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너에게 민석아, 네가 과연 이 편지를 볼까? 솔직히 말하자면 네가 안 보길 바래. 모든 사람들이 다 본다 해도 너만은 안 봤으면 좋겠어. 너에게 쓰는 편지지만, 너에게 전해줄 수 없어. 이 편지를 받은 뒤의 너의 반응이 너무 두렵거든. 넌 분명히 내게 욕하고 더럽다는 등의 말을 하겠지. 얻어 맞지나 않으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말이야. 너한테 한 대만 맞아도 장난 아니게 아파. 그 쪼끄만 덩치에서 그런 힘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아, 너한테 작다고 하면 안되는데. 너 그 말 되게 싫어하잖아. 그래도 괜찮아. 넌 작아도 충분히 멋있어. 물론 전형적인 내 시점에서의 얘기지만. 그때 기억 나려나? 우리 고등학교 2학년 때 간 수학여행에서 네가 마이쮸 포도맛 3개 사다준 거. 멀미가 심해서 말도 못 하고 창문에 기대서 골골대고 있는 나한테 네가 사다 줬잖아. 이거라도 먹으라고. 기억 안 나겠지? 난 계집애처럼 네가 준 그 마이쮸 3개에 그렇게 감동을 받았어. 아까워서 먹지도 못하고 가방 안쪽 주머니에 꼭 넣어 놨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다 상했더라고. 그런데도 뭐가 그리 좋은지 겉포장지만 떼서 지금 내 책상 두번째 서랍에 코팅해서 넣어놨어. 이건 아마도 평생 못 버릴 것 같아. 넌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난 너와의 추억 하나하나 다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 넌 이 편지를 보지 못하겠지만 혹시나, 아주 혹시나 보게 된다면 나를 찾지 말아줘. 더이상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거야. 저 멀리 다른 곳에 가 있을테니까. 그럼, 안녕. 민석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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