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셋...나부끼던 햇살 조각이 정수리에 닿아 따뜻한 빛의 파편으로 부서진다. 눈꽃송이는 조심조심 땅 위로 다가오다 이내 너와 나의 옷자락에 내려앉는다.
새하얀 자태로 슬쩍 다가와 이리저리 몸을 치대더니 정작 손을 뻗어 닿은 온기에 놀라 녹아내린다.
왼손을 힘껏 움켜쥐었다. 기억은 색을 가르며 희뿌옇게 퍼져나간다. 남은 것은 엷고 투명한 잔상의 막. 너를 닮은 계절이다.
안개 낀 겨울 속에 뜨거운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흐드러지고, 황량한 나뭇가지를 포근히 덮어주는 눈꽃위로 빛의 파편이 엉겨붙는다.
그래, 그 때는 차마 알지 못했다. 한없이 작고 여린 어린 눈꽃에겐 세상 모든것을 녹이는 밝은 빛의 온정은 맹독이었다는 것을.
"성규형"
"응"
"위에 봐봐. 날씨 좋다. 하늘이 파래"
"그러게 예쁘다..."
"이제 봄이니까 눈 다 녹으면 여행갈까? 어디 한적한데 가서 꽃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응. 빨리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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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성미에도 맞지 않는 상큼발랄한 분위기 따위 내겐 사치였어요...
애증의 열수.....
요곤 그냥 상큼한 열수 쓰다가 내가 지쳐서 잠깐 써본, 다음 차례에 올라 올 동성 조각글.
역시 난 이런쪽이 편해...
열수부터 마저 완성하고 학교 과제 다 끝...내고(또르르...) 마저 써야지...근데 그게 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