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야? 신혼. 싸우고 삐져서 무작정 부산 집으로 가버린 너. 나는 얘가 나가봤자 동네 피씨방이나 카페에 죽치고 있겠거니 싶었는데, [ 옹서방 쟤 좀 데려가. 나 쟤 때문에 시끄러워서 못 살겠어. ] 하는 장모님 문자에 어쩔 수 없이 널 데리러 영문 없이 장시간 부산행. 그렇게 피곤하게 부산까지 도착. 그러나 날 반기는 건 너도 아닌 저 온다고 장모님이 차려주신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진 조금 늦은 저녁상. 와중에 저 때문에 저녁시간 늦어졌다고 뚱한 얼굴로 칭얼대는 너는 덤이고. 널 데리러 기껏 차끌고 부산까지 내려왔건만, 아직 삐진게 충분히 풀리지 않았는지 죽어도 나랑 같이 서울에 올라갈 일 없다고 강하게 나오는 너. 이미 너무 늦은 시간에 다시 올라가진 못 하고 자고 가게 됨. 너는 당연히 방 문 안 열어주고. 그런 나는 어쩔 수 없이 거실 소파에서 웅크려 잤고. 그리고 지금은 아침. 평소 야근이 많기도 많았고 어제도 피곤한 일이 많았던 지라 지금까지도 쭉 숙면 중. 넌 왠지 모르게 잘 자고 있는 내가 미워서, 어디서 구해온 건지 분무기로 내 얼굴 테러.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소파 위에서 눈 끔벅끔벅거리며 상황파악 중. 다니엘, 민현이, 우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