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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너그

 

 

 

 

 

 

 

-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상처가 난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가만 안 둘꺼야."

 

 

그가 욕설을 내뱉으며 낮게 읖조렸다. 그의 눈물과 입에서 울분이 새어나왔다.

온 몸에 상처와 멍으로 가득한 그를 보며 나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를 지켜주지 못해서.

 

 

이렇게 될때까지, 나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어서.

 

 

 

"경수야."

 

나는 두 팔로 그를 감싸안으며 조용히 불렀다.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를, 나는 가만히 안고 있을 뿐이었다.

이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이니까.

 

 

 

 

 

 


*

 

 

화창한 여름날씨가 내 주변을 간지럽혔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을 열어젖히고 상쾌한 아침을 맞이했다.

테이블 위에 있는 나와 경수의 사진을 보며 매일 하는 말을 중얼거렸다.

 

"Have a nice day."

 

 

나는 준비를 마치고, 학교로 가기 위해 자전거의 자물쇠를 풀었다.

자전거의 제동장치를 풀고 올라타 페달을 밟으니 상쾌한 바람이 나를 맞이했다.

 

 

그 어느 날보다 진하고 푸른, 여름이었다.

 

 

이내 학교에 도착을 했고, 나는 자전거에 자물쇠를 잠그고 교실로 향했다.

푸른 바다를 끼고 있는 우리 학교에는 바다 내음이 싱긋 들어왔다.

그 내음을 마시니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좋은 날이다.

 

 

 

교실 문을 열자마자 나는 경수를 찾았다.

오늘은 일찍 오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런데 경수는 보이지 않았다.

 

 

일단 자리에 앉아 가만히 생각했다.

또 힘든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성격인데.

선생님이 들어와서 출석을 부르고, 조례를 할 때까지 초조함에 발을 동동 굴렀다.

 

입술도 뜯고, 손톱도 물어뜯었다.

 

 

 

 

그 때, 교실문이 확 열렸다.

 

 

"뭐야, 도경수! 이제 온 거니? 어서 자리에 앉아!"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온 경수를 향해 쏘아대는 선생님을 뒤로하고 그는 내 옆자리에 와서 앉았다.

나의 타들어갔던 마음은 새까맣게 모르는 것처럼 경수가 나를 보자 환하게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오전 수업이 아무 일 없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자 친구들이 모두 교실을 나갔다.

경수는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차창 옆 책상에 나를 본 채로 엎드려 자고 있다.

햇빛을 받은 그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아이처럼 쌔근쌔근 자고 있는 그가, 정말 좋았다.

 

 


"다행이다."

 


나는 그런 그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조용히 말을 했다.

얼굴을 보니, 저번에 있던 상처들은 사라지고 아문 것 같았다.

 

 

너무도 편안하게 자고 있는 경수를 위해 나는 커튼을 쳐주었다.

이렇게 곤히 자고 있으니, 온 세상이 포근했다.

 

 

 

 


학교가 끝나고, 나와 경수는 학교를 나섰다.

"우리 오늘은 어디 갈까?"

내가 경수의 팔을 내 팔로 감으며 말했다.

"그러게. 오늘은 우리 빙수 먹으러 갈까?"

"그래! 좋아!"

나는 자전거를 미뤄두고 경수와 걸어서 빙수집으로 갔다.

 

 

 

바다를 뒤로 하고 걸으니, 너무도 시원했다.

이렇게 푸른 경치처럼, 우리도 푸르면 좋을텐데.

 

 

 


"나, 이번에 작가님한테 칭찬받았다! 다음에 작품 내서 데뷔하면 거하게 한 턱 쏘신대!"

그가 빙수를 먹으며 나에게 자신있게 말했고, 나는 그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비웃은거? 흥이다! 내가 빙수 다 먹을거야!"

경수가 내 숟가락을 뺏어가더니 혼자서 빙수를 막 먹었다.

그 모습이 너무도 귀여워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내가 사진을 찍자 깜짝놀란 듯이 두 눈이 커지는 그였다.

 

 

 

나랑 같은 나이인데도 이럴 때보면 참 아이같은 친구다.

 

 


빙수를 다 먹고, 나와 경수는 바닷바람을 쐬러 해수욕장으로 갔다.

모래를 밟으며 걸으니 정말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피서를 즐기기 위해 시원한 옷을 입고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교복을 입고, 아이스크림을 들고, 우리만의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

 

 

"그래서 이따만큼 큰 게 막 달려왔는데, 내가 원, 투, 어퍼컷!"

경수가 권투를 하는 제스처를 하며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나는 그런 그를 보며 해맑게 웃었다.

 

정말 이렇게 순수한 아이인데. 맑고 깨끗한 아이인데.

 


"나 데뷔하면 너도 같이 가자. 우리 작가님한테."

나와 바닷가를 걸으며 파도소리에 취해 있던 경수가 멈춰서 내 손을 잡고 말했다.

"내가 진짜 예쁜 여자친구 있다고 그러니까, 데리고 오래."

그의 맑고 깨끗한 눈동자를 보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근데 너무 예쁘게 하고 가진 마! 작가님 좀 바람둥이야. 너한테 작업 걸면 안되니까!"

나를 보며 말하는 경수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나는 몇번이고 당부하는 그를 보며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경수야, 이렇게 매일 좋은 일만 일어나면 좋겠다. 그렇지?"

"Have a nice day."

 

 

"경수도. Have a nice day."

 

 

 

그렇게 저녁이 될 때까지 바닷바람을 쐬고 일탈을 즐긴 우리는 마을로 돌아갔다.

손을 꼭 잡고 파도소리를 뒤로 한채 걷고, 또 걸었다.

고요한 소리가 너무도 편안했다. 좋았다.

 

 

 

 

 

 

 

 

 

 

 

"꺄악!"

 

 

그렇게 나와 경수가 길을 따라 마을 초입으로 들어섰을 때,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비명소리가 몇 번 더 들리자, 나와 그는 숨을 죽이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한 집에 눈을 고정했다.

 

 

 

 

 

 

 

"엄마!"

 

경수네 집이었다. 야속하게도.

 

 

 

 

그는 나를 뒤로하고 말도 없이 집 쪽으로 뛰어갔다.

급하게 뛰어가는 그를 보며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어버렸다.

 

 

결국, 또, 또.

 

 

 


예전에 경수와 사귄지 100일이 되었을 때, 말한 적이 있었다.

자기 엄마와 아버지는 사이가 좋지 않다고.

아버지가 매일 집에 들어오면, 그 날은 매우 힘든 날이라고.

엄마를 가차없이 때리는 아버지를 막는 게 너무 힘들다고.

 

 

 

어렸을 때는 엄마가 자신을 감싸주고 보호해줬는데, 크니 엄마가 너무도 연약해 보였다고.

 

 

 


경수는 학교에도 잘 나오지 않았고, 내가 볼 땐 항상 상처가 깊게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수가 유난히 깊은 상처를 안고 온 적이 있었다.

밤 늦게 우리 집으로 찾아 왔었다.

 

그 때, 피멍과 온갖 상처가 너무 심해서, 병원을 갈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병원에 가지 않았다. 엄마가 걱정할까봐라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 욕을 하며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더 이상은 못참겠다고. 이제는 가만있지 않을 거라고.

 

 

 

그냥 냅두면 심한 말이 나올까봐 나는 그를 가만히 안아버렸다.

그냥, 괜찮다고. 아무 일 없을거라고. 거짓말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내 품에 안겨 있는 이 사람이, 너무도 연약해 보였다.

 

 

나는 그런 그를 위해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게 제일 화가 났다.

 

 

 

 

 

 

 

 

 

 

 

 

경수는 그렇게 저 멀리 깜깜한 곳으로 들어가버렸다.

나는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다가 정신을 차렸다.

 

 

 

집으로 가서 나는 책상에 앉아 나와 경수의 사진을 보고 계속 기도했다.

아무 일 없기를. 심하게 다치지 않았기를.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울컥하는 눈물을 참고 조용히 말했다.

 

 

"Have a nice day."

 

 

 

 

 

 

 

 

안녕하세요. 너그입니다 :)

 

처음뵙는건 아니고, 손에 꼽을 정도로 짧은 글을 썼다가, 반년만에 돌아온 것 같아요.

그냥 '괜찮아, 사랑이야' 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한강우' 캐릭터를 모티프로 글을 썼는데,

이런 글이 나왔네요. (잘 못 쓴 것 같아요. 우울.)

그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끝은 열린 결말이에요. 상상은 독자님들 자유 ;P

 

한강우라는 캐릭터가 참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누군가 옆에 있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썼는데, 제 필력의 한계가 그만.

 

도경수 나오는 드라마 끝까지 본방사수 해주시고,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갈게요 안녕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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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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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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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너무 좋아요ㅠㅠㅜㅠ 짱ㅠㅠ 감동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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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
ㅠㅠㅠㅠ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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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사실 괜찮아 사랑이야 보면서 한강우 캐릭터가 너무 인상 깊어서 좋았는데 이렇게 글로 다시보게 되어서 너무 좋았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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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
맞아요ㅠㅠ 정말ㅠㅠ 그래서 글감으로 했는데 제 필력이 부족해서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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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니예요 너무 표현 잘 하셨어요~!!! 혹시 번외 생각 없으시나요??ㅎ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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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
3에게
번외씩이나!ㅎㅎㅎ 쓰고싶긴해요! 나중에라도 얼릴께요 헤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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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너그에게
오~감사합니다~!!!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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