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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김종인] 꽃에 바람이 불어왔다 01 | 인스티즈




# 01

꽃에 바람이 불어왔다.








[꽃에 바람이 불어왔다. 꽃은 흔들리고, 흔들리다 바람이 지나가면 고개 숙여 고민하다 태양을 보고는 다시 고개를 치켜든다. 
바람은 계속해서 불어오고 그 바람에 의해 꽃은 또 다시 흔들리다 태양이 뜨면 그 태양을 다시 바라본다.]






"이게 뭔소리야.."
"어때? 신선하지 않아?"
"신선하긴 하네. 자연을 잘 살렸어 신선하게"




"아니 그런거 말고!!" 소리치는 나를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시하고는 누군가에게 급히 전화를 거는 김종인이다. 전화를 받자 조금 전까지 나에게 대했던 행동들과는 다르게 활짝 행복한 미소를 띄더니 뭐가 좋은지 해벌래 웃고는 나를 획 지나쳐 지나간다. 얼척이 없어 "야! 나랑 얘기하다 어디가!!" 하고 소리를 꽥 지르니 "일간다 바뻐" 하고는 뒤도 한번 안돌아 본 채 그냥 나가버리고 말았다.







"나쁜새끼.. 남자친구 맞아?"







괜히 열이 올라 혼자 씩씩 거리다 지쳐 쇼파에 누워 오랫만에 티비 예능을 좀 보고 뒹굴뒹굴 거리니 벌써 시간이 밤 11시를 달려가고 있었다. '김종인 분명 3시쯤에 나갔는데 아직도 안와? 무슨 주유소 알바를 아직도 해' 하고 생각하자 띠리릭 하고 경쾌한 소리를 내며 현관문이 열리더니 "아오 시발 죽겠네" 하며 현관문 앞에서 드러눕는 김종인이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아니 제 생각하면 온다더니..








"왜 거기 누워있어 잘거면 씻고 들어가 자. 응?"
"아 놔아! 씨팔 되는 일이 없어"
"아오 술냄새 얼마나 쳐 마셨으면"








"내가 얼마큼 마시던 말던 쒸이팔..." 바락바락 대들다가 결국에는 18을 난사하며 다시 픽 쓰러지더니 일으키려고 손을 뻗자 "아!! 손대지마.. 나 멀쩡하거든?" 이라면서 허우적 거리며 힘겹게 일어나는가 싶더니 쿵하고 엉덩방아를 시원하게 찍어 주신다. 지금 떡종인은 내 앞에서 아주 대단한 쇼를 보여 주고 계신다.







"이게 진짜 술만 마시면 까탈스러워요 원래도 그렇지만"






술에 취해 몸도 못가누고 헛소리나 해대는 이 무거운 김종인을 끙끙 거리며 부축하고서 겨우겨우 화장실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너무 무거워 어깨가 떨어져 나갈뻔 했지만 변기위에 대충 떡된 김종인을 앉히고는 "일어나서 씻고 자. 이 떡종인아" 하고는 꿀밤한대 주고 나가려고 하자 갑자기 손목을 낚아채는 떡종인.







"아 깜짝아.. 뭐야 왜, 아직도 술주정 할거 남았어?"
"...야"
"뭐"
"너 나 좋아하냐"
"왜이래, 그렇게 궁금하세요??"
"야.. 너는.. 너만큼은.. 나 버리지말라고오.."
"갑자기 얘가 왜이래.. 실연이라도 당하셨어요?"







더이상 말이없는 떡종인을 그냥 뒤로하고는 화장실을 나와 나도 잘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누웠다. 다음날 아침이 되고 나는 일을 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렇게 집중해서 글을 쓰다가 시계를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떡종인 아직도 자?' 궁금함에 몸을 일으켜 스트레칭을 할 겸 김종인의 방안으로 향했다. 혹시몰라 화장실을 확인했지만 다행히 화장실도 말끔하고 여기서 잠들진 않았나보다 하고 화장실 문을 닫으려고 하자 변기 근처에 눈에 띄는 물건이 있었으니..







"핸드폰? 왜 여기다 흘려놓고 갔대"








혹시 하는 마음에 홀드버튼을 누르자 지저분한 패턴화면 대신 깔끔히 옆으로 밀어 여는 기본 잠금화면이 보였다. "이 새끼 개방적인걸?" 큭큭 거리며 잠금을 풀고 제일먼저 터치한건 갤러리였다. '야동이라도 다운받아 놨을라나' 하는 생각에 갤러리 속을 보았지만 나랑 같이찍은 사진이나 친한 형사진, 술이나 먹을 것 사진 외에는 딱히 볼만한게 없었다. "얘는 뭐 자기위로는 하나 몰라.." 실망한 마음에 갤러리를 나가 이번에는 전화번호부를 들어갔다. 역시나 잠겨있지 않는다. 쭉쭉 내려보다가 '김씨형님' 이라고 저장되어 있는게 수상하여 문자 내용을 확인하려고 클릭했다. 그 순간






"야, 너 뭐해"
"어어,어? 어 아니, 너 핸드폰.. 떨어져 있길래 하..하하"
"이리줘. 막 뒤지거나 그런거 아니지"
"에이~얘는 참"






아무짓도 안한 척 모르는 척 하며 애써 어색웃음을 발사하자 수상쩍어하는 눈빛으로 나를 흘겨보더니 이내 다시 자기방으로 쏙 들어가고 만다. 어제밤 까지 횡설수설하던 떡쫑은 어디갔데? "야아! 점심먹게 나와!" 하자 굼벵이 마냥 느릿느릿 기어나온다.



스트레칭도 조금 하고 뉴스도 잠깐 보고 점심도 먹고 하다가 다시 일을 하기위해 자리에 앉아 글을 썼다. 집중을 하다 보니 어느새 네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잠깐 쉴까 하니 전화가 걸려왔다. 다름아닌 준면오빠.






"네, 오빠 어쩐일이에요? 전화를 다하고"
- 어쩐일이긴, 오랫만에 얼굴좀 보고 한잔할까 해서지

"오~ 오빠가 오랫만에? 팡팡?"
- 쏴야지 그럼! 내가 불러내는건데 그것도 못해주게

"예에~ 몇시 쯤 볼까요?"
- 뭐야 준비 다되어있는 사람처럼

"헤헤 요즘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서요"
- 그래서 내가 부르니까 냉큼 나오겠다?

"글쎄요? 그렇게 되는건가? 헤헤"
- 알았다 알았어.근데 지금 종인이는 뭐하냐

"쟤 알바 안가는 날이라 하루종일 자는데요"
- 너가 참.. 고생이 많다.

"에이 뭘요, 쟤를 몇년이나 봤는데"
- 그래..뭐.. 그렇지. 아아 지금 나올 수 있으면 나올래?

"뭐예요 그반응은? 알겠어요 지금 나갑니다~"
- 그래 알았다 집근처 은행앞으로 나와 데릴러 갈게







하~ 오랫만에 외출이다. 비록 한잔 짠하러 가는거긴 하지만 가끔 기분전환 해주는 것도 나쁘진 않으니까. 대충 깔끔하게 보일 정도만 차려입고 황급히 현관문으로 달려가자 거실 쇼파에 누워 티비보던 김종인은 엉덩이를 조금씩 긁적이며 "어디가냐" 하고는 무심하게 내뱉는다. "으이구 하는 꼬라지 봐. 준면이오빠 만나러가. 금방 올테니까 집이나 지키고 있어" 하자 "준면이형? 형은 왜? 한잔하러?" 꼬치꼬치 캐묻기는 하면서 응응 갔다올게 하니까 올때 맛있는거나 사오라며 소리친다. 저,저저 진짜.. 어휴








"와아 오빠 이렇게 보니까 오빠 진짜 오랫만인거 같네요"
"으이구 너 살이 어째 더 빠졌어?"
"글쓰느라 밥먹을 시간이 있기야 하겠어요? 어휴"
"쉬엄쉬엄 봐가면서 해. 그나저나 김종인은 어째 없어?"



"걔가 뭐 같이 온 적 있었어요~? 어제도 떡종인 되서 헛소리를 하지 않나.. 힘들어요 힘들어"
"아아..그렇지 참.. 종인이랑 뭐 연애는 잘 되가고?"
"네? 뭐 그냥 그렇죠 늘 똑같은데요 뭘"
"으응 그렇구나.. 종인이랑 트러블은 없고?"



"오빠 왜자꾸 똥종인 얘기에요 시시하게. 김종인 뭐 잘못한거 있어요?"
"응?? 아,아니~ 그냥 오랫만에 보니까 잘 지내나 싶어서.."
"오빠도 참.. 걱정이 많아! 오빠 반쪽 찾을 걱정이나 해요!"
"난 괜찮다 뭐. 난 너가 젤 걱정된다 이년아"
"에엥~? 제가요? 제가왜요?? 오빠 저 좋아해요??"






내가 말하고는 내말에 자기가 빵터지고 말은 나다. "오빠 진짜 그런거 아니죠??" 하고는 깔깔거리며 미친듯이 웃어대자 좀 전까지 부드러웠던 인상은 어디가고는 심각한 얼굴의 준면오빠가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그 기세에 눌려 "아.. 오빠 죄송해요 괜히 나대서..기분 상했어요?" 하자 말없이 잔을 한잔 들이키더니 "oo아." 하고는 내이름을 지긋이 부르는 오빠다. 뭐지 이런 분위기.. 견디기 힘든 분위기가 나를 짓누르고 있다. 꼭 무슨일이 터질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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