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 Boy Boy !
W.카디카디해
7교시가 끝나고 종례를 하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이 짧게 울렸다.
[선배님 준면 선배가 오늘 마치고 엑스터시 모임 있다고 부실로 모이래요!!]
새로 들어온 1학년 중에 그나마 귀엽고 신입생 같은 찬열이였다. 벌써 모임이라니 또 한 달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버렸나 싶어 아쉬웠다.
종인과 이야기도 한번 못해보고 2학년이 다 지나갈 것 만 같았다.
"집에 바로 갈꺼지?"
"무슨 소리야 문자 못 받았어? 부실로 오래"
"엥? 뭔 문자? 못 받았는데"
찬열이 이 녀석은 꼭 한명씩 빼놓고 단체 문자를 돌린단 말이야 ...
"찬열이가 모르고 너 빼먹었나보다 오늘 모임 날이야"
"걔는 항상 한명씩 빼 먹더라"
"흐흐 찬열이가 너 싫어하나보다 늦겠다. 빨리 와"
"아닐 껄- 찬열이는 나 좋아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건성으로 대답한 백현은 자신의 말에 아무런 대꾸가 없자 고개를 들어 경수를 쳐다봤다. 경수는 멍하니 운동장 끝 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형 체육관으로 바로 갈 꺼야?"
"어- 대회 얼마 안 남아서"
"그럼 나 어디 좀 들렸다 갈께 먼저가"
운동장 맞은편에 화교학교 쪽에서 화교아이들과 같이 경수가 있는 쪽 으로 걸어오는 건 종인 이였다.
"어? 우리학교 교복인데 왜 저 건물에서 나오지?"
"늦겠다...빨리 와"
경수는 종인은 저를 쳐다보지도 않는데 괜히 얼굴이 빨개져 빠른 걸음으로 동아리 방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 버렸다.
'날 기억도 못 할텐데 혼자 얼굴 빨개 지고..한심하다 도경수'
부실로 들어가자 경수와 백현을 제외한 모든 부원들이 모여 있었다.
"도경수 변백현 잘나간다!!"
"경수 제일 잘나가~"
3학년인 준면과 루한이 늦게 온 경수와 백현을 장난스럽게 놀렸다.
"아형- 죄송해요 찬열이가 문자를 안 해줘서 쟤 나 싫어하나봐-"
"선배, 제가 선배 제일 사랑하는 거 알잖아요~"
들어오자마자 장난을 치는 백현과 찬열 이였다.
엑스터시는 다른 동아리와 다르게 선배들이 기합을 주거나 꼬투리를 잡아서 뭐라고 하는일이 전혀 없어 동네 형 동생 같은 분위기였고 오늘도 경수와 백현이 지각을 했지만 그냥 장난처럼 넘어가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종인 생각으로 기분이 우울해진 경수는 목을 풀다가 드럼 셋팅을 하고 있는 세훈 옆으로 다가가 바닥에 있는 드럼 채를 잡아들었다.
"오세훈이-"
"왜요 선배"
"어허 선배님이 부르시는데 왜요 라니!"
허리를 숙이고 드럼 심벌을 보고 있던 세훈이 똑바로 일어나 경수 앞에 섰다.
"왜 부르십니까 선배님"
"야아- 일어나지마! 내려다보면서 존댓말 쓰면 기분나쁘잖아!!"
얼핏 봐도 손가락 한 뼘이 넘게 차이 나는 둘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세훈은 경수를 형보다는 형 노릇을 하고 싶어 하는 동생 보듯이 대하고는 했다.
"........"
세훈은 말없이 경수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드럼 앞에 세워놓은 의자 앞으로가서 앉았다. 채를 달라는 말도 없이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 세훈을 보고 경수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세훈의 머리를 드럼인양 토닥토닥 치기 시작했다.
"두구두구두구두다- 챙챙!!"
"아 선배..."
저런 웃긴 광경을 보고 그냥 넘어갈 일이 없는 엑스터시 멤버들은 세훈 에게 "애기경수 놀아준다고 수고한다. 세훈아" 라며 어깨를 툭툭 치면서 위로하는 척을 했다.
경수는 그런 멤버들에게 보란 듯이 더 오버하며 세훈의 머리를 토닥토닥 두드렸다.
"두구두구두구 찬찬-"
"그만 좀 해 세훈이가 웃는다 이 정신연령 세살인 놈아"
"싫어 이건 오세훈이 아니라 드럼이야 둥둥둥둥 챙챙-"
마치 진짜 드럼을 두들기듯이 멋지게 연주한 척을 한 경수는 마치 난타를 끝낸 것처럼 쨘! 하고 의기양양하게 포즈를 취했다. 문이 벌컥 열리기 전까지는
"오세훈 도복 좀 줘-"
"........."
부실 문이 벌컥 열리고 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그러니까 문을 벌컥 연 사람은
놀랍게도 종인 이였다. 놀란 토끼 눈이 된 경수는 바로 차렷 자세로 돌아와 손에 있던 드럼 채를 바닥위로 놔두고는 종인을 향해 똑바로 섰다.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종인 만 쳐다보고 있는데 뒤에서 세훈이 경수 옆을 지나쳐 종인 앞으로 걸어왔다.
"야 너는 귀찮지도 않냐 도복은 아침에 좀 챙겨라"
"미안 미안 아침에 좀 늦어서"
세훈에게 도복을 받아서 부실을 나가려던 종인은 뭔가 생각난 것처럼 "아- 맞다"라며 경수 앞으로 와 서더니 아직 얼음처럼 얼어있는 경수에게 말했다.
"선배도 엑스터시였어요? "
"아..응..."
"이제 명찰 잘 달고 다니네요."
종인은 경수의 명찰을 손가락으로 탁 튕기며 웃더니 부실 밖으로 나갔다. 경수는 너무 창피해 딱 죽고 싶었다.
*
모임이라고 해봤자 연주를 한번 맞춰보고 학교 앞의 분식집에서 떡볶이나 튀김 같은 음식을 먹으며 친목도모를 하는 것 이였다.
페닉 상태인 경수를 빼놓고는 다들 웃으며 분식집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루한!"하는 소리가 들렷다.
"어? 레이 "
"루한 왜 이렇게 오랜만이야- 요즘 왜 놀러안와?"
"그게.."
"뭐야..너네 혹시 아직까지 화해안한거야?"
"레이..잠시만"
루한은 레이의 말에 잠시 당황하는 듯 보였다. 잠시 깊은 한숨을 쉬더니 중국어로 이야기를 했다.
루한이 중국 사람인건 알고 있었지만 워낙 한국말을 잘하고 중국어를 하는 것을 본적이 없는 아이들은 멍하니 루한과 낯선 남자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루한의 말이 끝나자 레이는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더니 루한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다음에는 꼭 보자며 인사를 하고 멀어져갔다.
"미안 친군데 오랜만에 봐서"
"우와..형 중국어 진짜 잘하네요.."
백현의 말에 준면이 "야 임마 중국 사람인데 중국어를 잘해야지 못하냐?"라고 면박을 주었다. 그러자 백현이 "형은 한국 사람인데 한국말 잘못하잖아요!!"라고 놀리고는 찬열을 끌고
분식집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준면은 그냥 피식 웃고는 루한의 등을 살짝 치며 "들어가자" 라고 말했다.
*
분위기 메이커인 경수와 루한이 풀이 죽어 있어서 그런지 오늘 모임은 그냥저냥 미적지근하게 흘러갔다.
내일보자며 헤어지고는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노래를 듣던 경수는 옆에 누가 털썩 앉는 인기척이 들어 고개를 들어 옆을 쳐다봤다.
'와..엄청 잘생겼다..' 옆에는 경수의 말대로 '엄청 잘생긴'남자가 열쇠를 돌리며 손장난을 치고 있었다.
너무 뚫어지게 쳐다 본 탓일까 시선을 느낀 남자는 고개를 돌려 경수를 쳐다봤다. 눈을 피할 타이밍을 놓친 경수는 멍하니 계속 남자를 쳐다보고 있다가 고개를 휙 돌렸다.
'으..너무 티 나게 돌렸어' 경수는 바보 같은 자신의 행동에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감았다.
"혹시 내 얼굴에 뭐 묻었어요?"
"네..?"
"아니 너무 빤히 쳐다 보 길래 내 얼굴에 뭐 묻었나 해서"
"아니 그게 아니고.."
경수는 재빨리 남자의 얼굴을 쳐다본 타당한 이유를 지어내기위해 머리를 굴렸다. 뭐라고 하지..너무 잘생겨서요? 아는 사람을 닮은 것 같아서요? 으아..
"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서요..착각 했나 봐요 죄송해요"
"아니에요 뭐 착각할 수도 있죠"
남자와 짧은 대화를 끝으로 경수는 음악 볼륨을 최대로 해놓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척을 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니.. 완전 거짓말다 티 나잖아 오늘 도경수 완전 바보짓만하네..'
경수는 아까 전에 종인이 저를 보며 웃은 일이 생각이 나서 다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분명 들었을 거야 못 들었는데 그렇게 웃을 리가 없어 근데 세훈이랑은 같이 사는 사이인가? 왠 도복..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손장난을 치고 있는데 갑자기 옆의 남자가 벌떡 일어났다. 앞을 보니 경수가 타는 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혹시나 놓칠세라 헐레벌떡 이어폰 줄을 정리하고 일어나서 버스를 타니 옆에 앉아있던 '엄청 잘생긴'남자는 벌써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같은 버스 타나보네..
종점 바로 앞 정류장에서 내리는 경수는 하루 종일 피곤함에 창가에 기대고 잠을 잤다. 한참을 잤을까 차창의 흔들림 때문에 잠에서 깬 경수는 습관적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항상 이 시간에 이 정류장에서는 경수를 포함해서 거의 두세 명 혹은 경수 혼자 내리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오늘은 텅텅 빈 버스에 경수와 어떤 남자가 타고 있었다.
어라? 그 남자였다. 버스정류장의 그 잘생긴 사람이다 .. 뭐지 나랑 같은 동네 사는 건가?
버스에서 내려서 집 쪽으로 걷고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그 남자도 경수와 같은 방향으로 걸어왔다. 워낙 빌라가 많은 동네긴 해도 이쪽 사는구나..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이상하리만치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괜히 기분이 이상해진 경수는 빌라 앞에 서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앞에 서있었다. 그러니 남자는 경수를 흘끗 보더니 빌라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가는 것 이였다. 경수도 후다닥 빌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벌써 집으로 들어간 듯 문소리가 쾅 났다. 경수도 계단을 올라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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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카디 찬백 입니둥....
저 팬픽 처음써보는건아니지만....
다른 황금손 작가님들 글과 같이 제 글이 올려진다니 부끄러워서 지우고 싶은 심정이네요 ㅠ.ㅠ
아무튼..이왕쓴거니까... 끝까지 써보도록 할께용 뿌..뿌잉...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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