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랜만이야. 그와 만난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내 곁에서 웃으며, 나를 듬뿍 사랑해 주던 그를 보는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를 보았다는 사실을 수정이에게 알렸을 땐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진짜???!!!!! 야!!!! 그래서, 고백은!!! 고백은 했어????!!" "고백은 무슨 고백이야!!!! 기억도 못하는데!!!" "아이고 이 기집애야!!! 하고 봐야지!!!!" "뭘 하고봐 뭘!! 괜히 이상한 여자취급이나 안받으면 다행이겠다!!!" "니가 이상한게 한두번이니??!!" 이러는 수정이 때문에 그가 일하는 카페에서 1시간 내내 수다를 떨어야 했다. 게다가 정수정 그 기집애가 말이라도 조곤조곤하면 몰라, 아침 댓바람부터 공항커피숍에서 수다를 떠는데, 그의 눈에는 어땠을런지...앞이 캄캄해진다. "그래서, 이름은 알아냈어?" "엉. 그럼 일주일을 봤는데 서로 이름도 모를까봐?" "김여주 니가 어지간히 쑥맥이어야지. 그이 한사람만 보겠다고 주변 남자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잖아!!" "어휴. 시끄러워! 이름 안다니까?" "그래서, 이번 생의 이름은 뭐래??" ".......김종인" 그의 이름은 전생의 그의 이름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이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하는건, 나의 착각이려나. "오키. 전화번호는?" "그건..아직..." "어휴 이녀나!!!" 수정이는 내게 오늘 당장 전화번호를 물어보라며 신신당부를 해놓고는 휘리릭 가버렸다. 그리고 마침 그의 교대 시간이라서, 난 종인이와 같이 집에 가기로 했다. 난 이때다 싶어 그에게 물으려던 찰나, "근데, 여주씨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길을 가다가 내가 전화번호를 물으려고 종인이의 쪽으로 몸을 돌렸는데, 종인이가 먼저 물어와서 나는 꽤 당황했다. 게다가 나이라니. 전생의 나는 종인이와 동갑이어서 당연히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다.... 아주 조금 씁쓸했다. "아..저는 21살이에요! 종인씨는.." "전 24요. 역시. 저보다 어리실 줄 알았어요." 그와 나의 나이차는 3년이었다. 생각해보니, 난 그가 죽고나서 3년후에 죽었다. 그를 그리면서. 나이에서 전생과 현재의 모든 것이 짜임새 있게 이어지자, 난 종인이가 진짜로 그이라는 생각에 두근거리면서도, 기억을 못하는 그를 보며 씁쓸한 맘도 생겼다. 넌 어떻게 지냈을까. 난 너를 보려고 아무하고도 만나지 않았는데, 넌 어떤 여자와 만났을까. 정말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는 걸까? 온갖 생각이 다 스쳐지나갔다. 6년동안 찾아다니면서 내심 기대했었으나, 역시. 그의 기억은 온데간데없다. 그저 나만이 안고 살아왔던 추억일 뿐. 하지만 만난 것이 어디냐며,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이라고 다짐했다. 그 때와는 달리 내가 사는 현실은 적어도 피투성이 주검을 짐마차에 싣고 말을 타야 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종인씨, 편하게 말 놓으셔도 되요. 오빠신데.." "여주씨도...그냥 오빠라고 부르셔도 되요." "......그럼...종인오빠, 오빠는 어느 학교 다니세요?" "아아! 난 SM대학교 다녀." "어..? 저돈데..." 종인이는 놀랍게도 나와 같은 대학이었다. 역시 인연이라며, 내 맘속에서 쾌재를 부른던 때에, "이야, 인연인걸?" 이라고 종인이가 먼저 말했다. 감동적이었다. 종인이와 나의 생각이 맞았다는게. 내 노력이 이제야 빛을 발한다는게. 여지껏 정말 힘들었지만, 이제야 조금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우리는 연인관계가 되었다. 화창한 날씨에, 선선한 바람까지. 비록 종인이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행복했다. 서로가 서로를 그때처럼 사랑했고, 매일매일이 신과 종인이에게 감사했다. 게다가 신께서는 나를 향해 웃고 계시는지 내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여느 연인들처럼 우리는 행복했다. 그래...행복'했다' 어느날, 박찬열이라는 사람이 나타나기 전 까지는. 박찬열은 나와 같이 그 시대에 살았던 인물이었다. 내 기억속에서 그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종인이와 함께 싸우다가 죽었을 터인 그가, 나와 같이 전생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내게 처음 만난 날 이렇게 말했다. "안녕, 오랜만이지? 용케 걔가 김종인인걸 찾았네? 내가 일부러 막아놓고 있었는데." 그의 미친 듯한 말투와 표정이 날 떨게 만들었을 정도였다. "역시 두사람은 대단하네~ 인연은 인연인가봐 그치?? 내가 전생때 아등바등 애써도 못 얻었던 네 사랑을, 그는 아무 것도 모르는데도 알아서 척척 받고 있잖아?"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뭐긴~조심하라고. 내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김종인이건, 너건, 둘 중 하나는 좀 위험할걸?" "무슨.......!!!!" "그럼, 이만." 찜찜했던 박찬열을 만나고 나서, 나는 조금 벙쪄있다가 약속했던대로 종인이를 향해 갔다. 꽤나 짧은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우린 또 인연처럼 마주했다. 종인이는 그새를 못참고 발을 동동거리다가 끝내 횡단보도로 돌진했다. 난 그 때 박찬열이 했던 말을 전부 다 잊어버리고 웃으면서 종인이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빠아아아앙-!' 순간, 전생에 쓰러지던 종인이가 머리에 스쳐지나갔다. 다시는 잃지 않으리라고 맹세한 사람, 사랑. 너가 쓰러졌던 그 순간에 난 너를 가슴에 부둥켜안고 심장을 쥐어짜내는 듯이 울었다. 검은 땅이 내 눈물쯤은 가소롭다는 듯이 눈물을 흡수했다. 그리고 너를 하늘로 날려보내는 날, 흙과 먼지, 잿가루와 흥건한 피와 뼛조각이 나뒹구는 검은 땅에 무릎을 꿇고, 맨발로 나뭇가지 하나만 꽂혀 있는 너의 무덤에 절을 했다. 너의 뼈를 바다에 홀로 뿌리고 나서, 그 앞에 간단하게 만든 무덤이었다. 조문객은 없었다. 꽃도, 국화가 아닌 다 시들어버린 이름 모를 하이얀 들꽃 한줄기밖에 없었다. 아무 것도 너를 위해 해줄 수 없는, 전쟁을 대신 나가줄 수도, 총을 대신 맞아줄 수도 없는 무력한 나. 흔들리는 치맛바람만 날리면서 널 그렸던 나. 국화 한 송이도 마련하지 못해 널 때묻은 꽃으로 보내야 했던 나. 내가 그 때 마중나갔지 않았더라면, 넌 날 신경쓰지 않고 살 수 있었을 텐데... 넌 마지막 순간까지도 날 봤었다. 그리고 이젠 더이상 그를 잃고 싶지 않았다. '쾅!' 난 종인이를 향해 몸을 던졌고, 내 정신이 빠르게 가라앉아 가는 것이 느껴졌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잘 보셨나요? 전 투표결과가 쌩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흡.... 제 이야기는요, 종인이의 시점과 여주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쓸거랍니다! 종인이 시점은 여주와는 다를 테니까요!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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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