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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w. 멜티


 

 



“아, 잠깐만.”

 

 

메고 있던 크로스 백안을 부산스럽게 뒤지던 경수는 이내 네모난 카드 한 장을 꺼내 백현에게 건냈다. 

백현은 경수가 건넨 청첩장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청첩장은 하얀색 바탕에 얇은 끈으로 묶인 리본을 풀어 여는 디자인이었다. 

독특한 디자인도 아닌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청첩장이었다. 백현은 청첩장이 경수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청첩장 예쁘다."

 

“그런가? 난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아, 이런 건 여자들이나 잘 알지 난 봐도 모르겠더라.”

 

“……”

 

"예쁘다."

 

 


백현은 경수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했다. 경수는 백현의 손에 들려있는 청첩장을 보며 이게 그렇게 예쁜 디자인인가? 하고 생각했다. 

경수는 다 녹은 얼음 잔 속 커피를 스트로우로 휘저으며 백현에게 이만 일어나자고 말했다. 그런 뒤 테이블 위 마주 보며 놓인 백현과 자신의 잔을 트레이 위에 엇갈리게 놓은 뒤 서비스 테이블에 올려 놓기 위해 일어섰다. 백현은 그런 경수의 행동을 조용히 지켜보다 경수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따라서 일어났다. 


 

 

“나 차 가지고 왔는데, 집까지 태워다 줄게."

 

“됐다. 우리 집까지 갔다가 또 언제 너네 집에 가려고? 여기서 우리 집 멀잖아.”

 

“그 먼 곳에서 작업실까지 온건 너거든? 그러게 왜 오늘 받으려 했냐. 다음 주에 다 같이 만나서 주면 되는걸…”

 

“그러게나 말입니다.”

 

“…너 진짜로 안 탈 거야?"

 

“오냐. 안 탈 꺼야.”

 


 

경수는 백현에게 더 이상 묻지 않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청첩장 한 장을 받기 위해 안양에서 인천에 있는 자신의 화실까지 찾아온 백현이었기에 나름 배려한답시고 물었는데 돌아온 건 거절이었다. 더 이상 물어도 돌아올 대답은 똑같을 것이란 걸 아는 경수는 하는 수 없이 혼자 운전석으로 향했다. 차 문을 열던 경수는 잠시 행동을 멈추고 생각을 하다 백현을 보며 말했다.

 

 

“백현아.”

 

“안녕. 조심해서 들어가.”

 

 

백현은 대답을 하지 않고 손을 들어 경수가 있는 쪽으로 무심하게 흔들었다. 그런 백현을 보며 경수는 피식하고 웃으며 차에 올라탔다.백현은 점점 멀어져 가는 경수를 보며 이제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다. 백현은 한때 경수의 목소리와 입술, 그리고 눈동자까지도 모두 자신의 것이길 소망했다. 그러나 이런 비뚤어진 감정의 사치 때문에 경수를 잃고 싶지 않았다.  

백현은 경수를 향한 감정의 크기가 커져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하던 자신을 마주했을 땐 정말 끝이 나고 말았다. 경수의 결혼.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경수와 자신의 연애는 상상해본 적은 있었다. 연애를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것인지도 모르고 홀로 방 안에 처박혀 우리의 연애란 이럴 거라며 행복한 상상을 한 적은 있었다. 

백현은 이제는 밤 하늘 위 떠있는 별보다도 작아진 경수의 차를 눈으로 쫒으며 기도했다. 

너와 그녀의 행복을 바라는 오늘 같은 밤은 다시 오지 않게 해달라고. 이 밤이 끝나지 않게 해달라고. 다시는 하늘에 아름답게 빛나지도 않을 별은 뜨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던 경수는 백미러로 보이는 백현의 실루엣을 보았다. 아마 백현은 모를 행동이었다. 

보조석에 아무렇게나 흩어져있는 청첩장에도 시선을 준 뒤 천천히 악셀을 밟았다. 아주 천천히. 점점 작아지는 백현을 보며 경수는 생각했다. 


이 밤이 끝나가고 있다고. 

 

 







-

이런 밤도 좋고 저런 밤도 좋고 오늘 밤은 더 좋죵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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