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오백] Honey Funny Bunny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d/2/4d2ba1a1532a0bace0447e240eaf176e.gif)
| Honey Funny Bunny |
거실 한 가운데 앉아 시큼한 맛이 나는 하얀 가루를 손이며 얼굴이며 잔뜩 묻힌 채 쩝쩝거리고 젤리를 먹는 백현의 얼굴을 본 경수의 미간이 여지없이 찌푸려졌다. 슈트케이스를 소파 위에 올려놓고 어두운 베이지색 코트를 벗어 행거에 걸어둔 경수가 제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엉덩이를 뒤로 내빼는 백현에게 다가가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양 손목을 잡아챘다. “변백현.” “우응….” 양손에 한 가득 쥐고 있는 젤리를 뺏고자 손을 강제로 펴게 하니 백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경수의 손을 뿌리치고 손을 제 등 뒤로 숨겼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작은 손을 탈출한 빨간색 과 연두색 젤리가 바닥위로 굴러 떨러졌다. 경수가 바닥에 떨어져 나온 젤리에 시선을 뺏긴 찰나에 백현이 재빨리 양 손을 펼쳐 쥐고 있던 젤리를 몽땅 입 안에 털어 넣었다. 하얗고 부드러운 양 뺨이 만두를 먹은 것 마냥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동시에 입 주위엔 시큼하기만 한 하얀 가루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었다. “그렇게 좋냐?” 결국 졌다는 듯 한숨을 쉬며 백현의 볼에 달라붙어 있는 가루들을 털어준 경수가 중얼거리자 백현이 베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모습을 보고 아프지 않을 정도로 꿀밤을 때린 경수가 몇 주 전 백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허니, 현이는 젤리가 이만─큼 조아」 이만큼이라는 대목에서 양 팔을 쫙 뻗어 허공 위로 큰 원을 만들어 보인 백현은 그 때도 어김없이 시큼한 맛이 나는 젤리를 무려 다섯 봉지나 먹고도 한 봉지 더 해치우고 있던 중이었다.
「그래.」 한껏 벅차오른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들고 있던 젤리 봉지를 내려놓은 백현이 별안간 소파로 번쩍 뛰어올라 제 무릎에 앉아 허리를 껴안으며 했던 말은 기분 좋은 아이가 큰 뜻 없이 내뱉었던 말이었을지도 몰랐지만 경수에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그런데 젤리보다 허니가 더 조아.」 「…….」 「정말루 현이는 허니가 너무우 조아.」 그것은 태양이 작열하고 습도가 높아 답답한 제 세상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도 같았다. 경수는 여태껏 백현을 놓지 못하는 이유도 어쩌면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허니, 나 지금 젤리가 진짜 지짜 먹고 시퍼.” “안 돼. 너 아까도 세 봉지나 먹었잖아.” “허니─.” “떼써도 안 돼.” 낮잠을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쏜살같이 달려온 백현이 설거지를 하는 경수의 팔을 붙잡고 칭얼거렸다. 제 딴에 나름대로 애교도 피워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꽤 단호하니 한껏 접어 보이며 웃고 있던 눈매가 축 쳐지고 빙글빙글 올렸던 입꼬리 또한 내려앉았다. 그대로 경수에게 떨어져 무언가 불안한 사람처럼 부엌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백현을 힐끗 본 경수가 마지막 접시를 헹군 뒤 고무장갑을 벗고 거실로 걸어 나왔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백현이 그 뒤를 따라 갔다. 경수가 소파에 앉고 백현이 바닥에 앉았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고민하는 기색을 내 비추며 제 아래턱을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문지르던 경수가 입을 열었다. “변백현.” “응, 허니.” “밥 먹으면 사줄게.” “바압?” “너 오늘 한 끼도 안 먹고 계속 젤리만 먹었잖아.” “그런데 현이는 밥 시러.” “그럼 관두던가.”
경수가 어깨를 으쓱이며 소파에서 일어나자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물던 백현이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경수에게 매달렸다. “바, 밥 머그께.” 오른손잡이면서 왼손으로, 심지어 물통을 잡을 때처럼 괴상한 모양새로 숟가락을 잡은 백현이 밥그릇에 담겨있는 뽀얀 밥알들만 무섭게 노려보며 한참 그 자세를 유지하다 드디어 숟가락을 움직여 밥을 펐다. 왼손인데다가 잡은 폼도 이상해서 불편할 만도 한데 신기하게도 제대로 밥을 뜬 백현은 사약이라도 먹는 것 마냥 두 눈을 꼭 감고 숟가락을 입 안에 집어넣었다. “으엑.”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숟가락을 도로 빼낸 백현이 구역질 하는 시늉을 내며 울상을 지었다. 맛업써.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경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꽤 처량했지만 이번에도 경수는 단호했다. 씹기는커녕 입안에 제대로 담아보지도 않고 맛없다며 헛구역질을 하는 백현에게 ‘그럼 너 젤리 못 먹겠네.’ 하며 보란 듯이 밥그릇을 치우려고 하자 백현이 아니라며 경수의 손목을 잡았다. “머글 수 이써.” “거짓말. 너 씹지도 않고 뱉었잖아.” “응? 아니야, 이제 머글 꺼야.” “그래?” “응.”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린 백현이 마치 스카이다이빙 전 뛰어내릴 채비를 하는 사람처럼 비장한 아우라를 내뿜으며 다시 한참동안 밥알을 노려봤다. 잠자코 턱을 괸 채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경수가 가시지 않는 찝찝한 기분에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백현에 손에 들린 숟가락을 뺐어들었다. 경수의 반응이 제가 한참동안 밥을 안 먹어서 치우려고 하는 것인 줄 알고 놀란 백현이 방금 먹으려고 했다며 우는 소리를 내고 경수의 허리를 껴안았다. 알겠다며 제 허리에 감긴 손을 풀어낸 경수가 백현의 옆 자리에 앉았다. 눈물도 나오지 않으면서 훌쩍거리는 시늉을 하는 백현을 보고 꾀부리는 것도 늘어났다고 생각한 경수가 백현의 볼을 손가락으로 툭 치고 말했다. “백현아.” “웅….” “나 따라 해봐.” “나 따라 해봐.” “아니, 말 말고 바보야.” “현이 바보 아니야.” “…그래, 자 오른손 줘봐.” 잠깐 고민하는 눈초리로 경수를 보던 백현이 곧 슬금슬금 경수의 앞에 오른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그 위에 숟가락을 올려놓은 경수가 자신의 손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이어 말했다. 자, 이렇게. 오른손으로 바르게 숟가락을 잡고 백현의 눈앞에 들어 보인 경수가 따라해 보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꼼지락 거리던 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오른손에 얹혀있던 숟가락을 왼손으로 옮기곤 전처럼 괴상한 모양새로 숟가락을 쥐었다. 그 모습에 기가 막힌 경수가 눈을 세모꼴로 만들고 백현을 쳐다보자 힐끗 경수의 눈치를 보곤 금세 풀이 죽어 백현이 다시 오른손으로 숟가락을 옮겼다.
“옳지, 자 이렇게 잡는 거야.” “이러케?” “아니.” “응? 그럼 어떠케 잡아?” “잘 봐봐, 이렇게.” 경수가 백현의 손가락을 움직여 제대로 잡게 해주었다. 하지만 누군가 마법이라도 걸어둔 마냥 몇 초 뒤면 도로 이상하게 숟가락을 쥐는 백현을 보고 종국에는 열이 받은 경수가 다시 한 번 백현을 노려보았다. 이리저리 손가락을 움직이며 숟가락을 만지던 백현이 경수의 시선에 어깨를 움츠리고 행동을 멈추었다. “변백현.” “응?”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모가아?” “잘 봐, 이렇게 잡는 거야.” 경수가 눈을 꾹 감았다 뜨며 밀려오는 피로를 몰아내고 백현의 손에 숟가락을 쥐어 주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몇 초 동안 잘 쥐고 있던 백현의 손이 또 다시 점차 이상한 모양새로 바뀌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기색을 내비추던 백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부로 아니야, 허니.’하곤 경수를 쳐다보았다. 의심스런 눈으로 백현을 흘겨보다가 곧 포기한 경수가 한숨을 쉬며 백현의 손에서 숟가락을 빼앗았다. 눈을 깜빡거리며 제 얼굴을 쳐다보는 백현의 심술이 밉기도 했지만 당장 목적은 밥을 먹이는 것이니 경수는 그저 모른 채 하며 제가 들고 있던 숟가락으로 밥을 한가득 떴다. “아, 해.” “허니, 나 수까락. 그거, 그거 잡는 거 더 배울래.” “됐어, 그냥 먹여줄게.” “허니. 현이 수가라악, 응?” “글쎄 아 하라니까?” 경수가 신경질 적으로 말하자 한참 울상을 짓고 있던 백현이 결국 입을 콩알만 하게 벌렸다. 입안으로 우악스럽게 들어온 밥을 느리게 우물거리며 백현은 가끔 경수가 정말로 바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 허니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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