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a
Written by.비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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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오빠님 표지감사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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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님 표지감사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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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예의 그렇듯 장례절차를 밟고 3일장을 치렀다. 상복을 입고 고개를 숙인 찬열 옆에는 지금까지 힘든 일이 있을 때 늘 그래왔듯 백현이 있었다. 가끔씩 옛 생각에 눈물이 솟구칠 때면 계속 옆에서 같이 울어주며 작은 키로 손을 뻗어 자신의 등을 두드려주는 아이는 어쩌면 처음 봤을 때보다도 많이 자라있었다.
겉은 변함이 없는데, 속은 사랑과 배려로 꽉 차있었다.
“…세훈?”
“…형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찾아와서 죄송해요.”
세훈의 옆에는 세훈과 닮은 여자가 있었다. 세훈은 곧 옆에 있는 여자가 자신의 엄마라고 소개 했다. 먼저 악수를 청해오는 손길에 찬열이 얼떨결에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반가워요, 찬열군. 앞으로 자주 보게 되겠네요. 그쵸? 물어오는 그녀는 가식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왜 내가 당신을요? 물어보려던 말을 집어 삼켰다. 머릿속에 갑자기 잊고있던 호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어제 잠시 밑에 사람에게 부탁해서 새 호적을 가져다 달라했다. 그래서 정말 확인을 했는데, 그 종이 한 장에는 정말이지 오세훈과 오영심 모자가 같이 쓰여 있었다. 박 회장의 이름 밑에 박찬열, 그리고 그 밑에 오영심, 오세훈. 그리고 번뜩 깨달은 게 있었다. 세진그룹의 회장 오영심, 그리고 세진그룹의 사장 오세훈. 그들은 굳이 아버지의 옆에 달라붙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만한 기업 이였다. 애초부터 찬열의 엄마와는 다르게, 자신의 평범했던 엄마와는 다르게.
“찬열군, 유서는 제가 들고 있어요. …유서 찾으셨죠?”
“…아, 아뇨.”
“몇 년 전에 받아둔 거라, 효력은 없을지도 모르겠는데. 필체는 똑같을 거예요.”
“…네.”
이 둘 모자는 지나치게도 똑같은 패턴 이였다. 이렇게 갑자기 불쑥 장례식장에 와서 한다는 소리가 자신이 유서를 들고 있다. 라니. 다시 여자가 입을 열었다. 알다시피 친자는 찬열군 혼자여서, 재산분배가 그 쪽으로 많이 기울어졌어요. 그래도 저희도 받을 게 좀 있어서요. 찬열군도 아시다시피 박 회장님이 평범한 결혼생활을 하신 것도 아니고, 저도 저 나름대로, 세훈이는 세훈이 나름대로 어린 마음에 상처 입어가며 겨우 버텨온 3년이었어요. 그래서 마지막에 별거하기 전에 받아둔 유서가 이거에요. 재산분할은 찬열군이 7할이니까 저희가 30%를 먹고 들어가는 거예요. 불만 없죠? 아 불만 있으면 법원 가서 해도 되는데. 어차피 우린 지금 가족이니깐 요. 저희가 그대로 돈을 받는다면 당연하게도 우호그룹보다도 작은 저희 세진그룹을 합병시킬 생각입니다. 물론 이러나저러나 찬열군한테는 좋은 거예요. 어느 정도 수준 있는 회사가 우호그룹 밑으로 들어오니까. 이득이죠? 그리고 세훈이는 이미 우호그룹의 주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구요. 재산이 분할되어 돈이 더 생기면 조금 더 주식을 사들여서 이사직에 세훈일 앉혀 놀 생각입니다. 듣고 있죠? 찬열군?
“아, 네. 갑자기 이렇게 말씀하셔서, 조금 당혹스러워서요.”
“불편해 하지 말아요. 엄마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쉽게 생각할 수 있었다면 진즉에 수긍했겠죠.”
“아직 혼란스럽겠죠. 법정에 서면 확연하게 알게 될 거에요. 부정할 수 없이 현실이 된다는 걸.”
여자가 아버지의 상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분향을 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세훈과 같이 절을 했다. 표정만큼은 숙연했지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가족인 찬열 뿐만 아니라, 친지들도 다 눈물을 흘리는 이 장례식에서 어쩐지 둘 모자의 모습은 상당히 괴리감이 있었다. 저 둘은 무엇 때문에 왔을까? 어쩌면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찬열은 갑작스레 머리가 아파와 복도로 나와 벽에 등을 기댔다. 여전하게도 찬열의 옆에 있어주었던 백현이, 찬열의 손을 꽉지를 껴서 잡아왔다. 다 잘 될 거에요.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둘이라서 모든 게 해결될 거예요.
“…종인이는 왜 안 오냐? 아까 진통제 맞으러 간대서 보내줬는데 여지껏 안 오네?”
“아까 제가 형 핸드폰 확인했는데…. 길이 막힌다고 좀 늦는대요.”
“길이 막혀…?”
“네…, 병원 쪽 오는 근방이 좀 혼잡하대요. 기자들도 많이 오고, 여러 회사 간부들이 거의 다 오니까.”
“아…”
금세 수긍을 하게 됐다. 그래, 우호그룹은 대한민국 대기업 중에서도 조선공업에서는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었고, 인지도 또한 대기업에 대해 묻는 다면 바로 언급이 될 만큼 규모도 크고, 유명한 곳 이였다. 그래서 밖이 몹시 혼란스러웠다. 통제를 시킨다고 해서 장례식장 밖에만 기자들이 진을 치고 서있었는데, 복도도 북적북적했다. 지나치게 소란스러운 이 공간에 찬열이 귀를 틀어막았다.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다. 그리고 도망칠 수 있다면 백현이 손을 잡은 채로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
오로지 나와 백현이만이 존재하는 그 곳으로.
“…형.”
백현이가 작게 부르는 소리에 귀를 막고 있던 손을 떼어 냈다. 형, 종인형 왔어요.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김종인이 있었다. 역시나 도경수와 함께 왔다. 종인은 검은색정장에 맞지 않는 흰색붕대를 손에 감고 있었다. 여전하네. 저걸 손에 감고 똑같은 옷을 두 번이나 갈아입었다고 하니, 저 차림으로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왔다는 게 안 믿겨질 정도였다.
“…형님, 괜찮으십니까?”
“괜찮을 리가 없잖아.”
“저희 병원 갔다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심각하지 않으셨는데….”
“…오세훈 왔어.”
“네?”
“오세훈이, 오세훈의 엄마랑 같이 왔다고.”
아무런 표정도 짓고 있지 않았던 종인의 표정 역시 딱딱하게 굳어졌다. 오세훈이 왜요? 물어보는 종인의 말끝이 떨렸다. 찬열이 애써 덤덤하게 얘기했다. 호적이 아직 남아있대, 이혼을 한게 아니라 별거를 한 거래. 그래서 유서가 지금 오세훈네 엄마 손에 있어.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경수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진심으로 놀란 듯 입까지 틀어막는다. 그 탓에 찬열이 그 모습을 보고 아직 얘기 안 끝났는데…. 하면서 세진그룹이 우호그룹의 안으로 합병될 거라는 둥, 재산의 30%가 오세훈네 모자에 갈 거 같다는 둥의 이야기를 했다. 종인은 고개를 저었다. 믿을 수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나타나서 끼어들 수 있단말인가.
“걱정 하지 마, 다 잘 될 거야. 만약 잘 못된다 하더라도 다 방법은 있어.”
“형님, 왜 이렇게 편안해 보이십니까? 저는 듣는 걸로만 해도 화가 솟구치는데.”
“…다 잘 되려고 이러는 거야. 설마 계속 추락만 있겠어? 다시 올라가야지.”
실은 찬열 역시 현실이 두려웠다. 갑자기 몰아치는 파도처럼, 점점 끝으로 몰아쳐가는 현실이 두렵고,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도 단 한 가지, 지금 이 곳에서 이렇게 말을 할 수 있는 건 바로 옆에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백현 때문 이였다. 내가 걱정을 하면 더 어린 네가 얼마나 두렵겠어. 그게 이유였다. 만약 더 심한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찬열은 백현의 몸에 생채기 하나 안 낼 자신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옆에 붙여두고 있을 거니까.
*
며칠 뒤 정말이지, 법원에 서게 됬다. 반대편은 당연하게도 오세훈의 엄마가 있었다. 찬열은 변호사가 하는 말을 다 알고 있었다는 듯 듣고 있었다. 그래, 오영심회장이 말했듯 정말 7할은 제 몫이였고 3할은 오세훈 모자의 몫 이였다. 가만히 듣고 있는데. 증인 석에 앉아있던 세훈이 무언가 접혀진 종이를 꺼내 들어서 옆의 사람이 변호사에게 건네주었다. 무언가 했더니만 여태껏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던 내용이 쓰여 있었다.
박 회장은 오영심과 재혼을 하여, 오세훈을 자식취급하지 않았고, 성적 희롱과 성폭력을 일삼았으며, 그것에 대한 어릴적 정신적 충격과 더불어, 오영심양의 정신적손해배상을 청구하며, 박회장이 죽게 되거나 재산문제가 있을 시 우호그룹의 지분의 비율을 반은 내놓겠다고 약조하였다. 만약 이 필체가 거짓일시 오영심 측은 부당한 권리 추구를 하려했으므로, 다시 재판에 섰을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필체감정 시 위 사실이 진짜일 경우, 오영심, 오세훈 부자에게 우호그룹의 지분 반이 돌아갈 수 있습니다. 변호사의 말이 끝마치자마자 법원이 소란스러워졌다. 반대편에 선 여자가 급기야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찬열은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가만히 눈을 뜨고 멀뚱멀뚱 있었다. 한 번 더 재판을 해야 하니, 오영심여사와 박찬열사장님은 서로 날짜를 상의해서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재판을 열도록 하십쇼. 그렇게 재판이 끝났다.
허망하게 터덜터덜 걸어오는 찬열을 보고 종인과 경수가 백현의 등을 떠밀었다.
“괜찮아요, 무슨 일이 있던지…. 제가 형 옆에 있을 거니깐 요.”
“…응.”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괜찮을 거예요.”
그제야 찬열이 백현을 보고 웃었다. 뒤에서 눈치를 보던 종인과 경수 역시 다가왔다. 저희가 잘 돌보고 있었어요. 잘했죠? 백현이가 먹고 싶다던 코코팜도 뽑아줬어요. 경수가 덧붙여 말했다. 응, 그래 잘했어. 찬열이 칭찬해주자 경수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쑥스럽게 웃었다. 그 탓에 종인이 경수의 뒤통수를 쳤다. …야! 왜 때려, 경수가 찡찡거리자, 종인이 뭐가 웃기냐며 핀잔을 줬다. 그에 경수가 얘기했다. 형님이 며칠 만에 처음으로 미소 지었어. 그리고 나보고도 칭찬해줬어. 얼마나 기뻐. 응?
“내가 오늘 처음 웃었다고?”
“…네, 형님 안 웃으셨어요. 물론 아버님 일도 있고,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아…, 잠시 생각해봤거든,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재판이 썩 좋게 끝난 거 같진 않던데…, 다른 생각 있으세요…?”
“응, 어떻게 되던 내 결정은 변함이 없을 거야.”
잘 되던지, 잘못되던지 이미 마음이 굳혀졌다. 어찌되던 결정은 하나일 거다. 그리고 그 결정에 끝에는 백현이가 있을 거다. 사랑과, 행복이 공존하는 그런 결정.
“아, 참 형님. 어제 종인이 붕대 풀었을 때, 시도해봤는데. 종인이 이제 글씨도 써요.”
“응? …글씨?”
“네, 아직 젓가락질은 못하는데, 숟가락 들고 혼자 국도 떠먹어요.”
“아, 진짜? 잘됬네. 손 신경 아예 끊어진 거 아닌가보다.”
“네, 의사선생님이 회복 빠르다고 몸이 그냥 좋은 게 아니었나 보다고 웃더라고요.”
경수가 신이 난 모양인지 찬열에게 자꾸만 말을 붙이면서 자랑을 했다. 종인이 아무 말없이 그런 경수를 제지 했다. 고개를 밑으로 해서 귓속말을 했다. 그만해. 눈치없게 왜그래? 핀잔을 주자 경수가 금세 시무룩해져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입을 꾹 다물었다. 너무나도 티가 나는 경수의 모습에 찬열이 나 괜찮아. 말 더해도 되. 하고 얘기 했다. 정말요? 다시 입을 열려는 경수의 입을 종인이 틀어막았다.
“괜찮아, 종인아.”
“…제가 창피해서 그래요.”
“왜? 그게 도경수 매력이잖아. 알고 사귄 거 아니였어?”
“하아…, 이런 애 데리고 있어봐요. 멀쩡한 머리가 빠져요. 백현인 진짜 착해서 좋겠다.”
경수가 급기야 종인의 발을 꾹 밟았다. 흰 운동화를 밟았다고 소리를 꽥 지르는 종인의 모습은 옆에 있었던 경수보다도 더 어린 원래의 나이의 김종인 같았다.
얘네 둘을 보고 있으니 정말 뭉쳐있던 슬픈 응어리가 풀리는 것 같았다.
“이제, 둘이 가봐도 좋아.”
“네, 집 가실 거에요?”
“아니, 백현이랑 뭐 해본 것도 없고 해서. 좀 밖에 있다 들어가려고.”
“…오, 데이트…!”
“도경수, 시끄러워.”
종인이 또 경수의 입을 막았다. 형님, 그러면 잘 놀다 가세요. 종인이 여전히 경수의 입을 막은 채로 말하자 경수가 고개를 밑으로 빼서 종인의 손을 살짝 물었다.
종인이 멀쩡한 손까지 붕대 감는 꼴 보고 싶냐고 승질을 냈다. 그게 또 웃겨서 찬열과 백현이 소리를 내어 웃으며 ‘그래, 들어가.‘ ’잘 가요.‘ 하고 인사했다.
“어디 갈 거예요?”
“음, 시내 둘러보자. 밥도 먹고, 카페도 가고 둘러보면서 생각해보자.”
“…우와, 저 그런 거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신기하다….”
“응, 형도 맨날 일에 치여서 시내에서 놀아본 게 언젠지 가물가물 하다.”
진심으로 백현이 얼굴 가득 미소를 띤 채로 어디로 가요? 하고 물었다. 종로는 식상하지? 명동갈래? 어디든 상관 없어요. 형이 결정해요. 그래, 명동 가자. 아직 시간이 일러서 그렇게 까지 사람이 많지는 않을 거야. 아 점심 안 먹었지? 밥부터 먹자.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명동에서 밥 안 먹어봐서 모르는데….
작게 얘기 하고 입을 꾹 닫은 백현에게 그럼 카레 먹자. 하고 대답해주었다.
"…카레요?"
“응, 명동에서만 유명한 건 아닌데, 그냥 체인점인데. 토핑도 넣고, 간도 맵게 할 수 있어.”
“우와, 그래요? 신기하다. 먹어보고 싶어요.”
“여기서 얼마 안 멀긴 한데, 승용차로 가면 더 걸릴 거 같다. 지하철 타자.”
“우와, 형 지하철도 타요? 안 타봤을 거 같은데.”
“신기한 거야? 대중교통도 가끔씩은 이용해.”
조금 걸어 나와서 시내 한복판으로 오니 역이 보였다. 을지로4가 지하로 들어서서 2호선쪽으로 발을 옮겼다.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려서 뒷골목에서부터 걸어서 갈 생각 이였다. 지하철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고, 지하철을 타니 또 지하철 안에도 사람이 많았다. 문이 겨우 닫혔다. 찬열은 문쪽에 기대어 서서 덜컹거리는 지하철 내부에서 백현과 몸을 밀착했다. 이대나, 홍대는 가야지 사람이 빠지는데…. 찬열이 백현을 자신의 품안에 온전히 가뒀다. 자꾸만 찬열이 서 있던 쪽의 문이 열렸기 때문에 봉쪽으로 몸을 밀착해서 백현을 보호해 주었다. 이번 역은 을지로입구역입니다. 하는 안내방송 소리가 들려왔다. 찬열은 그대로 자세를 틀어 백현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승강장으로 발을 뻗었다. 지하철에서 나옴과 동시에 알 수 없이 웃음이 터져서 백현을 보고 웃었다.
“오랜만에 타도, 지하철은 변함없네.”
“형이랑 지하철 같이 타니까. 진짜 새롭게 느껴져요.”
“나도. 좋다. 백현이랑 같이 지하철타서.”
옷을 사러 종로 시내로 나갔을 땐, 그야말로 옷을 사는 것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정말 데이트를 하러 나온 것이었다. 알 수 없는 설렘도 들고, 힘들었던 지금 상황들을 잠시 잊게 해주는 것 같아서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계단을 오르고, 또 지하를 걷다가 나가는 곳 출구로 계단을 올라갔다. 밖이었다. 오랜만에 온 탓에 가물가물 했던 모양인지 찬열이 핸드폰을 꺼내들고 지도를 켰다. 아, 이 골목이네. 금세 꺾어져 들어간 골목으로 음식점이 즐비했다. 일본어로 무어라고 세 글자 적혀진 카레 집으로 들어섰다. 이랏샤이마세. 종업원들이 일본어로 된 인사를 했다. 자리를 잡고 찬열이 백현에게 물었다. 백현아, 매운 거 못 먹지? 물어보는 찬열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더니, 0단계로 해야겠네. 하고 작게 속삭였다. 주문을 했다. 0단계, 3단계하나요 둘 다 똑같이 치킨까스에 토핑은 대파, 치즈랑, 고로케로요.
“…친구들한테 많이 들었어요. 여기. …신기하다.”
“…오늘 하루 신기하다만 연발하겠다. 응? 별거 아니야. 그냥 카레전문점이야.”
“맛있겠다….”
백현이 메뉴판을 보고 말하자, 직원이 타이밍도 좋게 메뉴판을 뺏어 새로온 손님들에게 건내준다. 밥을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져 백현은 찬열의 핸드폰을 손에 쥐었다. 도어락을 쉽게 풀고 전화번호부를 열었다. 저번에 닭살 돋게 했던 호칭이 떠올라 얼굴에 알 수 없는 미소를 띤채로 손으로 밑으로 점점 내렸다. 그런데 그 저번에 했던 세상에서 …, 이런 생각할 수록 얼굴이 붉어질 것 같았다. 결국 찾지 못하고 핸드폰을 반대쪽으로 뒤집어서 찬열에게 보여줬다.
“형, 저번에 저 그 …제일 귀여운 어쩌고 저쩌고로 저장했었잖아요. 어디갔어요?”
“…바꿨는데?”
“헉…! 바꿨다구요? 전 아직 안 바꿨는데…. 뭐라고 바꿨어요?”
찬열이 백현의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을 빼앗아 손으로 밑으로 쭉 내렸다. 그러니 맨 밑에 뜨는 백현이의 번호는 저번보다는 좀 나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닭살이 돋았다. 핸드폰을 백현에게 건네주었다. 전화번호부에 백현이의 번호는 ♥여왕님♥으로 저장이 되어있었다. 그냥 스쳐가 듯이 여왕 하라고 한 줄 알았는데. 또 그게 아니였나 보다.
“결국, 진짜 여왕인거에요?”
“응, 너는 내가 모셔야되는 여왕님이야.”
“…그게 뭐에요.”
“이번 일을 계기로 깨달았거든, 여왕님을 잘 호위해야겠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닭살스러운 소리를 하는 찬열 때문에 백현이 찬열의 얼굴을 제대로 못보고 애매하게 식탁을 보았다. 서빙을 하는 사람이 테이블에 쟁반을 놓는 바람에 백현이 화들짝 놀라서 몸을 뒤로 했다. 종업원과 눈이 마주쳤다. 어색하게 웃는 종업원이 놀라셨어요? 죄송합니다. 손님. 하고 웃으면서 뒤돌아섰다. 찬열의 테이블 앞에도 쟁반이 있었다. 여기는 쟁반을 채로 주는 구나. 백현은 올려진 접시위의 카레를 보았다. 비벼지지 않은 채 였다. 밥을 막 비비는데, 찬열이 그러면 나중에 카레 안남는다고 말하면서,
카레를 조금 떠서 밥에 조금씩 비벼서 먹었다.
“맛있어요.근데 소스가 밥을 먹는 거 같아요….”
“무슨 소리야?”
“분명 소스가 많아 보였는데, 소스를 치킨까스에 묻히고, 밥에 비비니까 모자라요.”
“평소 때 먹던 카레에 비해서 여기 카레가 농도가 짙어서 그래.”
백현이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먹다가 반쯤 먹었을 때 쯔음 돼서 다시 고개를 들어 찬열에게 물어봤다. …근데요. 형 아까 주문할 때. 0단계, 3단계 그랬잖아요.
제껀 안매우니까 0단계인거 같고…. 음, 형은 3단계일 텐데 많이 매워요? 찬열은 말없이 접시를 백현쪽으로 밀었다.
“궁금하면 먹어봐. 한 입 먹는 건데. 설마 죽기야 하겠어?”
“네.”
백현이 아무렇지도 않게 수저를 찬열의 그릇에 가져가 대어서, 밥과 소스를 같이 펐다. 그리고 입에 가져가서 우물대다가 인상을 찌푸렸다.
한 입만 먹어도 이렇게 매운데. 이걸 어떻게 먹고 있던 걸까. 백현은 혀를 바깥으로 내 밀고 헥헥 거렸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밥을 먹으면서 찬열에게 작게 투정부렸다.
“전 아직 애라서 이런 거 못 먹겠어요.”
“…넌, 나한테 평생 애처럼 굴어도 괜찮아.”
“에이, 그게 뭐에요….”
“내가 다 챙겨주고 싶으니까.”
원래 여왕님은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어도 괜찮은 거야. 여왕님을 사랑하는 기사가 나타나서 모든지 다 해줄 거니까.
항상 옆에서 호위해줄 거니까. 이제 비극은 없는 거야, 백현아.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천국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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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돋네.ㅋㅋㅋ저게머얔. 으악.ㅠㅠㅠ 오글거려..ㅠㅠㅠㅠㅠㅠ흡흡..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작가가 .1시10분에 일어나서. .이걸 5시간동안썼어요.. 와우.. 이런 걸 어떻게 다섯시간이나 걸려서 썻지?ㅠㅠ 흡.ㅠㅠㅠ
앞에 내용들은 제가 구상했던 게 맞고 뒷내용은.. 찬백이.. 생각해보니 데이트를 너무 안해서..ㅠㅠㅠㅠㅠ맨날 일에 치여잇는거 같아서.. 데이트하라고..
만들어줫는데.. 이게 9페이지 꽉채운거거든요..ㅋ.. 카페까지 가면 10페이지 넘을 거같아서.. 여기서 그만 둿어요. .적절히 끊어야.. 22편을 편하게.. 쓰고..
완결이 편해 질거 같아서..ㅠㅠㅠ 흡.. 2호선은 진심 지옥철입니다. 큽.. 1호선도 지옥철이고 2호선도 지옥철이야. 도와줘여 마마마마마마 턴백,,,
그리고.. 님들이 생각하는 결말 안 날거같져?ㅋㅋㅋㅋ 와 충격 쇼크.. 난 분명 복선 제대로 깔아 줫는데...큽.. 아무도 눈치를 못채서 다행이에요.ㅋ.ㅋ
반전과 반전이다.. 큽. 오늘 저능. 무엇을 먹엇냐면.. 비빔면을 먹었어요.. ㅠㅠㅠㅠ휴 마시쪙.. 저의 첫끼이자 마지막 끼니.ㅋㅋㅋㅋㅋㅋㅋ
...아 일본식카레전문점은 Aㅏ로 시작하는 곳임니다. 서울 사시면 다들 ..아실 만한 곳.. 저는 서울 안살지만 자주 놀러 다녀서.ㅋ. 왠만한 놀만한 곳에 있는 저 카레전문점은
다들려본거 같아요..ㅇㅇ...그래서. .묘사하기 편해서.. 저기 쓴거임. ㅇㅇ.. 박찬열이 부자라는 건 좀 슬푸지만.. 그래도 현실적인 부자인걸 보여주고 싶엇으여..ㅋㅋ
...그나저나 비지엠 너므 흔하다.. 흔한 비젬 안좋아하는데.. 이건 얼음연못이 딱이였어.ㅠㅠㅠㅠ
카디번외는 암호닉잇는분들만 드리는거 아시져? 매번 언급하느라 제 입이 아픈데요 上中下로 과거,현재,미래로 떡떡떡세트 번외에요.
암호닉특전이 왜 카디번외냐면.. 레이나를 다 안읽으시면 저건 이해 못할 거같아서여 ㅋㅋㅋㅋㅋ정주행해주신분들 한에서만 드릴거에요.. 절때 갑자기 나타나면. 안대영.
암호닉없어도 되는 떡번외는 공개번외라.. 그냥 여기 올릴거같으여.. 자연스럽게 완결편다음편 루한세훈준면 번외 올라올거고 그 뒤에 찬백떡번외..ㅋ
그래서 결말은 24~25편일거같음..ㅇㅇ.. 무튼여.. 20편부터.. 재미없죠?ㅠㅠ 지짜 죄송해여.. 너무 진지해서.. 제가 봐도.. 읽기 시러지네여..
빨리 좋고 완벽한 완결을 내야할텐데 ㅠㅠ
암호닉 (20편에 댓글달아주셨던 분만 집계했어여. )
(준히 오시는데도 빨리 댓글 못다시는 분 계시더라그여 ㅠㅠ
바쁘신 독자분들ㅠㅠ 그분들은 제 머릿속에 계속 기억되고 계시니 안심하세요)
토마토 둡우전 큰발 쁘띠첼 라떼 카디찬백덕후 짜파게티 고나리자 익인9 이요르 페네 잉여 수박
수면양말 우리집티비 이프로 크림 모모 밥줘 아월 이불 백백 민들레
독자님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댓추에 신알신에.ㅠㅠ 진짜 감격입니다♥
저는 고럼.. 카디떡픽을 썰러 갈께요 오늘 떡설은 카디에여. 내일은 찬백일거같고. 모레도 찬백일거같아요. 어휴 맨날 떡만 썬다. 떡공장 돋네.ㅠㅠ
그래도.. 어제처럼 암울한거 아니고 다 달달 케미 터지게 쓸거 가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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