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도화원(桃花園) 一장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NCT] 도화원(桃花園) 一장 | 인스티즈

도화원(桃花園)

주선대에서 태어난 흑룡인 태용이 자신의 부모를 베었다. 평화롭던 구중천에 갑작스레 일어난 난이었다. 구중천에서 가장 고귀한 흑룡과 하대받는 마족의 군대들이 하얀 구중천의 풍경을 빨갛게 물들였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칼질에 무고한 생명들이 하나 둘 새빨간 피를 뿜으며 마지막 숨을 쉬었다. 태용이 제 형인 제노의 목에 피로 범벅이 된 흑도를 내밀었다. 살아서 왕이 될래, 아니면 죽어서 반역자가 될래? 제노는 죽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사는 쪽을 택했고, 태용은 그를 허울뿐인 왕으로 만들어 구중천의 천제(天帝)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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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많은 흑룡은 백룡마저 베었다. 누이!! 백룡의 어린 남동생이 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끌어안으며 울부짖었다. 태용이 그 모습을 보며 비릿하게 미소 지었다. 어제만 했어도 밝게 웃으며 저에게 인사를 했던, 하나뿐인 벗이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제 혼이 만 갈래로 찢어지더라도, 당신이 한 행동을... 후회하게 만들거에요."-

연우야,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느냐. 네가 틀렸다. 후회할 사람도 남아있지 않구나. 태용이 잠시 복잡한 눈빛으로 백룡을 쳐다보고 있을 때, 그녀의 동생인 동혁의 몸이 푸른빛으로 일렁거렸다. 청룡족 특성인 치유를 쓰는 듯했지만, 동혁의 처절한 울부짖음은 끝내 제 누이에게 닿지 못했다. 동혁의 눈에서 새빨간 피눈물이 흘렀다. 그리곤 고개를 돌려 태용을 쳐다보았다. 제 부모를 죽이고 이제는 하나뿐인 누이까지 죽인 원수. 동혁에게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다. 집에 돌아가도 반겨줄 이 하나 없고, 살아갈 이유조차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동혁이 소리를 지르며 태용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구중천의 천제조차 막지 못한 태용에게 동혁은 한 손가락으로도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존재였다. 동혁이 태용의 강력한 법력에 밀려 바닥에 쓰러졌다. 태용이 찐득찐득하게 피가 달라붙어있는 흑도를 동혁에게 겨누었다. 동혁이 숨을 헐떡거리며 흑도를 쳐다보았다. 태용은 잠시 고민하다, 결국 칼을 거둬들었다. 이 청룡을 곤륜허에 가둬라. 어딘가에 쓸모가 있겠지.

제노에게 백룡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제노가 가만히 천좌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처음 천계에 왔을 때 잘해보자며 작은 손을 내밀던 아이. 10만 년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 속에 연우는 모두에게 총명하고, 상냥한 아이였지만 이제는 그녀를 기릴 사람이 저 외에는 없었다. 또한 총명한 신하들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대전 안에는 제노 외에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힘이 없는 천제. 허수아비의 역할을 하는, 태용의 손가락에서 움직이는 손가락 인형 노릇을 하는 천제. 결국 그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제 동생이 부모를 죽일 때에도, 또 하나뿐인 백룡을 죽일 때에도 멈추지 못했다. 같은 흑룡이라도 태용과 제노는 힘의 크기가 달랐다. 물론 제노도 다른 용족들과 비교했을 때 배를 넘는 법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태용은 그 자체로 어둠이었다. 시작도, 끝도 없는 어둠. 제노가 붉은 눈가를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노의 검푸른 흑룡포가 바람에 휘날렸다. 그가 발걸음을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태용이 있는 곳. 태용은 계단에 걸터앉아 자신의 흑도를 손수건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태용의 손길에 흑도에 붙은 검붉은 피딱지들이 하나 둘 떼어져 나갔다. 제노가 그 모습을 보며 살며시 미간을 찌푸렸다. 구중천의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칼이다. 제 부모도, 연우조차도 저 칼 앞에 싸늘하게 식어갔겠지. 가까이 온 제노를 눈치챈 태용이 고개를 돌렸다. 형 왔어? 잠시만, 이게 잘 안 닦이네. 그의 앞에는 밝게 웃으며 도화 나뭇가지를 내밀던 제 동생은 없었다. 탐욕에 물들여진 검은 어둠에 삼켜진 태용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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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바람에 도화 나무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나무의 흔들림에 제노가 감았던 눈을 서서히 떴다. 눈앞에 휘날리는 도화가 보였다. 그 광경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제노가 손을 뻗어 도화를 잡으려고 하였으나, 도화는 손에 잡힐락 말락 하며 결국 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제노가 멍하니 비어진 제 손을 쳐다보았다. 눈앞에 그리운 사람들의 모습이 일렁거렸다. 저를 보며 따뜻하게 웃어주시던 부모님, 살며시 미소 짓는 그 아이, 그리고.... 더 이상 볼 수 없는 제 하나뿐인 동생. 제노가 한숨을 내쉬었다. 손을 움직이자 마치 바람에 흐트러지는 연기처럼 그리운 이들이 사라졌다. 그러다 갑자기 제 옆에서 금색 머리카락이 보였다. 제노가 눈살을 찌푸렸다.

" 형 뭐 해?"

나재민이였다. 재민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구미호 일족인 호족(狐族) 수장 아들인 재민은 특이하게도 털이 금색이었다. 그렇기에 금호라고도 불리기도 했고, 후대 호족을 이끌 인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노에게는 그런 칭호 따윈 모두 상관없었다. 그저, 저를 귀찮게 하지만 신경 쓰이는 동생이었다. 제노가 짜증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형님."

"싫어, 형이 더 좋은걸!"

제노가 재민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이 실소를 흘렸다. 불과 2만 년 전만 해도 이렇게 싸늘하게 말하면 울먹이면서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들은 척도 안 한다니. 참으로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제노가 나무에서 뛰어내렸다. 그러자 재민도 덩달아 제노를 따라 나무 위에서 뛰어내렸다. 형 어디 가!! 형님이라고 안 불러?! 싫어! 싫다고!! 재민은 볼에 공기를 빵빵하게 넣은 채 불평하기 시작했다. 너 진짜... 제노가 주먹을 살짝 쥐었다. 그에 깜짝 놀란 재민이 후다닥 제노를 피해 도망가기 시작했으나, 제노에게 뒷덜미를 잡히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여기 있는 도화 나무들보다 나이도 어린 게 까불고 있어. 재민이 커다란 금빛 눈동자를 굴리다가 제노의 팔에 매달렸다. 형, 너무 우울하지 마. 나도 슬퍼. 재민의 말에 제노가 잠시 멈칫하는 듯싶었으나 재민의 머리에 곧장 꿀밤을 먹였다. 이게 감히 누구를 가르치려고. 말투와는 다르게 제노의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감돌았다.

[NCT] 도화원(桃花園) 一장 | 인스티즈

제노는 도화원에서 가장 큰 도화 나뭇가지에 기대서 잠드는 것을 좋아했다. 조용하고, 아름답고, 또 가만히 생각하기에 최적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그 도화 나무 밑에 제 소중한 사람들을 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노는 종종 도화 나무에 올라가 재현으로부터 빼앗은 도화주를 마시며 생각에 잠기곤 했다. 나재민이 태어난 지 벌써 6만 년이다. 그러니, 구중천에서 난이 일어난 지 벌써 6만년이나 되었다는 소리다. 그동안 참 많은 것들이 변했다. 도화원에 내려와 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재민이 태어났고, 그 나재민 때문에 자신은 귀찮은 것이 늘었고... 또, 그날 있었던 일들이 잊힐 듯하면서 기억 한쪽을 좀먹고 있었다. 제노가 눈을 감았다. 제노의 검고 긴 속눈썹 밑으로 투명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에게는 한없이 약해졌던 소중한 사람들. 그 사람들을 외면한 채 혼자 살아남은 죄책감. 제 동생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 제노가 지금껏 목숨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죄책감 때문이었다. 그렇게 죄책감이라는 감정에 제노가 휩쓸릴 찰나, 누군가가 제노의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내렸다. 제노가 살며시 눈을 떴다. 눈물로 일렁거리는 시야 속 금빛으로 빛나는 눈동자가 저를 쳐다보고 있었다.

"도화 나뭇잎을 봐봐. 형이 매일같이 여기서 우니까 도화 나무도 저렇게 축 저진거 아니야?"

재민의 말에 제노의 눈이 커졌다. 제가 기대어 있는 이 도화 나무는 도화원의 중심 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중요한 나무였다. 뿌리가 재민이 사는 구미호족의 청구까지 닿을 정도였으면, 얼마나 큰 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제노가 주위를 살펴보자 마치 방금 전까지의 제 감정에 동조라도 한 듯 축 저진 도화 나무의 잎이 보였다. 제노가 식겁하며 나무 밑으로 뛰어내렸다. 갈라진 겉껍질에 손을 대보니 빠르게 흐르는 도화 나무의 맥이 느껴졌다. 제노가 도화 나무의 커다란 줄기를 천천히 돌면서 맥을 하나하나 직접 재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곧, 맥이 터질 듯 두근거리는 곳에서 멈추어 섰다. 제노가 가만히 서서 위아래로 나무를 살펴보다, 땅에 불룩 솟은 부분을 발견하곤 그 자리에 무릎을 굽혔다. 새로운 도화 나무의 탄생인가? 하지만 제노의 날카로운 감이 무언가 이상함을 알려주고 있었다. 제노가 홀린 듯 솟은 땅을 파기 시작했다. 한두 번 제노의 손길이 거치자 땅속에 묻힌 하얀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제노가 손을 더 빠르게 움직였다. 땅속에 묻혀있던 그것은, 둥글고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제노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이 커졌다. 이것은... 용의 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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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에서 아마 가장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용

제노,태용,재민,연우,동혁,재현이 나왔는데 1장에서 먼저 각 인물들의 종족을 설명해 드릴게요!

우선 제노-태용은 형제 관계입니다. 제노가 형이고, 태용이 동생이에요(현실나이...ㅎ... 잘못 설정했지만 봐주세요 무릎 꿇)

둘 다 흑룡이고. 흑룡은 흑룡 가문을 이루어 태어나는 것이 아닌 용족들과의 사이에서 어쩌다 당첨되어 나오는 종이기 때문에 매우 희귀하고 그만큼 귀한 대우를 받아요.

다른 용족(추후에 설명)들과의 힘 차이도 엄청나구요. 엄... 아마 흑룡=백룡>>나머지 용족들 순으로 법력(힘)이 셉니다.

두번째로 연우-동혁은 남매 관계입니다. 연우가 누나, 동혁이 남동생이죵. 글 중 언급했던 대로 하자면 연우는 백룡, 동혁은 청룡입니다.

백룡도 흑룡과 마찬가지로 따로 가문을 이루는 것이 아닌 용들 사이의 결합에서 로또로 당첨되어 나오기 때문에 흑룡과 양대산맥으로 귀한 대우를 받습니다.

연우에 대한 내용은 스포이기 때문에... 나중에 설명드릴게요 희

그리고 동혁은 청룡 이고, 글 중 묘사되어있듯이 치유의 힘을 쓸 수 있습니다. 이것도 스포이므로 쉿!

세번째로 재민은 '청구'라는 곳에서 사는 구미호족을 이끄는 수장의 아들입니다. 금호 라고 불리는 이유는 재민의 머리칼과 눈동자 색이 금색이기 때문이죠.

보통 다른 평범한 구미호들은 흰색 털을 가지고 있고, 아주 가끔 적색 털을 가진 구미호가 태어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금호가 태어나는 경우가 더욱 더 희귀하기 때문에

재민은 훗날 구미호족을 이끌 아주 강력한 수장이 될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하고 있지요.

네번째로 재현은... 나중에 나오니까 그때 말씀드리겠습니당

물론 나중에 제가 인물들 별 관계도&비하인드 스토리 같은걸 하나 둘 풀겠지만 그 전에 혼동하시지 말라고 정리해 드립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다행이에요 :)

글 묘사를 더욱 풍부하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잘 보이질 않아서...눈물 질질 흘리고 있습니다 흑

그래도 아무쪼록 재미있게 읽고 가셨으면 좋겠어용.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길 바라며... 내일이 월요일이더라구요ㅠㅠ 우리 모두 월요병을 잘 이겨내 보아요

오늘도 재미있게 읽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언제나 바라요 :D

*암호닉은 언제든지 신청해주셔도 됩니다! 다만 전에 신청해주셨던 분들도...다시 신청해주세요 흑흑 저장해뒀던 파일이 컴퓨터 변경으로 다 날라가 부렸씀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