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이 있는 뒤로 왠지 모르게 종대랑 나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었던 것 같아.
만난 10년동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항상 같이 등교했었는데 일부러 내가 아침 일찍 종대가 없는 시간에 나와서 아침 일찍 등교하고 그랬거든..
근데 나도 내 자신이 왜이러는건지 이해도 안되고..종대도 아마 당황했었을꺼야.
그 전날까지 잘 다니다가 갑자기 피하니까..그 땐 내 생각 정리 못하고 복잡한 마음뿐이였던 것 같아.
계속 종대 얼굴도 제대로 못마주치고 복도에서 만나도 어색하게 손인사 하는 정도 였어.
내가 종대 성격 말해줬나? 종대가 성격 되게 좋고 붙임성도 좋고 싹싹해서 친구들이든 선생님이든 다 좋아하고 예뻐라하거든.
동성친구들도 많았지만 종대가 이성친구도 굉장히 많았어. 종대가 얼굴도 못생긴 편은 아니였어..
음..잘생겼지 그래서 그런지 우리반에 올때마다 우리반 여자애들이 뚫어져라 쳐다보고
괜히 종대랑 나랑 친하게 지낸다는 이유로 날 싫어하는 애들도 있었어.
그 날은 야자 시작하는데 빗방울들이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하는거야.
" 아..비오네..우산 안 챙겨왔는데 "
야자 끝날때쯤이면 그치겠지..하는 마음으로 공부에 집중했어.
근데 야자가 끝날 무렵에도 빗줄기는 점점 굵어져만 가고 그칠생각을 안하는거야.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나..하는 도중에 친구가 말을 걸어오는거야..
" 나 우산있는데 같이 쓰고 갈래? "
"ㅇ..어?..아니야 너 나랑 집 반대방향이잖아 나 데려다주고 너희집가면 자정 넘겠다. 괜찮으니까 너 먼저가~"
" 정말 괜찮겠어? 아님 김종대랑 같이가. 맨날 붙어다니더니 요샌 잘 붙어있지도 않더라? 둘이 싸웠냐? "
"ㅁ..무슨소리야 안싸웠어.괜한 걱정말고 빨리 집에 가."
"그래 그럼 월요일날 봐~"
"응 그래~"
하..친구를 보내고 나니까 더 막막해지는거 있지.원래 이렇게 비오는 날에 종대한테 항상 전화가 왔었거든..
근데 하필 또 핸드폰 배터리가 없는거야..
우산 잘 안챙겨다니는 나때문에 우산을 2개씩 들고다녔어 종대는.
저 비를 다맞고가면 내 몸이 남아나질 않을것같아서 그냥 조금만 그칠때까지 기다려보자 하는 마음으로 학교현관에 쭈그리고 앉아있었어.
"아 종대야~ 너 우산 2개잖아?응? 저 비를 어떻게 다 맞고 가~ 나하나만 빌려주라 응?"
야자 시작할때부터 끈질기게 붙어오는 애때문에 짜증이 났지만 오늘도 당연히 우산을 안챙겨왔을 ㅇㅇ이를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원래 이런날엔 내가 전화할때까지 반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를 받지도 않고,
우산을 챙겨온건지 아님 내가 너무 늦게 온건지 ㅇㅇ이는 이미 반에 없었다.
" 왜?누구 찾아? ㅇㅇㅇ?"
"어?..어 걔 우산 매일 안챙겨와서 우산 주려고 했는데 없네."
"그냥 갔나보네~그니까 그 우산 나 빌려줘 종대야 응?"
"아..뭐 그래 내일 줘."
"힛..고마워 종대야!!! "
" 아 그래 일단 이것좀 놓고.."
"아 왜~ 우리집 너희집 방향이랑 같아! 같이가자"
"아니 나는.. 그래.."
반 허탈한 생각으로 같이 집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옆에서 걸어오는 말소리는 귀에 들려오지 않았고 계속 ㅇㅇ이 생각만 났다.
요새 계속 날 피하는게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건지 무슨 일이 있는건지 아님 기분 탓인건지...
" 아 종대야~ 왜 자꾸 나 안보고 딴 생각해~ "
"... 야 있잖아. 미안한데 너 먼저가라 "
" 아니 왜?? ㅇㅇㅇ 때문에 그래? 걘 이미 갔다니까~ "
" 알겠으니까 너먼저가. "
계속 현관에 쭈그리고 있었더니 다리가 저려와 안되겠다 싶어서 일어났어..
아직도 장대같이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서있는데 저기서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오는거야.
아는애면 같이가자고 하려고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거긴 다름 아닌 종대와 종대반인여자애 한명이 같이 서있었어.
그냥 그 순간 그둘을 보자마자 머릿속이 멍해져 오더라.
저 여자애랑 같이 있느라고 날 안 찾아온건가...
난 그냥 저 여자애보다 못한 그냥 친구인건가 싶더라고
걔는 종대랑 팔짱끼고 웃으며 이야기하는데 종대가 우산 2개를 꺼내서
하나를 걔한테 주는거야.. 역시 나는 친구니까 .. 친구로만 남는게 맞는건가
난 종대랑 안어울리니까.. 10년친구인 죽마고우일 뿐이니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멀어져가는 두사람 뒷모습만 쳐다보고 있다가 그냥 쏟아지는 빗줄기 속으로 걸어갔어.
몇초 되지 않아서 머리가 젖어오고 치마 끝에선 물이 뚝뚝 떨어지고 운동화속에 빗물이 들어가서
걸을 때마다 소리가 착착 나는데도 아무 생각도 없었어.
그냥 이때까지 종대가 나한테 해준 모든 것은 친구로써의 의리였을 뿐이였나..
다른 여자애들과 다를 바 없었나... 싶더라고...
" 하.. 하아....ㅇㅇㅇ... "
" ... ? "
눈물을 왈칵 쏟아질것 같아서 고개를 푹 수그리고 걷고 있는데
누가 헐떡거리는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거야.
" ..? .. 김종대 ? "
빗물이 자꾸 눈꺼풀을 타고 내려와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어.
근데 종대가 자기 와이셔츠로 내 얼굴을 닦아 주는거야.
" 야 이바보야. 넌 애가 왜이렇게 미련해. 비가 이렇게 오는데 우산이 없으면 아줌마 아저씨한테 전화를 하던지
아님 나한테 전화를 하던지 정 안되면 다른 애 붙잡고 나좀 씌워 달라고 하지 왜 멍청하게 이러고 있어!! "
내 어깨를 붙잡고 다그치듯 소리지르는 종대를 보니까 그동안 참았던 울음이 왈칵 터지는거야..
" 흡...흐으.....ㅎ..흐...나는 .. 끕.. 너가...그 여자애랑 가는거...보고...흐... "
" ..그..그건 걔가 일방적으로 우산 달라고한거야.. 너 찾으러 가니까 반에 없더라.. "
" 끕..끄으...나..나는..그것도 모르고.. "
" .. 알겠어 미안해 .. 내가 미안해 ㅇㅇㅇ.. 그니까 울지마.. 응?.. 울지마... "
종대가 비에 완전히 젖은 나를 꼭 안아주면서 울지 말라고 하는데..
눈물이 더 나는거야. 원래 막 애기들이 엄마한테 혼나고 나서 엄마가 달래주면
더울잖아.. 그런것처럼 설움이 폭발해서 종대 품안에서 엉엉 울었던 것 같아.
" 집에 들어가고 감기 걸리니까 따뜻한 물에 목욕하고 따뜻하게 이불 꼭 덥고 자 알겠지? "
"... 응.. "
" 어이구 우리 똔또니 울어서 내일 더 똔또니 되겠네~ "
" .. 하지마아... 김종대 진짜... "
" ㅋㅋㅋ알겠어 알겠어 이제 진짜 나 갈게 집에 들어가서 씻고 전화해 "
" 잘가 너도. 가다가 넘어지지 말고 "
" 네 알겠습니다~ 똔또니 빨리 들어가 "
종대랑 같이 우산을 쓰고 우리집까지 같이 왔어. 종대랑 꼭 안은 채로.
다행히도 우리집에 도착했을때는 비가 거의 그쳤었고 종대는 날 집앞까지 데려다줬어.
비를 흠뻑맞고 나서인지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라.
종대를 보내고 나서 집에 들어오고 난뒤에 찝찝한 교복을 벗고 바로 욕실로 들어갔어.
근데 얼굴을 보니까... 진짜 이건... 빨갛다 못해 익었..어.....
종대가 왜 이걸보고 아무말 안했나 할정도로...
종대가 말한대로 따뜻한 물에 씻고 나오니까 몸이 노곤해지더라고
침대에 누워서 종대 번호로 전화를 걸었어
" 어구 우리 똔또니 다 씻었어? "
" 응.. 너도 다 씻었어? "
" 난 아~~~까 다 씻고 우리 똔또니 전화 기다리고 있었지 "
" 치.... 근데 너 교복 나때문에 젖어서 어떡해 "
" 괜찮아. 어차피 주말이라 빨아야 됬는데 뭐...
.... 똔또나 자 ? "
" 아니.. "
" 피곤하겠다 우리 똔또니 빨리 코~ 하세요 "
" ...너도 잘자.. "
" ...
자? 진짜 자? "
사실 그 때 너무 졸려서 대답할 겨를도 없어서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었거든
" 진짜 자나보네..... "
".. 잘자 ㅇㅇㅇ "
" 쪽 "
그 뒤로 난 아주 깊은 잠에 빠져들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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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오늘은 1편보다 길이 살짝 긴거.. 같아용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댓글달고 포인트 다시 받아가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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