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랜만이야. 0화 전생을 믿나요? 모든 이들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있을 수도 있답니다. 신은 모든 이들에게서 전생의 기억을 지우시지만, 안타까운 사연이 있어서 빌고 또 빌면,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도 한답니다. 여기에, 그런 여인이 있어요. 나는 전생의 기억이 있다. 신께 빌고 빌어서 내가 전생에 관해 발설하지 않는 조건으로 신께서는 내게 그 기억들을 고스란히 주셨다. 조금 아픈 기억이지만, 그만큼 그와 다시 만나는 날에 행복한 새 인생을 사는 것이 너무나도 간절했다. 이 아픈 기억을 짊어지는 것이 나라는게 너무 무서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는 전생에 어이없고도 빨리 죽어버렸으니까. 나를 전생에 누구보다도, 심지어는 나보다도 나를 사랑해 줬던 그에게 보답하기 위해, 이번에는 내가 그 사랑을 주기로 결심해서 신께 간절히 빌었다. 그리고 신께서는 안타까운 우리의 이야기에 기억을 허락해 주셨고, 대신 전생에 관해 어떠한 것도 말하거나 알리지 말라는 조건을 붙이셨다. 그렇게 해서 나는 태어났고, 15세가 되어서야 그 기억이 깨어나서 그를 그리워 했다. 전생에 인연이었던 우리가, 현재도 인연일 것이라는 생각에 한국을 이쑤시듯 들춰내었지만, 그는 보이지를 않았다. 어쩌면 이 나라에 없을지도 몰라 라는 생각이 들어서, 21살이 되고 나서 휴학계를 낸 뒤 외국으로 떠나려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빨리 그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표를 샀고, 아침을 먹지 않고 곧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아침을 굶어 배가 고파서 근처 커피숍으로 향했을 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찌릿하면서도 마음이 턱 막히면서 울렁거렸다. 흩날리는 피에, 같이 섞여서 날려지는 눈물방울들. 찢겨지고 피가 물든 옷에 뒤덮여서 얼굴마저 가려진 차가운 주검. 달리는 뚜껑도 없는 뗏목같은 짐마차 안에서 시체는 힘없이 흔들리기만 했고, 나는 말을 몰면서도 흐르는 눈물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전생의 기억들이 통증과 함께 흘러들어와서 내가 이끌리듯이 고갤 돌린 곳은, 커피숍의 카운터. 흰 와이셔츠에 갈색 앞치마. 훤칠하고 깔끔한 헤어스타일. 외모는 조금 바뀌었지만, 그가 틀림없었다. 난 그 날 당장 비행기표를 취소했고 쌉쌀하고도 달달한 이중적인 맛을 좋아했던 그의 입맛에 맞춰, 아메리카노와 쿠키를 주문했다. 보통 사람들이 잘 앉는 창가 쪽이 아니라. 일부러 카운터 바로앞자리에 앉아서 나혼자 전생의 기억을 커피와 함께 음미했다. 조금 씁쓸했지만, 그를 보았다는 생각에 달달했다. 그리고 그 날 부터, 매일 매일 공항커피숍에 그를 보려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의아하게 여기며 조심스레 물어보는 그에게, 난 공항에 아는 친구가 있어서 라고 둘러댔다. 그 덕에 그는 나를 기억할 수 있었고, 우리는 조금씩이나마 친해질 수 있었다. 사실 난 내심 그가 전생의 일을 기억해 주었으면 했지만, 그는 너무 갑작스레 죽은 나머지 기억할 수 없는 듯 했다. 하지만 나는 분명 그의 기억이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이 있긴 있음을 신께 들었다. 그 시절의 내 친구였던 수정이도 나처럼 전생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수정이는 게다가 아주 특이하게도 내가 전생의 기억을 받은 15살 때, 나와 같은 반이었고 그 때도 우린 절친한 친구였다. 또, 수정이도 내가 기억을 받음과 동시에 기억했으니 아주 제대로 인연인 셈이다. 그러니까 그도 언젠가는 기억하리라고 난 믿는다. 난 믿는다. 언젠가 안녕, 오랜만이야 라고 그에게 말할 수 있는 때가 오리라고. -------------------------------------------------------------------------------------- 이거 어떤가요? 반응이 쬐금 있으면 연재하려구요..소금소금... 히힣 남주는 누구일까요!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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