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손님과 어머님?
나는 금년 여섯 살 난 머슴 아이입니다. 내이름은 이성종이고요. 우리 집 식구라곤 세상에선 제일 예쁜 어머니와 나, 이렇게 단 두식구뿐이랍니다. 아차, 맞다 외삼촌을 뺴놓을뻔했네. 지금 중학교에 다니는 망나니 작은 외삼촌은 어디를 그렇게 싸돌아다니는지 정말 끼니떄 이외에는 집에 붙어있는 꼴을 못봤습니다. 어떤떄는 한주일씩 가도 외삼촌 코뺴기도 못 보는 떄가 많으니까요. 무얼.
아차 우리 어머니는 신기하게도 여자가 아니라 남자이지만 그리 중요하다 생각들진않네요.왜냐면그 누구보다도 이쁜 저의 어머니이니까 말이죠. 우리 어머니는, 그야말로 세상에서 둘도 없이 곱게 생긴 우리 어머니는 금년 나이 스물네 살인데 과부랍니다. 과부가 무엇인지 나는 잘 몰라도, 뭐 하여튼 동리 사람들이 나더러 '과부 의 아들' 이라고들 부르니까, 우리어머니가 과부인줄 알지요.처 음엔 과부가 저희 어머니의 이름인가 했지만 저의 어머니의 이름은 이쁜 장 동우라고요 이름조차 참 곱지않아요? 뭐 하여튼 과부는 아버지가 없는걸 말하나봐요. 남들은 다아버지가 있는데, 저는 아버지가없으니까 과부아들이라고 하네요.
외할머니 말씀을 들으면 우리 아버지는 내가 이세상에 나오기 한 달전쯔음 돌아가셨대요. 우리 어머니하고 혼인을 올린지는 일년만이고 우리 아버지 본집은 저 멀리 바닷가 쪽에 있다는데 마침 이동리 학교에 교사로 오게 되기 때문에 결혼 후에도 우리 어머니는 시집으로 가지않고 , 여기 이집을 사고 여기서 살다가(아 맞다 외할머니 집 이랑 되게 가까워요)일년 못되서 돌아가셨대요. 그러니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아버지 생각이 나지않네요. 아버지 사진이라는 사진은 나두 한두 번 보았지요. 참으루 훌륭한 얼굴이에요. 아버지가 살아 계신다면, 참말로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잘난 아버지일껍니다. 그런 아버지를 보지도 못한 것은 참으루 분하 일이에요. 그 사진도 본지가 퍽, 오래 되었는데 이전에는 어머니께서 그사진을 계속 놓아두시더니 외할머가 오시면 저보고 그 사진을 치우 라고 하지않겠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진은 지금은 찾을수가 없네요. 언젠가 한번 어머니가 나 없는 동안에 몰래 장롱 속에서 무엇을 꺼내 보시다가, 내가 들어오니까 얼른 장롱속에 감추는 것을 보았는데 , 그게 아마 아버지의 사진이신가봐요. 그리고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가 먹고살것을 남겨 놓고 가셨다내요. 하루는 어머니를 따라서 여기서 한 십리나 가서 조그만 산이 있는 데를 가서, 거기서 밤도 따 먹고, 또 그 산 밑에 초가집에 가서 닭고깃국을 먹고 왔는데, 거기 있는 땅이 우리 땅이라네요. 거기서 나는 추수로 밥이나 굶지않아도 된데요. 그래도 반찬사고 과자사고 할 돈은 없다네요. 그래서 어머니는 다른 사람의 바늘질을 맡아서 해 주지요. 바늘질을 해서 돈을 벌어서 그걸로 청어도 사고 달걀도 사고 또 내가 좋아하는 레몬 사탕두 산다구요. 그리고 우리 집 정말 식구는 어머니와 나 뿐인데, 아버님이 계시던 사랑방이 비어 있으니까, 그 방도 쓸겸 또 어머니의 잔심부름도 좀 해줄 겸 해서 우리 외삼촌이 사랑방에 와 있게 되었대요.
금년 봄에는 나를 유치원에 보내 준다고 해서, 나는 너무나 좋아서 동무 아이들에게 실컷 자랑을 하고 나서 집을 돌아오노라니까, 사랑에서 큰외삼촌이 ( 우현이라고 되게 옆집 강아지 처럼 생긴 저희 작은 이성열 삼촌의 형이지요. 성이 다른건 뭐 이해해주세요 나두 모른다구요) 웬 한 낯선 사람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뭐에요? 큰 외 삼촌이 나를 보더니 "야 이성종아"라고 부르는게 아니겠어요? 정말 말도 개같이 한다니까요 저희 큰삼촌은 말이죠.
"야이성종아. 이리온, 와서 이 아저씨께 인사드려라"
나는 어쨰 부끄럽기도 하고 오줌이 마려운 간질간질한 느낌에 비슬비슬하니까 , 그 낯선 손님이
"아 그애기 참 곱구나. 자네 조카딸인가?"
하고 큰외삼촌 더러 묻겠지요. 그러니까 큰 외삼촌은
"응...아? 내누이의 아들이야.. 호원 군의 유복자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를 여읜 아들) 외남일세."
하고 대답하지 뭐에요.
"야이성종아 이리온, 응! 그 눈은 꼭 지네 아버지를똑 닮았네 그려."
하고 낯선 손님이 말합니다.
"자 옥희야 , 사내 대장북 왜 저모양이니. 어서 와서 이 아저씨꼐 인사드려라. 이름은 김성규고 네 아버지의 옛날 친구신데, 오늘부터 이 사랑에 계실꺼란다. 인사여쭙고 친해 두어야지 않겠니?"
나는 낯선손님이 사랑방에 계시게된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즐거워졌습니다. 그래서 그 아저씨 앞에 가서 사붓이 절을 하고는 그만 안마당으로 뛰어 들어왔지요. 그 낯선 아저씨와 큰외삼촌은 소리 내서 크게 웃더라고요 . 그만 나는 안방으로 들어오는 나름으로 어머니를 마구 붙들고는
" 엄마엄마, 사랑방에 큰 외 삼촌이 아저씨를 하나 데리고왔는데에 그 아저씨가아 으응? 이제 사랑애있는대."
하고 법석을 떠니 어머니는 나를 보고서는 응 그래 하고 벌써 아신다는 표정을 하고계신거 아니곘어요? 그래서 나는.
" 언제부터 와있나?"
하고 물으니까
"오늘부텀,"
" 에구머니나 좋아라"
하고 내가 손뼉을 치니 어머니는 꽤나 남사스럽다는듯이 내손을 꼭 붙잡으면서, 왜이리 수선이야 라고 작게 속삭이시지 않으시겠나요?
"그럼 성열 삼촌은 어디로가 ? 드디어 쫓겨나가는거야? 아싸"
" 외삼촌도 사랑방에 계실꺼란다. "
라고 말씀하시지요. 에구머니나 참으루 아깝지 뭐에요?
"그럼 둘이 있는거야?" "응"
" 한방에 둘이?!"
"왜, 장지문 닫구 외삼촌은 아랫방에 계시고 그 아저씨는 윗방에 계시고 그러면 되지 무얼"
나는 그아저씨가 나를 야이성종아 라고 부르는것 빼고는 첫날부터 내게 퍽 고맙게 굴고, 나도 그아저씨가 꼭 마음에 들었으니 참으로 좋았습니다. 어른들이 저희끼리 말하는 것을 들으니까, 그 아저씨는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와 어렸을적부터 친구라고요. 어디 먼데 가서 공부를 하다 가 요새 돌아왔는데, 우리 동리 학교 교사로 오게 되었대요. 또, 우리 큰 외삼촌과도 동무인데, 이동리에는 하숙도 별로 깨끗하지 않고 해서윗사랑에 계시는 거라네요. 또 우리도 그 아저씨한테서 밥값을 받으면 살림에 보탬도 좀 되고 한다더라고요. 그 아저씨는 그림책들을 얼마든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사랑방으로 나가면, 내가 좋아하는 레몬사탕이 아닌 꼭 그 아저씨같은 홍삼 사탕을 하나씩 저에게 주었지만 그래도 아저씨는 나를 무릎에 앉히고 그림책들을 보여주며 해주었으니 얼마나 내 맘에 꼭들지 않겠어요?
어느날은 점심을 먹고 이내 살그머니 사랑에 나가 보니까, 아저씨는 그떄에야 점심을 잡수셔요. 그래 가만히 앉아서점심 잡숫는 걸 구경하고 있노라니까. 아저씨가
"성종이는 어떤 반찬을 제일 좋아하노?"
하게 묻겠지요. 그래 삶은 달걀을 좋아한다고 하더니 , 마침 상에 놓인 삶은 달걀을 한 알 집어 주면서 나더러 먹으라고 합니다. 나는 그 달걀을 벗겨 먹으면서, "아저씨는 무슨 반찬이 제일루 맛나나요?" 하고 물으니까, 아저씨는 한참이나 저를 보고 빙그레 웃고 있더니,
"나도 삶은 달걀"
하겠지요. 나는 좋아서 손뼉을 짤깍 짤깍 치고 ,
"아 나와 같네. 그럼 가서 어머니 한테 알려야지" 하면서 일어서니까 , 아저씨가 꼭 붙들면서, "그러지마라" 볼이 새그래가지고선 말하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도 나는 한번 맘을 먹은 다음엔 꼭 그대로 하고야 마는 성미지요. 그래 안마당으로 뛰어들어가 "엄마 엄마아! 사랑 아저씨도 나처럼 삶은 달걀을 제일 좋아한댄다" 하고 소리를 뺵 질러댔지요. 그러자 매일 웃던 어머니께서 "떠들지 마라"하며 눈을 흘기시지 않겠어요? 그러나 사랑 아저씨가 달걀을 좋아하는것은 내게 썩 좋은 일이 되었지요. 그 다음부터는 어머니가 달걀을 많이 씩 사게 되었으니까요. 달걀 장수 노파가 오면 한꺼번에 열알이고 이십알이고 사서 두고두고 아저씨 상에 삶은 달걀을 올려놓고 가끔은 저에게도 주십니다. 또한 아저씨 방에 놀러가면 아저씨도 가끔 윗천장에 서 삶은 달걀을 저에게 주며 그림책을 읽어주시지 않겠나요? 그래 그담부터 나는 아주 실컷 달걀을 많이 먹었어요. 나는 아저씨가 매우 좋았어요. 저희 어머니는 아저씨를 과연어떻게 생각할까요?
여러분 안뇽하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정말 별거아닌글로 구독료 받아서 언제나 죄송합ㄴ디ㅏ..ㅠㅠㅠ(꾸벅) 국어 교과서에 있는 글을 바탕으로 쓴거고 저작권료는 이것을 책으로 내 수입을 얻을떄 그럴떄만 위반되는거라하더라구요! 그래서 바탕으루 해봤습ㄴ디ㅏ! ㅎㅎㅎ ㅠㅠㅠㅠㅠㅠㅠㅠ 여러분 정말 망글인데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네 !! 안뇽ㅎ 계쎄요 ㅠ
