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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폭풍우가 지나가고 깨끗하게 씻겨내려간 나뭇잎들과 꽃들은 한껏 싱그러움을 내뿜고 있었다. 이파리 끝에 매달린 물방울들이 새벽의 고요함을 알려주는듯 했다. 그리고 내 옆에 함께 걷고있는 나의 물방울. 나는 이 작은 물방울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끊임없이 끓어오르던 나를 식혀준것 또한 이 작은 물방울 이었다.  

 

"왜 이 새벽부터 이 길을 걷자고 한거야 ?" 

 

"그냥..." 

 

내 얼버무리는 대답에 넌 더이상 묻지않고 나를 앞질러 앞만보고 걸었다. 하지만 점점 느려지는 내 보폭에 맞춰걸으려 애쓰고 있는게 눈에 보였다. 기어이 내 발걸음이 멈추자, 너는 내 발끝에서 두발짝 떨어진 곳에서 멈춰섰다. 

 

"무슨일있어?" 

 

잠깐 뜸을 들이다 뒤돌아보는 네 모습이 요정같다고 생각했다. 온 얼굴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걱정이 내 마음을 더 부풀게 했다. 점점 다가오는 네 얼굴에 난 어찌할 줄 모르고 우물쭈물댔다.  

 

"민석아 나는.. 이렇게 살기 싫어." 

 

한참을 고민하다 뱉은 말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서론은 다 잘라버리고 본론부터 툭 뱉어버렸는데.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한건지 이해할 수가 없는데. 

 

"그럼 우리 도망갈까?" 

 

그런 나를 다 안다는 듯이 네 입에서 너무나 쉽게 나온 말에 김이 빠졌다.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는 알고서 말하는건지. 

 

"너 내가 무슨 말 하는건지 이해해?" 

 

"이렇게 살기 싫다며. 그럼 여기서 도망치면 되는거 아냐?" 

 

너는 항상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한참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명쾌한 대답은 항상 내 정곡을 찔러왔다. 사실 나도 다 알고있는 답인데. 모두가 알고있을텐데. 

 

"우리 둘이서?" 

 

"응 우리 둘이서." 

 

네 손을 잡고 한참이나 내달렸다. 내 손에 이끌려 정신없이 날따라 뛰던너는 내가 겨우 멈춰선곳이 수박밭 옆의 정좌라는 사실에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뭐야 겨우 도망쳐 온곳이 여기야?" 

 

"민석아." 

 

"응." 

 

"나는.. 니가 있어서 지금 이 삶이 행복해..  너만 있으면 다 괜찮을 것 같아." 

 

너는 잠깐 눈을 내려깔고 곰곰히 무언갈 생각한다 싶더니 갑자기 덥석 내 손을 부여잡곤 큰 눈을 휘며 웃었다. 

 

"지금 이거 고백이야?" 

 

얼굴이 크게 달아올랐다. 고백.. 네가 말하는 고백의 의미에 사랑이 담겨있다면 그것이 정답이고 아니면 진실을 밝히는 의미가 담겨있다면 그것 또한 정답이다. 내가 뱉는 말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정리됬다. 

 

"응. 고백이야." 

 

 

 

 

01.  

이른 아침부터 온 동네가 소란스러웠다. 모두가 웅성웅성 모여있는 곳 사이를 비집고 고개를 내밀자 보이는건 누군가 이사오는 모습이였다. 소란스러울 법도 했다. 이런 촌구석에 이사오는 사람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나도 이곳에 태어나 살면서 오늘이 두번째로 보는 것이었다. 

 

"어머 민석아 그거 들었니?" 

 

"네?" 

 

"여기 이사오는 사람 아들이 네 또래라고 하더구나. 민석이 네가 잘 챙겨주렴." 

 

"아아.."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새친구라니.. 이런 외진곳에서 친꾸는 태어날때부터 지금까지 쭉 함께한 찬열이 뿐이었다.  

물론 거리가 있는 학교에 다니면서 친구들이 꽤나 생겼지만 워낙 각자 집까지의 거리가 멀어 함께 놀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내 또래가 이사왔다는건 정말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빨리 찬열이에게 알려주고 싶다 !  

 

한참동안 이삿짐을 집안으로 나르던 커다란 차가 떠나자,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은 승용차 한대가 좁은 골목에 들어섰다. 그리고 이내 젊은 아저씨 한분과 내 또래의 새 친구가 내렸다. 그 아이는 눈부시게 예뻤다. 남자아이에게 예쁘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눈도 크고 피부도 하얗고 여리여리해 보이는게.. 그 표현을 제외하곤 딱히 뭐라 표현할 길이 없었다. 뒤에 선 아주머니들이 곱상하게 생겼네~ 라며 수근거리는 것이 들렸다. 

 

"저기..!" 

 

한참을 휴대폰만 바라보고 집으로 들어가려 하는 아이를 붙잡았다. 그러나 첫마디로 무슨말을 해야할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우물쭈물 망설이는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그아이는 이내 환하게 웃음지었다. 그리곤 내가 말도 꺼내기 전에 먼저 말을 했다. 

 

"안녕! 우리 친구할래?" 

 

팔을 꼭 붙잡았던 손의 힘이 스르르 풀렸다.  

 

"응!" 

 

천사가 우리마을에 왔나보다. 

 

 

 

01-2. 

학교에서의 지독한 성적 장난과 폭력은 나를 갉아먹고 있었다. 서울에서도 꽤나 좀 산다- 하는 애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겉으로는 깨끗하고 폭력하나 없이 우리는 하나! 를 외치는 이 학교에서 이런일이 일어나는 줄 누가알까.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도움을 요청하는 손길을 내쳤다. 이미지가 실추될까봐. 그게 다였다.  

 

"야." 

 

"..." 

 

"내 말 씹냐? 좆같은 걸레년이." 

 

그 말을 끝으로 내 머리채를 잡아 올리려던 놈의 손목을 부여잡았다.  

 

"이..이 씨발년이!!!" 

 

"내가 왜 년이야 이 좆같은 개새끼야 !!!" 

 

고분고분 당해만 주던 내가 반항을 하니 꽤나 놀란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이내 다시 얼굴에 웃음기를 띄었다. 

 

"내 밑에서 다리 벌리고 있으니 그게 년이 아니고 뭐야?" 

 

"이 씨발새끼가 !!!!" 

 

처음이었다. 누구보다도 잘 참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쌓이고 쌓여왔던 감정들이 한순간에 폭발했다. 그 놈을 밀어 넘어뜨리곤 미친듯이 팼다. 약한줄만 알았던 내가 이런힘이 있는지 몰랐겠지. 사실 나도 지금 알았다. 이럴줄 알았음 빨리 반항해볼껄. 

 

"죽어!!! 죽어!!! 이 쓰레기야!!! 너같은 쓰레기는 사라져야해!!" 

 

내 밑에서 한참을 맞던 아이가 코와 입으로 피를 뿜어댔다. 그만해!! 애 죽겠어! 하고 말리는 애가 없었다면 정말 살인을 저지를뻔 했다. 그제서야 내가 무슨짓을 한건지 자각했다. 온몸이 떨렸다. 손끝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쫙 끼치는 기분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렇게 미친듯이 교실을 박차고 나갔다. 처음으로 사람을 때렸다. 그것도 죽도록 때렸다. 곧바로 집으로 갔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손을 씻었다. 아무리 씻어도 핏자국이 남아있는 것만같아 소름이 끼쳤다. 이제까지 한번도 나지 않았던 눈물이 마구 샘솟았다. 꺽꺽 서럽게도 울어댔다. 교복에 잔뜩 묻어버린 피를 보고 바로 교복을 버렸다. 이제 나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고 살고싶지도 않았다. 

 

"죽고싶다.." 

 

이불에 온몸을 파묻고 이대로 평생 잠만 잤으면-하고 생각했다. 그때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아버지다. 직감적으로 눈치챘다. 아마 학교에서 연락을 받았겠지 그리고 날 혼내러 온게 분명하다. 다가오는 발소리가 방문 앞에서 멈춰섰다. 그리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루한. 문열어라." 

 

문을 열 용기가 없었다. 저 문을 열면 뺨부터 후려치시지 않을까 무서웠다. 하지만 시간을 끌면 끌수록 안좋았다. 천천히 걸어가 문을 열고는 눈을 질끔 감았다. 그러나 의외로 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으시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왜 이때까지 당하고만 있었어. 진작 보복하지." 

 

"..." 

 

"많이 힘들었지? 아빠가 시골에 집하나 알아뒀어. 이사가자. 가서 새친구 사귀고 아빠랑 행복하게 살자." 

 

"우으흑...! 너무 힘들었어요.. 아무도 내편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아버지는 그저 크게 안아주며 달래 주셨다. 그걸로 충분했다. 

 

 

이사준비는 원활하게 진행되었고 내일이면 이 서울을 떠난다. 마지막으로 학교를 둘러보았다. 지긋지긋한 학교 이제 끝이다. 자주 짓밟히곤 했던 화장실을 보니 몸 한구석이 아려왔다. 이제 끝이다. 꽃무니의 벽 타일을 바라보며 입술에 피가나도록 아픔을 참을 일도 없어졌다. 그날 이후로 날 건드리는 사람도 없어졌다.  

 

"루-한-!!!!!!!" 

 

교문을 나서려던 나를 불러세운건 다름아닌 세훈이었다. 날 꽤나 잘 따르던 후배였는데 다시 못본다 생각하니 아쉬웠다. 

 

"어디서 반말이야." 

 

"형 진짜 이사가요????" 

 

"응 오늘이 마지막이야." 

 

급히 뛰어와서 사실여부를 묻는 세훈에게 참 미안했다. 그래도 나 많이 도와줬었는데..  

 

"왜 이사가요.. 왜.. 내가.. 내가 얼마나.." 

 

"미안해 세훈아.. 그래도 우리 연락은 계속 하면서 지내자. 잘지내구.. 아프지 말고!! 나 보고싶다고 울면 안된다!" 

 

"형.. 형..!" 

 

더 이상 얼굴을 보고 있자니 울컥함이 치밀어 올라 얼른 차에 올라탔다. 평생 못볼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아쉬움은 여전했다. 

 

 

 

 

다음날, 차는 이른 새벽부터 한참을 달렸다. 한숨 자고 일어나보니 벌써 해가 중천에 떠있었고 차는 거의 도착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삿짐 차가 먼저 와있어. 루한 여기서 행복하게 지내면 돼. 알았지?" 

 

"네. 하지만 괜히 저때문에 이사와서 일에 방해되는거 아닌가요?" 

 

"넌 그런걱정 안해도 돼. 아빠는 널 위해서라면 다 감당할 수 있어." 

 

슬핏 웃음이났다.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이다. 빨리 새친구도 사귀고 새로운 학교도 가고싶다. 까톡! 오랜만에 울리는 휴대폰 소리에 확인해보니 세훈이었다. 벌써부터 걱정이 가득한 메세지를 보내왔다. 도착했습니다- 기사아저씨의 말씀에 메세지답을 하며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 집에 들어가면 뭐부터 할까- 고민하며 답을 끝마친 의미없는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는데 누군가 팔을 붙잡아왔다. 

 

"저기..!" 

 

내 팔을 붙잡은건 내 또래정도 되어 보이는 꽤나 귀여운 남자애였다. 내 얼굴만 뚫어지게 보며 가만히 있는 아이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안녕! 우리 친구할래?" 

 

그리 사교성이 좋지도 않던 내가 이런말을 뱉은건 꽤나 놀라웠다. 아버지도 흥미로운듯 우리둘을 바라보셨다. 멍하니 있던 아이는 이내 양볼을 부풀리며 큰 미소를 지었다. 

 

"응!" 

 

왠지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것만 같다. 

 

 

 

 

 

 

 

 

-------------------------------------------------- 

안녕하세요 새로운 필명으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 잘 부탁 드려요  

이 글은 아마도 장편이 될것같습니다 ! 오타 너그럽게 봐주세요 T.T  

글은 00 편을 제외한 나머지는 민석시점, 루한시점으로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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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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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둘이 정말 귀엽네요ㅠㅜㅠ 상처 극복하구 시골에서 힐링했으면 좋겠네여ㅠㅠ 첨이라서 그런지 정말 잔잔한게 딱 제 스탈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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