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란 연애 00
w.트리아
"누나, 개강 총회 갈 거예요?"
"가야겠지...? 필참이라던데."
"에이, 그거 그냥 말만 그러는 거예요."
"애들 다 간다던데 나만 빠지는 건 좀 그래서... 정국이 너는 갈 거야?"
"누나 간다니까 저도 가려고요."
"그래, 그럼 이따 보자."
술에 쩔은 친구 전화를 받으면서도 손에 펜을 놓지 못하던 삼수 생활 끝에 꿈에 그리던 대학에 합격했다.
핵인싸가 되려는 숨겨진 나의 계략과는 다르게 신입생 오티부터 따라잡을 수 없는 스무 살의 젊음의 한계에 부딪혔다.
같이 밤새 놀아도 죽어가는 건 나뿐.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해장은 역시 술이라며 해장술에 대해 열심히
논의 중인 동기들과 달리 울렁이는 속을 겨우 참고 먼 산만 바라본는 내 모습은 어쩐지 짠 내가 났다.
몸으로 느껴지는 체력적 한계에 겉도는 나를 성격 좋은 정국이가 챙겨줘서 그래도 겨우 아싸는 면했다.
개강 총회가 다가올수록 왠지 모를 부담감에 도망갈까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나 때문에 온다는 정국이 말이 떠올라
내키지 않지만 학교 앞 술집에 들어섰다. 정국이는 아직 오지 않은듯하고. 점점 내 옆으로 사람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
오늘이 날인가 술 게임 오지게 걸린다. 벌주만 4잔째 스트레이트로 들이붓고 있으니 목구멍이 타들어 갈 지경이다.
자리가 없어 다른 테이블에 앉은 정국이가 나를 보며 뭐라고 하는데 정신이 아찔해서 무슨 소린지도 모르겠다.
겨우 정신을 부여잡고 게임을 시작하려는데 짤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들어왔다.
"야, 이제 왔냐?"
"어, 자느라."
누군가의 등장에 우리 테이블도 쑥덕대기 시작했다.
"저 선배가 원래 우리 과 얼굴 담당이래요. 진짜 잘생겼다..."
내 위치에서는 몸을 돌려야 그 얼굴을 볼 수 있어서 그냥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듣자 하니 입학한 순간 얼굴 담당이 된 정국이와 투탑을 겨눌 정도로 잘생겼다고 하는데 얼굴이 보통 잘생긴 게 아닌가 보다.
그러니까 궁금하기도 하고.
"상현 오빠, 저 선배 이름 뭐예요?"
"아, 김태형? 저 새끼는 복학하자마자 인기 존나 많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뒤를 돌았더니 정신이 번쩍 든다.
마주치면 좆된다. 그 순간 재빨리 짐을 싸기 시작했다.
"어허, 오빠 아직 술자리 안 끝냈는데."
꼰대 상현 선배가 장충동 왕족발 같은 손으로 내 가녀린 손목을 잡더니 나를 도로 앉힌다. 이 돼지 새끼는 왜 내 옆에 앉은 거야.
"엄마가 갑자기 아프셔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되지도 않은 핑계를 대며 옆자리에 앉은 민주한테 도움의 눈빛을 보내자 민주가 대충 상황을 수습한 덕분에 황급히 일어나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모든 게 완벽했는데 급한 발걸음에 수저통이 내 가방끈에 걸려 엎어졌다. 요란한 소리를 내고 엎어진 수저통 덕분에 모든 시선은 나를 향하고 인생에서 받을 최대의 관심이 쏟아진다.
수치플이고 뭐고 초월적인 속도로 수저통을 들어 올리고 나가려는데 누군가에 의해 다시 한번 가방끈이 잡혔다.
"김여주...?"
시발, 하필 얘 테이블일 건 또 뭐람.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애써 당황하지 않은 척 그를 쳐다보자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안줏거리로 삼으며 흥미롭게 지켜보기만 했다.
"오랜만이다."
"어... 오랜만이네..."
"안 그래도 연락해 볼까 했는데."
"미안한데 나 급한 일이 있어서 가봐야 되거든."
"어, 그래. 다음에 보자."
김여주 대학 생활 망했다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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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키스신찍을때 남배우들 귀빨개지는거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