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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현은 습관적으로 승윤의 목덜미를 훔쳐보았다. 새하얀 목이 까만 교복과 대조되어 더욱 도드라졌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머리카락이 살짝 귀 끝을 덮고 있었다.

살랑 살랑-.

필기를 하는 승윤의 움직임을 따라 머리카락이 목선을 타고 오르내리는 걸, 간지러울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의자를 끄는 소리가 나더니 뒷통수에 얼얼한 느낌이 전해졌다.

 

 

" 아, 씹 "

" 또 저새끼 관음하냐? 난 쟤보다 너가 더 징그럽더라 "

 

 

송민호였다. 육상부인 녀석은, 스피커에서 아침듣기가 나오고 아이들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할 때, 운동장에서 트랙을 몇 바퀴 돌다가 들어온다. 그래서인지 녀석에게는 늘 몸에서 땀냄새가 났다.

 

 

" 뭐가 "

 

 

징그럽다고? 내가 승윤을 쳐다보는 거, 아니면 뭐가? 도통 의중을 파악할 수 없는 녀석의 말이었다. 태현은 작게 인상을 쓰고 민호를 쳐다보았다.

 

 

" 좀 그렇잖아. 저 새끼가 여자도 아니고, 같은 거 달린 사내새끼가 좋아라 쳐다보는데 "

 

 

쟤는 모를 거 아냐-.

흩어지듯 말끝을 흐리는 민호의 말 속엔 약간의 질타가 담겨있어 태현은 미약한 불쾌함을 느꼈다. 민호의 언행에는 모순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하루 이틀도 아니고, 쟤가 그렇게 좋냐? "

" 왜. 질투나냐? "

" 미친. 좆나 소름 "

" 그럼 됐고 "

 

 

태현은 더 이상 말하기도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내젓고는 자리에 엎드렸다. 민호가 과묵하면 좋았을텐데. 가끔씩 이런식으로 성질을 긁어놓는데는 일가견이 있었다.

옆에서 작게 궁시렁대는 소리가 들렸다. 시덥잖은 소리일 것이다. 간간히 '아', '시발' 등과 같은 욕짓거리가 섞여 있기도 했다. 지금쯤 승윤은 뭘 하고 있을까. 녀석은 생김새와 다르게 공부를 잘 했다. 그리고 행실도 바르다. 누가 빨아주는지, 얼룩 하나 묻어 있지 않은 교복은 늘 구김없이 다림질이 되어있었다. 생긴건 양아치 같아서는 말이다. 생각을 하다보니, 또다시 승윤의 모습을 보고 싶어졌다.

 

 

" 야 "

" ... "

" 남태현 "

" .. 왜 "

 

 

 

휴대폰 터치음이 들리길래 카톡하고 있어서 몇분간은 저를 건드리지 않을것이라 생각한 게 오산이었다. 금새 지루해졌는지 손가락으로 태현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왔다. 태현은 고개도 들지 않고 무심하게 대답했다.

 

 

" 우리 화장실 가자 "

" ..뭐? "

 

 

눈이 스르륵 감겨가던 태현이 눈을 번쩍 뜨며 상체를 일으켜 민호를 쳐다보았다. 단순히 '화장실'만 가는 것이라면 문제가 될 게 없었지만, 뭔 개소..리야. 진지하게 저를 쳐다보는 눈빛에, 따지듯 말을 하려던 태현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갈증이 서려 있는 듯한 눈동자와 마주하자, 태현은 숨이 턱 막혀오는 것을 느꼈다. 머릿 속에서 위험하다는 신호가 왱왱거리는데, 뭔가 제 팔에 닿는 느낌이 들어 쳐다보자 송민호가 제 팔을 잡고 있었다. 뭐냐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송민호가 기분 나쁘게 웃으며 제 몸을 밀착시켜 왔다.

 

 

" 있잖아 "

" ..좀 떨어지.. "

" 나, 섰어 "

" 지..뭐? "

 

 

 

팔을 잡던 힘이 전보다 세졌다고 느껴질때, 갑자기 제 손을 잡아 자기 물건에 가져다 대는 민호의 행동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태현이 제 손을 빼내려 했다. 하지만 운동장에서 힘만 키웠는지, 제 힘과 민호의 힘은 격차가 너무 컸다. 태현이 낑낑거리며 빠지지 않는 손을 빼려고 애를 쓰는데, 손끝에 닿는 민호의 것이 더욱 딱딱해졌다.

 

 

" 움직이지 좀, 으..마. 흥분되잖아 "

" 이런, 미친새끼가 "

" 풀어줘 "

" 닥ㅊ.. "

" 계속 이러고 있을거야? 애들이 쳐다볼텐데 "

 

 

 

아, 넌 그런거 좋아하지? 하며 얄밉게 웃는 민호의 얼굴을 바닥에 갈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태현은 어금니를 꽉 물었다. 으으, 좆같아 시발! 그냥 민호의 말을 무시하고 싶었지만, 민호의 목소리가 커진 탓에 몇몇 아이들이 뒤를 돌아 자신들을 힐끔대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요즘 어떤 새끼가 퍼뜨렸는지 저와 민호가 그렇고 그런 사이다더라, 하는 소문이 돌고 있는 판국에, 이런 꼴을 보인다면 그 소문을 기정사실화 시키는 꼴이 되는 것이었다. 태현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민호가 귓가에 바람을 훅 불어넣으며 큭큭 거렸다.

 

 

" 가자, 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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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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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뭐야!!! 왜 끊긴거죠? 드래그 하면 더 있을것같아서 해봤는데 없네요 ㅠㅠ 교복입고 나온다는것도 발리는데 범생이승윤이 관음하는 태현이라니 ㅠㅠ 거기다 그런 태현이 희롱하는 민호까지 ㅠㅠㅠ 자 어서어서 02번을 들고오세요 ㅠㅠ 현기증날것같아요.ㅠ 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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