. 조금만 조금만 더 닿으면 될텐데. 다리를 들어올리고, 양팔을 있는 힘껏 펴냈다. 백현은빛을향해 몸을날렸다. 힘껏 뛰어오른 백현의주위로 빛이 모여들었다. 빛을, 빛을 손에넣었어. 백현은 밝게 미소지었다. 그날밤 하늘에서 빛이 내렸다.
 

 

 

-

 

 

 

 백현이 눈을떳을때는 그로부터얼마지나지 않아서였다. 아직 깜깜한 밤 시계는 새벽2시를 지나고있었다. 아까의 기억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몸이조금 찌뿌둥 한것이 영 마음에들지않았다. 머리를 세게 부딪힌듯 지릿지릿 머리통이 쓰라렸다. 깜깜함에 푸른 달빛이 새어들어왔다. 저빛도, 잡을수있을까. 저도모르게 끝없이 빛을갈망해갔다. 한번의 성공은 더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래 분명 잡을수있을거야. 뻐근한몸을 일으켜 천천히 창틀에 손을짚었다. 약속이라도한듯 손과발은 생각대로 쉽게 움직여 주었고, 손을뻗는만큼 빛이 가까워지는듯했다. 점점 빛이 가까워져갔다. 빛을잡는, 빛사냥 에대한 흥미는 절정을 찍었다. 조금 질려할법도한데, 평소와 조금다른 빛들이 섞여들어오는 것만도 충분히 빛사냥의 흥미를 북돋아주었다. 하지만 하루살이의 생 처럼 하늘의 반짝임은 그렇게 오래가지않았다. 늦은밤은 곧 떠오르는 태양에 빨려들어가, 어둠은 자취를 감추었다. 언제 밤이 찾아왔었는지도 모르게 때는 밝아있었다.
 

 

 

 가을도 겨울도 아닌 바깥날씨는 긴팔 티셔츠만 입고나가기에는 꽤나 쌀쌀한 날씨였다. 하지만 옆에 꼭붙어 목도리를 둘러주는 그는 따뜻했다. 언제나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이었다. 목도리는 그날그날 기분에따라 재질과 색깔이 조금씩 변했다. 그 조차도 조금씩 변하고있다 느꼈다. 싫지 않은 변함을 행하는 그 라서 오히려 질리지않는 사람이었다. 세훈은, 백현과 닮았지만 달랐다. 바뀜을 추구하는 백현에맞춰 세훈은 매일매일 자신을 바꿔나갔다. 백현은 집안에서의 생활을 제외하고는 세훈과 있는 시간이 다였지만 매 시간 세훈은 저를 다른사람과 있는듯한 착각에까지 빠지게했다. 백현은 아무렴 좋았다. 세훈과 저 둘뿐이지만 외롭지않았다. 잠시 세훈이 둘러준 목도리를 잡아당겼다. 반쯔음풀린 목도리를 세훈의 목에도 걸쳐주었다. 조금 벌어진 틈새로 찬바람이 파고들었다. 바람에닿는 목이 시렸지만, 그것과맞바꿀정도의 가치있는 일이라고는 생각했다. 매일 저를위해주는 세훈에게 이정도도 못한다면 인간된 도리로 실격이다. 아웃. 진한 파랑의 목도리가 걷는 순간순간 흔들렸다. 세훈과 함께 목도리를 나눈시간은 평소보다 조금더 따뜻했다. 형 고마워요. 응. 쌀쌀맞았을지도 모를 대답에도 세훈은 백현에게 미소지었다. 주머니에들어가 나오지않던 손이었지만 추운날씨탓에 발갛게부어버린 백현의 손등을보며, 따뜻하게 데워져있을 제손으로 금새 백현의 손을덮었다. 둘은 그런관계였다.
 

 

 

"형 "

 


"응 "

 


"키스해도 되요? "

 

 


 둘은. 같은 목도리를메고 하루를 함께하고, 손을잡고, 키스하는. 꽉 잡고있던 백현의손이 벽으로 밀어 붙여졌다. 대답은 없었지만 저항하지않는 백현을보고 허락의 뜻으로 받아들인 세훈은 그대로 백현에게 입술을 맞추었다. 혀로 입술을 톡톡 건들이자 꾹 닫혀있던 입술이 열리고,기다렸다는듯이 들어간 혀는 이곳저곳을 헤짚고다녔다. 차마 삼키지못한 타액이 입가에 주륵 흘렀다. 백현은 계속되는 거친키스에 힘겨운듯 세훈의 어깨를 두드리며 정지 의사를 표현했다. 그제서야 떨어진 세훈은 번들번들해진 백현의 아랫입술을 물고 잘근잘근 씹었다. 아..하으..훈아.. 세훈은 물었던 입술을 놓아주고, 퉁퉁 부어버린 입술을 핥았다. 백현은 간지러움에 푸스스 웃어보이며 세훈의 머리칼을 부드럽게쓸었다. 세훈은 살짝 붙어있던 혀를때고 볼에 촉 소리가나게 입을맞추었다.
 

 


"형, 현이형, 진짜 예뻐 "

 


"형이랑 있으니까 좋아 "

 

 

 방긋웃으며 작은입을 오물오물거리는세훈이 귀여워 보였다. 백현은 세훈의 머리를쓰다듬던손을 허리까지 내려, 세훈을 꽉 끌어안았다. 폭 안겨들어간 세훈의 품은 따스했다. 자신보다 큰 세훈이었지만 피부는 계집마냥 하얬고, 옇게 분내가 나기도했다. 기분좋은 느낌에 세훈의목에 머리를 부볐다. 아, 형 간지러! 세훈은 몸을 부르르떨며 제 양어깨를잡고 살짝 밀어냈다. 한발물러나준 백현은 몸서리를치는 세훈이 귀여워 가만히지켜보다가 인상을찡그리며 저를 노려보는 세훈의 양볼을 붙잡고 볼에 살짝 입을맞췄다.
 

 


"나도 너랑있어서좋아. "

 

 


_

 

 

 

 세훈의, 타인의 온기가 빠져버린 백현은 차가웠다. 백현은 제집에 돌아올때면 더없는 서늘함을 느꼈다. 세훈과의 만남후부터 그 서늘함은 더욱 고조됬다. 겉으로 느껴지는 춥다의 의미가아닌, 그런. 아, 또 목도리 안돌려주고왔다. 물론 돌려준다고해봤자 춥다고, 다시 메어줄 세훈이지만 매번 이렇게 가져와버리면 내입장에서도 곤란했다. 목도리를 의자등받침에 가지런히 걸었다. 곧 다시 흘러내리는 통에 목도리를주워 돌돌말아 얹어두었다. 세훈이 메어준 목도리는 따뜻했는데. 이미 세훈의 온기를 잃은 것은 고작 두꺼운 천쪼가리에 불과했다. 다시 돌려주지못하는것도 그이유. 세훈아. 세훈아.
 

 


-

 

 

 잠깐의 밝음뒤에는 다시 태양이 어둠으로 먹혀들어갔다. 곧 밤이 찾아왔다. 달이 자취를들어냈으며 별이떠올랐다. 오늘도 유난히 푸른 쌀쌀한 밤하늘 이었다. 모든잡념들이 까만색으로 뒤덮히는것같았다. 머리가 멍했다. 빙글빙글 엉켜있는 계단처럼 어지러웠다. 그렇게 또다시 발걸음이 창을 향해 돌아간것은 절대 고의는 아니었다. 까만밤의 푸른빛에 매료되어버린 백현은 또한번 하늘을향해 빛을 눈동자에 담아냈다. 그빛이 한컷의깜빡임으로인해 모두 밤에 먹혀버렸다는것조차 눈치채지못했을만큼. 빛을먹어버린것은 어쩌면 밤하늘이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들었다. 눈앞의 일은 보고도 믿고싶지않았거나, 믿을수없을테니. 밤하늘의 푸른빛을띄던 그것은, 까맣게. 까맣게. 파랗게. 백현의눈앞에있었다. 한순간이었다. 백현은 본능적으로 빛에 손을뻗었다. 그빛들은 한번더 손을타고 올라와 그를 휘감았으며, 파아랗게, 붉음보다 뜨겁게 어둠보다 진하게 그를 지배했다.
 

 

 검정으로 눈이 덮혔다. 다시금 푸름이 틈새로 스며들어왔고, 그의 눈에는 푸름의 결정체가. 있었다. 제가 그토록 잡고싶어했던, 몸속 시계가멈추어버린듯 백현은 그대로 시선이 고정되어 그 조그마한 미동조차없었다. 몸속떨림과 뜨거움은 수정체를 통과하여 뇌리에 깊게 스쳐가 마른 풀이라도되는듯 좋은 땔감이되었다. 어쩌면 그 푸른 불길이 형상을 지워내려 했던것일지라도, 그것이 아름다움에는 틀림없었다. 백현은 충동적인 푸름에 손을뻗었다. 불길이 백현의팔을먹어치웠다. 백현은 그 뜨거움속에서도 놓칠수없는 푸름에 몸을 불길에 내어주더라도 푸름을 잡고싶었다. 그 괴물같던 불길은 점점 백현을 집어삼켰고, 집한채를 먹어치울만큼 증폭했다. 물속에갇힌듯 그 하얗던 백현은 점점 푸르게 변했다. 원래 하얀것은 다른것에 물들기 쉬웠기에, 백현은 그 푸름에 자신의 색을 내어주면서까지, 그렇게 물들여지면서까지 놓을수없었다.
 

 

 뜨거움이 가라앉은때는 이미 푸름에싸여버린 파란 저의 색을 보았을때였다. 백현은 무엇인가 깨달은듯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어보였다. 꽤나 자유로운몸, 푸르게 변한 자신, 그리고 시야마저 푸르게 자리잡아버린 제 눈. 모든것이마음에들었다. 숨을 쉬지않아도 숨쉴수있었으며, 더이상 다른 어떤것에 쉽게 물들여지지않는다는 생각에 기쁨의 눈물이 차올랐다. 푸름이야. 빛이야. 빛을잡을순없는거야. 빛을잡을필요는 없었던거야. 백현은 빛에 저를 기꺼이 내어줄수있었다. 어느순간과 감히 비교할수없을정도의 희열감이 백현을 미치게했다. 저가 미쳤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제눈에보인것은 분명 사람의 형체였고, 이곳은 빛의세상 이었기 때문이다.
 


 눈을 감았다 떠도 사라지지않는 형상에 백현은 제가 단단히 불길에 집어 먹힌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애써 형체를 부정하며 손을뻗었지만 손끝으로 전해져오는 감각에 반응한 몸은 이때까지의 부정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렸다. 분명, 느껴져왔다.
 

 

 


빛이 아니야?

 

 

 

츠팟- 하는 들리지않는 소리와함께 스쳐간 문장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급히 끌어오르는 불길속에서 고통스러운듯 발버둥을 치던백현은 그 푸름에서 튕겨져나왔고, 다시 본래의 흰색으로 돌아와버렸다. 백현은 깨닫고말았다. 저가 갇혀있던 빛속에는 어둠이 자리하고 있었다는것을. 빛의 존재를 탄생시킨것은, 그들이라는것을. 빛은 완전히 밤이되어 어둠에 먹혀들어갔고, 그 푸른 내 이상은 그에게 먹혀 사라졌다. 그는, 빛이 아니었다. 내가 원하던것도 빛이아니었다. 내 이상은 그 였다.

 새까만 머리칼에 살짝 다문 입이 참 고와보였지만 날카롭게 빛나는 푸른색 눈동자와, 창백해보일정도의 하얀피부색을보며 더욱 차가운기운을 느꼈다. 절대의 푸른빛을 소유한 그. 내 바램. 처음의 부정은 이미 백현에게서 잊혀진지 오래. 알수없는 감정이 끌어올랐다. '찬열. 내이름' 그의 첫마디는 담백했다. 두번째 이야기를 예상할수없을만큼. 다음의 달콤함을 감추려는-
 

 

 

"이 빛 가지고싶지. "

 

 

".... "

 

 

"너와 계약하고싶어. "

 

 

"..... "

 

 

"니가 원하는것이라면. 뭐든, 줄수있어. "

 

 


원하는 것. 뭐든지.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혹할 조건임에는 틀림없었다. 나는 그의 푸른빛의 소유에 희망을 심었고, 그는 내 갈망의 소유자였다. 나는 빛을, 푸름을. 다시 푸른불길에쌓여가는 저를 보며 천천히 고개를끄덕였다. 계약,.. 할게. 화르륵 거리며 타오르던 푸른 불기둥도, 그의 뒤에서비춰오던 푸른달빛도, 모두 사라졌다. 밤의 고요함에 잠겨버린 모든것들은 생명을잃은듯 조용히변했다. 찬열. 백현은 머릿속에 찬열의 이름을 새겼다. 익숙한듯, 처음인듯. 찬열의 손이 백현의 뺨에 닿았다. 갑자기 차가운것이 닿는통에 몸을 흠칫 떨었다. 곧 제 체온을 닮아가는 찬열의손이 살짝 떨어졌다. 손톱을 새워 주욱 뺨깨르 그엇다. 날카로운 손톱끝으로 피가 새어들어왔다. 붉은빛을 띄어야할 혈 들은 찬열에 의해 푸른색으로 비췄다. 뺨을타고 흐르는 것들은 약간의 물과섞여 탁했지만, 쓰라리지는 않았다. 쓰린곳이 있다면, 다른곳 이겠지.


 말캉한것이 뺨에 닿았다. 찬열의 혀끝이 흘러나오는 피를핥아가며 자국을 지웠다. 찬열의 혀가 지나간 뺨깨가 알알했다. 간질간질한 기분에 몸을 흠칫 떨었다. 뒤통수를끌어당기던 찬열의손이 상처위를 훑고 지나갔다. 거짓말처럼 푸르던 액체들은 다시 붉게 변했고, 찬열은 푸르게 빛났다. 시야가 까맣게 뒤덮였다. 밤, 밤이 찾아왔다.
 

 

 

 

 

 


백지칸

사실 브금올리는법도모르고..글은잘안써지고..가입한지 4일된 따끈따끈한 징어에요ㅠㅜ!!오징어구이 어구어구

모르는게많아서 걱정입니다아.....흡,.빨리 적응하도록 할게요!

봐주신분들 전부 감사해요! 아 오타있으면 어쩌지........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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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글되게잘쓰는것같은데 신앐ㄹ하고가요
11년 전
백지칸
으앙 감사합니다!ㅠㅜ
11년 전
독자2
문학작품 읽는것같은느낌ㅜㅜㅜㅜㅜㅜㅜㅜ 분위기있고좋네요!! 잘읽고갑니다!!
11년 전
백지칸
헉..문학작품이라뇨..ㅜㅠㅜ 과찮으세요ㅠㅜㅠㅜ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3
와 ㅠㅠㅠㅠㅜ좋아요 ㅠㅠㅠㅜ찬백세백인것도 좋고 쓸쓸한 느낌이 잘 보여요!!!! 백현이가 빛을 간절하게 바라는 느낌이 나요 ㅠㅠㅠㅜ잘 읽고 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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