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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그런 사람이 있다. 바라보기만 해도 빛이 나고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 그랑테르에게의 앙졸라처럼, 빛나는 태양 같은 사람이 있다. 나는 누군가에게 태양이 되어줄 수 있을까. 요즘 들어 부쩍 생각이 많아졌다. 이게 다 동아리 활동이랍시고 읽고, 보고, 들은 레미제라블 때문이다. 보들레르의 표현에 따르면 미숙한 유년기 아이들이나 좋아할 법한 그 글은 책으로도, 영화로도, 그리고 그 음악으로도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빛 없는 프랑스의 교도소이며 테나르디에 부부의 여관, 미리엘 주교의 성당이 되었고 나를 둘러싼 모든 이들은 곧 장발장, 코제트, 에포닌, 팡틴이 되었다. 학주는 자베르, 국사는 미리엘, 옆 반 상태는 테나르디에…. 그리고, 조규현. 헛상상만 하며 낄낄대던 손이 멈출 수밖에 없는 이름이다. 앙졸라, 나의 태양. 적고 나니 나는 어쩐지 부끄러워져 이름 옆에 작게 적어 놓은 앙졸라 그 위로 줄을 직직 그었다.




  또,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죽고 싶고, 뭘 해도 그냥 그렇고, 그렇다고 죽자니 나는 아직 너무 어리고 또 겁이 많아서 죽을 수조차 없는 그런 때. 칼을 보면 죽음, 이라는 단어가 가슴 속에서 일렁이지만 들을 용기조차 없는 나를 탓하며 들어보지도 못하고 마음속으로는 나를 이미 수십 번 난도질한 그 칼을 속으로 내려놓을 때. 나는 너를 생각한다. 나의 태양.















 ‘안녕하세요.’


  너를 처음 본 날은 아직 추운 날씨, 목에 두른 얇은 목도리가 조금은 갑갑하게 느껴지던 3월의 어느 날. 명찰 색이 1학년이니 당연히 나보다 어릴 것임에도 나는 바보같이 존댓말을 했었다. 너는 그런 나를 보며 바보 같다는 생각을 했을까, 우습다는 생각을 했을까.



  ‘교정 가득 날리는 벚꽃이, 이젠 정말 봄이네요. 지금은 창 밖에 봄비가 따뜻하게 내리고 있지만, 여러분들도 다들 저마다의 봄을 만끽하고 계신가요?’

  

  너를 다시 들은 것은 점심시간 급식실 가득 울리던 교내 라디오. 매일 축구 때문에 한 번도 제시간에 급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던 어린 나에게 너의 목소리는 어떠한 충격이었다. 그 뒤로는 점심시간 너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 시간만큼은 가만히 서서 네 목소리를 들었다고 하면 너는 내게 미쳤다고 할까.



  “이동해-.”


  “동해 형-.”


  반말과 존댓말이 섞인 채 나를 부르는 네 목소리가 좋아서, 가끔은 못 들은 척 가만히 앉아있는 나를 알아?


  “형, 형은 왜 축구부 안 들어가고 댄스부 들어왔어요?”

  “네가 밴드부 보컬로 안 간 거랑 똑같지 뭐.”

  사실 너를 처음 봤을 때 나는 댄스부가 아니었다. 혁재를 따라 들어온 동방에서, 너를 보고 댄스부에 들어 온 후부터 지금까지 축구부는 생각도 나지 않았어.



  바람이 분다. 너를 닮은 바람이, 내 가슴속 한가득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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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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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규해ㅜㅜㅜㅜㅜ글잡에서규해라니ㅠㅠㅜㅜㅜㅜ사랑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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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규해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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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규해다 규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장발장 읽어내려가는 도입부가 정말좋아요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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